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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Review] 〈리틀 드리머즈〉: 서로를 꾸는 사람들

by indiespace_가람 2026. 9. 1.

〈리틀 드리머즈〉리뷰: 서로를 꾸는 사람들

* 관객기자단 [인디즈] 강신정 님의 글입니다.

 

 

“영화가 너무 좋다. 골라서 꾸는 꿈 같음.”
인터넷에 소위 ‘짤’로 돌아다니는 이 글귀는 영화의 수많은 멋진 점 중 두 가지를 잘 말해준다.

 

먼저 영화는 “꿈” 같다.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어느 세계로든 훌쩍 떠날 수 있다. 외계인과 싸우는 우주로 갈 수도 있고, 프랑스의 여름 바캉스를 즐겨볼 수도 있다. 게다가 영화는 “골라서” 볼 수 있다. 오늘 필요했던 위로, 내가 좋아하는 배우, 지금 끌리는 장르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보는 영화도 나름의 맛이 있지만, 내 취향대로 의지대로 어떤 세계를 맛볼 수 있다는 건 더 기분 좋은 일이다.

 

이 두 가지 사실은 슬프게도 ‘현실’과는 정반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현실은 꿈과 달리 자유롭지도 못하고, 마음처럼 장르나 줄거리가 정해지지도 않는다.

 

영화 〈리틀 드리머즈〉 스틸컷

 

영화 〈리틀 드리머즈〉의 ‘건우’와 ‘미나’의 상황도 그렇다. 건우는 오래 해온 야구를 그만두고 야구용품 사업을 벌였지만 수입은 변변찮고 자존감은 바닥이다. 미나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이모와 살고 있지만 이모와도 친구들과도 사이가 좋지 않다.

 

고단한 하루 끝에 보는 영화 한 편이 주는 도피의 맛을 안다면, 이들이 수상한 소년 ‘요섭’이 보여주는 꿈의 조각에 집착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 심지어 그냥 꿈도 아니고 예지몽이라면 매혹되지 않기란 더욱 어렵다. 건우에게 예지몽은 스포츠 토토에서 돈을 따낼 수 있는 금광이고, 미나에겐 꼬여버린 인간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다. 꿈을 넘어, 말 그대로 꿈같은 현실을 가져다주는 셈이다. 그러나 그토록 찾아다닌 요섭이 마침내 이들에게 내미는 건 그들 자신의 예지몽이 아닌 서로의 주마등에 가깝다.

 

영화 〈리틀 드리머즈〉 스틸컷

 

이 지점에서 〈리틀 드리머즈〉는 영화를 말하는 영화라고 느꼈다. 영화의 또 다른 멋진 점 중 하나는 낯선 타인을 이해하기 위한 시도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 삶을 이해하겠다는 거창한 마음을 먹고 극장에 들어서지 않더라도, 불이 꺼지고 관객이 되는 순간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삶에 빠져들기로 택한다.

 

그리고 영화의 가장 멋진 점은, 그 선택의 결과가 영화가 끝난 후에도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남는다는 것. 극장에서 보낸 시간 덕에, 우리는 극장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한 타인의 고통 앞에서 함께 아파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건우와 미나가 서로의 삶을 꾸어보고 난 후 어딘가 성장한 듯한 미소를 짓는 것처럼. 여전히 현실은 변한 게 없대도, 서로를 조금은 이해한 채로 깨어난 그들의 표정은 극장을 나오는 우리의 것과 다르지 않다.

 

영화 〈리틀 드리머즈〉 스틸컷

 

몇 번의 꿈을 꿔도, 몇 편의 영화를 봐도, 세상이 우리에게 친절해질 리는 없다. 그렇더라도 서로의 현실에 관객이 되어주는 일이 무의미하다고 말할 순 없다. 상영시간이 100년은 되는 이 기나긴 인생은 어쨌거나 계속될 테니. 그 긴 시간, 텅 빈 객석에 찾아와 주는 한 명의 관객조차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무대에 서보지 않아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아주 잠깐 앉아 있다 간 사람조차 내일을 잘살아 보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도. ‘골라서 꾸는 꿈’에서 빠져나와 이 거친 현실로 돌아와 볼 만한 강력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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