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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단평] 〈충충충〉: 세계의 사각지대에 사는 아이들

by indiespace_가람 2026. 6. 27.

*'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세계의 사각지대에 사는 아이들

〈충충충〉 그리고 〈지옥만세〉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진 님의 글입니다.

 

영화 〈충충충〉 스틸컷


모범생이라 칭하기엔 다소 불량스럽지만, 비행 청소년이라 부르기엔 어수룩한 아이들이 있다. 세계의 사각지대에서 충돌하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성충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유충들의 모습과도 같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충(蟲, 벌레 충)’들의 세계에서 도대체 어떤 ‘충(衝, 찌를 충)’이 일어나고 있는가. 또한 그들의 세계는 어디로 향하는가.

 

〈충충충〉의 용기, 지숙, 덤보는 제각기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청소년으로 의지할 곳이라고는 서로뿐인 아이들이다. 이 관계는 무엇보다 단단하게 결속된 듯해 보이나 가까운 만큼 쉽게 미워하기도 하는 애증의 관계다. 해소되지 않는 결핍과 외로움 속에서 불안정한 나날을 보내던 그들 사이로 전학생 우주가 등장한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새롭게 발생한 균열은 충동의 싹을 틔우기 충분했다. 우주로 시작된 충동은 아이들 사이의 충돌을 일으켰고 충돌은 끝내 충격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용기에게 세계는 곧 지숙이고, 지숙이 곧 세계다. 이 때문에 우주를 향한 지숙의 충동은 곧 용기의 충동으로 이어졌고 지숙의 충돌은 다시금 용기의 충돌로 이어진다. 벌레(蟲, 벌레 충)와 같은 용기가 겪는 충(衝, 찌를 충)은 모두 지숙에서 기인했다는 의미다. 어린 시절부터 히어로를 꿈꿨던 용기에게 세계는 지켜야 할 존재였던 만큼 용기는 최선을 다한다. 자신의 세계인 지숙을 지키고자. 그러나 결과는 모호했다. 지키고자 했던 세계는 충격의 사건과 함께 무너졌으며 용기 자신조차 결국 파멸의 길로 향했기 때문이다. 용기 있게 세계를 구하고 싶었던 히어로의 처참한 종말이다.

 

영화 〈지옥만세〉 스틸컷

 

자신의 세계를 구하려 했던 용기와 달리 〈지옥만세〉의 나미와 선우는 세계를 지옥으로 규정한다. 이 지옥에서 달아나고자 죽음을 쫓는 아이들이다. 그런데 이야기 말미에는 지옥으로의 귀환을 수긍하고 다시금 삶을 살아낸다. 그들은 세계를 구하는 히어로가 아니며 세상을 파멸시키는 악당은 더욱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악당에게 당해 지옥을 사는 행인 1에 더 가까울 테다. 하나 두 사람은 채린을 살리고 서로의 삶을 살린다. 이제껏 죽고자 만났던 나미와 선우가 지옥에서도 서로를 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결과다. 세계를 지키고 사랑하는 이들을 웃게 해주고 싶었던 히어로 지망생은 자멸했으나, 지옥 같은 세계를 살며 죽음을 꿈꾸던 두 사람은 지옥에서 삶을 찾아 만세를 외친다. 두 집단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었던 걸까. 명확한 답을 내리기에는 어려운 질문이다. 다만 한 가지 단언할 수 있는 점은 모두가 외로웠고 모두가 살고 싶었다는 사실이다. 

 

* 영화 보러 가기: 〈지옥만세〉 (임오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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