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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사람을 위해서
〈유레카〉 그리고 〈수학영재 형주〉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수미 님의 글입니다.
한 사람이 오직 다른 사람을 위해 살 수 있을까. 〈유레카〉의 마코토가 묻는 질문은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냐는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았다고 느껴질 때,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모르겠다고 느껴질 때, 나를 살고 싶게 만드는 사람을 만난다면 처음의 질문은 다르게 다가온다. 그 사람을 위해 나를 희생하는 게 아니라, 그 사람 덕분에 내가 살 수 있는 거다. 가족이나 연인이 아니어도 서로를 살게 하는 관계가 있다.

〈유레카〉는 비극적인 사건으로 시작된다. 버스 납치 사건에 휘말린 남매 나오키와 코즈에는 어린 나이에 총격 살해 현장을 목격한다. 영화는 이들의 불행을 예견하기라도 한 듯 처음부터 세상을 세피아 톤으로 물들인다. 남매는 갑작스러운 죽음 앞에서 비명을 지르지도,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지도 않는다. 그들이 택한 것은 오직 침묵뿐이다.
부모마저 떠난 집에 둘만 남겨진 나오키와 코즈에는 사회로부터 고립된 채 방치된다. 그런 그들의 집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다. 버스 납치 사건에서 남매와 함께 유일하게 살아남은 운전기사 마코토다. 마코토는 엉망이 된 집을 청소하고, 따뜻한 음식으로 아이들의 허기를 채워준다. 남매는 여전히 침묵하지만, 마코토의 코골이 소리는 적막한 집에 인간의 온기를 불어넣는다. 마코토가 일방적으로 남매를 돌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마코토는 아이들이 자신을 돌보고 있다고 말한다.

최창환 감독의 〈수학영재 형주〉(2025)에서 형주와 아빠 민규 역시 이들과 유사한 관계를 형성한다. 유전병으로 엄마를 잃은 형주는 자신도 같은 병에 걸릴 확률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민규가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형주는 그 사실에 크게 동요하거나 엄마를 잃은 상실감에 빠지지 않는다. 그 대신 나중에 신장 이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친부를 찾아 나선다. 뒤늦게 형주가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된 민규는 곧바로 형주를 찾아 나선다. 민규의 목적은 단 하나다. 사랑하는 아들 형주를 무사히 집으로 데려오는 것. 그 외에 다른 것들은 중요치 않다.
민규의 무조건적인 애정은 끝내 형주가 마음속 깊이 눌러두었던 상실감을 울음으로 터져 나오게 만든다. 나오키와 코즈에, 형주에게 필요했던 건 결국 기댈 수 있는 어른이었다. 서로를 돌보며 품에 안을 수 있는 단 한 사람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 영화 보러 가기: 〈수학영재 형주〉 (최창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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