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즈 단평'은 개봉작을 다른 영화와 함께 엮어 생각하는 코너로,
독립영화 큐레이션 레터 '인디즈 큐'에서 주로 만날 수 있습니다.
당연한 규칙에 던지는 의문
〈반칙왕 몽키〉 그리고 〈양양〉
*관객기자단 [인디즈] 유송이 님의 글입니다.

성공의 척도가 정상성의 궤도로 수렴되는 사회에서, 황다은·박홍열 감독의 〈반칙왕 몽키〉는 반칙으로 이탈한다. 반칙은 크게 두 가지다. 저출산 시대에 네 남매를 키우는 일과 가부장제를 깨고 남성이 전업주부가 되어 돌봄의 주체가 되는 일. 영화는 대안적 삶을 이상화하지 않는다. 아기를 매단 채 장을 보는 몽키의 에너지는 유쾌하지만, 그 이면에는 경력 단절과 현실적 무게를 견디는 여느 부모들의 피로감이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반칙이 통쾌한 이유는, 돌봄의 가치를 생동감 있게 증명하기 때문이다.

함께 생각해 보면 좋을 작품으로는 양주연 감독의 〈양양〉을 추천한다. 두 영화 모두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성에서는 비껴나 있지만, 가부장제에 대응하는 방식은 사뭇 대조적이다. 〈반칙왕 몽키〉가 전통적인 성 역할을 교체함으로써 현재의 일상을 구축한다면, 〈양양〉은 가부장제 시스템 아래 지워져 버린 여성을 찾아내 그 이름을 돌려주는 쪽을 택한다. 누군가는 새로운 실천으로 가족을 지탱하고, 누군가는 과거의 흔적을 복원하며 개인의 삶을 마주한다.
누군가에게는 부적응이나 실패로 보일지 모를 이들의 궤도 이탈은 사실 우리가 지켜내야 했던 삶의 본질을 복원하려는 것에 가깝다. 정상성이라는 궤도를 이탈한 자들만이 목격할 수 있는 그 다정함 속에, 우리가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순수함이 있다.

'Community > 관객기자단 [인디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인디즈 Review] 〈반칙왕 몽키〉: 당연함의 바깥에서 (0) | 2026.06.01 |
|---|---|
| [인디즈 Review] 〈란 12.3〉: 어지러움의 영화화 (0) | 2026.05.22 |
| [인디즈 Review] 〈피나〉: 비언어의 시 (0) | 2026.05.19 |
| [인디즈 Review] 〈그녀가 돌아온 날〉: 솔직함이라는 무대 (0) | 2026.05.19 |
| [인디즈 단평] 〈그녀가 돌아온 날〉: 진실 혹은 괜찮아 (0) | 2026.05.1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