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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Review] 〈반칙왕 몽키〉: 당연함의 바깥에서

by indiespace_가람 2026. 6. 1.

〈반칙왕 몽키〉리뷰: 당연함의 바깥에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주연 님의 글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다. 그렇다면 네 아이를 키우는 데는 얼마나 많은 도움이 필요할까. 〈반칙왕 몽키〉는 사남매를 키우는 한 가족의 일상을 따라간다. 전업주부 아빠 ‘몽키’와 외벌이 엄마 ‘안나’, 그리고 네 명의 아이들. 흔히 떠올리는 가족의 모습과는 다른 이들의 평범한 하루가 차곡차곡 쌓여간다.

 

영화 〈반칙왕 몽키〉 스틸컷

 

영화의 중심에는 몽키가 있다. 저출산 시대에 사남매를 키우며 집안일과 육아를 전담하는 그는, 익숙한 가족의 모습에서 벗어나 있다. 하지만 그 선택에 특별한 의미를 덧붙이거나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왜 그들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는지, 이전에는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도 구태여 덧붙이지 않는다. 그저 아이들과 놀고, 집안일을 하고,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일상이 이어질 뿐이다. 그 반복 속에서 처음의 낯섦은 점차 흐려진다.

 

가족의 일상은 대부분 마을 안에서 이루어진다. 아이들은 비싼 놀이시설이나 학원보다 동네 곳곳을 뛰어다니며 시간을 보낸다. 이들에게 마을은 생활 공간인 동시에 놀이터이고 배움의 공간이다. 반복되는 풍경 속에서 육아를 둘러싼 익숙한 기준들이 흔들린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무엇이고, 아이에게 필요한 환경은 어디까지일까. 명쾌한 답은 제시되지 않는다. 대신 그 질문들이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진다.

 

제목의 ‘반칙왕’ 역시 쉽게 정의되지 않는다. 처음에는 전업주부 아빠를 가리키는 말처럼 보이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그 의미가 조금씩 넓어진다.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고정적으로 나누지 않는 가족의 형태,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는 육아 방식, 공동체를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 모두가 그 안에 포함된다. 여기서 반칙은 규칙을 깨뜨리는 행동이라기보다,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방식에서 조금 비켜서는 선택에 가깝다.

 

영화 〈반칙왕 몽키〉 스틸컷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촬영 방식이다. 대부분의 장면들이 몽키가 직접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상들로 이루어져 있다. 흔들리는 화면과 정돈되지 않는 구도는, 꾸며지지 않은 일상의 순간들을 더 생생하게 전달한다. 누군가를 멀리서 관찰하는 느낌보다, 그 삶의 한가운데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이다. 마치 한 가족의 스마트폰 갤러리를 우연히 펼쳐 본 것 같은 순간들이 이어진다.

 

그렇다고 이 기록들이 행복한 순간만을 담아내는 것은 아니다. 입시와 진로를 둘러싼 현실적인 대화가 긴 호흡으로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이들도 보통의 부모와 크게 다르지 않은 시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이 드러난다. 행복한 순간만 남겨두었다면 몽키와 안나의 선택은 하나의 성공담처럼 보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불안과 고민이 함께 있기에, 이들의 삶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전업주부, 외벌이, 사남매. 이 가족을 설명하는 단어들은 분명 특별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수식은 점차 흐려진다. 끝내 남는 것은 새로운 가족의 형태가 아니라,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삶의 규칙 바깥에서 이어지는 또 하나의 평범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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