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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단평] 〈술타나의 꿈〉: 꿈을 꾸고, 꿈을 좇아

by indiespace_가람 2026. 4. 22.

꿈을 꾸고, 꿈을 좇아

〈술타나의 꿈〉 그리고 〈우리는 매일매일〉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은진 님의 글입니다.

 

 

땅을 딛고 있던 두 발에 자유를 주고 몸을 눕히면 이내 잠이 찾아온다. 그 뒤 도착한 세상에는 이전부터 꿈꿔왔던 유토피아가 펼쳐져 있다. 그러나 어떤 꿈은 세상을 가장 단단하게 딛고 있을 때 선명해진다. 두 영화에는 무엇보다 멀지만, 무엇보다 가까운 꿈과 현실 사이에 존재하는 여성이 등장한다.

 

〈술타나의 꿈〉의 이네스는 인도 여행에서 만난  술타나의 꿈이야기에 빠져들어 레이디랜드를 찾아 인도 각지를 여행한다. 영화의 제목에도 드러나듯이 꿈이 매우 중요한 소재로 쓰이는데, 그래서일까. 영화 내내 다양한 이야기가 중첩되고 교차하며 꿈과 현실 사이의 경계를 흐린다. 이네스의 여행, 레이디 랜드의 모습, 이야기의 저자 베굼 로케야의 삶까지 한 데 모여 여성의 삶과 소망을 완성하는 것이다.

 

영화 〈술타나의 꿈〉 스틸컷

 

〈술타나의 꿈〉이 눈을 감고 그리는 꿈을 말한다면 〈우리는 매일매일〉 속 인물들은 현실의 최전선에서 두 눈을 뜨고 꿈을 향해 싸운다. 영화는 90년대부터 00년대까지 활발히 활동하던영페미니스트의 현재를 담으며 한국의 여성 운동사의 단면을 기록한다. 그들은 각자의 자리로 흩어져 있지만,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외치는 마음은 여전했다. 이 기록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 운동이 이룬 결실이 오랜 투쟁의 결과인 동시에 앞으로도 이어질 꿈의 투쟁임을 제시한다.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 스틸컷

 

꿈의 의미를 해체해 본다. 어떤 꿈은 공상과 몽상으로 여겨지고, 어떤 꿈은 희망과 소망으로 여겨진다. 그 경계를 나누는 것은 어떤 것일까. 아마 눈을 감고 뜨는 간단한 행동은 아닐 테다. 사실 더 나은 현실을 꿈꾸는 과정에 몽상이 선행되는 건 필연적인 일이다. 처음부터 경계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꿈을 꾸듯 현실을 살아도 되지 않을까. 안전하고 평등한 사회가 이 세계에는 부재할지라도, 거듭되는 꿈 꾸기가 현실의 투쟁으로 이어지리라 믿어볼 수 있지 않은가. 간밤에 꾸었던 꿈을 좇아 오늘도, 앞으로도 우리는 나아간다. 〈술타나의 꿈〉의 여성들처럼, 〈우리는 매일매일〉의 여성들처럼.

 

* 작품 보러 가기: 〈우리는 매일매일〉 (강유가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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