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나 내나  한줄 관람평 


임종우 가족 드라마를 변주하는 솜씨와 공동체에 대한 애정의 조합

김윤정 보통의 삶 속에 녹아있는 그 특별함에 대해 주목하는 방법

송은지 시간이 약이 아니라 모르는 게 약이다

김정은 | 가장 가깝고도 먼 가족에게 한 발짝 다가서기






 〈니나 내나  리뷰: 가장 가깝고도 먼 가족에게 한 발짝 다가서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정은 님의 글입니다. 






〈니나 내나〉는 오래 전 가족을 떠난 엄마에게서 보고 싶다는 한 문장이 적힌 편지를 받고 삼 남매인 미정, 경환, 재윤, 그리고 미정의 딸 규림이 엄마를 만나러 여행길에 오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영화에서는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를 두고, 절제되고 고른 감각으로 가족들의 여정을 그려낸다. 소소한 재미가 있는 유쾌한 여정 속 가족들의 뜻대로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우연과 균열의 순간들이 다가온다. 그 순간들 속에서 가족들의 모습에 주목해보았다.



 

둘째 경환은 남매와 여행을 떠나면서 만삭인 아내와 떨어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무리 애를 써도 닮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삶을 닮아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막내인 재윤은 영문도 모르는 채 떠나게 된 여행에 불만을 품는다. 가족 앞에서는 누구보다 솔직하고 오롯한 나이고 싶은 동시에 가장 못나고 숨기고 싶은 나이기도 한, 오래 전부터 품어온 말 못할 고민이 문득문득 떠올랐던 것일까. 이렇듯 두 형제는 어머니를 찾아 나서는 여행에서 예기치 않은 순간에 자신의 가장 커다란 걱정과 고민을 마주하지만, 그것들에 솔직해짐으로써 한 단계 나아가는 듯 보인다.

 

미정의 딸 규림은 오랜만에 엄마와 삼촌들과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동행한다. 평소와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미정과 티격태격하던 규림은 가족들이 자신에게 숨겨 온 비밀을 느닷없이 깨닫게 되고 큰 배신감을 느껴 하루 종일 가족과 대화를 섞지 않는다. 그런데 미정이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리는 위기의 순간, 미정의 동생들이 각자의 삶에서 지켜야 할 귀중한 누군가를 위해 그녀의 곁을 떠난 동안, 규림은 정처없이 헤매는 엄마의 곁을 담담하고 든든하게 지켜준다. 규림에게 미정은 가장 가까이에 있기에 미워하지만, 그만큼 동감하고 사랑할 수 있는 엄마이지 않을까.





영화 속에서 미정은 꿈을 꾼다. 세 번의 꿈에서 만나는 엄마의 모습은 각각 결이 매우 다르다. 이는 어머니에 대한 미정의 마음을 비추어 본 것은 아닐까. 가족을 떠났을 때의 심정과 떠난 이후의 삶에 대해서 하나하나 알고 싶으면서도 아예 잊어버리고 싶은, 이해하고 싶으면서도 이해해주고 싶지 않은 양가적인 마음일 것이다. 그 잠깐의 꿈에서도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찾아온 엄마의 모습은 이전의 꿈, 그리고 영화 속 계절과는 달리 이상하리만치 따뜻하고 포근하다. 미정과 느릿한 발걸음을 함께 하며 나긋한 목소리로 말을 건네는 엄마의 모습은 가족의 비극을 본인 탓으로 생각했던 미정에게, 어쩌면 관객들에게 담담한 위로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동은 감독은 〈당신의 부탁〉(2017), 〈환절기〉(2018)에 이어 〈니나 내나〉를 내보이며 사회에서 정상으로 구분 짓는 범주나 형태에서 벗어난 가족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풀어낸다. 감독의 전작들과 차별화되는 〈니나 내나〉의 매력은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이 모여 좁은 차를 타고 떠나는, 지역적인 특성을 살린 로드무비라는 점이다. 삼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연령대의 가족들의 크고 작은 갈등과 해결을 다루는 방식은 너무 멀지도 않지만 지나치게 가깝지도 않은 거리로 잔잔한 울림을 전해준다. 그리고 현중과의 만남을 통해 가족을 넘어서 이웃에게 내민 이해와 연대의 손길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족들, 그리고 작고 사적인 것으로 치부되는 그들의 이야기를 사려 깊은 시선으로 담아내는 〈니나 내나〉는 부쩍 추워진 계절에 따뜻한 감동을 전한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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