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가까운, 이미지와 소리에 대하여 

 SIDOF 발견과 주목 〈섹션 1: 멀리서 들려오는 이곳의 목소리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9년 10월 11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김건희, 장윤미, 조용기 감독

진행 강상우 감독 (김군〉 연출)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혜림 님의 글입니다.




1011, 인디다큐페스티벌과 인디스페이스가 공동주최하는 ‘SIDOF 발견과 주목에서 이미지와 소리의 관계에 대해 탐구하는 흥미로운 젊은 세 작품들이 상영되었다. 김건희 감독의 당산, 장윤미 감독의 콘크리트의 불안, 그리고 조용기 감독의 투명한 음악이 그것이다. 김군을 연출한 강상우 감독이 인디토크를 진행했다. 공간과 이미지, 소리라는 세 요소가 공명하며 만들어내는 영화의 하모니에 대해 네 명의 감독이 이야기를 나눴다.

 





강상우 감독(이하 강상우): 이번 인디토크에서는 이미지와 소리의 관계에 관해 독특한 접근을 시도한 세 가지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당산을 연출한 김건희 감독, 콘크리트의 불안을 연출한 장윤미 감독과 투명한 음악의 조용기 감독이 함께 하겠습니다. 저는 영화 김군을 연출한 강상우입니다. 세 작업이 모두 2017년에 작업한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작품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건희 감독(이하 김건희):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는 작업이 있었는데, 그동안 저희가 원하는 걸 하지 않고 다른 것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어요. 우리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고민해보았는데, 저에게는 그 중 하나가 '당산'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지 않고 다른 이야기를 계속 한다면 내 마음 한 편에 빈 구석이 있을 것 같아서 당산이라는 작품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당산이 제 고향이고, 처음에는 그리움 때문에 다시 찾아갔는데, 그 과정에서 그리움보다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마주했어요. 이전과 달라진 당산의 모습 때문이었죠. 이 불안이 어디서 출발했는지 알고자 하는 마음에서 영화가 출발했습니다.

 

장윤미 감독(이하 장윤미): 콘크리트의 불안은 정릉동 스카이 아파트가 배경인데, 스카이 아파트에 대해서는 10년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때 주민들이 위험한 환경과 쫓겨날 위기 때문에 생존권 투쟁을 하고 있었는데, 인권단체 활동을 하면서 알고 있었죠. 10년간 잊고 살다가 여전히 무너지지 않은 스카이 아파트에 대한 기사를 봤고, 아파트 자체에 관심이 갔어요. 콘크리트로 지은 건물이고, 위험등급 중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을 받은 아파트의 입장에서 작업을 시작했어요.

 

조용기 감독(이하 조용기): 투명한 음악은 제목도 공연을 연출한 김지연 씨가 발매한 음반에서 따왔고, 김지연 씨께서 해당 공연을 기획하면서 기록영상을 제안하셔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공연을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서, 이게 단순히 기록영상으로 남지 않고 조금 더 확장된 영상물로 만들어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러닝타임도 길어진 것 같습니다.

 




강상우: 김군의 음악을 김지연 뮤지션이 담당해주셔서 인상 깊게 잘 봤습니다. 세 작품이 소리와 연관된 고유한 결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제 나름대로 공통점을 찾아보았는데요. 세 영화 모두 사라진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콘크리트의 불안의 스카이 아파트는 사라질 위기에 놓인 곳이고, 투명한 음악에는 공연 시간에만 존재하고 사라질 순간들을 포착하는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당산역시 개인적으로 시작할 때 막막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어떤 지표적인 거점 없이, 감독님의 불안한 마음에서 시작한 것 같아서 오히려 이미지와 소리에서 다양한 결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각자 작업 초기부터 했던 고민이 무엇인가에 대해 들어보고 싶습니다.

 

장윤미: 총 작업 기간은 1년이었고, 스카이 아파트가 철거될 때까지 찍겠다는 계획을 갖고 갔습니다. 계속 아파트의 물질성을 강조하면서 찍었는데 한편으로는 재미없다는 생각도 했었어요. 그래서 제가 왜 이 공간을 좋아하고 왜 배회하는가에 대해서 고민했는데, 저 역시 소규모 아파트가 많을 때에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그래서 저도 모르게 자꾸 어릴 적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그때 나레이션을 결합하자는 결심을 했어요. 영화에 나온 나레이션은 7-8년 전에 젖니에 관해 써둔 에세이가 있어서 바로 진척이 있었어요. 스카이 아파트는 제가 살았던 공간은 아니라서 제 어린 시절의 레이어와 겹쳐도 괜찮을까 고민했지만, 결심을 하고 실행했던 것 같아요.

 

조용기: 저는 투명한 음악이라는 공연 자체가 가지는 기술적인 체험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시간성도 있고, 녹음하는 공간과 듣는 공간이 다르다는 개념도 있는데, 영상을 통해서 관객분들이 느꼈을 체험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점이 가장 어려웠던 지점이었어요. 공연을 하면서도 키보드의 소리와 바깥에서 들려오는 생활의 소리가 디지털 신호를 거쳐 스트리밍으로 들리는 것에 대한 간격과 시간성을 표현하는 게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공연 자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느껴졌던 공기나 분위기를 담는 것에도 집중했어요.

 

김건희: 저는 초기 구성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이 주제를 끌고 갈 수 있는 이야기가 없어서 이라는 이야기를 넣었어요. 그리고 자막은 초기에 결정이 된 것이었어요. 물론 제가 이야기한 것은 당산의 이야기이지만 당산동 일대의 공적 역사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하는데, 이게 초반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결정했습니다. 공간 위주로 기록을 많이 했었고 이를 이야기와 시간 배치에 따라 구성했어요.

 

강상우: 당산은 초기에 생각하셨던 구성과 마지막 편집 이후 최종 결과물이 다를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어땠나요?

 

김건희: 전혀 달랐어요. 1차 편집본에서 영화가 무너지고 있다고 느껴져서 이것들을 관통할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넣게 된 게 눈 이야기에요. 실제로 지나다니는 길목에서 공장 아저씨들의 눈이 진짜 무서웠어요. 불안을 주는 감정은 다양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사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공간에서 마주친 무의식적 역사가 저에게 영향을 주고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초기에는 제 이야기를 더 많이 해야 하는지, 혹은 공간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해야 하는지 비중을 둘 곳을 선택하는 것이 어려웠어요.

 

강상우: 당산을 보면서 느꼈던 건 다양한 이미지의 계열들이 존재한다는 것이었어요때로는 감독님 본인의 이야기를 담은 텍스트이고 인용부로 어떤 표현들이 등장하고 다른 작가님의 글이나 사진도 등장하고요. 감독님이 태어나신 1993년 이전의 이미지들이 나오면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의 텍스트가 나오고 1997년 비디오가 나오는데, 4살 된 아이가 어디 있을까 찾았는데 안 보이더라고요. 점점 더 감독님으로 보이는 의 이야기로부터 다른 계열의 이미지와 영상이 들어오면서 확장된다고 생각했어요.이 과정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김건희: 일단은 제가 조사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그래서 그 아파트 단지를 둘러싼 공간을 파헤쳐보자고 생각했었고, 조사를 하다보니 일제강점기까지 갔어요. 그때 '이런 공간이 있었는데 전혀 기록된 바가 없겠구나, 그러면 그 기억도 사라질 텐데, 내가 있었던 이곳의 기억도 사라지겠구나'하고 생각했어요. 한편으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비디오 푸티지 같은 경우에는 명확하게 97년이 아니에요. 초등학교 5학년 정도 되는 아이로 제가 있어요. 2000년대 초반에 찍은 건데 동시에 가족들이 카메라를 바라보는 장면이 되게 묘했어요. 그 푸티지가 97년 이후의 여파를 반영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텍스트와 엮은 것이었어요. 몇 가지 불안의 단상과 기억들을 파편화하고 분류해서 이미지와 텍스트를 입히면서 작업했었고 인용구는 제가 가진 언어를 정확하게 전달해줄 수 있는 언어라고 생각이 들어서 사용하게 되었어요. 일종의 실존 레퍼런스 같은 글들이었죠.

 




강상우: 콘크리트의 불안을 보면 나레이션이나 아파트 풍경을 보여주는 방식이 건조하지만 한편 감독의 시선은 생활의 자취라던가 강아지, 고양이를 팔로우하기도 해요. 패닝을 훑을 때의 느낌도 인상적이었어요. 카메라의 움직임이 계속해서 새로운 요소를 비추고 감독의 목소리가 어우러지면서 마지막에 다다라서야 이야기가 되는 순간들도 많다고 느꼈습니다. 말과 이미지의 배치에 있어서 고민도 깊으셨을 것 같아요또 촬영하실 때 고정 샷과 몇 번의 틸트 말고는 패닝인데, 그렇게 선택하시게 된 계기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장윤미공간을 촬영하기 전에 사전 탐방 식으로 공간을 돌아다녔는데 그때 제가 보았던 시선에서 그대로 찍었어요. 처음에 현관에 서서 주변 풍경을 보는데, 생각보다 카메라를 360도 돌리는 게 쉽지가 않았어요. 나중에 생각해보니 이 시선이 아파트 입장에서 보는 시선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나레이션과 이미지 같은 경우에는 처음부터 결합하자고 생각한 게 아니어서 느슨한 상태로 남아있었어요. 아파트를 이라고 비유할 생각도 없었는데, 아파트-이를 환유적으로 붙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썼어요. 개인적으로 이미지에 대해 딱 맞는 이야기보다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게 더 재미있고 좋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대로 최소한의 연결장치는 마련하기 위해서 지점들을 찾아서 연결고리를 만들었던 것이고, 촬영했던 리듬감을 그대로 살리려고 했어요.


강상우: 가장 극적인 순간이 마지막에 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아파트가 철거되는 순간인 것같아요. 그 전까지는 불안감이 느껴지기 보다는 감독님께서 존재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다고 느껴졌고, 이가 뽑히는 순간의 나레이션과 철거되는 순간을 같이 보여주면서 되게 모순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따듯한 어투로 건물 철거를 이야기하는 것에서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 그 결정에 대해 들어보고 싶어요.

 

장윤미사실 무너지는 것도 따듯하게 바라봤어요. 스카이 아파트의 낡은 모습과 좋은 풍경도 좋아했고, 그래서 카메라도 그렇게 찍을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건 꼭 무너져야 하는 건물이라서 깨끗하게 잘 무너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면서 마지막 장면을 찍었던 것 같아요.

 

강상우: 조용기 감독님께서는 처음에 김지연, 이강일, 송명규 님께 어떻게 작업 제의를 받으셨나요? 공연이 공기로는 전달되지 않는 소리와 헤드폰을 껴야 들리는 소리의 격차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데, 그것을 영화로 푸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세 분과 만나게 된 계기와 영화적 형식에 대해서 어떻게 가닥을 잡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조용기공연을 하신 분들이 선유도에서 한 작업이 있는데 그 작업을 촬영하게 되면서 세 분과 알게 되었어요. 그를 계기로 투명한 음악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공연 자체가 스트리밍을 통해 듣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한 공간에서 들을 필요는 없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연장에 다 같이 모여 들으면서 공연장 안의 소리와 공연장 뒤의 소리, 바깥의 소리가 어우러지는 것을 듣는 생경함을 느끼길 원했어요. 생경함이라는 단어와 공연장 자체의 분위기를 영화에 담는 것이 공연 자체를 설명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영상의 구성도 1-2-3부를 나누려고 했고, 영상 중간 중간 녹음된 소리와 촬영된 소리가 어긋나는 부분들을 넣어서 거리두기를 하려고 했어요. 이것이 공연의 매체성, 기획 의도와도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말하고자 하는 것을 직접 말하는 게 아니라 그 주위의 것을 건드려서 연상시키는 방법을 좋아해요. 아웃풋은 보기 편하게 관조하는 형식이 되었으면 해서 망원렌즈를 많이 사용했고 패닝을 통해서 연결점을 만든 부분도 있었습니다.

 

강상우투명한 음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이 김지연 씨의 피아노로 사운드가 꽉 차있다가 중간에 헤드폰을 벗었을 때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상황처럼 고요한 소리만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 모습을 비추는 장면인데요. 실제 공연 당시의 엠비언스 사운드인가요?

 

조용기: 해당 부분은 당시에 녹음되었던 소리가 맞아요. 나머지는 스트리밍을 통해서 들었던 소리예요.

 

강상우: 그 외에는 같이 녹음되어도 함께 들려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셨나요?

 

조용기: 공연에도 딜레이와 시간차가 존재했기 때문에 영상을 제작하는 방식에서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강상우영화에 대한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관객 분들의 질문이 있다면 받아볼까요?

 

 



관객: 투명한 음악은 사운드 편집에 굉장히 공이 들어간 것 같고 사운드 자체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구현하고 싶었으나 실제 영화에서 잘 되지 않았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조용기: 스트리밍과 키보드 때문에 공연 자체의 사운드에 시간차가 존재해요. 그 부분을 제가 제대로 구현을 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또 촬영을 카메라 한 대로 하다보니까 공연장의 분위기를 생각했던 대로 담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관객: 장윤미 감독님께 질문 드리고 싶어요. 영화를 열고 닫을 때 쓰셨던 눈---입 텍스트가 말씀하신 대로 건물의 감각과 맞닿아있다고 생각했어요. 귀가 늘어진다거나 입이 벌어진다거나 하는 것들이 감각적인 것인데, 영화를 편집하고 촬영하시면서 도시에 대해 생각할 때 그 감각이 묻어있었는지 궁금해요. 아니면 텍스트를 나중에 엇갈리게 마무리하신건지 궁금합니다.

 

장윤미: 텍스트는 이미 이전에 써둔 것을 결합한 것이지만 건물을 찍으면서 그때의 감각을 많이 떠올린 것 같아요. 문장들은 그냥 그런 느낌들이 몸에 간질간질하게 떠올라서 썼던 건데 마음에 들어서 시동을 거는 식으로 앞과 뒤에 배치를 했어요.

 

강상우: 저는 당산을 보면서 데이비드 로어리 감독의 고스트 스토리〉(2017)라는 영화가 떠올랐는데요. 시대를 초월하면서 유영하는 귀신의 시점에서 쓴 의 이야기 같다고 생각했는데, 혹시 의도하신 바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다양한 결의 이미지와 소리를 접합한 점에서 흥미로웠고, 목소리가 아닌 텍스트로만 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서 유령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김건희: 제가 의도한 건 건조함이었어요. 실제로 시니컬한 마음이 들 때도 있었구요. 텍스트에 쓴 소설 이야기를 어머니께 들려줬는데 그런 끔찍한 것 그만 좀 읽어라라고 하셨어요.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이 주인공인 소설이라서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로 기억이 혼재되는 이야기예요. 저도 당산에서 느꼈던 바가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공간이 계속 떠돈다는 감각이어서 감정적으로 이입했던 텍스트였어요.

 

강상우: 장윤미 감독님께서 한 톨의 거짓말도 없이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쓴 나레이션이 굉장히 우직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김건희 감독님의 텍스트로 된 에 대한 이야기는 중간으로 갈수록 믿을 수가 없어져서 끊임없이 재미있는 거짓말을 펼쳐 간다고 생각했어요. 이에 대해 의도하신 바가 궁금했습니다.

 

김건희대부분은 사실이기는 했어요. 다만 너무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강상우: 콘크리트의 불안의 경우 현장 촬영에서 채취한 소리를 동시에 채취한 이미지와 같이 쓰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당산은 적극적인 음악의 삽입이 있었어요. 영화 시작할 때 이국적인 음악이 쓰이고, 후반부부터는 애상에 젖은 어쿠스틱 기타 음악이 중요한 기점에 배치가 돼서 관객들이 이 영화를 따라가는데 가이드가 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음악의 결정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고, 장윤미 감독님께는 동시 녹음된 소리와 이미지의 관계에 대해서 감독님께서 가지고 계신 태도가 확실하다는 생각을 가졌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김건희: 음악은 덴마크 음악가의 음악을 썼어요. 언제인가 이 분의 음악을 들었는데 너무 좋아서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서 영상을 보여드리고 음악을 제작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자막을 결정하고 나서 편집을 하면서 소리가 없는 게 조금 어색했어요. 그러나 엠비언스 사운드 말고는 채울 수 있는 소리가 없었습니다. 현장음 말고도 불안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건 음악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어요.

 

장윤미: 제가 음악을 잘 몰라서 쓸 생각을 하지 않은 것도 있어요. 만약 음악을 잘 활용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온다면 언젠가는 쓸 것 같아요. 또 현장에서 우연히 만들어지는 소리를 좋아하기도 해요. 아파트 전경을 찍는데 학교에서 종소리가 난다거나, 오르막길을 찍는데 야채 파는 소리가 들린다거나, 그런 것들이요. 저는 그런 소리들에 만족감을 느껴서 현장음을 살리고 싶기도 해요.

 

강상우: 두 영화의 공통점에 대해 생각하다가 당산콘크리트의 불안이 각각 눈과 이빨이라는 매개로 이질적인 것들을 잇는 영화적 해결책을 쓴 것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당산감독님에게는 그레인이 보이는 눈의 이질적인 이미지를 쓰기로 한 결정과 눈을 택한 이유를 들어보고 싶구요, 장윤미 감독님 역시 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쓰게 되신 건지에 대해 묻고 싶어요.

 

김건희눈에 대한 이야기는 편집하면서 넣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에게는 공장에서 짖는 개들이랑 매섭게 쳐다보는 아저씨들의 눈이 무섭다는 기억이 컸어요. 그래서 그 기억을 축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신문지에 나오는 매서운 눈들을 다 오려서 스캔하고 흑백 필터를 입힌 것이에요.

 

장윤미: 스카이 아파트는 69, 박정희 정권 때 날림으로 지은 아파트여서 매우 부실한 공사였어요. 그리고 젖니도 빠졌다가 다시 새 이가 나야 튼튼하죠. 이 정도의 가벼운 연결점을 생각하면서 작업하니 더 잘 풀렸어요. 글 같은 경우에는 작업실에 앉아 있다가 정말 문득 젖니가 빠질 듯 말 듯 할 때의 간지러운 느낌이 생각이 났어요. 그래서 신기하게도 A4 7-8페이지를 한 번에 다 써내려갔어요. 사실 모두 제 이야기는 아니에요. 반 허구적인 에세이라고 할 수 있죠.

 




강상우: 모든 작업이 2017년 작업이라 2년간 새 작업을 발표하신 분도 계시고, 작업 중인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본인 작업에서 소리의 사용에 대해서 바뀐 부분이 있을지, 혹은 계속 유지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고 이후 작업에 대해서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건희지금 새 작업을 하는 중이에요. 1920년대와 40년대의 여성 공장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당산에서 잠깐 나온 여성들이 일하는 공장의 사진에서 출발하게 된 영화에요. 이번에도 공간과 관련된 이야기를 계속 할 예정인데 무기력하게 풍경을 바라보기보다는 기억이든, 흔적이든 누군가에게 남기 마련이라는 생각을 토대로 작업할 예정이에요. 그래서 인물을 촬영할 계획입니다. 푸티지와 사운드, 자막같은 경우의 톤앤매너는 계속 지키지 않을까 싶네요.

 

장윤미: 저는 콘크리트의 불안이후에 두 편의 다큐를 했어요. 하나는 아버지의 건설 노동에 대한 작업 공사의 희로애락〉(2018)이고 최근에 구미에 있는 노동조합에 다녀와 한 편을 더 만들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당장 없지만, 이미지와 맞지 않는 나레이션을 쓰는 것과 현장음을 넣는 것은 계속 유지하고 있어요.

 

조용기: 저는 자전적인 다큐먼트를 활용해서 픽션에 가까운 이야기를 만드는 걸 좋아해요. 투명한 음악은 협업의 과정이었고 그래서 투명한 음악에서 가져왔던 촬영적 측면과 이전에 했던 개인 작업의 면면을 융합하는 형식의 작업을 기획하고 있어요.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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