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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이 겨울의 끝을 무사히 버텨내기를 <이월> 인디토크 기록

by indiespace_한솔 2019. 2. 28.




이 겨울의 끝을 무사히 버텨내기를  <이월>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9년 2월 1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조민경 배우, 전여빈 배우 김중현 감독

진행 변영주 감독







*관객기자단 [인디즈] 권정민 님의 글입니다.




 

2, 날씨는 눈에 띄게 잠잠해지고 사람들의 옷가지도 얇아지기 시작한다. 절대 녹을 것 같지 않던 올 겨울도 어느새 입춘이 지났다. 이번 달만 어떻게든 잘 버텨내보면 추위도 불안도 외로움도 모두 이월되어 밀려날 것만 같은 때, 어떤 인물의 지독한 겨울을 포착해낸 영화 <이월>이 개봉했다. 21, 인디스페이스에서는 민경’ 역을 맡은 조민경 배우와 연출의 김중현 감독, 그리고 게스트 전여빈 배우와 진행자 변영주 감독이 영화 <이월>을 함께 맞이했다.

 





변영주 감독(이하 변영주): 2018년은 한국의 독립영화가 너무나 훌륭한 여성배우들의 보고라는 것을 증명한 한 해였다고 생각을 해요. 이제는 이곳저곳에서 얼굴을 발견하게 되는 이상희 배우나 김새벽 배우처럼 많은 배우들이 바로 독립영화를 통해서 우리들과 만남을 시작했는데요, 2019년을 시작하는 올해의 첫 발견 <이월>이라는 영화와도 연결되는 것 같아요. 영화 <이월>의 배우인 조민경 배우님, 그리고 오늘의 게스트, 우리들의 전여빈 배우님입니다.

 

조민경 배우(이하 조민경): 안녕하세요. 저는 영화 <이월>에서 민경 역을 맡은 조민경입니다.

 

전여빈 배우(이하 전여빈): 안녕하세요. 저는 <이월>을 응원하러온 전여빈입니다.

 


변영주: 여빈 배우님은 이 영화의 감독이나 제작자와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거의 뭐 응원단장 격인데요. 그 이유가 특별히 있을까요?

 

전여빈: 특별히는 없고요. <죄 많은 소녀>가 처음 영화제에 선보였던 게 부산국제영화제였는데, 그때 이 영화도 있었어요. 영화평이 좋다는 것을 들었지만, 그때는 시간이 엇갈려 챙겨보지 못했어요. 그러다 서울독립영화제 때 변영주 감독님이 꼭 보라고 추천해주시고 권해효 선배님도 추천해주셨어요. 어떻게든 꼭 챙겨보려고 서울독립영화제 때 봤는데, 이 영화와 민경 배우님, 또 다른 배우님들한테 반했어요. 같은 동료로서 이 영화를 응원하고 싶었어요. 또 민경 배우가 저랑 동갑이더라고요. 친해지고 싶은 거예요. 이 배우가 어떤 생각으로 연기를 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사심으로 관심을 갖게 된 영화고, 그런 마음을 표현하다보니 관계자 분들이랑 가까워졌어요. 감독님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건 아니지만 만나면 반갑고 민경 배우와도 내적으로 굉장히 친밀해진 사이죠.(웃음)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이.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

 

변영주: 영화제에서 경쟁작이라는 생각 없이 이 영화를 봤을 때 느낌이 어땠나요? 감상평이랄까.

 

전여빈: 되게 어려웠어요. 영화를 보면서 민경이를 이해한다고 하기도 되게 어렵고, 그렇다고 해서 민경이라는 인물을 싫어할 수도 없고,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에 대해 어떤 가치판단을 하기가 되게 어려운 거예요. 근데 바라는 점은 있었어요.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 모두가 따뜻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거든요. 이 영화를 만든 사람들까지도 응원을 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변영주: 실제 이름도 민경이고, 영화 속에서도 민경이잖아요. 그건 의도된 건가요? 감독이 민경씨를 캐스팅한 이후에 이름을 민경이로 한건가요?

 

조민경: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에 저를 먼저 캐스팅을 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변영주: , 전설과도 같은 배우 얼굴 보며 시나리오를 썼다는 그런 겁니까?

 

조민경: 그런 것 까지는 아닌데, 감독님이 제 얼굴을 보시고 조금씩 바꾸셨다는 걸로 알고 있거든요. 제 얼굴의 이미지적인 부분을 다양하게 봐주셔서, 민경이라는 인물을 만드실 때 그런 부분들이 나왔다고 말씀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변영주: <이월>을 보면 민경 역은 민경 배우 밖에 할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면 이 캐릭터가 동정 받거나 사랑 받거나 마음을 주는 캐릭터가 아니잖아요. 끊임없이 사람들의 기대에 어긋나면서 되게 위악적으로 구는 캐릭터고,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고집스러운 느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저도 <이월>을 처음 봤을 때, 처음 10분 지나고 캐스팅 기가 막히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민경 배우에게 이 작품은 첫 장편이죠?

 

조민경: . 처음 찍은 작품입니다.

 

변영주: 어땠어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조민경: 사실 맨 처음 받았을 때는 이 내용이 아니었어요. 처음 받았을 때 굉장히 당황을 많이 했었어요. 감독님이 제 이름을 배역 이름으로 써놓으셨고, 민경이가 말하고 행동하는 걸 쭉 읽었는데 너무 못돼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고 많이 당황했어요. 이걸 어떻게 연기하겠다는 생각을 하지도 못하고 어렵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어요.

 

변영주: 시나리오를 받고, 이걸 할 수 있을까? 못하겠다 싶었던 부분이 있었어요?

 

조민경: 제 생각이 참 짧았던 게, 시나리오를 다 읽고 처음에는 제가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웃음) 그렇게 생각을 하고 딱 들어갔는데, 첫 날 처음 컷 딱 찍고 그 생각이 완전히 박살났거든요. 처음 찍은 장면이 정말 별거 아닌 씬이었어요. 심지어 영화에서 잘려나갔는데, 도둑강의를 듣고 나와서 선생님한테 약간 애걸복걸하면서 질질 끌려 다니는 씬이에요. 촬영장에 갔는데 제 키만한 엄청 큰 카메라가 있는 거예요. 여기서 연기를 해야 한다고 하시는데 난감했어요. 내가 어디를 봐야하지,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하지, 제가 갖고 있던 자신감이 산산조각 났던 게 첫 촬영이었거든요. 그래서 다 내려놓고 다시 시작했던 것 같아요.

 




변영주: 그러면 영화의 마지막 장면, 컨테이너에 실려서 높이 떠올라가면서 바스트에서 클로즈업 사이의 쇼트에서 슬며시 웃는, 그 장면은 언제 찍은 거예요?

 

조민경: 그건 딱 중간이었어요. 그때도 잘 몰랐어요. 컨테이너 앞에 커다란 녹색 스크린이 있었어요. 그래서 내가 여기 앞에서 연기를 해야 하는구나,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생각하다가 또 내려놓게 되는 순간이었어요. '해리포터' 촬영할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 싶고. 흔드는 것도 직접 흔들어 주셨거든요, CG가 아니라.

 

변영주: 무슨 생각하면서 그 연기를 한 걸까요? 엔딩에서.

 

조민경: 감독님 디렉션이 있었어요. ‘엔딩이 이렇게 됐다고 말씀해주시지는 않고, 민경이가 창밖을 내다봤을 때 민경이랑 성훈이랑 같이 걸었던 길들, 여진이랑 같이 걸었던 시골길, 이런 것들이 보이고 선물 받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그렇게 연기했어요.

 

변영주그 마지막 장면은 민경 배우의 표정이 되게 좋았어요. 굉장히 모호한 엔딩이고 판타지 같은 엔딩이죠. 이 영화는 한 번도 판타지같은 순간이 없다가 갑자기 뜬금없이 엔딩에서 판타지가 되잖아요. 그게 배우의 얼굴 힘으로 엮어지는 것 같아서 되게 놀라웠어요. 여빈 배우는 이 영화에서 제일 좋아하는 씬이나 쇼트가 있나요?

 

전여빈: 민경이 우물에 막 돌멩이를 집어넣잖아요. 저는 그 장면이 되게 좋아요. 처음 볼 때는 몰랐는데, 그게 왠지 그 친구를 생각해서 웅덩이를 채우는 것 같기도 하고, 또는 자기 자신의 두려움도 있으니까요. 되게 중의적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그 장면이 왠지 모르게 마음에 많이 남더라고요. 민경이가 그런 식의 행동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어린아이한테도 그렇고, 아저씨한테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친절일 때도 있고, 친절이 아닌 것 같을 때도 있는 행동들이 있잖아요. 그 왔다 갔다 하는 마음들. 그 웅덩이에 돌을 막 끌어와서 집어넣었을 때, 그런 것들이 포괄되어 있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그 장면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조민경: 그때는 연출이 딱히 없었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돌이 몇 개 안 들어갔었나 봐요. 너무 무겁지 않게 찍혔다고, 감독님이 밭에 있는 모든 돌을 끌어오셔서 그걸 다 넣었어요. 어떻게든 그걸 질질 끌면서 몸보다도 훨씬 무거운 돌을 마구잡이로 붓는 건데. 두려움의 포효라고 말씀하진 않았지만 그때 되게 화가 났던 것 같아요. 너무 춥고 무거운데 감독님이 계속 너무 큰 돌을 주셔가지고 되게 힘들게 찍었어요.(웃음) 그래서 던지는 장면은 신나게 했던 것 같아요. 정신없이 화풀이처럼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변영주: 이 영화는 궁지에 몰린 여성이 관객과 손을 잡으며 그 다음 행보를 걷는 뻔한 행보는 결코 걷지 않잖아요. 특히 여진의 집에 가서 굉장히 위악적이고, 민경이가 여진이로부터 상처를 받고 도망을 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상처받기 전에 쓱싹해버리고 튀는 그런 것들이 사실은 우리가 흔히 보는 궁지에 몰린 여성의 이야기에서 본 적이 없는 캐릭터예요. 놀라운 건 마지막까지 민경이 밉지는 않은 거죠. 생존하는 무언가를 보는 느낌. 좋은 예는 아닌 것 같지만 '동물의 왕국'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가해를 하잖아요. 방어를 위한 가해를 하는 들짐승을 보면 처음엔 으악, 저렇게 물어뜯다니’ 하지만, 나중에는 그것자체가 굉장히, (전여빈: 하나의 섭리처럼.) 맞아요. 여진 역의 김성령 배우도 굉장히 어려운 연기를 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영화가 여진이란 캐릭터를 많이 설명하지 않는단 말이에요. 굉장히 힘없고 나약한 것 같지만 사실은 독기도 있어 보이는 캐릭터가 여진이죠. 그래서 이 영화는 배우들이 다 굉장해요. 성훈 역도 천연덕스럽게 잘하고

이 영화를 만든 김중현 감독의 장편 데뷔작 <가시>(2011)라는 영화를 보신 분들도 있으실 거예요. 그 영화는 엄태구라는 배우가 얼마나 대단한 배우인가를 알려줬던 작품이거든요. <가시>라는 영화 속 엄태구의 캐릭터도 그야말로 민경처럼 궁지에 몰린 남자 캐릭터예요. 근데 <가시>에서의 캐릭터가 현실세계와 부딪혀서 상처받고 조각나는 캐릭터라면, <이월>의 민경은 나는 어떤 경우도 조각날 일이 없어라고 스스로 결심한, 훨씬 더 강한 캐릭터예요. 조민경 배우는 <가시>를 보셨겠죠. 이 감독이 사기꾼일 수도 있잖아요?(웃음) 영화 찍어본 적도 없는데 갑자기 장편 주인공을 시켜준다고 하고 말이야. <가시>를 보고 어땠어요?

 

조민경: <가시>를 보면서 약간 감독님을 의심했던 것 같아요. 나도 이런 인물로 나오는 건가 걱정은 했는데. 진짜 그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웃음) 그럼에도 당시에는 영화를 잘 몰랐던 것 같아요. 사실 <이월>을 찍고 나서 더 많이 생각했어요. <가시>라는 영화는 인물이 계속 변화하고 있다는 그런 느낌. 당시에는 엄태구 배우가 했던 역할도 쉽게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이월>의 민경도 제가 연기했지만, 완벽하게 이해를 했다고 생각 못했거든요. 근데 개봉까지 오면서 더 다시 생각하게 되는 지점이 있는 인물들인 것 같아요.

 




변영주영화를 찍을 때, 그 캐릭터가 100퍼센트 이해된 상태에서 하나요?

 

전여빈: 아닌 것 같아요. 민경 배우님이 말씀해주셨잖아요. 처음 촬영부터 매일매일 내려놨다고. 저는 그 표현이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이런 연기가 나올 수 있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전 되게 신기했거든요, 이 영화 보면서. 민경 배우의 연기가 너무 신기한 거예요. 어디서 보지 못했던 연기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사람이 이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하고 찍었을까 그게 너무 궁금했거든요. 작년부터 만나서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못했어요. 그래서 오늘 들으려고 작정하고 왔어요. 제일 궁금한 건 ‘내려놓았다고 하셨는데 어떤 면에서 캐릭터를 내려놓으셨는지요. 한 가지 잡고 갈만한 포인트는 있었을 거 아녜요, 이거 하나만큼은 내려놓지 말고 가져가야겠다 싶었던 메인 키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조민경: 찍는 내내 어려웠어요. 내가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로 해야 하는 불안감도 있었고 그럼에도 다행이었던 건 프리 프로덕션을 굉장히 오래했어요.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고 심지어 감독님이 제가 저만의 분석을 할까봐 시나리오가 몇 고씩 진행 될 때마다 한번만 읽게 하고 뺏어가셨거든요. 그 후 어떻게 읽었냐고 하시면서 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요.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감독님이 얘기했던 부분이 시선이었어요. 민경이가 누구를 어떻게 보고, 상대가 이야기할 때 어떻게 쳐다보고, 이런 것들을 얘기를 하셨는데 진짜 어려웠어요. 민경이의 리액션이 가장 어려웠던 것 같아요. 민경이가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반응할까? 이게 잘 안보여서 굉장히 어려웠는데, 민경이의 감정은 제가 촬영을 진행하면서 민경이랑 같은 경험들을 하게 되니까, 그러니까 인물이 겪었던 걸 똑같이 겪게 되는 거잖아요. 어쩔 수 없이 감정이 쌓이더라고요. 또 감독님이 전사를 설정하지 않으셨어요. 전사 없이 이 상황에 놓인 인물이 하는 표현이었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하셔서 그 상황에 집중을 많이 했거든요. 다른 배우들이랑 리딩도 굉장히 많이 했어요. 그리고 현장에서의 환경, 배우들이랑 같이 연기를 할 때 오는 반응들, 감독님이 했던 이야기들, 이런 것들이 촬영 현장에서 제가 느낀 것들로 나왔던 것 같아요.

 

변영주: 그렇대요. 되게 다르죠?

 

전여빈: . 서로 많이 다르네요. 민경 씨는 리액션에 대해서 되게 고민을 많이 하셨다고 했는데, 저는 그 리액션이 너무 신기했어요. 일상적으로 추리할 수 있는 리액션이 아니에요. 또 한편으론 그 전에 영화 작업을 하신 게 없다고 하시니까 어떻게 그렇게 생각하고 표현했지 싶은 거예요. 관객으로서 그녀가 되게 궁금하고 같은 동료 배우로서는 그런 지점이 되게 부럽기도 하고요. 내가 만약에 이 상황에 놓였으면 나는 이런 리액션을 생각할 수 있었을까 고민해보면서 공부가 되게 많이 되었던 작품이에요

 

변영주: 연기가 다르게 보이는 건 영화가 달라서 그래요. 이를테면 여빈 배우가 <죄 많은 소녀>에서 보여줬던 건 어떤 처연함이잖아요. 근데 그 이 영화는 처연한 상태의 나를 관조하는 나를 실체화시켜버린 거거든요. 영화가 너무나 다른 거죠. 여빈 배우의 영화는 그것을 끊임없이 따라가면서 이 친구가 단호하게 결심하고 그 다음 길로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고, 이 영화는 그 처연한 상태에 있는 나를 통해 머릿속에서 허상 하나를 만들어요. 그리고는 처연한 나를 바라보는 거야, 그러면 난 이미 처연하지 않죠. 처연한 나를 바라보는 또 다른 나인데 갑자기 실체화 되어버린. 어쩌면 민경이란 캐릭터가 세상을 뚫고 버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는 그런 방어벽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것을 굉장히 잘했던 건 어쩌면 영화 경험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고요. 사실 민경 배우 입장에선 큰일이 난 거죠. 이제부터 다양한 캐릭터로 계속 배우를 해야 할 텐데 첫 영화에서 이미 사람들을 매혹시킨 얼굴을 보여줬단 말이에요.

 

조민경: 어려운 것 같아요. <이월> 이후 단편을 찍게 될 기회가 있었는데, 처음 찍었을 때랑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제가 임하는 자세나 열심히 하는 마음은 똑같은 조금 더 어려워졌어요. 주위에서 선배님들이 걱정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이월>의 민경이는 처음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부분들이 분명 있었을 텐데 이제는 좀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겠다, 힘들 수 있겠다는 말씀을 해주셨고 저도 체감을 하고 있어요. 그게 요즘 고민이에요.

 

변영주: (전여빈 배우에게) 선배인 척 해.

 

전여빈: 민경씨, 두려워하지 마시고요.(웃음) 장난이에요. 저는 민경 배우를 잘 모르지만 민경 배우를 믿어요. 저도 요즘 되게 헤매고 있거든요. 근데 연기에 있어서 중요한 건 배우가 자기 자신을 믿고, 함께하는 사람들을 믿는 것 같아요. 요즘 제 마음속에 가장 큰 키워드는 용기예요. 용기, 그리고 함께’. 저도 <죄 많은 소녀> 끝내고 한동안 작품을 못했어요. 저도 거의 1년 만에 영화를 들어간 거예요. 근데 생각이 너무 많아지는 거예요. 연기를 하는데 잘하는 연기를 하고 싶어서 생각이 많아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잘하는 연기를 향해서 달려가지 않고 주변 배우들, 역할들이랑 잘 어우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제일 컸고 그게 현장에서 저의 과제였어요.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배우는 나를 격려하고, 그리고 모니터링해주는 스텝님들, 감독님을 믿고 가는 수밖에.

 




변영주제 소원은 작년부터 나타난 괴물 같은, 독립영화로 시작한 여성배우들이 십년 후, 이십년 후에도 나오는 거예요. <죄 많은 소녀><이월>도 그렇고 독립영화가 한국 영화 전반에 굉장히 큰 선물을 줬는데 이걸 앞으로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고민이 됩니다. 객석으로 마이크를 옮기기 전에 배우님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도 나올 수 있잖아요. 그래서 오늘 아무 일도 안할 줄 알고 이 자리에 온 김중현 감독님을 무대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중현 감독(이하 김중현): 안녕하세요. 저는 <이월>을 연출한 김중현입니다.

 

변영주하나만 여쭤 볼게요. 왜 민경 배우를 캐스팅 한 겁니까? 시나리오도 정말 제대로 된 게 아니었어요?

 

김중현: 제가 느끼기에 완벽한 시나리오는 아니었어요. 미비하기도 하고 추상적인 상상으로 인물이 만들어져 있는 상태였거든요. 그래서 입체감이 없다는 생각, 단순하다는 느낌이었는데 민경 배우를 만났는데 표정이 너무 많다는 느낌이 드는 거예요. 보는 위치마다 느낌이 달라지고 어딜 보고 있는가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고.

 

변영주: 표정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는 게 아니라 보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달라지는 표정을 가지고 있다는 거네요.

 

김중현: 그렇죠. 이 친구가 제 수업을 듣던 학생이었는데, 자리를 옮겨가며 앉잖아요. 처음에는 어제는 저런 얼굴이 아니었는데 오늘은 왜 이런 얼굴이지,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처음에는 인상을 보고 캐스팅했다가 그 다음에 시나리오를 확 고치기 시작했어요. 이름도 그냥 민경이라는 이름을 쓰자고 양해를 구했어요.

 

변영주: 그러면 민경 배우는 연기를 공부하는 학생이었고 학교에서 하는 연극 정도의 경험만 있었던 거죠?

 

김중현: . 3년 동안 거의 연극만 했던 친구고 막바지에 영화과 수업에 들어온 거예요.

 

조민경: 그때 심적으로 안 좋아서 무대연기를 당시에 좀 무서워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영화 공부를 해보고 싶어서 수업을 신청을 했죠.

 

김중현: 그게 인연이 되가지고 캐스팅을 했어요. 원래 오디션에 떨어져서 수업을 못 듣게 됐거든요. 그래서 제가 나 영화 찍을 것 같은데 나랑 하게 되면 수강신청 받아줄게.’라고 했는데(웃음) 안 올 줄 알았어요. 오디션에 떨어져서 기분이 상했으니 안 올 줄 알았는데, 왔더라고요. 그 다음부터 얘기도 나누고 책이나 영화를 권했는데 자기가 읽었던 책, 봤던 영화들과 너무 다르다고 힘들어 했었어요. 저도 민경 배우랑 얘기하면서 바뀐 부분도 있고. 이 친구도 아마 저랑 얘기하면서 고민해 본 부분들도 있었을 거고요.

 




관객: 이 영화에서 보면 민경이 여진 얼굴에 바람을 후 부는 장면이 두 번 있잖아요. 처음에 오프닝 시퀀스에서 쓰러져 있는 여진에게 후 부는 장면이랑 마지막 싸울 때 후 부는 장면이 있는데 감독님이 생각할 때 두 장면의 의미가 똑같았는지, 배우분이 연기하실 때 어떤 의미로 연기했는지 궁금합니다.

 

조민경: 당시에는 그 부분도 사실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감독님이 해주셨던 이야기를 그냥 받아들이려고 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굉장히 이상한 상황이긴 한데, 친구가 쓰러져 있는데 바람을 불면서 여진이 어떤 상태인지 궁금해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살았는지 죽었는지, 불면 깨어나는지. 사실 조금, 사람이 이래도 되나 싶긴 했는데.(웃음) 나중에는 그냥 이게 이 인물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민경이는 이런 행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인물.

 

김중현사실은 세 번 나오거든요. - 부는 장면이. 처음에 오프닝에서 쓰러져 있는 여진한테 불고, 중간에 여진의 집에서 자고 있는 여진에게 불고, 마지막에 악의를 내비치고 나서 다 털어놓고 불잖아요. 처음엔 단순하게 살았는지 죽었는지, 두 번째엔 내가 그렇게 했었다는 걸 기억하고 있는지를 보려고. 마지막은 너 정말 기억 못해? 나 너 죽는 걸 보고도 널 살려주지 않았어. 죽는 걸 지켜봤을 뿐이야라고 알려주는 거예요. 그렇게 반복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처음에는 이런 장면이 없었다가 민경배우랑 얘기하면서 생겨났어요. 민경 배우를 보면 어느 순간 나를 정말 싸늘하게 볼 때가 있어요. 지금도 그렇게 보는데.(웃음) 싸늘하게 볼 때가 있는데, 되게 겁나거든요. (변영주: 평소에 착하게 살아야죠.) 하하. 근데 그게 의도 없이 싸늘한 얼굴이라서 더 덜컥하더라고요. 그런 느낌으로 보면서 바람을 불면 되게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관객: 2월 첫 날 <이월>이란 영화를 보게 돼서 정말 감사하고요. 영화 제목을 <이월>로 하신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중현: 2월달을 생각하고 했어요. 겨울의 끝, 겨울의 마지막을 보내는 느낌. 2월을 버티면 봄이니까 2월을 무사히 견뎠으면 좋겠다. 3월도 추운데 왠지 3월만 되면 가벼워질 것 같고 그렇잖아요. 그런데 피디와 촬영감독이 숫자 2보다는 그냥 로 하자고 그랬어요. 이월된다는 것도 민경의 느낌과 맞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제목이 약간 촌스럽긴 해도 민경이를 가장 많이 설명할 수 있는 느낌이었어요. 겨울의 가장 끝이라는 느낌, 희망이라는 느낌도 붙어있으면서도 견뎌야 하는 고된 느낌도 있고. 또 다른 달에 비해 약간 일 수가 모자란 달이잖아요. 그런 것이 종합적으로 민경이와 닮아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관객: 마지막 장면에서 민경이가 이월을 버텼고 봄이 올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민경이가 이월을 나도록 겨울을 버티게 해준 인물을 꼽자면 누가 가장 생각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조민경: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아무래도 성훈이가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긴 하는데, 그것도 아주 잠깐일 거예요. 민경이는 길 위를 전전할 때 민경이가 가진 걸로만 해나갈 것 같아요.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변영주: 민경이는 타인에게 관심이 없지 않나요? 저는 그렇게 봤어요. 타인에 대해 관심을 갖는 순간 방어벽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타인에게 관심이 없고 성훈이도 그 순간만 그랬을 뿐 사실은 버리고 나오는 거잖아요. 그런 면에서 오랜만에 혹은 처음으로 만나는 캐릭터, 위악적이거나 악의가 있음을 숨기지 않는 캐릭터였다는 생각도 들어요.

 




관객: 여진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궁금한데요. 여진이를 보면서 민경이보다 더 불쌍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보통 영화에서 친구 사이의 여자 두 명이 있으면 늘 풍족한 곳에서 자란 친구와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 친구가 대비가 되면서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 친구가 주인공이 되는데, 여진이라는 캐릭터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중현: 제가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 말씀하신 부분이에요. 이 영화는 여진이를 위한 영화가 아니라 민경이를 위한 영화였는데, 왠지 다른 캐릭터들의 사연이 부각되는 순간 밸런스가 깨져서 복잡해질 거란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본의 아니게 민경이한테 스트레스를 많이 줬는데네가 좀 더 뭔가를 해야 한다는 식의 얘기를 많이 했어요. 미안한 얘기지만, 배우들에게 민경이만큼 많은 얘기를 해주지 않았어요. 여진이는 어떤 아이예요? 왜 자살을 하려고 해요? 진규는 왜 이혼을 했어요? 왜 돈이 이렇게 많아요? 왜 맨날 오 만원을 줘요?(웃음) 배우분들이 궁금해 하셨는데 자세히 얘기를 안했어요. 배우분들이 그래서 되게 답답해 하셨어요. 민경이한테도 외부 캐릭터에 대한 정보는 전달하지 않았어요. 민경이 얘기만 했어요. 저는 연기를 배운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삶을 기반으로 디렉팅을 할 수 밖에 없거든요. 내가 아는 만큼만 보는 거예요. 그런데 배우들은 그 이상을 알고 싶어 해요. 내가 모르는 만큼, 네가 모르는 만큼, 그 만큼만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을 하고 그 전체를 제가 아우르면 된다고 생각하는 편이었어요. 여진이한테도 왜 자살을 하려고 하는지 충분히 얘기해주지 않았어요. 나중에 여진은 우울증이 있고, 죽음으로 어떤 신호를 보내는 사람 같다. 정말 죽을 사람은 아닌데 자살이라는 행위로 신호를 보내는 사람이고, 민경이는 그걸 안다. 민경이가 널 싫어하는 이유는 딱 하나. 너는 가진 게 많은데 죽으려고 하고 나는 가진 게 없는데 살려고 한다는 것에서 오는 억울함이 아니겠냐고 그 정도만 말해줬어요. 이 말 저 말 하면 캐릭터가 너무 커지고, 디테일이 커지면 민경이에게 방해가 될 거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이 영화는 오직 민경이라는 인물이 이 겨울을 어떻게 나는지가 중요한 거였거든요. 만약에 이 영화가 좀 더 돈이 많고 규모가 크게 찍었으면 꼼꼼하게 인물 하나하나 다 챙겨가면서 영화를 찍었을 것 같아요. 근데 그럴 영화가 아니었거든요. 기간 안에 찍어야 하는 제한적인 상황이 큰 영화였기 때문에 어떤 인물에 확 집중해서 찍은 것 같아요.

 

변영주: <가시>때는 세 명이 공평하게 롤을 가졌죠.

 

김중현: 그때는 그게 가능한 상황이라고 제가 착각을 하고 있었고.(웃음) 이걸 찍으면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느껴서 처음부터 디렉팅도 그렇게 했어요. 지금도 약간 성령 배우가 저한테 앙금이 있을 거예요. 왜 나를 이렇게 답답하게 했지, 하는 찝찝함이 있을 거예요.

 

변영주: 민경 배우에게 잠깐 말씀드리면, 배우님들이 가끔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전설의 연기론 같은 게 있잖아요. 이를테면 내가 연기를 하는 동안 어떤 캐릭터처럼 지내야 되고, 살아야 되고. 저는 이런 것이 사실은 허구라고 생각을 많이 해요. 영화는 연극과 달라서 얘기의 시작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찍는 것이 아니고 애초에 씬 또는 쇼트의 연기를 하죠. 내러티브를 구성하는 연기를 하는 거지, 내러티브를 만드는 연기를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처음 연기를 하는 친구들이 자기 캐릭터를 맡았을 때 그 캐릭터의 전사를 상상해오는 경우가 있어요. 근데 그게 굉장히 위험하기도 해요. 김중현 감독은 아마도 서로 상대방의 캐릭터를 너무 잘 이해하고 있는 걸 경계했던 거겠죠. 끊임없이 상대방을, 또는 자기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장치를 차단함으로 인해 그 순간의 어떤 표정을 캐치하는 것이 중요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요.

 

김중현: 제가 시나리오도 뺏은 이유가, 분명히 이 친구가 분석을 해서 올 거 거든요. 계속 읽으면서 꼼꼼히 체크를 하고. 그럴 것 같아서 부러 직관적인 얘기를 했어요. 이게 어떤 얘기인 것 같은지, 어떤 장면이 기억에 남는지, 이런 식으로.

 

조민경: 감독님이 미리 얘기를 해주셨어요. 여진이라는 역할을 생각할 때 기본적으로 설정이 되어있었거든요. 여진이랑 진규처럼 자기한테 우호적으로 해주는 인물들을 이용하는 인물이다, 민경이가. 근데 민경이가 여진이를 볼 때 여진이의 어떤 불행을 보면서 굉장히 위안을 얻고 그걸로 어떻게 보면 힘을 얻는 인물인데, 여진이가 불행하지 않고 안락한, 따듯한 집에서 주위사람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행복하게 사는걸 보면서 오히려 상처를 받는, 그걸 깨뜨리고 싶어 하는, 그런 걸 가지고 연기를 해서 여진이가 행복한 모습을 볼 때 여진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렇게 삐뚤게 바라볼 수 있는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관객: 마지막에 컨테이너가 올라가는 장면을 보면서 민경의 자존감이 좀 올라간 것을 표현한 게 아닐까 생각을 했거든요. 그나마 영화에서 민경을 동정하지 않는 게 성훈인데 이 영화 이후에 과연 민경이가 성훈에게 돌아갈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변영주: 마지막 장면은 굉장히 다양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중현: 고민을 진짜 많이 한 장면이었어요. 고민을 너무 많이 하다가 결국엔 저도 오마주를 하게 된 건데. 말이 좋아 오마주지, 제가 김태용 감독님 연출부를 13년 동안 하면서 날아가는 장면을 이해를 못했는데.

 

변영주: 여러분 <가족의 탄생>(2006) 기억나시죠? 마지막에 노래 부르면서 날아가잖아요. 김태용 감독은 모든 영화에서 한번씩 날아가요.

 

김중현: 엔딩을 고치는 순간에 갑자기 저는 민경이가 팩트로는 불행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 같은 게 생겼어요. 민경이라는 아이를 내가 만들어놨지만 이렇게 하는 게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도 들고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영화 마지막 장면을 쓸 때. 객관적인 시선을 놓쳐버리고 제발 잘 살았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겨울을 났으면 좋겠다, 죽지 않길 바라는 간절함이 들어갔어요. 마지막에 음악도 다들 반대했어요. 음악이 너무 안 맞는 것 같다고. 근데 저는 이게 좋다고 생각했어요. 다시 태어나는 듯 한 느낌. 음악 자체가 심장 뛰는 소리처럼 두근두근하면서 시작하거든요.

 

변영주: 219일 김태용 감독과 하는 GV도 되게 재밌을 것 같아요. 사실은 그 마지막 장면은 감독님이 말한 것처럼 바람일 수도 있고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나오는 판타지라 좋았던 것 같아요. 우리 모두 그녀는 죽음으로서 끝날 것이라고 상상하게 되잖아요. 길이 없으니까. 그녀가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우리는 그런 상상을 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바람이라는 판타지로 가는 것이 현실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느낌이에요. 전여빈 배우가 이 영화의 평에 썼던 이월되기를 바라는그런 마음이 느껴져서 되게 좋았던 것 같고요. 마지막으로 여빈 배우가 현재 준비하고 있거나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다음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전여빈: 저는 <해치지 않아><천문>이라는 영화를 일주일 전에 끝마쳤고 그 다음에 또 소처럼 일하고 싶어서 작품들을 계속 만나려고 하고 있거든요. 연기를 진짜 열심히 하고 싶어요

민경이 처한 상황이, 그 환경이 마음을 얄팍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녀 자신조차도 동정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벗어나버렸던 것 같아요. 그래서 민경이를 미워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되게 이 영화를 지지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어요.

 

조민경: 저는 뚜렷하게 하고 있는 건 없고 영화를 상영하는 동안 만나는 분들이랑 잘 얘기하고 싶습니다. 요즘에는 그런 생각을 깊이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렇게 변영주 감독님과 여빈 배우와 같이 GV를 할 수 있게 돼서 너무 좋습니다. 저도 방구석 1애청자고요.

 

전여빈: 감독님이 새 작품 들어가셔서 그만 두셨어요.

 

변영주: , 오늘부터 저 안 나와요.

 

조민경: 저도 마지막으로 나오신 거 시청했는데, 변영주 감독님이 내 작품의 GV를 하러 와주시다니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감사했고, 여빈 배우도 제가 이런 영화를 찍는 것 자체가 낯설고 익숙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재작년 부산에서부터 응원해줘서 알게 모르게 힘을 많이 받았거든요. 이런 자리에서 이야기 함께 나누어서 너무 뜻 깊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변영주: 아까 민경 배우가 영화를 다 찍었지만 완벽하게 이해한 것 같지는 않다고 했어요. 그런데 영화는 결국 만들어져서 상영을 하고 관객과 만나는 날 완성되는 것 같아요. 영화를 찍으면서 이건 뭐였을까했던 것도 관객들의 감상을 통해 , 내가 했던 표정이 이렇게 보이는구나’, ‘나는 A라는 생각을 하려다 말았는데 나의 표정은 누군가에게 B로도 보이고 C로도 보이는 구나라고 인지되는 순간 길이 열리는 것 같아요. 자기 얼굴에 인장을 하나씩 붙이면서 그런 길을 걷는 공정들을 겪고 나면 그 뒤에 민경 배우가 우리에게 어떤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지, 또 전여빈 배우의 다른 연기는 어떠할지 굉장히 궁금하거든요.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얼굴들을 계속 기억해 주신다면, 2019, 우리가 열광하는 여성배우들의 얼굴들과 만나실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다시 한번 끝까지 앉아서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오늘 감독님, 배우님, 그리고 함께해준 전여빈 배우님께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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