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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기록하는 일상이 일으키는 물결 <얼굴들> 인디토크 기록

by indiespace_한솔 2019. 2. 14.




기록하는 일상이 일으키는 물결  <얼굴들>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9년 1월 25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이강현 감독 배우 박종환

진행 김일권 시네마달 대표











*관객기자단 [인디즈] 승문보 님의 글입니다. (사진제공 신소영 님)




이강현 감독은 다큐멘터리 영화 <파산의 기술記述>(2006)<보라>(2010)를 찍으면서 알려졌다. 그리고 세 번째 연출작으로 본인의 첫 번째 극영화인 <얼굴들>(2017)을 찍었다. 극영화이지만 다큐멘터리 영역을 넘나들면서 극영화에서 찾아보기 힘든 기록의 힘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힘은 잔잔한 물결을 일으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심심한 위로가 되어준다. 이날 인디토크에 이강현 감독과 주인공 기선을 연기한 박종환 배우가 참석해 관객과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었다.

 




김일권 시네마달 대표(이하 김일권): 안녕하세요. 우선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이강현 감독과 박종환 배우를 박수로 모시겠습니다.

 

박종환 배우(이하 박종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얼굴들>에서 기선 역을 맡은 박종환입니다. 영화 보러 와주셔서 감사하고, 오늘 관객과의 대화 자리를 즐기다 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강현 감독(이하 이강현): 안녕하세요. 오늘 보신 영화를 만든 이강현입니다.

 

김일권: 오늘 대한민국과 카타르의 아시안컵 8강 경기가 있는 특별한 날인데, 경기를 포기하고 와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우선 제가 감독님께 질문을 드리자면 이 영화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는지, 그리고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어떤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지 답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강현: GV할 때마다 처음 받는 질문이 ‘<얼굴들>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인데요, 그 질문이 제일 많이 나오고 쉬운 것처럼 들리지만 가장 어려운 질문인 것 같아요. 이전에 두 편의 장편 다큐멘터리를 찍었고, 그 다음 작업은 배우가 나오는 작업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느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선생님이 수업에 들어오지 않는 학생을 갑자기 문득 돌봐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영화 러닝타임이 길뿐만 아니라 특별한 사건이 일어날 것 같지만 그러지 않아서 이 영화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장면마다 달라지는 상황이나 인물을 다르게 느껴본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일권감독님께서 말씀해주셨다시피 두 편의 장편 다큐멘터리를 찍으신 다음 세 번째 장편영화는 극영화를 찍으셨는데,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를 좀 더 보충해서 설명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강현: 직업 배우가 없는 영화를 만들면서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것도 좋은 생각이지만, 고통스러운 작업이 될 수도 있어요. 익숙했던 작업 환경을 넘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멘탈이 약해서 잠깐 쉬어가고 싶다는 마음도 있기도 했고요. 저는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 멈추지 않고 일단 기록을 다 한 다음에 괜찮은 것들을 모아서 편집을 하는데, 다음 작업으로는 그런 과정 없이 찍고 싶었어요. 찍어야겠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만을 찍어 영화를 만들고 싶어서 극영화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김일권박종환 배우에게 질문을 드리자면, 보통 일반적인 내러티브 영화는 특정 사건을 파헤치거나 혹은 해결하거나 줄거리가 있어서 쫓아가거나 관계 속에서 어떤 마음을 드러냅니다만, 이 영화를 작업하면서는 다른 느낌을 받으셨을 것 같아요어떤 색다른 경험을 하셨나요?

 

박종환: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상세하게 적혀 있어서 재미있게 읽긴 했어요. 지금까지 해왔던 여러 작업과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근데 감독님을 뵙고 보니 평범하신 분 같고 작업 방식이 이질적이지는 않을 것 같아서 안정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아무래도 제 당시 컨디션이 반영되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생 시절 생각과 감정들, 그리고 현재에 느끼는 것들을 영화 중점에 두었어요. 감독님에게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물어보기보다 제가 느꼈던 것을 중심으로 연기를 했던 것 같고, 아무튼 감독님은 시나리오에 비해 평범하신 분이었던 것 같습니다.(웃음)

 

김일권평범한 감독님에게 다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웃음) 시나리오를 구상하면서 꼭 같이 작업하고 싶었던 배우를 캐스팅해서 작업한 걸로 알고 있는데, 박종환 배우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인물들의 어떤 면을 꺼내고 싶었는지, 그리고 실제와 달라 괴리감이 발생했던 부분이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이강현: 말씀하신 것처럼 박종환 배우는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바로 떠올렸죠. 그런데 제가 배우에게 다가가는 게 서툰 편이라서 촬영 전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작업을 하면서 어려웠어요. 저를 알고 계시는 주변 분들이 안 그래도 걱정을 하셨고요. 종환 씨 같은 경우에는 아까 말씀해주셨던 것처럼 당시에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하시거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계셨던 게 기억이 나요. 그리고 본인의 지난 삶의 과정에서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가장 먼 존재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래서 기선 역할을 하는 걸 어려워했던 것 같아요. 그런 이야기를 나눈 후 저도 몇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처음엔 이 영화에서 그냥 해야 하는 업무가 있는 선생님이니까 기선의 존재가 너무 당연하게 느껴졌어요. 근데 아무리 학교라는 공간이라고 해도 이 사람을 선생님이 아닌 어른이라고 생각한다면, 학교에서 계속 마주하게 되는 어른들이 맡고 있는 역할을 보면서 어떤 결핍을 느끼거나 혹은 무언가를 모방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것이야 말로 매일매일 마주치는 학생들, 그런 학생들은 보호하는 선생님들을 보며 성장할 수 있는 영감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기선이라는 인물의 내면에 미안함이 내재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애초에 시나리오를 구상했을 때부터. 이를테면 헤어진 여자친구 혜진(김새벽)’에 대한 미안함이 될 수도 있고 학교에서 만나는 학생들에 대한 미안함이 될 수도 있고요. 그래서 기선을 학교에서 '선생님'의 역할을 부여받지 않은 어른으로 인물 설정을 했던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일권기선은 유일하게 극 중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을 만나는데, 그 중에서 어떤 배우와 연기했던 게 편했나요? 혹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박종환저희가 넓은 화면에서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 경우에 몸이 다 잡히니까 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에 다들 공감을 했던 것 같아요. 당시 김새벽 배우는 손에 대한 관찰, 그러니까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어떻게 하고 다니는지 관찰했다고 들었어요. 보고 있으니 보통 사람들은 항상 손에 무언가를 쥐고 있고 혹은 휴대전화를 만지면서 다녔다고 해요. 그리고 저 역시 아무 것도 손에 쥐지 않고 걷는 게 자연스럽지 않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주머니에 손을 넣게 되고, 손동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더 고민했어요. 나름 재미있었어요.

 

김일권손동작에 관련한 감독님의 디렉션이 있었나요?

 

이강현: 없었습니다. 손 연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오늘 이 자리에서 처음 들었습니다.(웃음)

 

박종환저희들끼리 그냥 웃으면서 했던 이야기여서요.

 



 

관객: 이런 영화는 처음 본 거라서 저는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어요. 근데 이 영화가 인물 중심 영화니까 인물에 집중해서 봤어요. 인물들의 눈빛을 보니 기선만 유독 시종일관 눈빛이 불안해 보였거든요. 다른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인물을 연기할 때 차분한 시선으로 연기했는데, 배우가 인물을 연구하고 연기하면서 그런 부분이 드러난 것인지 궁금합니다.

 

박종환: 저에게 있는 특징 중 하나인 것 같다고 생각해요. 제가 실제로 종종 그런 이야기를 들어요. ‘진수’(윤종석)를 대할 때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그때를 더듬어 보면 내가 어떻게 관심을 표현해야 할지 막연하지만 적극적으로 해보려는 모습에서 불안함이 드러났던 것 같아요. 이 친구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기도 했죠.

 

김일권불안한 눈빛에 대해서 감독님께서 덧붙여 말씀하실 게 있나요?

 

이강현: 일단 극중 인물들 중에서 가장 불안한 인물이 기선이 맞는 것 같고요. 제가 이전에 이 영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기선은 자기 자리를 못 찾고 유일하게 흔들리는 인물이라고 대답했어요. 방금 해주신 질문에서 더 나아가 요즘에 드는 생각을 추가하자면, 기선의 힘은 거기서 나왔다고 생각해요. 끊임없이 불안한 자기 자신을 의심하고 자기 삶을 어색해하는 부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본인에게 질문을 하는 존재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해요. 다시 아까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기선은 가장 불안한 캐릭터가 맞고, 배우님이 연기를 하실 때 나오는 불안함이 인물에 관여된 것 같기도 합니다.

 


관객: 풀숏이 많이 나오던데 혹시 의도하신 건지, 만약 의도한 거라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고요. 또 다른 질문은 마지막 진수의 대사 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잘 기억한다”에 감독님만의 이야기가 스며든 건지 궁금합니다.

 

이강현: 영화 제목은 <얼굴들>이지만, 제목과 달리 얼굴들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지 않잖아요. 처음에는 얼굴을 극단적으로 자세히 보여줄까 고민했어요. 그런데 작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건 아닌 것 같은데라는 말을 되풀이하다 보니 오늘 보신 결과물로 이어진 것 같아요. 풀숏은 의도한 게 아니라 촬영 현장에서 카메라를 얼마나 인물과 멀게 배치할까 고민하다가 거리를 조금 두자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그러니까 의도는 아니고, 현장에 갔을 때 제 감정을 고려했어요. ‘이거면 됐지. 이 정도 사이즈면 됐지라는 생각도 했어요.

말씀해주신 진수의 대사는 제 개인적인 이야기는 아니고 얼굴이라는 게 물리적인 얼굴도 있지만 얼굴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느낌, 상징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얼굴은 그 사람을 대표하는 것이기도 하고 혹은 단지 표면에 그치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러니까 얼굴만 보고 성격이나 목소리를 알 수 있다는 말은 되게 모순적이죠. 겉만 보고 알 수 없잖아요. 근데 겉으로 드러나는 게 아무것도 아니지만, 동시에 얼굴에서 드러나는 절대적인 느낌이 사람의 감정이나 행동을 좌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부연하자면, 제가 시나리오를 쓸 때 길거리를 다니며 사람을 보고 만날 때, 예를 들어 물건을 사고 계산할 때 보게 되는 직원의 얼굴은 한 번 보면 이후에 볼 일 없겠지만 그때 받는 느낌이 되게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그 사람은 저를 모르지만요. 그때 받은 감정이 당시에는 저에게 무엇보다 중요했던 감정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관객: 기선이 혜진과 헤어진 뒤 돌봐야 할 대상이 사라져 진수로 메꾸려고 노력하는, 이별 후유증을 겪는 것처럼 보였어요. 감독님 연출에 관해 질문이 있어요. 영화가 조금씩 변화하는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인데, 인물들이 변화하려고 노력을 할 때마다 카메라가 인물 뒤를 쫓더라고요. 상대적으로 변화가 지지부진한 기선의 경우 정면이나 측면 촬영을 많이 하셨는데, 초반에 과거의 이야기와 혜진이 여기저기 돌아다닐 때는 카메라가 적극적으로 혜진을 뒤쫓더라고요. 그리고 진수가 마지막에 선생님이 변하신 것 같다고 말을 할 때도 뒤를 찍으시고요. 그래서 혹시나 이렇게 촬영하는 것을 의도하신 것인지 궁금합니다. 하나 더 질문을 드리자면 기선이 스튜디오에서 꽃 촬영을 할 때 한 번 클로즈업 한 장면이 있는데, 그게 배우님 연기가 좋으셔서 집어넣으신 건지 아니면 다른 의도로 넣으신 건지 궁금합니다.

 

박종환우선 저는 말씀해주신 부분을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어요. 혜진과 헤어지고 나서 느끼는 허전함이 분명히 있었고, 그 부분이 진수에게 다가가게 되는 상황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이강현어두운 스튜디오에서 유일하게 타이트하게 종환 씨 얼굴을 길게 보여준 장면은, 촬영할 때는 그렇게 길게 쓸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근데 편집할 때 촬영한 걸 보는데 기분이 되게 좋았어요. 그래서 영화에 그 장면을 길게 집어넣었어요. 기선을 연기하는 박종환 배우의 얼굴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어요. 표정들이 굉장히 잘 살아 있었어요. 그리고 뒷모습 촬영은 매 샷에 강한 의도를 갖고 정하지는 않았어요. 다만 기선을 찍을 때와 다른 인물을 찍을 때 방법이 달라지기는 했어요. 아무래도 영화의 축은 기선이었기에 기선은 누군가를 보는 위치에 있었을 수밖에 없었어요. 나머지 인물은 무언가를 행하거나 의지를 갖고 변화를 하는 게 느껴졌다면 그것은 아마도 기선의 시선에서 봤기 때문이죠. 그래서 기선과 나머지 인물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관객: 세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우선 감독님께 질문을 드리자면 TV 화면이 종종 등장하는데 등장하는 TV 프로그램이 항상 정해져 있더라고요, 그 부분이 궁금하고요. 백수장 배우가 연기한 현수에피소드에서 일기를 읽는데 그 장면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하고요. 그리고 박종환 배우님에게 질문을 드리자면 배우로서 본인이 갖고 싶은 얼굴이나 유지하려는 얼굴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강현: 제일 시청률이 안 나오는 시간대 방송을 좋아해요. 기념식 중계나 전형적인 TV 다큐멘터리 같은 거 있잖아요. 혹은 금요일 밤이나 주말 아침에 하는 문화 행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좋아하고요. TV라는 매체가 광범위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다보니까 평균의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하잖아요. 제가 그런 세상의 평균치에 대한 느낌을 좋아해요. 그래서 라디오 방송도 많이 들어요. 라디오 방송에서 DJ의 멘트나 사연을 들어보면 아주 극단적인 이야기는 없잖아요. 위아래를 깎은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그런 것들 사이에서 오고 갈 수밖에 없는 사람의 감정과 진실이긴 한데 진실이 아니기도 한 것들을 좋아해요. 무언가를 평균치에 강제하는 감각을 보는 걸 좋아하고 진실과 위선의 사이를 다루는 것을 좋아해요. 그런 측면에서 현수가 일기장을 보고 일기를 읽는 장면도 같은 맥락에서 비춰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로서는 이렇게 보여줄 수밖에 없었던, 한계였어요. , , 그렇습니다. 영화 후반부에 기선이 직업을 바꾼 다음에 대기업에서 기선에게 진짜 이야기를 담으라는 요구를 하잖아요. 근데 진짜 이야기는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고민했어요.

 

박종환그사이 생각을 해봤는데, 제가 어떻게 생겼는지 제 입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생겼으면 좋겠는지 고민해 봤는데, 저는 제 얼굴이 다양한 표정을 보여줄 수 있는 얼굴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어떻게 생긴 것보다 다양한 표정을 잘 보여드릴 수 있는 얼굴이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너무 막 얼굴이 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웃음)

 

김일권박종환 배우님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는 누구인가요?

 

박종환좋아하는 배우는 너무 많지만, 얼굴이나 표정 때문에 계속 시선이 가게 되는 배우는 자연스럽게 얼굴을 움직이는 윌렘 더포(Willem Dafoe)’예요.

 

 

관객: CCTV 화면이나 지도 만드는 차가 장면에 나왔고, 섬뜩한 이야기도 나왔는데 어떤 의도로 담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이강현가끔 기사를 보면 삼성 같은 대기업은 말단 직원의 신상정보까지 알고 있다고 하잖아요. 현실의 섬뜩한 이야기를 포함하고 싶었어요. 사람들의 삶이라는 게 누군가의 시선을 아예 신경을 안 쓸 수 없는 것 같아요. 근데 문제는 단지 누군가가 혹은 어떤 단체가 개인의 신상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진짜 이야기가 무엇인지 만들어서 보여주는 것 같아요. 요즘 예능은 리얼 예능이 아니면 관심을 못 받잖아요. 어쨌든 저는 사람들에게 진짜 이야기가 무엇인지에 대해 자꾸만 제시하는 현실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런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관한 고민을 했어요. CCTV의 경우에도 그런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김일권시간이 거의 다 돼서 정리하자면, 이 영화는 진짜 이야기, 진짜 내러티브, 진짜의 삶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영화인 것 같아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살아가는 얼굴들의 표정일 수도 있고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나 하고 싶은 말씀을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이강현: 요즘 큰 영화가 많은데, 작은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 영화가 개봉했고 오늘 이 자리를 가졌는데, 좋은 경험이 되셨길 바랍니다.

 

박종환당분간 <얼굴들>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재미있는 대화 상대가 되려고 했는데, 영화를 이해하시는 데에 제 대답이 도움이 안 된 것 같아 죄송합니다. 그래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두고두고 대화할 수 있는 영화가 <얼굴들>이지 않을까 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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