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마음의 행로 인디포럼 월례비행 <겨울밤에> 대담 기록
일시 2018년 9월 19일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장우진 감독
진행 정지혜 평론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권정민 님의 글입니다.
시간과 공간, 인물과 상황, 계절과 도시가 이어지는 장우진 감독의 장편영화 세 편 <새출발>, <춘천, 춘천>, <겨울밤에>에는 낭만적인 현실주의자의 미학이 담겨있다. 비슷한 듯하면서 다른 이야기 속에서 춘천이라는 도시를 닮은, 담담하면서도 아린 삶의 어떤 순간들이 날카롭게 교차한다. 두 번째 작품인 <춘천, 춘천>이 인디스페이스 단관 개봉을 앞둔 9월, 인디포럼 월례비행에서는 지난 5월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장우진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 <겨울밤에>가 상영되었다.
정지혜 평론가(이하 진행): 오랜만에 인디포럼 월례비행이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작품은 장우진 감독님의 <겨울밤에>라는 작품입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시네마프로젝트로 먼저 관객 분들을 만났지요. 곧 두 번째 연출작인 <춘천, 춘천>이 개봉을 합니다. 여기 인디스페이스에서 장기상영을 할 예정입니다. 이 작품까지 오늘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감독님, 인사말씀 부탁드립니다.
장우진 감독(이하 장우진): 안녕하세요. 저는 <겨울밤에> 연출자 장우진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진행: 오늘 많은 분들이 와주셨는데요, 저도 이 작품을 큰 스크린으로는 처음 보았습니다. 작은 화면으로 봤을 때랑은 또 다른 느낌이 있네요.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도 보여서 감독님께 많이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야기가 어떻게 된 것인지 의아해 하시는 관객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대담에서는 <겨울밤에>라는 작품의 내용적인 부분과 더불어 구조적인 부분, 형식에 대해서도 묻고 싶습니다. 또 이 작품은 '봄내필름'이라는, 장우진 감독님과 김대환 감독님이 함께 만든 제작사의 작품인데요, 봄내필름의 작품 경향이나 지향점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우선 감독님, 이 작품의 힌트를 좀 주세요. 어떻게 감상하면 될까요?
장우진: 비밀이 별로 없는데 큰일 났네요.(웃음) 일단 어떻게 이 영화를 시작했는지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작품에는 <춘천, 춘천>의 2부에 해당하는 중년 불륜커플의 남자 이야기와 이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춘천에서 겨울 영화를 찍고 싶은데, 뭘 만들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부부가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했습니다. 30년 만에 청평사라는 공간에 부부가 함께 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에 그림들이 나오는데, 이 그림은 불교에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10장의 그림으로 표현한 ‘십우도(심우도)’라고 합니다. 이 그림에서 작품을 착안했고, 영화 속에 삽입된 그림들은 실제로 청평사에 있는 그림들입니다. 촬영 전에 그 그림을 오랫동안 보고, 그림과 비슷한 부부의 이야기를 하고자 했습니다. 소는 농경시대에 가장 가깝게 있지만 소중한 줄 모르는 동물이잖아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자주 벌어지는 일, 휴대전화를 잃어버려서 다시 되찾으러 가는 여정을 매개로 삼아 정작 휴대전화가 아닌 다른 것들을 잃어버리고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여정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은주는 뭘 잃어버렸는지 정확히 알지만 찾지 못하고, 반대로 흥주는 자기가 장갑을 잃어버린 것도 모르고 엉뚱한 것을 찾아다니죠. 엉뚱한 욕망을 찾아다니다가 결국 과거와 조우한 후 느끼는 자책, 회의감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결혼생활에서 여성이 무언가를 ‘잃어버린다’는 의미와 맞닿아있는 것 같아요. 이혼한 지인분과 술을 마시며 대화를 하던 중 그분이 이혼하고 보니 자기 것이 휴대전화밖에 없더라, 하는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어요. 그 이야기가 찡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그 이야기를 서영화 배우님한테 말씀드렸더니 그 대사를 어디서 할지는 본인이 고민해보겠다고 하셨어요. 그게 스님 앞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되었고요.
진행: ‘여정’이라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번 월례비행의 제목으로 붙인 문장도 ‘마음을 찾아나가는 여정’이에요. 심우도는 보통 10장으로 되어있는데, 청평사에는 8장이 있고 이 영화에는 4장 정도가 나왔어요. 이 영화는 아마도 사라진 나머지 그림들을 찾아나가는 여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이름을 그렇게 붙여보았습니다. 이 영화에서는 시간의 동시성이 눈에 띕니다. 두 커플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사이 과거, 혹은 환상, 혹은 꿈이 틈입해 들어가고, 동시에 진행되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합니다. 초반에 부부가 청평사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으로 영화가 시작을 하는데, 출발의 지점에서 보면 하나의 원을 그리는 영화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원이 정반합의 과정 속에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구조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편의상 영화의 구조를 크게 네 덩어리로 나눠보겠습니다. 초반에 다시 휴대전화를 찾으러 가는 시간이 한 덩어리, 그리고 홍주와 혜란의 재회 이야기가 한 덩어리, 구토 증세를 보이던 흥주의 모습에서 시작되는 은주의 이상하고 기괴하고 몽환적인 경험이 한 덩어리, 그리고 마지막에 다시 돌아가는 여정 한 덩어리, 이렇게 있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이상희 배우와 우지현 배우가 연기한 젊은 남녀의 시간이 공존하고 있고, 마치 인터스텔라처럼 현실과 꿈의 세계가 이어지면서 마법처럼 접점을 만들어나갑니다. 감독님께서 시나리오부터 구조적인 부분을 염두에 두고서 촬영에 들어간 건가요? 아니면 편집 과정 속에서 만들어간 건가요? 워낙 구조에 대한 관심이 많으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장우진: 구조는 당연히 미리 결정을 하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이야기는 무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확히는 환상, 두 명의 꿈, 혹은 환상의 여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어떻게 보면 두 인물의 의식의 흐름일 수도 있고요. 그 안에서 우연하게 젊은 커플을 만나게 되고, 그것이 어떤 기억을 불러내는 그런 설정은 미리 정해놓고 간 게 맞습니다. 다만 그게 너무 도드라지게 구분되어 보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그때 칼 세이건에 빠져있었을 때라 공존과 시간, 그런 것에 관심이 있었어요. 사람의 생각이란 게 막 섞여 있잖아요. 마찬가지로 영화에서도 밤이 된 후 여러 상황들이 막 섞여 나오는 거죠. 그렇지만 그 안에서 어느 정도의 내러티브를 가질 수 있을 정도로 구축했습니다. 외적으로 시도를 좀 많이 했죠. 시공간을 넘나드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게 이 영화의 ‘영화적 체험’이길 바랐습니다.
진행: 전작들부터 보았을 때, 이 작품에서 가장 많은 시도를 하신 것 같아요. 감독님이 말씀하신 시도가 어떤 부분인지를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장우진: 인물의 동선과 카메라의 움직임, 프레임 안과 밖의 활용 방식을 염두에 두고 연출을 했습니다. 촬영감독님하고도 원칙을 세워서 프레임 밖이면 또 새로운 시간, 혹은 새로운 공간이라고 생각을 하고 작업했어요. 인물이 화면 안으로 새롭게 들어오면서 다른 시간과 공간으로 여행한다는 콘셉트로 시도를 했습니다. 또, <새출발>하고 <춘천, 춘천>같은 경우는 굉장히 소규모 시스템에서 DSLR로 촬영을 했고, 인공 조명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춘천, 춘천>은 제가 직접 촬영을 했어요. 그러다 실력이 안 되는 걸 느끼고(웃음) <지슬>(2013)을 촬영하신 양정훈 촬영감독님을 섭외했습니다. 제가 원하는 기묘한 밤의 색깔을 내고 싶었어요.
진행: 그럼 이번에는 조명을?
장우진: 많이 쳤어요.(웃음)
진행: 이 공간이 원래 이런 빛이 나는 곳인가 궁금했거든요.
장우진: 원래는 완전히 어둠이에요. 실제로 가보시면 실망을 많이 하실 겁니다. 다 만들어낸 빛이에요. 빛을 정말 잘 활용한, 제가 좋아하는 사진작가의 전집을 촬영감독님께 보여줬더니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하셨어요. 온갖 곳을 다 돌아다니면서 그 컬러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을 정말 많이 하셨습니다. 셀로판지 같은 것들을 잔뜩 수집해 오셔서 함께 컬러들을 골랐어요. 심우도에 나오는 색감도 적극 활용하자고 했고요. 색을 많이 쓰면 유치해질 수도 있지만 그래도 과감하게 시도를 해보자, 어차피 돈 벌 생각으로 만드는 것도 아니고, 그런 생각으로. 한편으로는, 한국 독립영화하면 떠오르는 어떤 이미지가 있더라고요. 제 작품도 마찬가지인데, 약간 무채색에 리얼리즘, 청춘과 우울 같은 것? 언제부턴가 너무 그런 이미지들의 집약이 된 게 싫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컬러를 엄청나게 써보자, 신비롭게 해보자, 판타지스럽게 만들어보자 생각했어요. 양정훈 촬영감독님도 동의하셨고요. 그래서 색감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빛의 삼원색을 다 썼어요. 그걸 다 쓰면 나중에 색보정할 때에도 색감을 죽일 수가 없거든요. 각오를 하고 쓴 거죠.
진행: 이제 카메라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습니다. 롱테이크로 촬영하여 하나의 씬 자체가 시간성을 표현하게 되는데요, 감독님의 전작에서부터 이어져온 방식이에요. 이건 또 배우의 연기와 이어지는 거잖아요. 제가 알기로는 트리트먼트 정도만 가지고 촬영을 하신다고 들었어요. 물론 그 전에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배우와의 긴밀한 이야기를 나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과정이 궁금합니다. <춘천, 춘천> 시사 때 배우 분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장우진 감독님은 환경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강아지가 짖으면 사전에 강아지를 이동시키거나 통제하는 게 아니라 이걸 다 받아들이고 영화의 한 부분으로 사용하는 식으로 말이죠. 배우 연기의 과정이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서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 어느 정도의 트리트먼트를 가지고 촬영을 시작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장우진: 이번에는 DSLR 말고 좋은 카메라를 쓰고 싶었습니다. “우리도 비싼 카메라 한번 써봅시다.” 그랬죠. 조명도 치고 싶었고 컬러도 섬세하게 재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돈이 많이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시나리오를 다 썼죠. 시나리오 없이는 투자를 안해주니까. 시나리오 열심히 썼고요, 투자가 결정된 순간, 배우 분들하고 시나리오를 다 같이 쓰레기통에 버렸습니다.(웃음) 그 후로는 저도 정말 보질 않았어요. 이야기의 첫인상을 가지고 촬영 한 달 반 전부터 배우분들과 캐릭터를 만들어 놓았어요. '서울 연세대학교의 문학동아리. 기형도 시인이 있었던 동아리에서 신입생 환영회 때 꽃다지를 부르는 은주를 본 흥주가 반했다.' 이런 식으로 실제 경험과 주워들은 이야기, 가상의 픽션을 섞어 전사를 하나씩 하나씩 설정하면서 타임라인을 만들어나갔어요. 그 인물의 인생 속 주요한 사건들을 같이 구성했습니다. 배우 분들이 저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제가 많이 듣고 받아들였죠.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까 생각하면서 캐릭터를 구체화시켜 나갔습니다. 서영화 배우님이 그런 면에서 집요한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많이 배웠고, 캐릭터에 대한 접근방법에 있어 저한테 많은 자극을 주셨어요. 한번 만나면 정말 여덟 시간동안 얘기합니다. 장문의 메일도 여러 번 주고받았습니다. “은주는 이런 상황에서 말투가 어떤 사람이에요? 핸드폰을 잃어버리면. ‘아 나 어떡해, 어떡해!’ 하는 사람도 있고, 덤덤하게 ‘어떡하죠.’이런 사람도 있잖아요.” 이런 식으로 대화를 하면서 제가 그리는 은주와 그분이 생각하는 은주 사이의 간극을 계속 좁혀나갔어요. 배우님께서 추상적인 인물을 말투와 행동을 통해 땅에 붙이려고 노력을 하신 거죠. 모든 배우와 그런 과정을 거쳤습니다. 조연, 단역들은 그런 시간이 많이 없었지만 주연 네 명만큼은 자주 만났고 서면으로도 자주 이야기했습니다. 연기를 시나리오 없이 하려면 일단은 배우가 편안해야 되잖아요. DSLR의 장점은 카메라 뒤의 환경이 작기 때문에 배우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는 거예요. 반대로 이번에는 서영화 배우님과 이상희 배우님을 뺀 다른 배우 분들이 처음 경험하는 규모의 장비들이었기 때문에 조금 당황하셨어요. 처음엔 조금 긴장을 하셨는데 한 이틀 지나고 나서부터는 편해졌어요. 제가 30분 동안 컷을 안 하고 정말 리얼타임으로 촬영을 진행했거든요. 예를 들면 백숙 장면에서 백숙이 나오면 다 먹고 나가는 것까지 리얼타임을 담기로 했어요. 우리 이야기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고 그 캐릭터가 할 수 있는 말을 자유롭게 꺼내달라고만 말씀드렸어요. 후에 제가 대사를 취합하거나 정리해서 드리겠다고 하고요. 그렇게 한 10분정도 지나면 배우 분들이 카메라의 존재를 잊습니다. 그냥 본인의 말에, 앞에 있는 것들에 집중을 하게 되니까요.
진행: 감독님께서 홍상수 감독님 영화를 좋아하고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얘기하신 적이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 홍상수 감독님의 작업에서는 그 당일 날 대본이 나오고 배우에게 전달이 된다는데요, 그러니까 배우들은 당일 받은 대본의 앞뒤 상황은 모르는 거죠. 연기를 한 배우 분께 듣기로는 그 순간에 집중할 수 있고 그것만 완벽히 수행을 하면 된다는 믿음이 생겨 오히려 연기하기에 좋다는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홍상수 감독님의 영화는 상당히 즉흥적이지만 말의 리듬이나 말투 등은 세세하게 조율해 간다고 해요. 감독님의 경우는 어떤가요? 롱테이크로 오랫동안 배우 스스로가 연기연출을 할 수 있게끔 한다면, 감독님의 현장 장악은 어떤 방식인가요?
장우진: 홍상수 감독님은 출발부터 전체 동선을 계산하신다고 해요. 기계적인 디렉션을 통해 사유를 차단하고 자동주의에 빠지게 만들어내는 거죠. 저도 그렇게 한번 해보기는 했는데, 불편해서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캐릭터의 백그라운드를 구체적으로 세우는 거죠. 그렇게 하면 크게 벗어나지 않더라고요. 내러티브의 핵심 내용 이외에는 배우가 찾아내는 우연이나 아이디어들을 많이 수용하는 편입니다. 다음날 찍을 장면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도 해보고 취합하는 거죠. 어쩔 때는 정말 배우 분에게 맡기기도 해요. 배우가 창작자로서 무엇을 보여줄지 궁금하고요. 그런데 몇몇 장면은 카메라의 움직임, 프레임 인-아웃 등의 연출이 굉장히 효과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저도 어쩔 수 없이 기계적으로 장악해나갈 수밖에 없는 거죠. 섞여있다고 생각해요. 다음번에는 또 어떻게 해볼까 고민도 됩니다. 제 스타일을 찾아가야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진행: 그런 방식을 택한 건 감독님이 하고자하는 이야기와 맞닿아있기 때문인가요? 그런 방식, 세팅을 통해서 기대하는 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장우진: 저는 책상에서 글로 쓴 것을 그렇게 믿는 편은 아닙니다. 물론 그걸 계속 반복하고 수용해서 완벽히 다듬어진 각본도 있을 테지만, 그보다는 현장에서 발견한 것들을 통해 즉흥적인 창안을 하는 일에 더 관심이 있습니다. 그게 되게 재밌고, 진짜 노는 것 같고, 창작하는 것 같고, 즐겁고요. 그게 저한테 더 맞는 것 같아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여태껏 저랑 같이 작업한 배우 분들도 아직까지는 편하게 하는 것 같아요.
진행: 호흡을 맞췄던 배우와 계속 같이 작업을 하시는 데엔 그런 방식에 익숙하니까 작업 시간을 좀 단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연속성이라는 것도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영화를 쭉 같이 봤을 때 보이는, 인물이 묘하게 겹쳐지는 듯한 효과도 있습니다. 혹시 그런 연속성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실 수 있나요? 배우를 쓰는 방식도 그렇고, 캐스팅을 할 때 전작과 비슷한 대사나 동작을 염두에 두시는지.
장우진: 우선 배우하고 ‘어떻게 만들고 싶다’에 대해서 동의가 되어야 작업을 할 수 있잖아요. 이 방식을 흥미롭게 생각하는 분하고 하길 바랐어요. 서영화 배우님은 이 영화에서 처음 함께 작업했는데요, 선배님이 제 인터뷰를 보고 재밌을 것 같다고 해서 오케이를 하셨고, 이 방식을 처음 시도하셔서 새로움을 느끼셨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연속성은, 저도 이상하게 뒤늦게 깨닫게 되더라고요. <새출발>의 취업 준비하는 지방대생 우지현이 졸업을 하고 나서 춘천 고향에서 또 취업준비를 하다가, 청평사에 갔다가, 거기 있던 중년이 다시 자기 부인과 <겨울밤에>에서 청평사에 오고, 거기서 과거로 가는 흐름 같은 것이요. 어느 순간 연속성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특히 춘천이라는 공간은 제 어린 시절의 많은 추억들이 있는 곳이라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제 바람 중에 하나는 춘천의 사계절을 다 찍는 건데요, 이제 여름과 봄이 남았는데, 그것도 아마 이런 류의 연속성을 가지고 작업을 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사이에는 전혀 다른 시도를 한번 해보려고요.
진행: 베를린에서 촬영을 하실 거라고 들었어요. 전혀 다른 시도라고 하면 촬영의 방식, 배우와의 연기연출 방식, 혹은 이야기의 방식 이런 게 다 달라진다는 이야기일까요? 아니면 로케이션 자체가 달라지면서 기대하는 바가 있다는 건가요?
장우진: 우선 샷을 나눌 거구요.(웃음) 전략적으로 샷을 많이 나눠서 샷 바이 샷의 미학을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제가 샷이 많은 영화를 싫어하는 게 아니거든요. 잘 못해서 안 한 거지.(웃음) 또 이번에는 제가 캐릭터를 만들어서 배우 분이 그걸 어떻게 소화해내는지 보고 싶어요. 제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과 배우가 어떻게 소통할까 궁금합니다. 배우마다 고유의 몸짓과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리고 해외 촬영은 또 처음 시도하는 거니까 그것도 시도가 될 수 있겠고요. 하지만 전반적인 연출에는 현장에서의 리얼함을 가지고 갈 생각입니다. 그것이 용인되는 스태프들을 섭외할 겁니다. 배우는 카메라 앞에 있지만, 여전히 편하게, 자유롭게,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고 시간을 충분히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진행: 청평사에 가본 적이 없는데, 감독님 영화를 보면서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력적인 공간인 것 같습니다. <춘천, 춘천>에 등장하기도 하고요.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공간이 갖고 있는 폐쇄성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이 영화에서는 민박의 주인으로 나오는 여성이 굉장히 묘했습니다. 약간 귀신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영화를 보면서 이 기괴한 공간이 궁금해졌는데, 감독님께서 그리는 청평사의 이미지가 궁금합니다. 또 봄내필름의 김대환 감독님의 <철원기행>이나 <초행>을 저는 행(行)의 영화라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요, 계속 이동하면서 만들어지는 서사라는 거죠. 반면 감독님은 폐쇄된 공간 안에서 시간을 다루는 방식에 관심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청평사라는 공간과 함께 감독님이 그리고자 한 주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장우진: <새출발>에서는 저도 행(行)을 시도했는데, <춘천, 춘천>이랑 <겨울밤에>는 말씀하신대로 호수처럼 고여 있는, 맴도는 동선이에요. 같은 공간이 반복되고 그 반복을 통해서 차이를 드러내는 것에 흥미를 가졌습니다. 우리가 그림을 볼 때 전혀 다른 그림 두 장이 있으면 그 둘의 관계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그림이 두 개가 있으면 그 안에서 유사성을 찾게 되고 또 반대로 차이를 찾게 되잖아요. 그런 효과를 의도했습니다. 사실 우리의 일상이라는 게 매번 크게 다르지가 않잖아요. 늘 같은 공간에 머물고요. ‘영화적’이라고 하는 건 우리가 가보지 못한 곳으로 데려가는 것이기도 하지만 항상 같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미묘한 차이에 집중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같은 공간에서 인물이 바뀐다거나 계절이 바뀌는 것, 햇볕의 바뀌는 것을 통해 내러티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했어요. 다음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진행: 청평사가 유독 공간으로서의 매력이 있는 건가요?
장우진: 청평사는 제가 자주 갔던 곳이기도 하고요, <춘천, 춘천> 촬영 전에 일주일간 거기에 머물렀어요. 민박 어머님이 맨날 똑같은 말을 하시고, 시간이 계속 쳇바퀴 속에서 돌고 도는 느낌이었습니다. 여행객인데도 편안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그리고 시간이 외부와 차단되면서 오히려 더 확장되는 느낌도 들었어요. 묘하더라고요. 그런 인상을 가지고서 이 두 편의 영화를 만든 것 같아요.
진행: 촬영 순서도 궁금합니다. 혹시 현장에서 바로 편집을 하시는 거라면 순서 편집으로 바로 진행을 하시는 건지도 궁금하네요.
장우진: 전작까지는 촬영을 모두 다 끝낸 후에 편집을 했는데, 이번에는 편집을 같이 한번 해봤어요. 이틀 찍고 하루 쉬면 쉬는 날 제가 편집을 했어요. 컴퓨터랑 장비를 다 제 방에 옮겨놓고요. 그래서 실제로 편집은 3주 만에 끝났습니다. 정말 영화 순서대로 찍었어요. 마지막 택시 장면이 실제로도 마지막 촬영이었습니다.
관객: 마지막 장면의 시간대가 새벽입니다. 새벽은 흔히 희망을 의미하기도 하는데요, 제가 봤을 때는 그게 그 부부의 끝처럼 보였어요. 그런 파경을 희망과 대치시키는 게 일반적이진 않은 것 같아요. 그 장면에서 은주의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 그 시간대를 선택한 건지 궁금합니다.
장우진: 사실 여태껏 삼십년 살았던 대로 그냥 돌아갈 수도 있는 거죠. 근데 되게 큰 용기를 낸 거예요. 택시를 세우고, 내리고, 붙잡습니다. 그때 택시 비상등이 켜지는데요. 말 그대로 ‘비상’이죠. 서영화 배우님을 자세히 보시면 그 때에 눈을 많이 깜빡깜빡 하세요, 비상등처럼. 다 계산하고 하신 거예요. 그때 은주의 머릿속에는 그만큼 많은 생각들이 왔다 갔다 하는 거죠. 영화를 ‘고민의 순간’에서 끝내고 싶었어요. 그 장면의 콘셉트는 ‘잠깐, 내 인생 잠깐만 일시정지.’ 같은 거였어요. 근데 제가 편집을 마치고 상영본을 보내기 직전에 갑자기 은주가 눈길을 다시 걸어나오는 씬이 생각이 났어요. 사실 그 장면은 서영화 선배님이 중간까지 카메라가 돌아가는 걸 모르고 그냥 걸어 나오신 거예요. 연기가 아니라 정말로 산책을 하듯이 걷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긴 거죠. 그래서 연기 할 때와는 몸짓이 다릅니다. 경직되어 있지 않고 유일하게 자기시간을 갖는 순간이에요. 그게 되게 묘했고 인상적이었거든요. 제가 은주라면 그 시간을 기억하고 싶어 할 것 같아서 마지막 장면에 썼습니다.
관객: 영화 잘 봤습니다. 사소할 수도 있는데, 오프닝 장면에서 하나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게 있습니다. 처음에 택시가 느리게 가잖아요. 일반적으로 택시는 빠른데 말이에요. 택시가 느리니까 뒤에 있는 차가 빵빵대는 모습이 나와요. 그때 택시기사가 욕을 하잖아요. 그 장면이 영화의 진행 방향을 알려주는 것 같기도 했거든요. 그러니까 이 영화의 방향도 이 택시처럼 느리게 진행될 것이다, 하는 거죠. 황당한 생각일 수도 있는데, 두 번째로는 빠르게 가는 차가 ‘요즘 영화’에 대한 비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택시와 뒤의 차가 대비되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장우진: 하하하. 개인적인 취향을 말씀드리면, 빠른 영화를 좋아하진 않아요. 느린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고요. 근데 말씀하신 대로 의도한 건 아니고요, 실제로 그 길이 커브가 심해요. 속도를 조금만 내도 되게 위험합니다. 그러다보니 차가 좀 밀린 건데 누군가는 급한 사람이 있잖아요? 뒤에서 빵빵대면 휴대전화 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또 다급하겠습니까. 그런 것이 상충되는 모습을 표현한 것 같아요.
진행: 저도 엔딩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전작에서도 그렇고 감독님의 영화는 보는 제 감정이 다 수습되기도 전에 단호하게 마무리를 짓고 크레딧을 올리시더라고요. 이번엔 조금 더 주저함의 시간을 갖고 싶었다고 하셨는데, 그럼에도 어떻게 보면 매듭이 지어지는 결말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생각하는 이 영화의 엔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장우진: <새출발>도 좀 그랬죠. 감정이 확 북받쳤을 때 갑자기 블랙아웃 시켰는데요, 연출자가 여운을 순간 뺏어버리면서 생기는 효과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영화 세 편은 다 이걸 택했던 것 같아요. 저는 그게 더 감상적이지 않게 영화를 마무리하는 방식이라고 믿습니다. 명료하진 않죠. 불친절한 방식이고요. 그래도 또 반대로 더 여운이 남기는 방식이기도 한 것 같아요.
진행: 봄내필름에서 김대환 감독님과 품앗이하듯이 서로의 작업에 프로듀서로, 연출자로 협업을 해나가며 함께 영화를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봄내필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릴게요. 어떻게 만들게 되었고, 어떤 작업을 지향하는지, 계속해서 지금과 같은 구조로 영화를 만들어나갈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장우진: 봄내필름은 중학교부터 친구인 김대환 감독과 연이 닿아서 함께 만든 제작사입니다. 저희는 비디오가게에서 만난 사이예요. 미술학원 갔더니 거기에도 김대환이 있었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탔더니 집이 또 바로 옆이고, 묘하게 이상한 인연이 쌓이면서 서로 영화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래서 경제적인 동지처럼, 내가 비디오를 빌리면 얘한테도 빌려주고, 얘가 빌린 걸 내가 보기도 하면서 지냈어요. 그러다 대학과 대학원도 같은 학교로 가면서 학연-지연의 공동체가 되고.(웃음) 사실 저희가 회사를 만든 이유는 딱 하나예요. 자유로운 시스템에서 우리 둘이 영화를 만들자. 영화 형태가 많잖아요. 투자를 받아 만들 때도 있고, <춘천, 춘천>처럼 집 보증금을 빼서 만들 때도 있고. 어쨌든 김대환 감독하고 제가 작업을 할 때는 아무런 외압 없이, 눈치 보지 않고 우리끼리 똘똘 뭉쳐서 우리가 만들고 싶은 대로 영화를 만들자 싶었습니다. 한 명이 영화를 만들 때 상대방이 지지를 해주고, 연출자가 원하는 세팅을 해주는 거죠. 확실한 내편을 데리고서 끝까지 밀어붙이는 겁니다. 현재 김대환 감독의 다음 작품은 제작사와 계약이 되어있고 제 다음 작품은 해외 프로젝트이다 보니까 지금은 잠시 따로 하고 있어요. 저희 둘이 돈계산을 안 하고 무조건 연출자가 원하는 대로 다 긁어버리거든요.(웃음) 그래서 다른 경험을 해보고 배워오려고 합니다.
진행: 김대환 감독님의 현장에 한번 간적이 있습니다. 그때 현장에서의 연출 방식 같은 것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봤는데요, 워낙 두 분 다 배우 연기연출에 관심이 많으시고 그게 실제로 영화에 중요한 포인트잖아요. 혹시 두 분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장우진: 외적으로는 비슷하게 접근하는 것 같은데, 내적으로는 어떤 화학작용을 서로 주고받는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프로듀서 입장일 때랑 연출자일 때는 전혀 다르니까요. 배우랑 연출자랑 함께 있는 시간이 되게 많은데 그런 자리에 프로듀서가 참여하진 않거든요. 저도 마찬가지로 저희 배우랑 제 방에서 따로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때 오가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사실은 작품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접근 방식은 같아도 김대환 감독이 배우와 함께 즉흥연출을 대하는 방식은 저와는 아마 많이 다를 거예요. 그들만의 교감이 오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연출자만이 아는 느낌이 있는 거죠.
진행: 배우와의 연기연출에 대해서는 의외로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지 않았던 것 같아요. 독립영화 내에서 젊은 신진감독님들이 어떤 방식으로 배우와 작업을 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좀 더 이야기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작품은 서영화 배우의 여정이 인상적이에요. 사실 흥주는 젊은이들과 거의 접점이 없고, 그들을 어떤 환상처럼 접하고 말죠. 말씀하신 것처럼 은주는 잃어버린 게 뭔지도 알고 그것을 찾으려고 하는 반면에 흥주는 전혀 관심이 없고, 자기가 잃어버린 것조차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이곳을 떠나는 정도로만 나오는 것 같습니다. 여성들이 느끼는 감정이 섬세하게 다뤄진 것 같아요. 남성이 보여주는 모습은 이와 대조적입니다. 은주는 자기의 여정을 갔다가 오는데, 흥주는 과거 연인과의 순간을 떠올렸던 거잖아요. 그런 대비의 구조도 흥미롭게 보였습니다.
장우진: 남성들이 실제로 많이 그런 것 같아요.(웃음) 더 늦게 깨닫고 어리석기도 하고 방황이나 일탈을 하면서 쓸데없는 것을 찾는데 그게 뭔지도 잘 모르는 것 같고. 반대로 은주는 내적 고민을 하잖아요. ‘정말 우리는 뭐가 문제지?’하고요. 근데 흥주는 잘 몰라요. 물어보면 대답을 못 할 거예요. ‘아니야, 우리는 문제가 없을 거야’, 혹은 ‘미안해’, 같은 말 밖에 못하겠죠. 그런 대비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은주 캐릭터에 초점을 많이 맞췄던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흥주는 젊은 남녀와 한 프레임 안에 공존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흥주는 과거 시절을 유리창을 통해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은주는 젋은 남녀와 조우하고 손을 잡기도 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그들을 위로하고 위로받기도 해요.
진행: <춘천, 춘천> 개봉을 앞두고 있어요. 첫 개봉을 앞두고 계서서 기대가 클 거라 생각합니다. 인디스페이스에 단관개봉해서 장기상영을 하게 되었는데요, 일부에서는 이게 독과점이다 뭐다 하시는 분도 있어요. 독과점의 개념을 잘못알고 계시는 것 같은 그런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지만, 어쨌든 개봉과 더불어 다음 작품 계획에 대해 여쭤보며 마치겠습니다.
장우진: ’시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영화의 개봉순서가 뒤섞이면서 또 묘한 경험을 하게 되는 게 재미있습니다. <새출발>을 첫 번째로, <춘천, 춘천>을 두 번째로, 오늘 상영한 <겨울밤에>를 세 번째로 찍었는데, 두 번째 작품을 먼저 개봉하면 관객 분들이 다른 순서로 제 작품을 볼 수 있으니까요. 세 작품이 연속성이 있다 보니까 이런 부분들이 더 흥미로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다시 한 번 보려고 합니다. 사실 <춘천, 춘천>은 정말 어렵게 만들었어요. 다섯 명이서 되게 어렵게 만들었는데, 영화제 쪽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개봉 현실은 그것과는 또 다르더라고요. 열약하고 냉혹합니다. 이번에는 제가 먼저 제안을 했어요. 한 개의 극장이라도 좋아요. 외국에는 그런 케이스가 많잖아요. 마을의 작은 영화관에서 작은 영화를 오랫동안 상영하는 방식이요. 어차피 돈 벌려고 만든 것도 아니고 상영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배급사에 제안을 했고, 배급사에서 인디스페이스에 제안을 했더니 흔쾌히 받아주셨어요. 너무 감사합니다. 이 케이스가 좋은 선례로 남아서 작은 영화들이 이런 상영 문화를 만들어가고 활성화되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인디스페이스의 독특한 문화가 되고, 지방의 극장에서도 벤치마킹을 하면서 그렇게 퍼져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하고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행: 다음 달 월례비행에서 또 여러분들을 뵙겠습니다. 늦은 시간까지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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