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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Review] <위켄즈> : 이 무대에서만큼은 주인공 되어

by indiespace_은 2017. 1. 2.



 <위켄즈한줄 관람평

이다영 |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노래가 되고 싶다.

상효정 | 원한다, 사랑을! 원한다, 변화를! 원한다, 우.리.는!

이형주 | 편견과 신념을 뚫고 사람이 보이고 아름다움이 보인다

최미선 | 성소수자로 대변된 이 사회의 모든 소수자들에 대하여

홍수지 | 지워지지 않아야 할 삶과 사랑과 노래

전세리 | 해피 투게더




 <위켄즈리뷰: 이 무대에서만큼은 주인공 되어


*관객기자단 [인디즈] 홍수지 님의 글입니다.


작년, 미국 대법원에서 동성결혼 합헌 판결이 결정되고 페이스북 타임라인이 무지갯빛으로 물든 것을 보며 우리나라의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서도 희망적인 생각을 해봤던 것 같다. 그러나 올해,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했을 때 축제를 즐기는 이들보다 인상 깊게 다가온 이들은 화가 잔뜩 난 혐오 세력이었다. 사진으로만 봐온 집단적으로 가시화 된 혐오감을 피부로 생생하게 느낀 경험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그 직접적인 위협 앞, 바로 맞은편 무대에는 자신들의 축제를 빼앗기지 않고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으며 G_Voice를 처음 본 것도 그때였다.



이동하 감독의 <위켄즈>는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파노라마 관객상을 받은 작품으로, 원래는 국내 최초의 게이코러스인 G_Voice의 10주년 기념 공연을 기록하기 위해 제작되었다. 그러나 <위켄즈>에는 이들이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뿐만 아니라 그들의 일상생활이나 연애 같은 삶의 일부분이 솔직하고 섬세하게 드러난다. “자고픈 남자는 많지만, 손잡고픈 남자는 너 뿐이야”(‘종로의 기적’ 中) 라는 직설적인 가사처럼 G_Voice 단원들의 이야기를 타인의 시선이 아닌 그들의 입으로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영화의 매력이다. 중간 중간 삽입된 뮤지컬 장면은 극적인 생동감을 더하기 때문에 극의 전반부는 대체로 유쾌하게 흘러간다.



김조광수, 김승환 커플의 결혼식 축하 무대에서 G_Voice가 ‘똥물’을 뒤집어쓰는 사건을 계기로 영화는 그들의 개인적 삶과 떨어질 수 없는 사회적 차별에 대해 얘기한다. 무대에서 내려와 “칼이 아니라 똥물이어서 차라리 다행이다”라고 말하는 단원이 보여준 의연함은 그들이 살아오며 견뎌낸 혐오가 어느 정도로 컸을지, 또 얼마나 일상적이었을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영화는 이들이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똥물을 뒤집어써도 다시 옷을 갈아입고 노래를 했듯 G_Voice는 세월호 참사 현장이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농성 현장에 참여해 노래하는 등 다른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연대를 확대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이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과 연대하는 것의 힘을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보이지 않는 것들을 더 얘기해야 되는 것 같고 더 노래 불러야 되는 것 같다던 G_Voice의 한 단원의 말처럼 영화 <위켄즈>는 있지만 보이지 않던 삶들을 기록하고 노래한다. 분명히 현재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의 삶은 이전에 비해 가시화되고 있지만, 변화는 빠르고 행복하게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며 G_Voice와 그들처럼 소리를 내는 이들이 없었다면 혐오의 그림자에 많은 삶이 지워졌을 것이다. 이들의 노래가 더는 특별할 것이 없어지는 세상이 올 때까지 그들의 노래와 몸짓이 더욱 크고 당당하게 울려 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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