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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Review] <왕초와 용가리> :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by indiespace_은 2016. 9. 19.



 <왕초와 용가리한줄 관람평

이다영 |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상효정 | 동네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만난다는 것

이형주 | 동묘시장에서 산 패딩을 입고 겨울을 나는 겁나 따뜻한 기록

최미선 | 목적을 잃은 선행의 폭력성. 무엇보다도 스스로 일어날 기회 자체가 주어졌으면.

홍수지 | 안동네를 담은 가감 없는 기록

전세리 | 안동네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왕초와 용가리리뷰: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다영 님의 글입니다.


거대한 타임스퀘어가 자리한 영등포, 그 화려한 그림자 뒤에 가려진 이들의 이야기가 있다. [다큐프라임], [인간극장] 등 다수의 TV 다큐멘터리를 연출해 온 이창준 감독이 직접 1,095일동안 영등포 2차선 다리 밑에 위치한 ‘안동네’에서 이 곳 주민들과 거주하며 촬영한 생생한 삶의 기록이다. 



‘빈민촌’, ‘쪽방촌’ 등 안동네를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다. 겉보기에는 허름하고 한없이 부족해 보이지만, 이 곳에 사는 이들은 이 안동네가 그 어느 곳보다 따뜻하고 사람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한다. 좁은 집들 사이사이를 찍으며 돌아다니는 카메라를 마주보고 어떤 이는 덩실덩실 춤을 추기도 하고, 어떤 이는 목청을 높여 노래자랑을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활짝 웃어보이며 양손으로 브이자를 그리기도 한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으로 영등포 일대와 안동네를 배회하며 이 곳 사람들의 평화와 안위를 지키는 21세기 ‘왕초’ 상현, 험악한 인상과 무시무시한 용 문신 뒤에 순수함과 귀여움을 감추고 있는 ‘용가리’ 정선, 안동네 모든 이들에게 아버지라 불리며 노래 한 곡조 곧잘 뽑아내곤 하는 안동네 ‘흥부자’ 복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계속 희망을 찾으며 열심히 살아가는 꿈꾸는 일꾼 진태까지. 별나고 겉으로 보기에는 거칠기만 한 이들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더없이 사랑스럽고 사람냄새 나는 이들이 있기에 안동네는 비로소 삶의 온기가 가득하다. 어떤 이들에게는 한없이 모자라고 한심한 연민과 구제의 대상일지 몰라도 서로에게는 더없이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살이 속에서 진정 위로가 되어주는 것은 서로가 채워주는 술잔과 포개어 기댄 서로의 어깨이다. 



<왕초와 용가리>는 단순히 안동네 사람들의 삶의 모습만을 녹여낸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이리도 날 것으로 보여지는 이들의 생활 속에서 우리 모두가 이들에게 알게모르게 지니고 있었을 편견들을 발견하게 된다. 지하도를 걸어 다니며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을 상인들, 생각 없이 주머니를 뒤져서 동전 몇 개를 던져 넣었을 모자들, 길 위에서 의식적으로 피해왔을 비틀거리는 걸음들을 나는 이 영화를 보며 다시금 떠올렸다. 하나의 삶과 인격을 영위하는 사람들로 이들이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공존한다는 것, 연민과 사랑의 차이, 인간답게 산다는 것과 자기중심적 사고와 시선이 아닌 타인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이다. 결국 인간을 인간답게 살게 하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가 ‘함께’, ‘잘’ 살아가기 위해서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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