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키퍼>
Synopsis
누군가를 만남으로써 세상은 새롭게 변화하기 시작한다. 옴니버스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2015년 아카데미 애니메이션부문 후보작 <댐 키퍼>와 함께 작품에 참여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을 함께 만날 수 있는 기회.
<스케치트래블>
소중한 의미가 담긴 책. 책을 마지막 목적지까지 안전하기 운반하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 긴 여정을 떠나는데...
<하트>
안개 낀 평원 한 가운데 우뚝 솟은 정체불명의 덩어리. 그곳으로부터 심장 하나가 떨어지고 마침 주인공이 이를 줍게 된다. 머지않아 심장을 얻기 위해 하나 둘씩 사람들이 모여들고 심장을 뺏기지 않으려는 주인공의 사투가 시작되는데…
<댐 키퍼>
마을을 어둠으로부터 지켜주는 댐 지기이자 외톨이인 어린 돼지. 어느 날 새로운 친구를 만나 삶의 큰 변화를 겪게 되는데...
<댐 키퍼>한 줄 관람평
양지모 |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가에 대한 세 가지 답안. 애니메이션의 질감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이교빈 | 귀여움, 감동, 상상력! 세 번의 심장어택
김민범 | 어둠을 물리치는 방법은 배우는 것이 아니라 깨닫는 것
이도경 | 때로는 말보다 마음을 꽉 채우는 위로가 있다
전지애 |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애니메이션
<댐 키퍼>리뷰
<댐 키퍼> : 애니메이션에 대한 어떤 ‘편견’의 ‘균열’을 위하여
*관객기자단 [인디즈] 양지모 님의 글입니다.
<댐 키퍼>는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가 단편 애니메이션의 상영을 위해 플랫폼을 개발한 두 번째 결과물이다. <생각보다 맑은>이 한지원 감독의 단편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모아 개봉하는 방식이었다면, <댐 키퍼>는 제작진의 이름에서 서로의 연관성을 파악해야 한다. <스케치트래블>의 다이스 츠츠미 감독은 <댐 키퍼>의 감독이고, <하트>의 에릭오 감독은 <댐 키퍼>의 제작에 참여했다. 또한 이들은 픽사 스튜디오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이기도 하다. <생각보다 맑은>이 한지원 감독의 발견에 초점을 맞췄다면, <댐 키퍼>는 해외에서 작가가 탄생해가는 과정에 주목한 기획인 셈이다.
<스케치트래블>은 외적인 사업의 내용을 우선 알 필요가 있다. ‘스케치 트래블’이란 다이스 츠츠미와 제랄드 겔레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프로젝트로, 한 명의 아티스트가 1페이지를 그린 후에 다른 아티스트에게 건네준다는 규칙이 특징이다. 2011년까지 꼬박 4년 반에 12개국, 총 71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했다. 이는 작품 내용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숲에서 바다로, 바다에서 육지로 이어지는 스케치북의 전달 과정은 엔딩의 이미지로 결실을 맺는다.
<하트>는 히로시마, 안시, 자그레브 등 세계 4대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주목을 받은 에릭오 감독의 작품이다. 떨어져 있는 심장을 줍게 된 주인공은 이를 자신의 몸에 연동한다. 이후에 심장을 노리는 존재들이 모여들고, 주인공은 심장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사람의 형상을 하고는 있지만, 작품은 이들이 어떤 존재이고 왜 심장에 집착하는지 설명하지 않는다. ‘심장’의 상징성은 무엇이어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심장에 집착하는 존재들의 ‘욕망’이다. 이들의 맹목적인 욕망은 신체를 갈라지고 덩어리지게 만들며 끝내는 파국에 이르게 한다. 단순한 형상이지만 이들에게는 애니메이션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질감이 부여되어 있다.
<댐 키퍼>의 핵심 키워드는 ‘환경오염’과 ‘소외 받는 사람’이다. 이 둘은 ‘댐’이라는 소재로 집약된다. 댐은 마을을 환경오염으로부터 지켜주는 역할을 하는데, 그 댐을 홀로 지키는 어린 돼지는 학교에서 왕따이다. 어린 돼지의 외로움과 그에게 쏟아지는 고난의 묘사는 가슴이 아플 정도로 강하다. 다행히 전학 온 여우와 그림을 계기로 친해지지만 사소한 일로 오해가 생긴다. 상처 받은 어린 돼지는 댐을 지키지 않기로 결심한다. 독특한 소재를 친숙한 캐릭터와 보편적인 드라마로 녹여내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려는 시선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한다. <댐 키퍼>는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각종 해외 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작품이다.
세 작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작품의 연출과 표현 방식이 지극히 애니메이션답다. 이는 관객에게 인식의 재정립을 요구한다.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어쩌면 당연한 이 사실이 국내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장르’라는 인식의 장벽 앞에서 지금껏 무력했다. 국내 애니메이션의 자생을 위해서 전문적인 스튜디오와 투자도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먼저 더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관객들의 인식의 변화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편견에 균열을 내고자 하는 시도, <댐 키퍼>는 이를 작품성으로 해낸 흥미로운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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