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국내에 아이폰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매체 ‘팟캐스트(Podcast)’가 등장했다. 팟캐스트는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을 합성한 단어다. 즉 팟캐스트는 휴대용 디지털 플레이어를 통해 들을 수 있는 방송 매체라고 말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방송을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는 기존의 라디오 방송과 달리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팟캐스트는 간편한 시스템 덕분에 국내의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동진 평론가와 김중혁 작가가 진행하는 책 전문 팟캐스트 <빨간 책방>은 현재 매 회 15만 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있으며, 방송에 소개된 책들이 곧바로 베스트셀러 순서에 진입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팟캐스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분야의 팟캐스트들이 등장했다. 동시에 ‘영화’를 다루는 팟캐스트들도 부쩍 많아지기 시작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자신이 느꼈던 인상이나 이야기들을 더 이상 혼자만의 이야기로 그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특히 여러 영화 팟캐스트들 중에서도 영화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소통하려고 하는 팟캐스트들이 있다. 부산의 어느 독립 영화감독과 작가는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팟캐스트 <독립영화 수다방>을 만들었고, 영화 비평 스터디 모임 <Cafe critic>의 멤버들은 영화 비평 팟캐스트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을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이 영화 팟캐스트 <영화식당>을 만들어 영화 이야기와 함께 더불어 출연자와 청취자들의 사연들을 공유하고 있다. 필자는 위의 팟캐스트들을 제작한 사람들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각각의 팟캐스트들에 대해서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하나.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는 팟캐스트 <독립영화 수다방>
2015년 1월 30일에 첫 방송을 한 팟캐스트 <독립영화 수다방(이하 독다방)>은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는 영화 팟캐스트다. <독다방>은 부산의 다큐멘터리 창작공동체 ‘오지필름’의 문창현 감독과 김주미 작가가 기획하면서 만들어졌다. 두 사람은 기획뿐만 아니라, 연출, 진행, 녹음, 편집, 업로드, 홍보 등 팟캐스트 제작의 모든 일들을 도맡고 있다. 사실 두 사람은 작년 1월부터 부산 MBC 라디오 <라디오 시민 세상>에서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를 진행해왔었다. 라디오 방송에서 두 사람은 홍재희 감독의 <아버지의 이메일>, 공미연 감독의 <술자리 다큐>등 여러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소개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떤 계기로 팟캐스트를 기획하게 되었을까.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김주미 작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1. 두 사람은 ‘오지필름’에 소속되어 있다고 들었다. 오지필름에 소속되어 있는 구성원이나 활동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오지필름을 만든 시기는 2011년 1월이었다. 처음에 박배일 감독과 문창현 감독이 오지필름을 만들었고, 나는 2013년에 오지필름에서 제작한 다큐멘터리 스태프로 일을 하다가 오지필름에 합류하게 되었다.
오지필름의 주 활동은 다큐멘터리 제작이지만, 그 밖의 다른 일들도 많이 진행하고 있다. 다큐멘터리 제작 외의 활동으로는 독립 다큐멘터리 정기 상영회 <다큐싶다>와 독립 다큐멘터리 아카데미 <깨세 아카데미>를 이야기할 수 있다. 물론 다큐멘터리 제작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현재 오지필름은 올해 개봉할 박배일 감독의 <밀양 아리랑>의 후반 작업을 하고 있고, 문창현 감독의 <놈이>를 제작하고 있다. 이전에 오지필름에서 박배일 감독의 <밀양전>의 배급을 직접 맡기도 했다. 특히 오지필름에게 <밀양전>의 배급은 큰 의미가 있다. 당시 우리는 밀양의 상황을 사람들에게 신속하게 알리기 위해 공동체 상영의 형식으로 배급을 진행했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고, 그 덕분에 약 200회에 가까운 공동체 상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
오지필름은 ‘오지’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 그대로 소외된 사람들을 정직하게 담아내면서 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에서 만든 것이다. 우리는 조금이라도 세상의 변화에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 또한 그런 마음을 가지고, 계속해서 활동하고 있다.
2. 문창현 감독과 김주미 작가는 작년부터 라디오 진행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후에 두 사람이 따로 ‘팟캐스트’라는 매체를 선택해 방송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사실 단순히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예전부터 나는 좋았던 영화를 그저 혼자 생각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싫었고, 사람들과 영화 이야기를 나누는 게 좋았다. 그래서 막연히 팟캐스트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후에 ‘오지필름’에 합류하게 되면서 그 생각을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당시에 부산에서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알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던 것 같다. 아직까지 서울에서도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다. 하지만 부산은 그런 기회들이 서울보다 훨씬 더 부족하다. 부산에는 독립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장소가 거의 없을뿐더러, 대부분의 사람들이 독립 다큐멘터리를 낯설어한다. 그래서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3. <독다방>의 제작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우선 매달 소개할 영화를 선정하고, 방송에서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각자 생각한 후에 만나서 기획회의를 한다. 특히 회의 시간에 영화를 보고 느꼈던 것들을 서로 최대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리고 <독다방>의 기획 코너인 ‘결정적 한 장면’을 진행하기 위해 각자가 선택한 영화의 한 장면에 대해 이야기한다. 회의가 끝난 후에는 그때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대본을 만든다. 대본은 전체적인 흐름과 문장들을 다듬는 정도이다. 여기까지 방송 준비가 되면, 부산의 시청자 미디어 센터에 가서 녹음을 한다. 마지막으로 녹음된 파일들을 편집하고, 편집된 파일을 팟캐스트에 업로드한다.
영화를 선정할 때에는 오지필름의 박배일 감독도 함께 상의를 하기도 한다. 박배일 감독에게 조언을 들을 때도 많다. 우리가 선정하는 영화들은 대부분 재밌었던 영화, 주제적으로 이야기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영화들이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개봉이 되지 않은 영화들을 먼저 소개하려고 한다. 그 이유는 현재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하기 어려운 환경이기도 하고, 개봉되지 못한 영화들 중에서 좋은 영화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런 영화들을 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4. <독다방>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독다방>을 들은 청취자들이 조금이라도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고 싶어 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재밌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우리가 보고 느낀 것들을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쁜 일정으로 인해 방송을 조금이라도 게을리하게 되면, 우리의 생각들이 완전히 묻어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최대한 그 영화를 보고 느낀 것들을 충실히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5.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방송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올해부터는 ‘다큐싶다’의 상영 작품들을 <독다방>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1월에 <독다방>에서 주현숙 감독의 <가난뱅이의 역습>을 소개하고, 다음 달에 이어서 그 영화를 ‘다큐싶다’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청취자들이 <독다방>에서 소개된 영화들을 ‘다큐싶다’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매달 소개하고 싶은 독립영화를 선정해서 1분 내외로 소개하는 코너를 이번에 새로 기획했다. 그 외에 방송 구성은 당분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독다방>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진행되면, 방송 구성에 대해서도 조금 더 생각해보고, 좋은 기획들을 실행해볼 생각이다.
김주미 작가는 <독다방>이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다큐멘터리적으로 어떻게 봐야 하는지 청취자들에게 알려주는 방향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녀는 그러한 목표들은 <독다방>이 점점 더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이라고 덧붙였다. 그녀의 말처럼, <독다방>은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청취자들의 깊은 관심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그녀는 <독다방>에서 소개하는 영화들이 주로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영화들이기 때문에 청취자들과 활발한 소통을 기대하기 어렵더라도, 계속해서 청취자들이 다큐멘터리 영화에 관심을 가지게 하고, 보게끔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녀의 바람대로 앞으로 <독다방>으로 하여금 많은 사람들이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 <독립영화수다방>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8872
▶ 오지필름 사이트 http://ozifilm.tistory.com
둘. 영화 비평 스터디 모임에서 팟캐스트까지.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은 영화 비평 스터디 모임 <cafe Critic>의 멤버들이 제작한 팟캐스트이다. <cafe Critic>은 2008년 한겨레 영화 평론가 과정을 수강했던 학생들 중 일부의 학생들이 만든 영화 비평 스터디 모임이다. 그들은 영화 비평을 통해 삶을 성찰하고 영위하자는 궁극적인 목표를 가지고, 스터디를 진행해왔었다. 초창기에 영화이론 서적을 중심으로 영화 비평을 공부했던 그들은 영화평을 쓰면서 서로의 의견들을 공유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 대한 토론들을 진행하면서 그들은 영화를 보는 다양한 시선들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들은 영화 스터디의 결과물들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콘텐츠를 창출하고자 했었고, 다양한 시도를 한 결과 마침내 영화 팟캐스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그렇게 기획된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은 2014년 10월 2일에 첫 방송을 했고, 올해 1월 29일까지 총 20회의 방송을 진행했다.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은 국내의 독립영화 및 외국영화들을 분석할 뿐만 아니라 국내 영화제의 출품작들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또한 영화주간지 <씨네21>의 평론이나 영화 비평 잡지 <anno.>의 원고들을 분석하기도 한다.
이밖에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다섯 명의 공동 제작자들(지킬, 마담캣, 싱글, 농담, 호날두(가명))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기로 했다.
1.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의 제작자들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우선 <cafe Critic>의 오프라인 멤버 다섯 명이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의 고정 출연자이자, 공동 제작자이다. 진행은 지킬(가명)이 맡고, 그 밖의 소개들은 나머지 멤버들이 나눠서 하고 있다. 별도의 대본은 없고, 진행은 때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방송에 가끔씩 출연하는 게스트들은 주로 네이버 카페 <cafe Critic>의 오프라인 멤버들이다. 각자 자비를 들여 제작하는 방송이기 때문에 게스트에게 출연료를 줄 수가 없다. 그래서 주로 다섯 명의 지인들이 게스트가 되는 경우가 많다.
2. 방송의 1부에서는 박스오피스와 영화 잡지 등 매체에서 전하는 영화 이야기를 나누고, 2부(극장 방향)에서는 멤버들이 선정한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이처럼 1,2부로 나누어 방송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다.
1부는 다른 사람들이 무슨 영화를 보는지 궁금해하는 분들과 자신이 느낀 영화와 매체가 전하는 영화 사이의 공통분모나 차이를 궁금해하는 분들을 위해 구성했다. 2부(극장 방향)는 영화평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해 구성했다. 청취자분들은 멤버들과 함께 토론한다는 기분으로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우리는 영화에 대한 특정 독해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선들을 제시하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2부(극장방향)를 들은 청취자들이 영화 관련 논문이나 영화 비평의 소재들을 얻거나 자신의 사유를 확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3.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은 <씨네21>의 평론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anno.>의 원고들을 분석하기도 한다. 다른 영화 팟캐스트들과 달리 영화 비평을 집중적으로 다루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나는 왜 이 영화에서 이런 감정을 느꼈지?’라는 생각이 들 때, 영화 전문가들의 해석이 양가적 측면으로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영화평에 동의하면 동의하는 대로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느꼈던 감정들을 정리할 수 있고, 반대로 그렇지 않을 때는 부정의 연유에 집착하여 더 명확하게 자신의 감정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전문가들의 의견을 필요로 하는 관객층은 여전히 많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영화 비평 글을 접하기 어렵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화 평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 관객이 영화 안에서 충분히 감정을 향유할 수 있도록, 그리고 영화라는 환영을 이성을 통해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영화 평들은 여전히 건재하다. 영화와 영화 비평은 언제나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 영화평을 그리워하는 관객들에게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이 영화 비평을 환기하는 촉매제가 되었으면 한다.
4. 제작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1부를 위해서 멤버들은 각자 최대한 영화를 많이 보고, 영화 잡지나 각종 매체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자 한다. 그리고 녹음을 시작하기 1~2주 전에 다섯 명이 의견을 교환하여 2부(극장 방향)에서 이야기할 영화를 선정한다. 때에 따라 논쟁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주제를 정하기도 한다. 특별한 기준은 없다. 다만 해당 영화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자 선정한 영화를 만든 감독의 다른 작품들을 한 편 이상 보려고 노력한다. 방송 준비가 다 되면, 제작비 절감을 위해 스터디 모임 공간에서 스마트폰으로 녹음을 한다. 녹음이 끝난 후에는 사운드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편집 작업을 한다. 편집할 때에는 방송출력에 적합할 수 있도록 자체 검열 작업이 이루어진다. 사상이나 방송윤리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청취자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에 관한 부분이다. 예컨대 제시한 정보가 올바른지(평론가, 작가, 감독의 이름, 또는 작품 이름 등), 논쟁에서 너무 벗어나 있는 이야기인지 검토해 보는 것이다. 이렇게 편집이 끝난 후에는 마지막으로 완성된 방송을 팟빵에 업데이트한다. 그리고 호스팅 비용을 포함한 모든 제작비는 다섯 명이 공동 부담하고 있다.
5.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방송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은 매월 1~2차례 녹음을 한다. 2월 11일에 녹음할 2부 ‘극장방향’의 선정작은 짐 자무쉬 감독의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이다. 청취자들의 의견들은 방송에 소개할 예정이니, 짐 자무쉬 감독 또는 이 영화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이메일이나 팟빵의 댓글을 통해 의견을 보내주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제작자들은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이 단순히 청취자들에게 영화 정보를 전달하는 것보다는 영화 내에서 확장되는 사유들을 청취자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들은 청취자들의 시선과 사유도 함께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은 영화에 관한 자신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청취자들의 다양한 사연과 이야기들을 기다리고 있다. 방송을 들은 청취자들은 제작자의 이메일(springanne@naver.com)을 통해 의견을 보내거나, 공식 홈페이지(http://cafe.naver.com/cafecritic)에 언제든지 의견을 남길 수 있다.
▶ <영화카페, 카페 크리틱>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8243
▶ <cafe Critic> 네이버 카페 주소 http://cafe.naver.com/cafecritic
셋. 영화를 요리하는 공간 <영화식당>
2012년 12월 4일에 첫 방송을 한 팟캐스트 <영화식당>은 ‘영화를 요리한다.’는 기발한 발상을 가진 관객들이 만든 방송이다. “이 영화는 나에게 어떤 맛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영화식당>은 이전에 재밌게 봤던 영화들이 어떤 맛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영화식당>을 진행하는 제작자들은 영화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고 있지는 않지만, 그 누구보다도 영화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뿐만 아니라 출연진들과 게스트들은 영화 이야기뿐만 아니라 영화와 관련된 자신의 사연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처럼 <영화식당>은 ‘영화’라는 음식을 무한한 상상력으로 요리하고, 감칠맛 나는 영화에 향신료 같은 이야기를 더해주고, 맛없는 영화에 마음껏 투정을 부리는 방송이다.
이 밖에 <영화식당>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들을 제작자(알리스(가명))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듣기로 했다.
1. <영화식당>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다.
서로 그다지 친분이 없는 친구들이 오직 ‘영화’라는 매개만으로 처음 모였다. 시작은 영화 세미나였다. 영화 한 편을 선정해서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이후 우리들은 범위를 넓혀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우리끼리만 웃고 떠들 게 아니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서 무작정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얼굴도 모르는 시네필(Cinephile)들과 소통하기에 팟캐스트가 가장 좋은 매체란 확신이 있었다. 팟캐스트는 일단 접근성이 좋고, 부대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영화는 씹고, 뜯고, 맛보는 재미가 중요하기 때문에 라디오처럼 귀로 소곤소곤 듣는 재미가 있는 은밀한 매체가 좋다고 생각했다.
2. <영화식당>은 ‘내 인생의 영화’, ‘영감 호프’, ‘오늘의 추천 메뉴’등 다양한 기획의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방송들의 간략한 소개와 기획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싶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기획 방송들은 ‘오늘의 추천 메뉴’, ‘내 인생의 영화’, ‘써드 파티’, ‘단관 개봉’, ‘영감 호프’, ‘아무도 안 보는 영화’가 있다.
우선 ‘오늘의 추천 메뉴’는 3명의 패널들이 돌아가면서 영화를 추천하는 코너이다. 그래서 패널들의 취향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나만의 영화,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은 영화 등을 추천하는 것이다.
‘내 인생의 영화’는 ‘평범한 당신의 특별한 영화 이야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출발했다. 나를 변하게 만든 영화, 내게 힘을 준 영화 등 각자가 생각하는 인상 깊은 영화는 누구에게나 한 편씩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통해 ‘사람’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영화 속 스토리와 나의 삶을 엮어서 이야기해보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주로 청취자들이나 지인들이 돌아가면서 진행한다. 관심이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주길 바란다.
“수상한 세 남자의 제3의 이야기”인 ‘써드파티’는 본격 삼류 지향 아저씨 골방토크이다. 세 남자의 끝없는 수다는 어느 여행지 술집만큼이나 산만하면서도, 위키피디아만큼 정교하다.
‘단관 개봉’은 영화식당의 털보가 홀로 만드는 방송이다. 주제와 분량의 제약은 없다. 매 회마다 털보가 하고 싶은 이야기(영화, 사회적 이슈 등)들을 혼자 떠든다. 가끔 만화책을 추천하기도 하고, 청취자가 보낸 사연을 읽고, 피드백을 하는 구성으로 이루어진다.
‘영감 호프’는 영화감독을 꿈꾸는 두 명의 패널들이 매달 영화감독 한 명을 선정해서, 그 감독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보는 방송이다. 감독의 스타일에 대한 분석과 날카로운 비판, 소소한 뒷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무도 안 보는 영화’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영화를 가장 호의적이고 친절하게 소개하는 코너이다. 아무도 보지 않는 ‘B급 영화’를 소개할 수도 있고, 유명하고 위대한 작품인데, 접근하기 어려운 영화를 소개할 수도 있다. 이 코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호의적인 시선이다. ‘최대한 좋은 말만 하자’가 우리 코너의 모토라고 말할 수 있다.
3. <영화식당>을 제작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만드는 사람들이 즐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딱히 방송으로 인해 경제적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자발적으로 방송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 즐겁게 여기지 않으면 꾸준히 방송하기 힘들 것 같다. 그리고 제작자 중심으로 방송이 돌아가다 보니 상황에 따라 청취자들의 선호도보다 우리의 입맛에 맞춘 선택을 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결점이라기보다는 팟캐스트에서만 만날 수 있는 매력인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즐기면서 하는 방송이기 때문에 청취자들이 재밌게 들어주실 수 있을 것 같다.
4. <영화식당>을 진행하면서 힘들었거나 고민했던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제작자들끼리 서로 재밌게 방송을 하는 게 목표니까 크게 힘든 점은 없다. 굳이 찾아보자면 서로 일정을 맞추는 것 정도이다. 그리고 요즘 새로운 기획의 방송을 시도하게 되면서 청취자들의 반응이 궁금한데, 아직까지는 청취자들의 의견을 듣지 못 해서 애가 타기도 한다(웃음). 그래도 방송 초창기부터 꾸준히 들어주시는 분들도 있고, 가끔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다. 이처럼 꾸준한 애정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5.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방송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지금처럼만 하자는 게 <영화식당>의 목표이다. 팟캐스트를 시작한 지 만 2년이 지났고, 햇수로는 3년차이다. 광고 수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상장이나 수료증이 나오는 직업도 아니다. 오로지 의지만으로 여태까지 방송을 끌어왔다. 쉽지 않은 일이긴 하지만, ‘지금처럼만’ 즐겁게 사이좋게 <영화식당>을 이끌어가는 게 우리의 활동 방향이자 목표이다. 꾸준히 방송을 올리고, 청취자들과 소통하면서 매년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해왔다.
마지막으로 제작자는 올해도 틈틈이 공개방송이나 토크 콘서트를 준비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전에도 이미 여러 차례 공개방송과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던 <영화식당>은 최근에 시사회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영화식당>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영화와 관련된 멤버들의 짧은 글들을 볼 수도 있다. 이처럼 <영화식당>은 꾸준히 청취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기획들과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청취자들 또한 ‘내 인생의 영화’라는 코너를 통해 직접 방송에 참여할 수 있다.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영화식당>의 공식 홈페이지(http://moviecaf.com)를 통해 언제든지 신청 가능하다.
▶ <영화식당> 팟캐스트 주소 http://www.podbbang.com/ch/5245
▶ <영화식당> 공식 홈페이지 주소 http://moviecaf.com
제작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공통적으로 세 편의 팟캐스트들이 모두 영화를 통한 청취자들과의 소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얼굴도 모르는 시네필들과 소통하기에 팟캐스트가 가장 좋은 매체라고 말했던 <영화식당>의 제작자의 생각처럼 이제 팟캐스트는 영화와 관객들을 이어주는 또 다른 매개체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도 영화 팟캐스트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영화에 대한 감상이나 이야기들을 서로 공유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영화를 통해서 서로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Community > 관객기자단 [인디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디즈_기획] 요모조모 살펴보자, 다양한 영화제! (0) | 2015.02.14 |
---|---|
[인디즈_Review] 꿈을 쏘아 올리는 남자 <망원동 인공위성> (0) | 2015.02.12 |
[인디즈_기획기사] 영화 비평 잡지 [anno.][녹록지X][독립영화] (0) | 2015.02.06 |
[인디즈_Choice] <촌철살인> : 우리들의 그리 밝지 않은 이야기 (0) | 2015.02.06 |
[인디즈_Review] 청춘들의 아름답고 처절한 사랑 <비치하트애솔> (0) | 2015.02.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