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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기획] 2014년 독립영화 라이벌대전

by 도란도란도란 2015. 1. 12.




2014년 한 해 동안 수많은 독립영화가 개봉해 관객과 만났다. 특히나 2014년에 장르와 소재의 특성이 비슷한 작품들이 많이 보였다. 그리하여 수많은 독립영화 중 비슷한 장르와 소재를 묶어 좀 더 깊숙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이름하여 2014년 독립영화 라이벌대전! 애니메이션, 퀴어, 병맛, 음악다큐로 묶어 본 라이벌 대전은 2014년 개봉했던 독립영화들을 조금이나마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자 생각지 못한 작품들을 함께 비교 분석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그 전에 한가지 염두 해 두어야 할 것은, 아래의 비교분석은 인디즈(이교빈, 정원주)의 개인적이고 자의적인 분석과 판단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감이 안되거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재미있게 읽어주었으면 한다. 이쯤 해서 서론은 그만하고, 애니메이션으로 2014년 독립영화 라이벌대전의 문을 열어보자! 





[애니메이션]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VS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올해 2월 20일 개봉한 장편 애니메이션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이하 <우리별>)는 ‘지금이 아니면 안돼’ 스튜디오의 장형윤 감독 작품이다. 또, 세 가지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이하 <메밀꽃>)은 8월 21일 개봉한 ‘연필로 명상하기’스튜디오의 안재훈, 한혜진 감독 작품이다. 이 두 영화는 국산 애니메이션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천만 관객을 훌쩍 넘은 <겨울왕국> 등 외국의 애니메이션에 밀려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는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가 두 편 개봉했다. 과연 이러한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 속에 도전장을 내민 두 작품은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비교해보자.




-포스터를 살펴보자

먼저 두 영화의 포스터를 보면 영화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우리별>의 포스터를 먼저 보면, 통통하고 귀여운 송아지와 손과 발이 달린 재치 있는 휴지 캐릭터가 눈에 띈다. 역동적으로 연출된 구도는 재미있는 요소가 가득한 영화의 내용을 알려준다. 그에 비해 정적이고 한 폭의 그림 같은 <메밀꽃>은 교과서에서나 보던 한국의 문학을 영화화한 작품으로서 유쾌하고 발랄하기보다는 제법 무게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그때 그 시절의 모습이 눈앞에 놓인 듯한 착각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어떤 영화가 더 재미있어?

애니메이션이라는 공통 장르로 묶인 이 두 영화를 두고 관객의 입장으로는 과연 어떤 영화를 선택해야 하나 고민이 될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장르가 애니메이션일 뿐 전혀 다른 느낌의 두 영화다. 확실히 오락적인 요소가 많은 것은 <우리별>이다. 배우 정유미와 유아인이 주연 더빙을 했고 판타지적인 요소들을 많이 배치했을 뿐 아니라 다양한 액션씬 등 애니메이션만의 효과를 백 번 사용했다. 물론, 적은 제작비의 한계는 보이지만 그것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대단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별>은 이런 요소들을 배치하여 외국의 블록버스터급 애니메이션에 대응하며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메밀꽃>은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대중적인 재미’보다는 ‘의미’에 더 치중했다. 물론 재미있다. 특히 두 번째 섹션 <봄봄>에서는 남상일의 판소리 나래이션으로 진행을 하며 흥을 돋운다. 하지만 단순한 재미에서 더 나아가 과거의 문학을 다룬다는 것 자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대가 훈훈하게 볼 수 있는 작품임은 틀림없다.





[퀴어영화] 야간비행 VS 원나잇온리


해외에서 퀴어영화를 만들어 화제가 된 감독은 많다. <로렌스 애니웨이>의 자비에돌란, <브로큰백 마운틴>의 이안, <헤드윅>의 존 카메론 미첼 등 모두 많은 영화인에게 사랑 받는 감독들이다. 그럼, 한국의 퀴어영화에는 무엇이 있으며 또 퀴여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누가 있을까? 2014년 그 양대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김조광수 감독과 이송희일 감독이 각각 <원 나잇 온리>와 <야간비행> 작품을 선보였다. 



-제목부터 따져볼까?

먼저 제목부터 와 닿는 느낌이 다르다. 원 나잇 온리? 하루뿐이라니! 다소 도발적이다. 하지만 김조광수의 필모그래피들을 챙긴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LGBT(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를 합쳐서 부르는 단어)들이 가진 어두운 면들, 우울한 모습들 보다는 같은 소재를 사용하여 보다 더 대중적이고 즐거운 이미지를 만들고자 하는 감독의 성향이 이번 영화에도 보여진다. 이송희일 감독의 <야간비행>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다른 느낌이 든다.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야간비행>이 연상된다. 물론 감독도 이 소설을 모티브로 영화를 제작했다고 한다. 날고 싶은 그들의 고된 인생이 머릿속에 잠깐 그려짐과 동시에 원작 소설의 감동이 밀려온다. 제목부터 다른 두 영화. 분명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두 퀴어영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퀴어영화 장르만의 특징이 있다. 동성 간의 사랑이 영화에 녹아있다는 점이다. 두 영화도 물론 그러하다. 하지만 그 방향이 약간은 다르게 나타난다. <원 나잇 온리>에서는 세 인물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들은 본인들이 지방이라고 생각하는 작은 도시 전주에서 갓 20살이 된 게이들이다. 서울의 화려함을 동경하며 상경을 하게 되고 각기 다른 사연을 겪게 되는 좌충우돌 상경기다. <야간 비행>는 서로 다른 삶의 모습을 가진 두 고등학생 간의 애절한 사랑과 그들을 둘러싼 학교, 사회에서 겪게 되는 고통과 아픔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성장소설과 같은 영화이다. 두 감독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성소수자들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와 생각한 영화의 그림은 분명 다르다. 




[병맛] 숫호구 vs 족구왕 


2014년 독립영화계에 큰 관심이 쏠렸던 영화 두 편이 8월에 개봉했었다. 바로 일명 ‘병맛 영화’라고 불리는 <숫호구>와 <족구왕>이다. 이번 병맛 대결은 두 작품이 모두 큰 인기를 끌었다는 점에서 더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엇이 관객의 흥미를 끌었고 왜 이 두 작품을 ‘병맛 영화’라 칭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영화의 첫 시작부터 두 작품을 비교 분석해 보려 한다. 





-영화의 첫 시작은 어떠한가? 

<숫호구>의 첫 시작은 암흑이다. 어두운 화면 속에서 남자들의 말소리만 들릴 뿐이다. 이윽고 한 남자가 MT를 간다고 말하면 화면은 MT장면으로 넘어간다. 누구에게나 익숙한 술자리 광경들. 그리고 주인공으로 보이는 한 남자의 모습이 화면에 잡힌다. 정겨운 음악 속에서 관심이 필요해 보이는 이 남자. <숫호구>의 시작은 이러하다. 그렇다면 <족구왕>의 시작은 어떨까? 남자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장면. 군복을 입은 사내 여럿이 땀에 젖어 족구를 하고 있다. 족구 경기 중 한 일병이 다가와 병장에게 다가온다. “병장님, 전역신고 하시랍니다!”

<숫호구>와 <족구왕>은 우리에게 근접한 ‘MT’와 ‘군대’라는 곳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또 하나 살펴볼 수 있는 것이 <숫호구>와 <족구왕> 첫 장면에 나오는 등장인물이다. 첫 장면을 통해서 우리는 이 영화의 주인공들이 사내라는 것은 알 수 있다. 우리와 익숙한 공간에서 보여지는 평범한 남자주인공. 두 작품은 족구라는 스포츠와 아바타라는 특이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우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일상과 사람들로 이를 풀어낸다. 그리하여 몰입하기 힘든 장면과 소재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주인공과 흔히 볼 수 있는 상황들로 인해 영화에 대한 몰입을 가능케 한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조금 더 심층적인 분석을 위해 이 영화의 주인공들과 스토리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할 것이다  


-주인공은 누구?

 이 영화에 나오는 두 주인공은 남들이 봤을 때 조금 그런, 그러니깐 한마디로 찌질한 남자들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면 <숫호구>의 주인공 원준은 서른이 넘도록 제대로 된 여자 한 번 만나보지 못한 영화 제목 그대로 호구이다. 제대로 된 취업도 못 해 부모님의 걱정을 사는 건 말할 필요 없고, 주변인들이 불쌍하다고 자기 여자친구까지 빌려주는 상황이다. 반면 <족구왕>의 만섭은 조금 더 나으냐? 그것도 아니다. 전역하자마자 밀린 학자금 이자에 제대로 학기 등록을 하지도 못하고 남들 다 있는 토익 점수, 학점도 없으면서 없어진 족구장 되찾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남자를 보고 있노라면 주변 사람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도 이 둘의 공통점은 목표지향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족구왕>의 만섭은 사랑쟁취와 교내 족구장을 되돌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고 <숫호구>의 원준은 호구를 벗어나기 위해 위험도 마다하고 적극적인 행동을 펼친다. 

 




주변인물에서도 두 주인공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찌질한 주인공과 맞먹는 찌질한 친구들을 절친으로 삼는다는 것이다. <족구왕>에는 족구시합마다 얼굴보호를 위한 보호대를 착용하고 당최 생각을 읽을 수 없는 친구 ‘창구’가 존재한다. 그리고 <숫호구>에는 찌질한 원준마저 인정한 더 찌질한 ‘영진’이 있다. 남자 주인공만 있느냐? 물론 아니다. 여자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의 사랑 이야기에서 마저 전해보도록 하겠다.  


-<숫호구>와 <족구왕>은 사랑 이야기?

이 두 작품이 사랑 이야기 가득한 로맨스이냐? 물론 아니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숫호구>의 장르는 감성코믹SF연애판타지이고 <족구왕>은 코미디로맨스스포츠드라마이다. 두 작품 모두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작품인 만큼 사랑과 연애의 이야기는 이 작품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하지만 두 작품을 이끌어 가는 주요 스토리가 사랑임은 분명하므로 우리는 두 찌질한 남자가 어떻게 여자를 만나게 되는지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놀라운 점은 여자에 관해서는 두 남자가 찌질 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방법은 서툴고 어디서 보고 들은 방식을 그대로 써먹지만 그들의 사랑에는 열정과 순수함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사랑을 얻기 위해 무엇이든 하는 용기가 있다. <숫호구>의 원준이 빠진 사랑의 상대는 누구나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미모의 책방 여주인 지나이고 <족구왕>에서 만섭이 사랑에 빠진 상대는 학교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잘난 미모의 안나이다. 이상하게 두 여인의 이름조차 비슷하다. 사실 찌질한 남자들에 비해 여자들의 외모가 출중하다는 것도 두 작품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어찌 되었든 두 주인공의 큐피드 화살은 쏘아졌고 그 화살이 올바른 사랑을 이루어낼지는 영화 속에서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다. 

   

-영화를 살리는 특별한 요소는? 

 두 작품에는 눈여겨 볼만한 요소가 하나씩 들어간다. <숫호구>에서는 시종일관 나오는 음악이 그러하고, <족구왕>에서는 앞과 뒤를 장식하는 CG가 그러하다. 먼저, <숫호구>에 나오는 음악들은 다양한 인디밴드들이 만든 노래들이다. 노래들이 하나같이 장면 장면과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더 큰 웃음을 불어넣어 주는데 그 중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던 노래가 엔딩에 나오는 연남동 덤앤더머의 ‘너랑 하고 싶다’이다. <숫호구>에 적재적소 노래가 있다면 <족구왕>에는 화려한 CG가 있다. <족구왕> 영화의 시작과 끝에는 CG가 보이는데 모두 족구를 하는 장면에 나온다. 첫 장면에 나오는 CG는 타이틀을 위한 가벼운 CG에 불과하다면 정성을 다한 화려한 CG는 마지막 족구시합이 마무리를 달리고 있을 때 보인다. 영화 <소림축구>나 많은 만화영화 속에서 주인공의 강력 슛은 ‘살인무기’를 능가하는 파괴력을 보여주듯 만섭이 몸을 날려 보여주었던 마지막 슛도 그러하다. 그러므로 더 신경 써서 만들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물론 영화 속에 활용된 요소가 음악과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것은 분명 다르지만 잘 어울리는 노래들로 무장한 <숫호구>나 스포츠 장르를 CG로 빛나게 해준 <족구왕>이나 둘 다 영화를 더 재밌고 유쾌하게 만들었다는 점은 같다고 본다. 




[음악 다큐] 악사들 VS 파티 51


12월, 추운 겨울을 음악으로 대신 녹이라듯 음악다큐멘터리가 줄줄이 개봉했다. 4일에는 <악사들>이 개봉했고 이어 11일에 <파티 51>이 개봉했다. 그리고 이 두 작품이 2014년 라이벌 대전의 마지막을 장식할 영화들이다. 비슷하면서 너무 다른 두 작품 <악사들>과 <파티51>. 이 두 작품의 비교 분석을 제목에서부터 시작하려 한다. 





-두 작품의 제목은 어떠한가?  

 두 작품의 제목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오는가? <악사들>에는 조금 ‘올드’한 느낌을 그리고 <파티51>에는 조금 더 ‘젊은’ 느낌을 받았다면 그건 두 작품의 절반을 파악한 것이다. 조금 더 심층적인 파악을 위해 포털 사이트 백과사전을 이용해 보았다. 


악사 : 악기로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 

파티 : 친목을 도모하거나 무엇을 기념하기 위한 잔치나 모임 


단어의 정의로 짐작건대, 악사는 파티의 포함관계에 있다. 수학적 표현을 빌리자면 ‘악사⊂파티’ 로 나타낼 수 있다. 즉, 영화 <파티51>에는 <악사들> 보다 더 많은 주요 인물이 등장할 것을 예고한다. 실제로 <악사들>의 주요 주인공은 7080 음악인 5명. 이들이 모여 만든 그룹 ‘우담바라’가 이 음악다큐의 주인공이다. 반면 <파티 51>의 주인공은 설 곳을 잃은 수많은 홍대 뮤지션들이 함께 만든 ‘자립음악생산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혹시 아직까지 느낌이 안 온다면 포스터를 주의 깊게 볼 것을 추천한다. 포스터는 영화를 파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가장 빠른 방법이니 말이다. <악사들> 포스터에는 '다시 시작하는 7080 음악여행' '우리의 음악은 끝나지 않았다!' 'HIGHWAY STARS' 등의 카피가 나열되어 우리가 대충 짐작한 그것이 어느 정도 일치함을 보여준다. 또한 <파티 51>의 카피인 '지하에서, 길 위에서, 폐허에서 21세기 우드스탁을 꿈꾸다!' '홍대 언저리 뮤지션들의 자립 성장 프로젝트'를 통해서도 영화의 내용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여기서 눈치가 빠르다면 알겠지만 두 작품의 차이점은 제목에서도 확인 가능한 7080음악과 21세기 음악뿐만이 아니다. <악사들>의 ‘HIGHWAY STARRS’와 <파티51>의 ‘지하에서, 길 위에서, 폐허 ..’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와야 한다. 그렇담 여기서 이 두 작품의 배경에 대해 안 알아 볼 수 없다.  


-두 작품의 배경은 어디인가? 

 일단 두 작품의 주요배경은 부산과 홍대이다. <악사들>은 7080 시대 부산의 유명 디스코장 카바레 장 등을 돌아보게 해준다. 반면 <파티 51>은 홍대의 ‘두리반’이라 불리는 특정 건물 안에서 영화를 시작한다. 물론 ‘자립음악생산자조합’ 멤버들이 홍대를 벗어나 여러 나라와 지역에서 공연하고 있지만, 그들이 홍대에서 시작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또한, 포스터에서 나와 있다시피 두 작품의 주인공들이 공연하는 장소도 참 다양하다. 다만 이 장소들에는 공통점이 존재하는데 바로 공연하기 힘들고 어려운 장소라는 것이다. <악사들>의 첫 공연은 다름 아닌 영도다리 한복판이었다. 게다가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아 첫 공연의 준비과정 또한 어려웠다. <파티51>의 음악인들도 전기 나간 건물에서부터 사람 한 명 없는 길거리 심지어 동물 우리 안에서까지 공연을 자처한다. 비록 두 작품의 배경은 다르지만 두 음악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음악을 말하다. 

 음악다큐멘터리인 만큼 음악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악사들>은 ‘해후’, ‘나그네’, ‘부산갈매기’, ‘빗물’ 등을 중간마다 넣으며 추억 속에 젖게 해준다. 영화 속에는 여러 곡과 공연장면이 나오지만, 그 중 베스트를 뽑자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크리스마스 공연이다. 비록 한 곡이었지만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잡을 정도로 ‘우담바라’는 훌륭한 공연을 만들었다. 색소폰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재즈 풍의 캐럴은 <악사들>의 마지막을 빛나게 해주었다. 악사들이 추억을 되돌아보는 노래들로 가득하다면 <파티51>은 조금 독창적인 노래들로 가득 차 있다. 모든 노래는 파티51의 주인공들이자 자립음악생산조합원들의 노래이다. 일단 <파티51>의 노래들은 사회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담아냈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밤섬해적단의 ‘알바천국’, 하헌진의 ‘카드빛 블루스’, 야마가타 트윅스터 ‘돈만 아는 저질’ 등이 있다. <악사들>보다 많은 밴드와 뮤지션들이 나오기 때문에 각 팀당 보여지는 공연 시간은 적지만 그들이 다 함께 공연하는 모습은 이상하리만큼 신이 난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면 그 노래들을 입속에 흥얼거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음악으로 따지자면 두 작품이 많이 달라 무엇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악사들>의 노래는 추억을 그리고 <파티51>의 노래는 우리의 사회를 돌아보기에 좋은 노래들임이 틀림없다. 


-영화 내부 살피기. 

 이제는 영화 겉으로 드러나는 이야기가 아닌 제작과정을 담은 속 이야기를 통해 두 작품을 비교 분석해 보고자 한다.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인 만큼 오랜 시간의 촬영과 어려움이 존재했던 두 작품은 어떻게 개봉까지 오게 되었을까? 먼저 <악사들>은 2011년 4월부터 촬영에 들어갔고 이 작품이 개봉되기 까지 거의 4년 정도가 걸렸다. 반면 <파티51>은 <악사들>에 비해 훨씬 오래전부터 촬영되었다. 사실 <파티51>은 정용택감독의 또 다른 작품인 <뉴타운컬쳐파티>의 후속작으로 ‘두리반 사태’가 일어났던 2009년이 그들의 첫 촬영 연도가 될 것이다. 이제 두 작품의 제작비를 비교하자면 <파티51>은 조금 특별한 케이스가 될 것 같다. 파티 51은 '사회적 제작'을 통해 완성된 영화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제작'이란 재능이나 기금을 십시일반 보탠 시민이 제작자가 돼 영화를 함께 만드는 것으로 <파티51>의 탄생에는 수 많은 사람의 도움이 따랐다. <악사들>은 우리가 흔히 잘 아는 감독의 사비와 후원을 받아 진행된 작품으로 오천만원으로 시작한 영화이다. 물론 도중에 제작비가 없어 김지곤 감독이 돈 되는 일을 찾아 했다고 한다. 어찌 되었든 분명한 건 두 작품 모두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어려움을 견뎌내고 나온 영화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총 네 개의 분야에서 비슷한 장르와 소재를 가진 두 작품을 묶어 비교 분석해 보았다. 2014년 독립영화 라이벌 대전은 비슷한 작품의 비교분석을 위한 것이었지만, 작품 하나하나를 뜯어보니 어디에도 비교할 수 없는 소중한 우리들의 영화임을 알 수 있었다. 좋은 독립영화들로 가득했던 2014년에 안녕을 고해야 하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2015년을 빛내줄 새로운 영화들을 기다리는 설렘을 멈출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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