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즈_기획] 영화의 얼굴, 영화 포스터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교빈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 영화 ‘마미’의 한국버전 포스터)
열 아홉 살에 만든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2009)를 비롯해 예술의 도시 프랑스에서 열리는 칸 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 부분에 초청 받은 차기 작 <하트비트>(2010)와 <로렌스 애니웨이>(2012) 등 이미 뚜렷한 성과를 얻은 자비에 돌란 감독. 얼마 전 그가 자신의 SNS에 업로드 한 글이 화제다. 자비에 돌란 감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통해 최연소로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그의 다섯 번째 장편 영화 <마미>(2014)의 한국버전 포스터를 극찬 했다.
(◀ 자비에 돌란 감독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마미>의 한국버전 포스터와 함께 올린 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정말 내 영화의 포스터 중 최고라고 생각해!” )
영화의 포스터 하나로 이렇게 화제가 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이제 포스터는 단순히 영화의 정보를 전달하거나 출연진을 노출시키는 홍보용 수단뿐 만이 아니다. 영화를 관람하기 전 영화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그리고 나날이 포스터에 대한 관심도 영화 못지않게 높아지고 있다. 특히 독립•예술영화들의 감성적인 포스터들이 많이 선보여지고 있고 관객들은 그것을 소장하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영화를 보다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이 포스터들은 도대체 누가, 어디서 만드는 것일까? 한국의 포스터 디자인들과 그것을 제작하는 스튜디오들을 알아보자.
1. 피그말리온 (Design Studio PYGMALION, http://www.pygmn.com)
화제의 <마미> 포스터를 제작한 피그말리온 스튜디오.
* 국내영화
▶ <바비>(2012)
핸드폰 고리를 팔며 생활비를 버는 어린 주인공 ‘순영’에게는 지적 장애를 가진 아빠와 완벽한 바비 인형이 되고 싶은 철없는 동생 ‘순자’, 그리고 작은 아빠 ‘망택’이 있다. 세 부분으로 분할한 구성이 두 자매와 작은 아빠와의 갈등이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또, ‘바비’라는 이미지에 맞는 타이포는 ‘두 자매의 잔혹동화’ 라는 문구를 더 감성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 <잉여들의 히치하이킹>(2013)
스스로를 '잉여인간'이라고 부르는 네 명의 청년들이 함께 무일푼으로 유럽을 여행한다. 숙박업소의 홍보영상을 찍어주고 물물교환으로 무료숙식을 제공받는다는 계획만을 가지고 시작한 유럽여행기. 포스터 속 인물들이 아스팔트 위에 누워있는 모습과 어우러진 귀여운 노란색 타이포가 눈에 띈다.
▶ <말하는 건축 시티:홀>(2013)
서울시의 시청을 새로 짓는다. 신청사 디자인의 최종 당선자인 건축가 유걸과 서울시,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시민들. 과연 서울 신청사 그 속의 모습은 무엇일까를 이야기하는 영화이다. 실제 신청사의 사진, 아래로 떨어지는 에스컬레이터로 시청의 실제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해외영화
◀ <그녀>(2013)
‘테오도르’는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 작가로 타인의 마음을 글로 표현하여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 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를 만나게 되고 곧 그녀에게 사랑에 빠진다. 운영체제와의 사랑은 어떤 형태 일까? 포스터의 속 채도 높은 색상의 배경과 주인공의 눈빛이 영화 속 아름다운 사랑과 간절함, 그리움 등을 나타내고 있는 듯 하다.
◀ <프랭크>(2014)
뮤지션을 꿈꾸지만 특출 난 경력도, 재능도 없는 ‘존’은 우연히 어떤 인디 밴드의 키보드 연주자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 밴드의 정신적 지주인 ‘프랭크’는 샤워할 때 조차 독특하게 생긴 커다란 탈을 벗지 않는 남자이다. 밴드 멤버들은 모두 그런 웃긴 탈을 쓴 프랭크를 신봉하듯 사랑한다. 존은 밴드의 정식 일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만 프랭크의 불안증세와 더불어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인다. 포스터에는 영화 속 프랭크가 쓰고 다니는 탈의 이미지가 이용되었다.
◀ <몽상가들>(2003)
자유를 외치는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1968년 파리, 영화광인 미국인 유학생 ‘매튜’는 시네마테크에서 쌍둥이 남매 ‘이사벨’과 ‘테오’를 만나 친구가 된다. 그 시대의 예술과 그 속의 혼돈을 세 명의 인물들 간의 갈등으로 표현한 영화이다. 세 섹션으로 나눠진 포스터의 인물 사진으로 세 몽상가들 간의 갈등, 영화의 영상미를 짐작 해 볼 수 있다.
2. 프로파간다 (Design Studio PROPAGANDA, http://propa-ganda.co.kr)
영화, 공연, 캘리그라피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 국내영화
◀ <셔틀콕>(2014)
부모님의 사망보험금 1억원이 세 남매에게 남겨진다. 그 돈을 둘러싼 세 남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셔틀콕>. 벚꽃과 같이 흩날리는 분홍색 셔틀콕은 ‘혼자선 연습도 못하는 첫사랑’이라는 문구를 더 감성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 <족구왕>(2014)
능력도 운도 여자도 없는 주인공 ‘홍만섭’. 그를 둘러싼 인물들이 족구를 통해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코미디 영화이다. 재미있는 족구 자세와 함께 검은색의 단단한 느낌의 타이포로를 통해 그 자체로 재미있는 ‘족구왕’을 표현하였다.
◀ <야간비행>(2014)
서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우등생 ‘용주’와 학교 내 폭력서클의 우두머리 ‘기웅’. 이 둘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사랑,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파스텔 느낌의 배경과 감성적인 캘리그라피 그리고 자전거를 타며 웃고 있는 주인공 둘로 하여금 ‘야간비행’을 꿈꾸는 그들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 <다이빙 벨>(2014)
2014년 4월,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다. ‘전원 구조’, ‘사상 최대의 구조 작전’, ‘178명의 잠수 인력 동원’ 등으로 무장한 언론의 보도와는 너무 다른 현실에 망연자실 하고 있던 그 때, 잠수시간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다이빙벨’에 대해 알게 된다. 세월호를 둘러 싼 수수께끼를 알려주는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 언론을 상징하는 배경의 신문, 그리고 뒤집힌 ‘다이빙벨’ 타이포로 바다에 잠겨버린 세월호를 연상시킨다.
* 아트포스터
프로파간다 스튜디오에서는 영화 포스터뿐 아니라 영화의 스틸 컷과 직접 제작한 타이포그래피로 아트포스터를 제작한다.
피그말리온과 프로파간다. 이 두 곳의 디자인 스튜디오가 만든 영화 포스터들을 보면 ‘이 영화 꼭 한번 보고 싶다’라고 느낄 것이다. 그리고 이미 이 영화들을 봤다면 그 감동이 포스터를 보며 한번 더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포스터는 단순히 홍보용이 아닌 영화의 연장선에 있는 것이다. 특히 인디스페이스, 인디플러스와 같은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상영하는 영화들의 포스터들을 눈여겨보자. 영화뿐 아니라 영화 포스터를 보는 즐거움을 당신에게 선사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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