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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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_Choice] 끝나지 않은 세월들을 제대로 기억하기 위한 투쟁,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 2>
오멸 감독의 <하늘의 황금마차>가 지난 9월 4일 개봉했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이 감독은 2년전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유수 영화제에서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는 수식어 없이도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는 흑백 화면의 미장센과 쉽지 않은 제주 이야기를 함께 담은 대단한 영화이다.
오멸 감독은 제주도 출신으로 제주도라는 공간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영화에 담아왔다. <지슬>은 제주 4.3에 관한 영화이다. 미군정이 배후에 있는 이 민간인 학살은 많은 사람들에게서 망각되고 있었다.
발터 벤야민은 말했다. “과거로부터 희망의 불꽃을 점화할 수 있는 재능이 주어진 사람은 오로지, 죽은 사람들까지도 적으로부터 안전하지는 못하리라는 것을 투철하게 인식하고 있는 특정한 역사가뿐인 것이다.”
이념과 관계없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는지에 대해 힘주어, 노골적으로 말할 법도 한데 영화는 관객들에게 소리를 지르지도, 기억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이유 없이 죽이던 사람들과, 영문도 모르고 동굴로 숨다 끝내는 죽음으로 내몰린 그들의 일상과 보편의 감정을 보여줄 뿐이다. 국가권력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을 또 다시 국가 주도의 역사 재배치와 재활용으로 희생시킬 순 없다. 다양한 기억의 발굴과 지속적인 재현만이 제주의 아픔을 제대로 기억하고 추모하는 길이다. 이런 점에서 오멸감독이 벤야민이 말한 ‘과거로부터 희망의 불꽃을 점화할 수 있는 재능이 주어진 사람’이라는 것은 <지슬-끝나지 않는 세월2>를 통해 모두에게 입증되었다.
제주의 아픈 역사는 치유되지도, 제대로 이해되지도 못한 채 제주에 떠돌고 있다. 제주 4.3이 국민국가 서사의 한 슬픔으로 자리매김 한 채 망각되어간다면 우리들의 아름다운 섬 제주는 아무런 아픔도 역사도 없는 관광객의 땅, 투자가들의 땅이 될 것이다.
흥겹고 유쾌하기 그지없는 <하늘의 황금마차>를 재밌게 보신 분이라면 오멸감독의 묵직하고 아름다운 영화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가 더 놀랍게 다가올 것이다. 쉽게 망각되서는 안 될 우리들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위로하기 위한 기적 같은 영화,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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