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인디플러그 <돼지의 왕>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bit.ly/1FUSVnB




<돼지의 왕> 리뷰: 꽉 찬 화면, 텅 빈 목소리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형 님의 글입니다.


어른이 된 ‘경민’(오정세 분)은 중학교 동창인 ‘종석’(양익준 분)을 만난다. 둘은 술잔을 마주하며 참혹했던 그 시절로 돌아간다. 이들이 기억하는 중학 시절은 어떤 모습이고, 그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마주하는가. 관객은 이들의 중학 시절에서 계급과 권력구조의 피라미드를 본다. 영화 속에서 부모의 지위가 아이의 계급을 결정하고 학생들은 명확한 위계 속에서 서로를 확인한다. 단지 영화 속 인물의 경험으로 그치지 않는다. 두말할 것 없이 이 모습은 한국 사회의 변하지 않은 풍경이자 대물림되는 악습이다. <돼지의 왕>은 그로테스크한 작화로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을 파헤친다. 



동시에 <돼지의 왕>은 재현의 윤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 단면에 사로잡힌 채 이미지를 재현할 때 쉽게 놓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화에서 많은 이미지는 계급에 사로잡힌 채 재현됐다. 영화 속 학교에서의 질서는 일진 무리를 중심으로 명확히 위계 지어진다. 비단 일진 무리뿐 아니라 주인공 그룹(철이, 종석, 경민)에도 계급이 존재한다. 이러한 영화에서 계급 담론 자체를 논하는 건 한계가 있다. 계급 안에서 계급을 말한다면 결국 그 담론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할 것이다. 더 본질적인 물음을 던져야 한다. 그렇다면 <돼지의 왕>은 계급에 사로잡혀 이미지를 재현하면서 무엇을 간과하고 있는가. 계급에 의해 부당하게 사라진 사람과 이미지는 존재하지 않는가. 



높은 계급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학생은 부유하고 공부 잘하는 이미지로 그려진다. 반대로 낮은 계급에서 폭력을 당하는 학생은 가난하며 무엇 하나 잘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경민은 ‘여성스러운’ 이미지로, 종석은 ‘호모’ 이미지로 그려지면서 가해 학생에게 놀림 받고 폭행당하는 정당한 이유로 탈바꿈된다. 이렇듯 가해 ‧ 피해자의 이미지는 고정적이며 단선적으로 재현된다. 이로써 영화에서 개인의 복잡한 감정과 서사는 사라진다. 특히 주인공 그룹이 고양이를 죽이는 장면은 모든 서사를 생략한 채 폭력의 잔인함만 부각한다. 왜 고양이를 찌르지 못하고 돌아선 경민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다시 돌아와 고양이를 잔인하게 찔러야 했는가. 주인공의 감정과 서사를 영화 어디에서도 설명하지 않는다. 영화는 이들의 삶에 질문을 던지며 이야기를 진행하기보다는 단지 악하게 변해가는 모습만 강조한다. 결국, 이 사회에서 개인이 악해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너무 쉽게 도출해낸다. 



꼭 이렇게 그려야 했나. 누군가는 현실을 잘 보여주기 위해 폭력을 사실적으로 재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부분 동의한다. 그렇지만 앞서 얘기한 고정되고 편협한 이미지와 사실적 재현은 다른 맥락에서 봐야 한다. 경민과 종석을 그러한 방식으로 그리지 않더라도 사실적인 재현을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인물의 서사와 감정이 생략된 채 기계처럼 움직이는 캐릭터라면 그 자체로 사실적이지 않다. 단지 폭력 이미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폭력 이미지(혹은 폭력 이후)에서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 보여줘야 한다. <돼지의 왕>은 폭력 이미지(폭력 이미지 이후)에서 무얼 말하고자 하는가. 화면을 채우는 폭력의 이미지와 사운드는 관객에게 상상하고 사고할 틈을 주지 않는다. 어떠한 물음 없이 적나라하게 재현된 폭력 이미지는 관객을 폭력에 무력하고 둔감하게 만들 뿐이다. 그래서인지 마지막에 종석이 사회에 외치는 목소리는 공허하다. 이제 무엇을 우선으로 놓고 재현할 것인지 다시 고민해야 할 것이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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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연상호 감독을 믿기에 

 '연상호 감독 특별전 : 지옥의 시네마' <사이비>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6년 5월 20일(수)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연상호 감독 

진행: 조영각 프로듀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혜 님의 글입니다.


애니메이션 감독이 블록버스터 급의 실사영화를 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된 연상호 감독의 첫 실사영화 <부산행>이 칸 영화제에 초청되며 더욱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금껏 개성 있는 연출과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왔던 연상호 감독의 전작들을 만날 수 있는 ‘연상호 감독 특별전 : 지옥의 시네마’가 인디스페이스에서 개최되었다. <사이비> 상영 후 인디토크에 연상호 감독과 <사이비> 조영각 프로듀서가 참석하여 칸에 다녀온 소감부터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조영각 프로듀서(이하 조): 엊그제 칸에서 돌아오셨는데요, 칸 영화제랑 여기랑 분위기가 많이 다르죠?(웃음) 2011년에 <돼지의 왕>이라는 독립장편애니메이션 만들었을 때도 칸에 다녀오셨죠. 그 후로 단편인 지옥 시리즈와 <창>을 만들었고 오늘 보신 <사이비>는 2013년에 개봉했습니다. 그동안 만든 영화들을 모아서 연상호 감독을 다시 보자는 의미로 준비한 기획전입니다. <부산행>으로 칸 영화제 다녀온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연상호 감독(이하 연): <돼지의 왕> 때하고는 분위기가 많이 달랐어요.(웃음) <돼지의 왕> 상영할 때는 관객들이 영화를 많이 싫어했거든요. 고양이 죽이는 장면에서 욕하면서 나가는 분도 계셨고요. 이번에는 분위기가 즉각적이었어요. 심야상영이라 밤 12시에 시작해서 2시에 끝났어요. 심야상영의 경우 중간에 많이 나간다고 하는데, 나가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다음날부터 외국인들이 영어로 이것저것 물어보려고 절 많이 찾았는데, 영어를 못해서 소위 ‘멘붕’이 왔어요.(웃음)


조: <사이비> 질문을 해볼게요. 가끔 외국 관객들이 영어 자막 상영본을 보고 엔딩에서 ‘민철’이 중얼거리는 장면은 왜 번역을 안했느냐고 물어봐요. 


연: 민철이 어떤 종류의 믿음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려고 했어요. 시나리오에서는 저주인지 기도인지 모를 말을 중얼거리는 걸로 적었어요. 민철이 가진 믿음의 표본이 저주에 기반 되어  있는지 속죄에 기반 되어 있는지 아니면 기원에 기반 된 건지를 보여주고자 했어요.


조: 당시 녹음할 때 민철 역의 양익준 배우가 종교적인 언어와 욕을 섞어가면서 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옆에서 알아들을 수 있는 말들은 빼자고 했죠. 


연: 그래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들이 일부 남아있어서 사운드 편집 때 제거하기도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남겨 놓은 말들이 있는데, 아주 자세히 들어보면 ‘주십시오’로 들려요.


조: 연상호 감독은 그동안 애니메이션을 계속 해왔는데, 매번 듣는 질문이 ‘왜 실사영화를 안 찍느냐’였어요.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도 감독도 불쾌했어요. 제임스 카메론한테 ‘왜 애니메이션을 안 만드냐’는 질문은 하지 않으면서 연상호 감독에겐 그런 질문을 하는 건지. 이번에 칸에서 <부산행>을 상영했을 때, 역시 실사를 잘할 줄 알았다는 반응이 나오더라고요. 감독님은 애니메이션 연출할 때와 실사 연출할 때 마음이나 준비과정에 있어 다른 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연: 저는 크게 다르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워낙 <부산행>을 편하게 찍기도 했고. 스태프들이 대부분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분들이셨거든요. 처음에는 촬영감독과 조감독한테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촬영감독님이 <사이비>와 <돼지의 왕>을 이미 봤는데 다시 여러 번 보면서 연출법 등을 많이 분석하고 고민했대요. 다들 ‘이 사람을 도와야한다’라는 마음을 가졌나 봐요.(웃음) 그 덕에 전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조: 보통 영화 촬영장에 감독이 처음 가게 되면 스태프들의 기에 눌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부산행> 촬영시작한지 한 달이 지났을 때 모두들 연상호 감독의 팬이 되어있었다고 해요. 이유인즉슨 한 달 동안 찍어놓은 걸 다 붙여보니 한 시간이 채 안되었다는 거죠. 일반적인 상업영화 현장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거든요. 보통 영화를 처음 찍는 감독들이라면 이 각도에서도 찍어보고 다른 각도에서도 찍어보고 하다 보니 촬영분량이 많아지는데, 그것은 스태프들이 그만큼 일을 많이 하게 된다는 뜻이에요. 그런데 연상호 감독은 완벽한 콘티를 만들어왔고 그대로 촬영하고 끝냈다는 거죠. 네다섯시면 현장이 끝났다고 하던데요?


연: 이준익 감독 이후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들 하시더라고요.(웃음) <부산행>은 현장 촬영본이 1시간 57분이 나왔어요. 정말 조금 찍은 거죠.


조: <지옥> 홍보문구가 ‘국내 최초 1인 제작시스템의 로토스코핑(Rotoscoping) 기법 애니메이션’이었어요. 로토스코핑 기법은 실제 인물들이 연기를 한 뒤 이를 바탕으로 윤곽선을 그리는 거거든요. <사이비>의 논밭에서 낫들고 싸우는 장면이 실제로는 스태프들이 핸드폰 카메라를 들고 작업실 건물 복도 앞에서 찍은 거죠. 그걸 기반으로 해서 애니메이션으로 작업을 한 건데, 이 방식이 실사영화를 찍을 때 도움이 많이 되었나요?


연: 아뇨, 전혀 도움이 안 되었어요.(웃음) 애니메이터들이 상상한 대로 그리면 변수가 많다보니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디렉션을 주는 방법이 로토스코핑인데, 큰 스튜디오에서도 다 사용하는 기법이에요. <사이비>는 액션이 많지 않아 힘든 점은 없었지만, <서울역>은 진짜 힘들었어요. 좀비 역을 제가 직접 했거든요. 새벽에 혼자 사무실에 나와서 카메라 놓고 찍은 적이 있는데, 촬영하다가 넘어지기도 했어요.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나’하며 멍하니 앉아있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조: 참고로 <서울역>은 <부산행> 촬영 전에 <사이비> 완성 이후 바로 작업한 연상호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부산행>보다 앞선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관객: 작품을 보면서 빛과 그림자를 많이 사용한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인물을 설명해주기도 하지만 독일 표현주의 같은 느낌도 받았어요. 그걸 염두에 두고 작업한 건지 궁금해요. 그리고 비극적 결말 이후에 나오는 장면이 굉장히 동화 같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연: 저는 80~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그 당시 애니메이션에 표현주의적 기법들이 많았어요. 미국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엔 예산이 많다보니 동작의 과정이나 연기를 많이 전달하는데, 일본은 예산의 한계로 동작을 많이 그릴 수가 없어요. 그래서 여러 기법을 고안해 낸 것 중 하나가 배경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었어요. 인물 표정도 인상파의 영향을 받은 것이 있는데, 저도 그런 부분에 영향을 많이 받아 그리게 되었던 것 같아요. 결말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향이 있다고도 봐요. 다들 그의 애니메이션은 밝은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는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간문명의 쇠락을 동시에 담아내는 감독으로 유명하거든요. <사이비>에서 중요한 건 믿음인데, 종교적으로 신과 인간과의 관계성에 주목했어요.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 원작 소설인 이청준 작가의 ‘벌레 이야기’에선 신이 봤을 때 인간의 믿음, 고통, 환희는 우리가 벌레를 보는 것처럼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 관점이 있어요. <사이비>에서도 인물들은 엄청난 고통과 비극을 가졌지만, 봄이 오고 꽃이 피는 대자연의 모습이 인간의 존재를 초라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엔딩을 그런 방향으로 만들었어요.


관객: 사회적으로 비판적이고 어두운 면을 보인 작품이 많은데, 앞으로도 비슷한 노선으로 가실건지 아니면 밝은 모습도 다룰 건지 궁금합니다.


연: <부산행>을 본 국내 기자 반응들을 들어보니 많이 약해진 것 아니냐고 하더라고요.(웃음) 반면에 외신에서는 사회적인 메시지가 많다고 하고요. <부산행>과 <서울역>이 단순히 시간적 차이로만 연결되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서울역>은 사회적인 메시지가 아주 직설적으로 들어가고 <부산행>은 이 세계관 내 각각의 인물들의 감정을 많이 따라가는 영화에요. 


조: 많이들 앞으로의 행보를 궁금해 해요. 지금까지 만든 장편 애니메이션 세 편이 연상호의 ‘어둠의 시리즈’이지 않을까 하는데요.(웃음) 앞으로 실사를 할지 애니메이션을 할지 궁금하기도 한데, 규모에 맞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관객: 감독님이 믿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을 믿어야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연: 저는 믿음에 기대지는 않는 것 같아요. 내가 어떻게 하면 어떻게 될 것이다, 라는 것 자체가 일종의 믿음이죠. 믿음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있을 땐 믿음에 기반을 해서 행동을 하고 싶어 하는 욕구 때문에 그런다고 생각하거든요. 믿음이라는 것이 문장 같은 걸로 만들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도 기독교이긴 하지만, 기독교 정신이 무엇인지 고민해요. 요즘에는 제 아이에게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어떤 방식으로 알려주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은데요. 제 아이가 공감능력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모든 것을 내 기준에서 느끼지 않고 남의 관점에서 느낄 수 있는 능력이요. 약자든 권력자든 어떠한 대상이든 그 사람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능력을 가지면서 살아가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종교적으로도 그 능력이 대단히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동성애 같은 것도 그 본질을 허용하느냐 안하느냐의 논쟁은 종교적으로 아무 의미 없고, 어떠한 입장이든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의 시각으로 공감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 요즘에 공감능력을 전혀 못 보여주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설득이 될 수 있을 것 같네요.(웃음)


관객: <사이비> 캐스팅을 보면 꽤 핫한 스타들이 많아요. 특별한 캐스팅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연: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양익준 배우와 오정세 배우는 단편 때부터 같이 했던 분들이고, 류혜영 배우 등 다른 분들은 알음알음 알게 된 케이스에요. <서울역>에 나오는 류승룡 배우, 심은경 배우, 이준 배우도 운이 좋았어요. 심은경 배우는 특이하게도 트위터로 캐스팅하게 되었어요.(웃음)


조: 캐스팅의 경우 연상호 감독이 아는 배우들에 대해 아이디어를 많이 주고, 독립영화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을 제가 리스트업 해서 보여주는 편이에요. 주연배우들 빼고 다른 배역들은 분량이 적다보니 한 배우를 더블 캐스팅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래서 남성 3명, 여성 3명, 젊은 아이 역 3명, 나이 든 사람 3명해서 총 12명 정도를 모았어요. 즉흥적으로 녹음하는 자리에서 추가적으로 더 녹음을 하기도 했어요.


관객: <부산행> 이후로 상업영화 감독으로의 행보도 걷게 될 것 같아요. 예전의 상황과 많이 달라지면서 지금의 위치도 많이 달라졌을 텐데, 이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궁금합니다.  


연: 그런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저는 일을 안 하면 불안해하는 스타일이에요. <부산행> 작업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사이즈가 다양한 작품들을 쓰고 있어요. 크게 가야 하는 작품들은 주변 제작 투자자들과 얘기를 많이 해봐야 할 테고, 제 개인적인 작품들도 존재할 겁니다. 상황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고 느껴지지만, 예상했던 일이었어요. 옛날에 영화 처음 할 때 ‘전 세계적인 마이너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었는데요.(웃음) 이제는 큰 영화와 작은 영화 서로 왔다 갔다 하다보면 가능할 수도 있겠더라고요. 


조: 와중에 연상호 감독이 직접 운영하는 ‘스튜디오 다다쇼’가 있어요. 항상 스튜디오 걱정을 하고 있어요. 스튜디오를 유지하는 방향이 있는지요.


연: 아무래도 큰 영화를 하고 나니 별 관심이 없었던 투자자들도 요샌 귀기울여듣는 경향이 있어요. 지금 몇 가지 작품들을 제안하고 있는 상황인데, 조금이라도 진전이 있다면 주변에 있는 좋은 애니메이션 감독들이 이 산업 안으로 들어와서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해요. 그런 것들이 많이 쌓이면 재미있는 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에요. 


조: 이 자리에 양익준 감독님이 깜짝 방문하셨는데, 연상호 감독과 인연이 깊은 만큼 한 말씀 해주세요.



양익준 감독: <똥파리>(2008) 준비할 때 투자를 받지를 못해 4개월간 술만 마셨어요. 그러다 작은 돈으로 근근이 촬영을 했는데, 연상호 감독이 와서 많이 도와줬어요. 예전에는 연상호 감독이 데뷔작을 못 만들어서 전전긍긍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제가 물어봐야할 상황이에요. 이 산업 내의 모든 걸 다 겪었잖아요.(웃음) SNS에서 댓글로 ‘작은 거장 연상호 파이팅’이라고 적었는데, 진짜 연상호 감독은 10년 안에 거장이 되지 않을까요? 확신해요.


조: 마무리로 앞으로의 근황을 말씀해주세요.


연: <부산행>이 7월 중순에 개봉할 듯하고, 후에 바로 <서울역>이 개봉할 것 같아요. 그리고 한주 차이로 저희 스튜디오에서 준비한 <카이 : 거울 호수의 전설>도 개봉할 듯합니다. <부산행> 후반 작업과 동시에 차기작을 정하고 쓰고 있는데, 6월에는 초고가 나올 것 같아요.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과 실사라는 영화적인 형식보다는 영화에 담고자 하는 내용에 집중하였고 자신이 갖고 있는 믿음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우리가 보고, 믿고 있는 것들을 믿음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지를. 앞으로 자신의 길을 뚝심 있게 걸어 나갈 연상호 감독을 우리는 믿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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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 특별전 지옥의 시네마

 

기간 2016년 5월 19일(목) - 20일(금) | 2일간

장소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상영작  <지옥>, <지옥: 두 개의 삶>, <창>, <돼지의 왕>, <사이비>

관람료 7,000원 (후원회원 무료 / 멤버십 6,000원)


주최 사단법인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주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신작 애니메이션 <서울역>이 제34회 브뤼셀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40회 앙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20회 몬트리얼판타지아국제영화제, 제49회 스페인시체스판타스틱영화제 등의 주요 경쟁부문에, 첫 번째 실사 영화 <부산행> 또한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화제를 모으며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연상호 감독의 작품들을 다시 만납니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연상호 감독 특별전 : 지옥의 시네마'를 2016년 5월 19일(목)부터 20일(금)까지 2일간 개최합니다.

계속해서 해외 유수 영화제로부터 극찬을 받고 있는 연상호 감독의 전작들을 되짚어볼 수 있는 '연상호 감독 특별전 : 지옥의 시네마'에서는 단편 3편 <지옥>, <지옥: 두 개의 삶>, <창>과 장편 2편 <돼지의 왕>, <사이비>를 상영합니다. 대한민국의 어두운 구석을 집요하게 파헤쳐 대면하게 하는 연상호 감독표 애니메이션들을 통해 우리가 자조적으로 ‘헬조선’이라 부르는 2016년 이 땅의 삶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평범한 두 젊은이가 천사로부터 죽음의 선고를 받고 시작된 죽음의 비극적 아이러니를 그린 <지옥>, <지옥: 두 개의 삶>과 조직 안에서 이익이 충돌하게 될 때 폭력을 당하는 개인을 보여주는 <창>이 한 섹션으로 묶여 상영되며, 연상호 감독만의 개성 있는 스타일이 응집되어 있는 첫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과 종교와 인간관계 속에 그려지는 선과 악의 경계를 도발적으로 그린 <사이비>까지, 실사 영화를 뛰어넘는 스릴과 서스펜스가 돋보이는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사이비> 상영 후엔 연상호 감독과 함께하는 인디토크(GV)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오는 5월 19일부터 20일까지 2일간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연상호 감독 특별전 : 지옥의 시네마’를 통해 뚝심 있는 연출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는 연상호 감독의 작품들을 다시 보며 그의 독창적인 애니메이션 세계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색다른 만남의 장이 열리길 기대합니다. 





○ 상영시간표




○ 상영작 정보


1. 단편 묶음 - <지옥> <지옥: 두 개의 삶> <창>

<지옥> The Hell 
연상호 | 애니메이션 | 2002 | 10분 | 청소년관람불가

평범한 일상을 살던 ‘나’.. 어느 날 천사는 "나"에게 죽음의 순간이 찾아왔으며 고통이 따르는 지옥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란 예언을 전해주는데... 죽음의 천사와 맞닥뜨린 순간, 천사는 "나" 에게 두 가지 선택의 기회를 이야기하고.. ‘나’는 이 위험한 제안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지옥: 두 개의 삶> The Hell (Two Kinds of Life) 
연상호 | 애니메이션 | 2006 | 25분 | 청소년관람불가

평범하게 살아온 20대 중반의 재영에게 어느 날 천사가 나타나 재영은 5일후에 죽을 것이며 그동안의 평가로 천국에 간다고 예언을 한다. 고통이 없는 곳인 천국은 인간의 이성이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무의 세계... 재영은 5일이란 시간동안 주변의 사랑하던 사람과 이별을 준비한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 깊은 곳에서 완벽한 무에 대한 두려움과 새로운 욕망이 서서히 생겨나기 시작하는데...


<창> The Window
연상호 | 애니메이션 | 2012 | 29분 | 15세이상관람가

병장 정철민의 내무반에는 오랫동안 신참이 들어오지 않아 대부분이 병장이고 막내가 상병이다. 정철민에 따르면 그들은 한 배에 탄 동료, 친구, 가족이다. 서로 생일도 챙겨주고 이 때문에 규정을 위반하는 것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어느 날 정철민의 내무반에 신참 홍영수가 배정된다. 외박 허가를 둘러싸고 부당함에 화나 있던 철민은, 군생활에 적응 못하는 홍영수를 훌륭한 병사로 키워내려고 작정한다. 그의 계획이 성과를 보이기 시작할 무렵, 시범훈련 중 영수의 ‘잔머리’가 발각되어 중대 전체가 얼차려를 받게 된다. 그의 인생이 꼬여가기 시작한다.




2. <돼지의 왕> The King of Pigs 
연상호 | 애니메이션 | 2011 | 96분 | 청소년관람불가

세상이 버렸던 15년 전 그날, 그 끔찍한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회사 부도 후 충동적으로 아내를 살인한 ‘경민(목소리 오정세)’은 자신의 분노를 감추고 중학교 동창이었던 ‘종석(목소리 양익준)’을 찾아 나선다. 소설가가 되지 못해 자서전 대필작가로 근근히 먹고 사는 종석은 15년 만에 찾아온 경민의 방문에 당황한다. 경민은 무시당하고 짓밟혀 지우고 싶었던 중학교 시절과 자신들의 우상이었던 '철이(목소리 김혜나)' 이야기를 종석에게 꺼낸다. 그리고 경민은 학창시절의 교정으로 종석을 이끌어, 15년 전 그날의 충격적인 진실을 밝히려 하는데...



3. <사이비> The Fake
연상호 | 애니메이션 | 2013 | 100분 | 청소년관람불가

마을을 구원할 유일한 ‘믿음’ vs ‘믿음’을 의심하는 한 남자
수몰예정지역인 마을에 교회가 새로 생긴다.
기적을 빙자해 사람들의 보상금을 노리는 장로를 돕는 목사와 그들의 정체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주정뱅이 폭군,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사람들은 결국 충돌하는데… 당신이 믿는 것은 진짜입니까?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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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왕> : 계급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날 것’의 애니메이션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도경 님의 글입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는 우리에게 어떻게 각인되어 있는가. 지브리 스튜디오의 판타지 세계, 디즈니와 픽사의 동물 캐릭터와 동화 인물들이 노래를 부르는 환상의 세계가 쉽게 그려진다. 포스터에는 귀여운 그림체, 더빙은 앳된 목소리의 성우, 동심과 환상성을 일으키는 음악도 곁들여진다. 하지만 연상호 감독의 <돼지의 > 어떤가. 울퉁불퉁 투박한 그림체오정세, 양익준 실감나는 연기파 배우들의 더빙, 묻은 얼굴과 시체들이 즐비하게 그려진다. 이전의 애니메이션이 꺼풀 치장된 세계를 그렸다면, <돼지의 > 현실의 잔인한 이면을 미화시키지 않고 생생하게, 그대로를 날카롭게 그려낸다.



허름한 골목길과 빨간 노을이 스산하게 배경의 영화는 중학교 교실에 집중한다. 교실에는 권력을 기준으로 아이들이 계급화 되어있다. 그들 스스로의 계급이 아닌 부모의 계급이 세습된 모습으로 사회의 단면이 축소되어 집약되어있다. 돈이 많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중간계층과 하층의 아이들의 위에 군림하여 약한 자들을 괴롭히고 조롱한다. 순수함 없이 권력 놀음에 도취된 그들의 모습은 어른들이 권력을 이용해서 부리는 횡포를 보여주는 것보다 적나라하게 사회의 병든 모습을 보여준다.



단단한 권력의 횡포 사이로 김철이라는 아이가 파고든다. 그는 약한 아이들을 괴롭히는, 소위 일진들을 폭력으로 맞대응하며 10, 20 뒤에 너희들이 때를 좋은 시절로 회상할 것이 역겹다. 그들에게 그런 시절을 지워주겠노라고 선언한다. 철이의 말은 언뜻 실현 가능한 일로도 보인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아이돌로 데뷔한 신인이 과거 일진이었던 신상정보가 피해자들에 의해 드러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피해자들은 그들의 활동을 결사 반대한다. 자신의 청소년기를 짓밟은 이들의 성공을 TV 스크린으로 보는 것은 10대에 받은 폭력을, 어른이 이후까지도 연장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역으로, 일진들은 자신들의 과오를 뉘우칠까? 적어도 영화엔 그런 모습은 없다. 10대의 어린 아이들은 약한 아이들을 죄책감 없이 괴롭히고 자신들에게 대항이라도 하면 깡패라고 폭언하며 폭행을 일삼는다. 스스로의 언행이 악하다는 자각 없이 자신들이 사회로부터 당하는 취급을 약자에게 가감 없이 투영한다. 성찰은 찾아볼 없다. 후에 성인의 모습으로도 그들은 밑바닥 세계에 등장하지 않는다. 밑바닥의 삶에는 종석과 경민 만이 여전히 잔존할 뿐이다.



결국 몰락하는 것은 바닥의 삶을 사는 종석과 경민과 같은 하층민들일 뿐이다. 철이의 죽음으로 인한 죄책감은 원래 목표였던 일진 무리가 아닌 철이의 친구라고 불렸던 종석과 경민의 것이 된다. 10여년이 지나도록 세상은 변한 것이 없다. 경민은 사업이 망해서 자살을 하고 종석은 돈을 버는 작가일 뿐이다. 죽어서 고기만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돼지와 다를 없다. 그리고 그런 돼지들의 으로 추대되어 일진 무리를 일시적으로 응징했던 철이도 결국 죽음을 무릅쓸 만큼의 용기가 없고 다시 학교로 돌아갈 궁리를 하는, 비겁하고 시시한 인간(네이버 웹툰 <송곳>, 최규석) 뿐이다. 그를 하층 계급의 왕으로 만들어 준건 세상이 아닌 옥상에서 그의 등을 떠민 종석이다. 그러니 그들 사이에서의 왕이 무슨 권력을 가질까. 실제 권력 위의 강자들은 반성이 없다. 권력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어버리는 현실의 아이러니만 증폭될 뿐이다. 이러한 것의 현실을 투박하게 그려낸 애니메이션 <돼지의 > 현실을 새롭게, 감각적으로 느낄 있는 기회를 것이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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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_기획] ‘애정 어린 시선이 필요하다.’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사 알아보기

관객기자단 [인디즈] 신효진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지브리 스튜디오, 디즈니, 드림 웍스 등 우리는 외국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들에 대해서는 너무 잘 알면서도 국내 애니메이션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1967년 한국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을 시작으로 ‘로보트 태권V’, ‘아기공룡 둘리’ 등 한국 애니메이션은 흥망성쇠를 반복하며 끊임없이 성장해왔다. 2000년대 이후로는 이성강 감독의 ‘마리 이야기’가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프랑스의 안시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그 뒤로 국내 애니메이션 영화들은 흥행 부진을 면치 못하며 제작에 어려움을 겪었다. 오성윤 감독의 ‘마당을 나온 암탉’이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전국 관객 200만 명이라는 기록을 달성하며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에 희망을 보여줬으나, 여전히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에 있어서 투자를 받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은 대중들의 많은 주목과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성장하며 한국의 감성을 그림으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들의 노력이 헛되이 되지 않도록, 물거품으로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의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인디즈는 이번 기획기사를 통해서 앞으로 기대되는 한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을 알리려고 한다. 




1. 스튜디오 다다쇼 

    

▲ 왼쪽부터 <돼지의 왕>(감독 연상호), <사이비>(감독 연상호), <발광하는 현대사>(감독 홍덕표) 포스터



<창>, <돼지의 왕>, <사이비> 등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제작된 스튜디오이다. ‘스튜디오 다다쇼’는 사회고발적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며 성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최근에는 강도하 작가의 <발광하는 현대사>(감독 홍덕표)를 영화로 제작하며 성인 애니메이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스튜디오 다다쇼’의 작품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문제들, 인간 군상들을 담아내며 성인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최근 개봉되었던 <사이비>는 수몰예정지역인 마을을 배경으로 기적을 빙자해 사람들을 현혹하는 목사와 그의 정체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술주정뱅이 폭군,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충돌을 통해 ‘당신이 믿는 것이 진짜’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한편 서울역 속 한 명의 노숙자로부터 시작된 이상 증상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도시 전체를 아비규환으로 몰아가는 재난 상황을 그린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이 내년 상반기 개봉을 앞두고 배우 이준, 심은경 등 목소리 캐스팅을 하며 주목받고 있다.

‘스튜디오 다다쇼’의 애니메이션은 실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비참한 현실을 담아내며 어른들을 위로한다. 이처럼 어린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 있다면 성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도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스튜디오 다다쇼’는 이후로도 성인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제작과 투자에 온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하니 그들의 다음 작품들도 관심이 간다. 





2. 지금이 아니면 안돼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무림일검의 사생활>,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 <아빠가 필요해> (이상 감독 장형윤), <도시에서 그녀가 피할 수 없는 것들> (감독 박지연)



‘지금이 아니면 안돼’는 <무림일검의 사생활>, <아빠가 필요해> 등 특유의 아기자기한 그림체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장형윤 감독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이다. 

 최근에는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라는 장편영화로 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국내 관객 뿐만 아니라 해외 관객들의 깊은 관심을 끌었다.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는 장형윤 감독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마음을 잃고 얼룩소로 변해버린 청년뮤지션 ‘경천’을 비롯, 마법의 힘으로 소녀로 변해버린 한국 최초의 인공위성 우리별 ‘일호’. 그리고 멋진 외모의 훈남 마법사였지만 화장지로 변해버린 ‘멀린’까지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대거로 등장한다. 그는 이 작품으로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매력적인 캐릭터, 그리고 한국적인 정서까지 담아 한국형 ‘판타지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지금이 아니면 안돼’ 작업실에는 현재 <도시에서 그녀가 피할 수 없는 것들>로 잘 알려진 박지연 감독과 <마법 천자문>, <돼지의 왕> 등의 작업에 참여하다 첫 단편 데뷔를 앞두고 있는 김창수 감독이 함께 작업하고 있다.

 ‘지금이 아니면 안돼’ 스튜디오는 “사랑도 시도 음악도 지금이 아니면 안돼. 나중엔 너도 나도 변할 테니까“라고 쓰여진 장형윤 감독의 노트 속 한 구절에서 시작되었다. 이처럼 장형윤 감독은 너무 어둡지도, 가볍지도 않게 현실을 그릴 수 있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현재 장형윤 감독은 소설가가 되고 싶은 흰 늑대에게 ‘아빠’라 부르며 나타난 소녀의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단편 애니메이션 <아빠가 필요해>의 장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간미가 넘치고 따뜻한 ‘지금이 아니면 안돼’의 다음 작품들을 기대해 본다.




▲ 인디스페이스 트레일러


+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영화를 관람하기 전 언제나 만날 수 있는 트레일러는 ‘지금이 아니면 안돼’의 장형윤 감독 작품이다. 가발 쓴 강아지 뽀삐와 면도크림, (전)용관이가 등장해 노래하는 아기자기한 인디스페이스의 트레일러는 그 어떤 상영작보다 인기가 단연 최고라고 한다.





3. 연필로 명상하기

  

▲ 왼쪽부터 <소중한 날의 꿈>,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감독 안재훈 한혜진)



‘연필로 명상하기’는 <소중한 날의 꿈>을 통해 한국 애니메이션의 대들보로 거듭나며 그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스튜디오이다. 학창시절 설레는 첫사랑을 연필로 담아낸 <소중한 날의 꿈>은 얼마 전 인디스페이스에서 개봉 3주년 특별 상영회가 열리며 시간이 흘러도 꾸준히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단편 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으로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연필로 명상하기’의 작품은 정겹고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8월 21일 개봉하는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역시 영화를 통해 정겨운 우리말,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한국의 옛 정을 스크린에서 한껏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세 명의 작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김유정의 [봄봄] 원작의 감성이 애니메이션에 고스란히 담겨있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를 고취시키고 있다. 

‘연필로 명상하기’의 안재훈 감독님은 최근 관객기자단 [인디즈]와의 인터뷰에서 “한류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나가는 모든 것들이 오히려 내부의 소중한 것들을 점점 더 없애는 것 같다. 이런 때에 우리 문학을 우리 애니메이션이 만나면 가치와 의미가 있는 일이 될 것 같았다” 라고 단편 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기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처럼 ‘연필로 명상하기’는 국내 애니메이션이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에 대해서 고민하고, 또한 한국 애니메이션만이 담아낼 수 있는 한국적 정서에 대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필로 명상하기’는 이 작품을 계기로 계속해서 한국의 다양한 단편 문학들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들이 만들어낼 한국적 정서가 담긴 차기작에도 기대가 크다. 




이외에도 ‘Boondocks’, ‘코라의 전설’ 등 해외에서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스튜디오 미르’, 토종 공룡 점박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로 애니메이션 제작 기술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드림써치 C&C’ 등 우리가 주목해야 할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은 다양하다. 애니메이션은 우리의 동심을 불러일으키고 또한 한계가 없는 상상력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더욱이 한국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지브리 스튜디오, 디즈니와 다른 자신들만의 색깔을 띠며 꾸준히 성장해가고 있다. 그들의 앞으로의 행보에 우리가 좀 더 애정 어린 시선으로 관심을 가져준다면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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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s 페이스 (Indie's Face) 


상영 후 감독 배우들과 함께하는 인디토크와 인터뷰, 상영작 리뷰 등 인디스페이스의 다양한 소식들을 전하는 인디스페이스  기록 자원활동가 입니다. 극장 안 이야기들을 전하는 인디스페이스의 얼굴, <인디's 페이스>와 더욱 알찬 소식 만나세요 :D



영화: 사이비_ 연상호

상영일시: 2013년 11월 23일

참석: 연상호 감독

진행: 조영각 프로듀서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2011년 <돼지의 왕>으로 대한민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보여준 연상호 감독이 2012년 중편 <창>에 이어 2013년 두 번째 장편영화 <사이비>로 돌아왔다. 개봉 3일차에 진행된 인디토크에는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이자 <돼지의 왕>에 이어 <사이비>의 프로듀서를 맡은 조영각 프로듀서와 연상호 감독이 참석했다.


조영각: 연상호 감독님은 되게 열심히 작업을 하십니다. 2011년 11월에 <돼지의 왕>이 개봉을 했는데 딱 2년 만에 장편이 나온 거예요. 중간에 중편 <창>이 나왔고요. 엄청나게 빠르잖아요. 한국에서도 이례적이지만 세계적으로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자주 나오지 않습니다. 특히나 인디펜던트 측에서 나오는 것들은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이렇게 빨리 작업하는 비결은 뭘까요?

연상호: 단편애니메이션을 오래 했는데, 오래하다 보니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게 쉽진 않아요. 애니메이션 시장이 크진 않더라고요. 그래서 투자하기를 꺼려하는 거예요. 저는 되게 단순해요. ‘투자하는 쪽에서 용인할 수 있는 액수가 얼마인가’, 그리고 ‘참여하는 사람들은 얼마정도를 받아야 하는가’를 정해요. 이걸 나누면 제작기간이 나와요. 제작기간은 항상 짧아요. 그래도 그 기간에 무조건 만드는 거예요. 물론 그렇게 하다보면 작품이 후지게 나올 수 있잖아요. ‘졸작’ 혹은 ‘디지털 쓰레기’가 나올 수 있잖아요. 그건 항상 감수하고 갑니다. 다행히 <돼지의 왕> 같은 경우에도 많은 분들이 보시진 않았지만 손해가 나진 않은데다가 외적으로도 성과가 있었기 때문에 적어도 ‘디지털 쓰레기’는 아니었던 거죠. 그래서 <사이비>를 만들 수 있게 됐고. 못 만들든 잘 만들든 항상 ‘디지털 쓰레기’가 될지도 모르는 것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작업하고 있습니다.


관객: <돼지의 왕>도 재미있게 잘 봤고, <사랑의 단백질>도 재밌게 봤거든요. 이번 <사이비>까지 해서 감독님께서 굉장히 냉소적인 유머감각을 가지신 분이 아닌가 싶었어요. ‘여기서 내가 웃기려고 했던 건데, 사람들이 왜 안 웃지’라고 생각하신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연상호: 오히려 웃기라고 만든 건 아닌데 웃긴 반응이 있었던 부분들이 있어요. 민철이라고 하는 캐릭터가 원래는 전혀 개그가 없는 캐릭터였어요. 무서운 사람이었어요. 근데 이 캐릭터가 너무 무서워지기 보단 주접스러워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양익준이라는 배우가 감수성이 예민하다는 걸 알기에 민철을 연기했을 때 무서워지기보다는 주접스러워질 거라 생각을 했어요.


조영각: 배우들에게 한 연기 디렉션(지도)이나 목소리 연출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주세요. 제가 보기에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 중에서 목소리 연기는 최고가 아닌가 싶은데 말이죠.

연상호: 목소리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저는 사실 별로 신경을 안 써요. 거기에 신경을 쓰다보면 함몰되는 게 있어요. <돼지의 왕> 만들 때도 목소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어요. 저는 일부러 안 맞는 분을 캐스팅하는 편이예요. 안 맞아 보일 수 있는데 일부러 그렇게 하는 편이예요. 왜 그러냐면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목소리가 안 맞는다고 하는데,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을 만나보면 얼굴과 목소리가 다를 때가 되게 많아요. 그런데 애니메이션은 그런 경우가 없어요. 똑같이 붙이는 게 사실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거예요. 물론 100% 안 맞게 캐스팅 하는 건 아닌데, 포인트가 되는 부분은 의외의 인물을 캐스팅하려고 하는 편이예요.

디렉션은 많이 하진 않는 편이고요. 배우가 편하게 하는 게 제일 맞는 거라고 생각해요. 목소리 더빙이나 연기를 하는 건 입을 딱딱 맞추거나 또박또박 말하는 것과는 별개라고 생각하거든요. 생동감이 넘치려면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의외의 것들, 제가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끄집어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될 수 있으면 편하게 하려고 하고, 배우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배우에 맞게 대하는 거죠. 양익준 배우는 예민하고 감정 끌어올리는데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디렉션을 잘 안줘요. 조금 오래 기다리죠. 오정세 배우 같은 경우에는 기계적으로 연기하는 편이라 많이 물어봐요. ‘어떤 연출의도를 가지고 있냐’, ‘어떻게 해야 하냐’, 그런 경우에는 얘길 많이 해주죠. 사람마다 디렉션을 다르게 주는 편이예요.





조영각: 녹음실에 자주 들어가시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해요.

연상호: 녹음실은 무음상태라서 공간감이 느껴질 수가 없어요. 원래 배우들은 현실공간에 있기 때문에 연기가 가능한데, 좁은 공간에 있으면 톤이 점점 떨어져요. 성우들은 기계적으로 톤이 떨어지지 않게 연습을 해요. 자꾸 중간에 들어가서 소리가 움직이는 폭 같은 거 있잖아요. 배우에게 디렉션을 줄 때 톤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톤을 높여 말합니다.


관객: 마지막에 최장로를 찾아간 민철을 동네바보가 죽이려고 할 때 목사님이 기도하는 게 마치 랩을 하는 것 같았는데 해외에서 상영할 때 자막에 그런 부분들을 살릴 생각이신지 궁금합니다.

연상호: 외국 리뷰어들이 많이 얘기하는데, <사이비>가 <돼지의 왕>보다 욕 번역이 잘 됐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그것에 대한 인식이 좀 있었던 거예요. 이번에 번역하시는 분들이 욕이나 그런 걸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더라고요. 여러 가지를 놓고 수정한 적도 있어요. 심지어 욕보는 재미로 봤다는 관객도 있더라고요. 이번 <사이비>를 번역하시는 분들이 번역을 되게 열심히 하신 것 같아요.


관객: 이 영화를 만들 때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만드셨는지 궁금하고요. 이 영화도 자전적인 얘기가 들어있는 건지, 캐릭터 속에서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가 있는지 궁금해요.

연상호: <사이비> 캐릭터들 대부분이 저랑 닮았어요. 대부분의 캐릭터가 저의 모습에서 만들어 낸 캐릭터고요. 조금 더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성철우가 과거의 제 모습과 굉장히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창>에서 정철민 병장이 생각하는 선은 다수의 선이예요. 다수가 이익을 볼 수 있는 게 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소수의견은 묵살해버리려는 사람이에요. <창>은 100% 저의 군대시절 있었던 일이고 정철민 병장이 제 캐릭터로 만든 거라, 성철우 캐릭터는 정철민 병장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어요. 제가 생각했을 때 성철우가 악해지는 것은, 성철우가 생각하는 실제 선의 모습이 보여 지는 거라 생각해요. 성철우는 다수의 행복을 선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위해 두 명의 소수의견을 묵살하고, 자기가 희생해서 선을 펼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객: 믿음에 관한 얘기라 관심이 많았는데요. 영화에 계속 열광적으로 믿는 사람하고 의심하면서 믿는 목사, 그리고 믿음이 없다는 걸 믿는 주인공, 믿는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 등 다양한 믿음이 나오잖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부인을 바라보는 남편의 믿음을 보면서 연민을 느꼈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주문을 외우듯이 바뀌어버리는 게 불편하고 납득이 잘 안됐거든요.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 부탁드려요.

연상호: 이 영화는 다른 가치를 믿고 있는 여러 캐릭터들이 나오는데, 누가 잘못했다고 판단하기 힘든 상황이고 그들이 결합이 됐을 때 싸우게 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구상했어요. 엔딩의 경우 그들의 가치가 모두 깨지는 건데, 그중에서도 민철이 어떤 종류의 믿음을 갖게 되어 민철의 가치가 깨진 걸 구상했어요. 여러 가지를 담고 싶었는데 제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민철이 무너졌다는 것과 민철의 믿음이 저주인지 속죄인지 기도인지 모를 말을 중얼거린다는 거예요. 마지막 장면에 ‘인간이 아주 원시적인 형태에서 지닌 믿음의 형태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남이나 자기에 대한 저주의 형태, 아니면 속죄의 형태, 아니면 기원의 형태였을까 그런 것에 대해 관객 분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엔딩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죠.

저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보면서 칠성이가 어떻게 됐을까 그런 게 되게 궁금하더라고요. (웃음) 감독이라고 다 아는 건 아니에요. 저도 영화를 보면서 궁금한 점이 되게 많거든요.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 영화가 만들어진 걸 보니까 느끼는 바도 있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첫 상영 때 보면서 느낀 게 ‘최경석의 과거가 성철우일수도 있겠다’, ‘성철우의 미래가 최경석일수도 있겠다’, ‘어쩌면 이 둘은 하나일 수도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나리오 쓸 때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건데, 영화를 보면서 그런 게 느껴지기도 하더라고요.



관객: <돼지의 왕> 작업하셨을 때도 양익준과 오정세를 캐스팅하셨고 이번에도 캐스팅하셨는데 <돼지의 왕> 하셨을 때 캐스팅하셨던 이유와 이번에 다시 캐스팅 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연상호: 일단은 양익준 감독이랑 오정세 배우 같은 경우에는 그전에 <사랑은 단백질>이라는 작품도 했었어요. 양익준 감독이랑은 이전부터 잘 알던 사이였고 자주 만나서 술 먹던 시절이 있었어요. 당시 양익준 감독은 <똥파리>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었고 저는 <돼지의 왕>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었는데 “누가 먼저 영화를 만들까” 이런 얘기도 많이 했었어요. <똥파리>가 먼저 만들어지고 잘될 때 충격을 받았는데 그때 제가 <돼지의 왕>을 못 들어가고 있을 때였어요. 양익준 감독이 당시 자신감이 넘쳐서 <똥파리> 상영회 뒤풀이에 오라고 하더라고요. 양익준 감독이 “너는 내가 두 번째 영화를 만들 때까지 못 들어갈 거다”라고 했었는데 제가 이번에 두 번째 장편영화인데 양익준 감독은 아직도 <똥파리>예요. (웃음) 양익준 감독의 소개로 오정세 배우를 만났는데 되게 잘하시더라고요. 잘하셔서 <돼지의 왕>을 하면 두 분(양익준 감독, 오정세 배우)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일이라는 게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제작비가 넉넉하면 배우 오디션도 보고 배우들이랑 뭔가를 더 해볼 수도 있는데 예산이 타이트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제가 모르는 배우를 캐스팅하면 연기를 못할 경우 스케줄이 꼬이는 거예요. 이왕이면 제가 잘 아는 사람을 맡겨요. 그런 이유가 크고, 또한 믿음이 있다는 얘기가 되겠죠. 이 사람한테 어떤 걸 맡기면 어떻게 할 거라는 게 보이니까.


조영각: 오늘이 개봉 3일차입니다. 항상 연상호 감독이나 제가 SNS나 무비꼴라쥬가서 관객이 얼마나 들었을까 마음 졸이는 순간인데, 재미있기도 합니다. 영화투자를 받고 제작하는 것과, 영화제 가는 것과는 다르게 관객 분들을 순수하게 만날 때 기쁨과 희열, 여러 가지 감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인디스페이스에서 영화를 상영해주셔서 기쁘고요. 관객 분들 감사드립니다.

연상호: 제가 얼마 전에 트위터에 공약을 하나 걸었습니다. 관객이 3만 명이 넘는 순간 김민철이 발레 하는 영상을 올리겠다고 했는데요. 영상은 이미 만들어놨습니다. 10만 명이 넘으면 영선이가 태극권 하는 영상을 올리려고 합니다. 많이 홍보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아니라서 입소문에 많이 기대고 있어요. 영화 재미있게 보셨으면 입소문 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개봉 4일 만에 <사이비> 관객 수가 1만 명이 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전작인 <돼지의 왕>이 개봉 17일 만에 1만 명을 돌파했던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많은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 것인데, 부디 3만 명, 10만 명을 돌파하여 <사이비>의 비하인드 영상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정리/최이슬 자원활동가(iamyise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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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디's 페이스 (Indie's Face) 


상영 후 감독 배우들과 함께하는 인디토크와 인터뷰, 상영작 리뷰 등 인디스페이스의 다양한 소식들을 전하는 인디스페이스  기록 자원활동가 입니다. 극장 안 이야기들을 전하는 인디스페이스의 얼굴, <인디's 페이스>와 더욱 알찬 소식 만나세요 :D




*본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당신이 믿는 것은 진짜입니까?’  영화 ‘사이비’는 진실에 대한 의문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거짓말하는 선한 자, 진실을 말하는 악한 자. 과연 누구를 믿어야 할까. 도덕이라는 가면을 쓴 인간의 추악한 양면성을 드러내는 서스펜스 애니메이션 스릴러 ‘사이비’. 영화는 종교라는 소재를 이용하지만, 종교에 대한 비판보다는 잘못된 사회를 꼬집는다. 

영화는 수몰 예정지역인 마을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마을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궁핍하며 의식적으로도 깨어있지 못한 상태. 이러한 사실을 이용해 그들의 순수한 믿음을 이용하는 사기꾼 장로. 그의 정체를 유일하게 알고 있는 마을에서도 내쳐진 술주정뱅이 폭군. 그리고 처음에는 장로의 정체를 몰랐으나, 과거의 누명 탓에 장로에게 이용당하는 목사. 이들이 주된 등장인물로 등장한다. 그들의 갈등과 충돌은 관객들에게 ‘진실’과 ‘믿음’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이러한 사건들은 각각 인간의 양면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누구나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전달과 표현방법이 서툰, 그래서 악인이라고 믿어지는 주정뱅이.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만을 말하지만 마을사람 단 한명도 그를 믿어주지 않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영화 속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누구나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교회 사람인 ‘장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만을 말한다. 온갖 위선과 가면으로 자신을 선한 사람으로 포장하는 사람. 하지만 마을 사람 모두가 마치 그를 구원자인 양 믿는다. 이처럼 영화는 ‘고정관념’이라는 것을 이용해 거짓말을 말하는 선한 사람, 진실을 말하는 악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 지를 드러낸다. 

또한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잘못된 믿음으로 인해 어떻게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어디 하나 기댈 곳 없는 마을 사람들은 종교에서 천국을 본다. 그래서 쉽사리 장로에 게 현혹되고, 종교에 매달린다. 죽음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그들의 믿음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마치 그들에게 ‘믿음’은 생명 줄과도 같다. 그래서 그들의 생명 줄인 교회를 위협하는 주정뱅이는 진실을 말한다고 손 치더라도 악인일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부조리한 사회를 말하고 싶어 한다. 그 속에 온갖 감언이설로 마을 사람들을 현혹하는 ‘장로’와 ‘목사’가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과연 이들이 마을사람들을 현혹하도록 만든 것은 무엇일까? 바로 사회다. 잘못된 사회가 마을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고, 언제나 그렇듯 약자를 이용하는 악인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실질적 ‘악인’인 ‘장로’가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는다. 진짜 ‘악’은 사회의 부조리였던 것이다. 장로의 죽음은 미시적인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가 변화해야한다. 영화는 그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사회가 변화하지 않는 이상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사람들과 그들을 이용하려는 악의 세력은 끊임없이 재생산될 것이다. 


/글=유승민 자원활동가 (tmdals23@gmail.com)

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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