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  해피 인디 투게더 - 서울아트시네마 X 인디스페이스

 

일정 2020년 2월 22일(토) - 23일(일)

장소 인디스페이스, 서울아트시네마



시네마테크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2015년부터 나란히 한 극장에서 영화를 상영하고 있습니다. 서울아트시네마의 “15주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와 새로운 전용관 마련을 맞아 두 극장이 '인디펜던트'를 주제로 특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서울아트시네마와 인디스페이스, 두 극장을 이틀간 오가며 영화를 볼 수 있는 해피 인디 투게더에서는 60년대 미국 인디 영화의 출발을 알린 존 카사베츠의 대표작들과 최근 탁월한 성과를 거둔 한국 독립영화들을 함께 상영합니다.




 상영시간표 




2월 22일(토) - 동시대 한국 독립영화의 빛나는 성취

2월 23일(일) - 존 카사베츠의 인디펜던트 영화


해피 인디 패스 

해피 인디 투게더의 한 섹션을 모두 관람할 수 있는 패스

22일 ‘해피 패스’, 23일 ‘인디 패스’로 나누어 판매 (각 50매 한정)


가격 20,000원 / 2월 20일(목)부터 서울아트시네마 라운지에서 판매 (온라인 예매 및 환불 불가)


*개별 영화도 각 극장 매표소에서 티켓 구입 가능합니다.



 예매하기 

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좌석 선택 가능)

예스24 http://bit.ly/an5zh9

다음 http://bit.ly/2qtAcPS

네이버 http://bit.ly/OVY1Mk




 상영작 


#동시대 한국 독립영화의 빛나는 성취



<우리는 매일매일 Us, Day by Day> 강유가람 | 2019 | 90분 | 다큐멘터리


45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불장군상, 심사위원상

24회 인천인권영화제

10회 광주여성영화제

8회 대구여성영화제,

20회 제주여성영화제

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작품상


그때 그 페미니스트 여러분, 모두 잘 살고 있습니까?



<임신한 나무와 도깨비 The Pregnant Tree and the Goblin> 김동령, 박경태 | 2019 | 115분 | 다큐멘터리


49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

45회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회 특별상

24회 부산국제영화제


노년의 인순은 의정부 기지촌에서 40년 넘게 미군 위안부 일을 하며 살아왔다. 어느 겨울밤, 그녀는 동료의 장례식에 참석했다가 이승을 떠도는 유령을 잡으러 온 저승사자들을 만나게 된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 LUCKY CHAN-SIL> 김초희 | 2019 | 96분 | 드라마


45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24회 부산국제영화제 CGV아트하우스상, KBS독립영화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집도 없고, 남자도 없고, 갑자기 일마저 똑 끊겨버린 영화 프로듀서 ‘찬실’. 현생은 망했다 싶지만, 친한 배우 ‘소피’네 가사도우미로 취직해 살길을 도모한다. 그런데 소피의 불어 선생님 ‘영’이 누나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장국영이라 우기는 비밀스런 남자까지 등장! 새로 이사간 집주인 할머니도 정이 넘쳐 흐른다. 평생 일복만 터져왔는데, 영화를 그만두니 전에 없던 ‘복’도 들어오는 걸까?



김현정 단편선: <입문반> <나만 없는 집> <은하비디오>


<입문반> 김현정 | 2019 | 50분 | 드라마


45회 서울독립영화제 독립스타상, 대상

19회 전북독립영화제 다부진상(우수상)


지방과 서울을 오가며 시나리오 수업을 듣는 가영은 동료들과 가까워지고 싶다. 



<나만 없는 집 Home without Me> 김현정 | 2017 | 33분 | 드라마


3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20회 쇼트쇼츠국제단편영화제

40회 클레르몽페랑 국제단편영화제

19회 대전독립영화제

19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대상

43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19회 부산독립영화제

8회 광주여성영화제

7회 충무로단편영화제 연기상, 촬영상

17회 전북독립영화제

15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18회 제주여성영화제

7회 고양스마트영화제 기술상

11회 대단한 단편영화제

18회 대구단편영화제 애플시네마 대상

13회 인천여성영화제

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 연기부문,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 최우수 작품상, 대상

22회 인디포럼

5회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

34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부산시네필어워드


1998년 봄. 이제 4학년이 된 세영은 걸스카우트를 하고 싶다. 하지만 세영은 언니 선영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반대를 겪는다.



<은하비디오 Eun-ha Video> 김현정 | 2015 | 20분 | 드라마


18회 대구단편영화제

6회 고양스마트영화제

18회 정동진독립영화제

17회 대전독립영화제

41회 서울독립영화제

15회 대한민국청소년영화제 장려상

5회 충무로단편영화제 연기상


혼자 비디오 가게를 운영해 온 여자가 이사를 앞두고 있다. 여자는 옛 연인과의 추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보다가 그에게 연체된 비디오를 반납해달라는 구실로 어렵사리 연락을 한다.




#존 카사베츠의 인디펜던트 영화



<그림자들 Shadows> 존 카사베츠 | 1959 | 82분 | 드라마


존 카사베츠의 데뷔작인 이 영화는 뉴욕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젊은이들의 일상을 번갈아가며 보여준다. 트럼펫 연주자인 벤은 오늘도 친구들과 술집에서 여자들과 어울려 놀지만 돈 문제로 고생하고 있다. 밴드에서 활동하는 샘과 휴는 공연을 위해 다른 도시를 돌아다닌다. 찰스 밍거스의 재즈 음악, 핸드헬드 카메라, 생략적인 편집과 즉흥적 연기 스타일로 뉴욕 인디펜던트 영화의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 작품.



<얼굴들 Faces> 존 카사베츠 | 1968 | 131분 | 드라마


14년간의 결혼생활이 파경으로 치닫고 있는 리처드와 마리아 부부는 어느 날 큰 싸움을 하고 난 뒤 각기 다른 남녀와 함께 밤을 보낸다. 존 카사베츠가 “내 삶을 곤란하게 했던 사람들, 내 뒤섞인 감정들의 히스테리와 고통을 안겨준 사람들에 대한 영화”라고 말한 작품.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존 말리).



<영향 아래의 여자 A Woman Under the Influence> 존 카사베츠 | 1974 | 147분 | 드라마


신경증을 앓고 있는 아내 메이블과 시의 수도공사원으로 일하는 남편 닉은 서로 깊이 사랑하면서도 힘든 시간을 보낸다. 지나 롤랜즈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며, 카사베츠의 어머니와 장모, 아들이 닉의 가족으로 출연하는 점도 이채롭다.



<차이니즈 부키의 죽음 The Killing Of A Chinese Bookie> 존 카사베츠 | 1976 | 109분 | 드라마


LA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필름 누아르. 작은 클럽을 운영하는 코스모 비텔리는 거액의 노름빚을 탕감 받는 조건으로 마피아로부터 청부 살인을 의뢰받는다. 존 카사베츠가 마틴 스콜세지와 함께 구상한 이야기로 <글로리아>와 더불어 갱스터 장르에 관한 카사베츠의 독특한 해석을 확인할 수 있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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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       목 : 하트

원       제 : HEART

감독 / 각본 : 정가영

출       연 : 정가영, 이석형, 최태환, 송명진, 박우성

장       르 : 로맨스 드라마

제       작 : 비치사

배       급 : 필름다빈

등       급 : 청소년 관람불가

러 닝 타 임 : 70분

개       봉 : 2020년 2월 27일





 SYNOPSIS 


마음 따로 사랑 따로,

유일무이 정가영표 로맨스 무비!


“나 그 사람 생각하면서 해도 돼?”

예고 없이 성범을 찾아와 유부남을 좋아하고 있다며 연애 고민을 털어놓는 가영, 티격태격 함께 고민해보지만 그들의 관계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감독님 본인 얘기세요?”

답을 찾기 위해 영화를 만들기로 한 가영, 하지만 배우와의 미팅부터 쉽지 않다. 


그녀는 이 관계에 답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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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       목 : 하트

원       제 : HEART

감독 / 각본 : 정가영

출       연 : 정가영, 이석형, 최태환, 송명진, 박우성

장       르 : 로맨스 드라마

제       작 : 비치사

배       급 : 필름다빈

등       급 : 청소년 관람불가

러 닝 타 임 : 70분

개       봉 : 2020년 2월 27일





 SYNOPSIS 


마음 따로 사랑 따로,

유일무이 정가영표 로맨스 무비!


“나 그 사람 생각하면서 해도 돼?”

예고 없이 성범을 찾아와 유부남을 좋아하고 있다며 연애 고민을 털어놓는 가영, 티격태격 함께 고민해보지만 그들의 관계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감독님 본인 얘기세요?”

답을 찾기 위해 영화를 만들기로 한 가영, 하지만 배우와의 미팅부터 쉽지 않다. 


그녀는 이 관계에 답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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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RMATION 


제목 찬실이는 복도 많지 (LUCKY CHAN-SIL) 

각본/감독          김초희

출연 강말금, 윤여정, 김영민, 윤승아, 배유람

상영시간          96분

제작 지이프로덕션, 윤스코퍼레이션

공동제작          사이드미러

배급 찬란

영화제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2019)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부문

/한국영화감독조합상, CGV아트하우스상, KBS독립영화상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2019) 장편경쟁 부문 /관객상

개봉 2020년 3월 5일





 SYNOPSIS 


“아 망했다. 왜 그리 일만 하고 살았을꼬?”


집도 없고, 남자도 없고, 갑자기 일마저 똑 끊겨버린 영화 프로듀서 ‘찬실’. 현생은 망했다 싶지만, 친한 배우 ‘소피’네 가사도우미로 취직해 살길을 도모한다. 그런데 소피의 불어 선생님 ‘영’이 누나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장국영이라 우기는 비밀스런 남자까지 등장! 새로 이사간 집주인 할머니도 정이 넘쳐 흐른다.

평생 일복만 터져왔는데, 영화를 그만두니 전에 없던 ‘복’도 들어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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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포럼 월례비행 1월: 허용치를 시험하는 기막힌 훈육 <에듀케이션>



글: 정지혜 (영화평론가, 인디포럼 상임작가)



우리가 김덕중의 <에듀케이션>(2019)을 볼 때 애틋하고 쓸쓸한 정조를 느끼는 순간은 있어도 마음 편히 안도하며 지켜보게 되는 때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시종 불편하고 불안하며 때론 불손하기까지 한 관계의 역학을, 관계 내의 힘의 진자 운동을 끝없이 마주하게 하며 느슨하게 풀려 있던 우리의 자세를 고쳐 잡게 한다. 이렇다 할 사건도 스펙터클한 드라마도 없는 <에듀케이션>은 사실상 두 사람에 집중된 관계 역학만으로 98분의 러닝타임을 견인하고 버티더니 끝내 그 관계가 붕괴하며 벌이는 엄청난 힘의 뒤섞임 앞으로 우리를 끌고 들어간다. 말하건대, 이 영화를 본다는 것은 온순해졌다가 광폭하게 돌변하기를 거듭하는 종잡을 수 없는 관계의 동학, 그 다면성을 하나하나 목격하는 일에 가까울 것이다. 



<에듀케이션>의 관계의 중심에는 장애인 활동 보조인 성희(문혜인)와 중증장애인인 엄마(송영숙)와 사는 고등학생 현목(김준형)이 있다. 각자의 이유와 당장의 필요가 두 사람을 만나게 한다. 기본적으로 성희와 현목은 성인과 청소년, 젠더 차, 돌봄 노동자(혹은 서비스 제공자)와 서비스 이용자의 보호자라는 차이가 있다. 이 차이는 이제 둘 사이의 불안을 가중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자기 행동의 핑곗거리가 돼주기도 한다. 차이가 힘과 권력의 격차로 돌변할 때, 그 불씨를 댕기는 쪽은 대부분 현목이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날이다. 현목은 활동 보조인인 성희에게 가사 도우미에게 할 법한 요구를 늘어놓는다. 심통처럼도 보이고 되바라지거나 막무가내에 가까운 생떼처럼도 보이는 현목의 태도는 짐짓 위악으로 읽히기도 한다. 성희는 말도 안 되는 요구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지만, 현목의 어이없는 행동에 내심 당황한 눈치이고 현목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내가 우스워. 어디서 어른한테 말을 그따위로 해.” 예상치 못한 현목의 일격에 성희는 나이라는 사회적 위계를 들이밀며 자기 위치를 상대에게 각인한다. 성희에게 있다고 생각됐던 관계의 주도권은 시시각각 변하는 현목의 태도 앞에 순간 순간 허물어지길 거듭한다. “해주시면 안 돼요?”라는 간청으로, “아까는 제가 심했어요. 엄마 혼자 계셔서 부탁드릴게요. 죄송해요”라는 그럴듯한 사죄로, “활동 보조사가 만날 공부만 하다 갈 거예요?”라며 상대의 양심 혹은 약점을 건드리는 방식으로 현목은 요리조리 성희의 신경을 긁어대며 성희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는 것이다. 그 앞에서 성희는 현목보다 나이 많은 어른으로서의 인내와 활동 보조인으로서의 책무, 그 한계치가 어디까지일지 자기 시험에 빠진다. 한편, 현목은 위태롭고 불안해 보이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몸짓을 보이기 일쑤다. 지금 당장 뭔가를 어떻게 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상이 있다거나 자기 욕망의 방향이 확실해 보이지도 않는다. 애매하고 불명확한 상태에 가까워 보이는 그에게 성희라는 존재는 과도하게 말해보자면 자꾸만 이리저리 찔러보고 건드려 보고 싶은 놀잇감처럼 보이는 것 같다. 육체적, 정신적 활동이 멈춘 듯한 엄마만이 있는 집, 쓰레기와 잡동사니로 가득한 회복 불가능한 집에 활동을 보조한다는 성희가 온 것이다. 어쩌면 현목은 이 고인 상태, 활기 없는 집에서 성희가 어디까지,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가를 보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이들의 위태로운 관계는 이 영화에 아주 드물지만 중요하게 들어가 있는 성희, 현목, 현목 엄마의 대낮 외출 신에서 한층 강화된다. 현목은 성희에게 공무원 시험 준비를 도와달라고 간청하고 그 요청을 수락한 성희는 느닷없이 ‘선생님’이 되지만 정작 ‘학생’이 된 현목은 짧은 바지를 입고 앉은 성희를 힐끗거릴 뿐이다. 이때 현목의 시선에서는 다분히 성적인 의도가 엿보이며 그의 행동은 성희의 관심을 끌고자 하는 유치하고 유아적이며 어설픈 제스처의 뉘앙스가 짙다. 그런 현목 앞에서 성희는 괜찮은 척을 하며 나름 훈계도 해보고 현목의 시야각에서 벗어나 보려고 앉은 자리를 옮겨도 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불편하고 난감한 이 상황이 변하는 건 아니다. 때때로 성희가 둘 사의 주도권을 쥐는 듯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일 뿐이며 그녀는 현목의 돌발과 변죽, 남성적 시선 앞에서 우왕좌왕하고 허둥댄다. 이때 <에듀케이션>은 누구는 선하고 누구는 악랄한가, 누구는 피해자이고 누구는 가해자인가와 같은 윤리적 질문과 판단 앞으로 우리를 추동하지 않는다. <에듀케이션>에서 그것은 좋음과 나쁨,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며 그런 구획과 나누기로는 짐작할 수 없는 미묘한 관계의 문제이며 그것은 관계의 ‘사이’ 그 어디쯤에 있는 것이라는 게 핵심이다. 그렇기에 이어지는 장면에서 현묵의 말은 비수처럼 성희의 가슴을 후벼 팔 것이다. 현목이 술에 취해 업고 있던 엄마를 놓치며 엄마를 다치게 했을 때다. 성희가 구급차를 부르자 현목이 말한다. “왜 이렇게 착한 척해요? 뭐가 진짜예요? 진짜 모습 아니잖아요.” 성희는 착한 척을 한 것인가. 성희는 착했던가. 그저 다친 사람이 있어서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행동을 했을 뿐이 아닌가. 현목은 병원비는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며 성희가 책임지지도 못할 일을 벌이고 있다고, 갑작스럽게 자신과 엄마의 관계에 개입해 들어왔다고 말하는 것이다. 현목은 자신이 성희를 자기 쪽으로 당길 때 성희는 자신을 밀쳐내기 바빴는데 어째서 지금 갑자기 자기 삶에 개입해 들어 오냐고 따지는 것이다. 성희는 현묵의 기습적인 질문을 결국 맞받아치지 못한다. 그로부터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성희는 현목과 재회하고 마침내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성희가 현목을 정확히 되받아치는 더 정확히 말하면 그녀만의 방식으로 응징하는 순간이 온다. 자신이 한 일이 무슨 일인지조차 모르는 현목의 무지와 무감, 무책임과 비윤리성 앞에서 성희는 분노에 앞서 비감 어린 얼굴을 보여준다. 그 비감은 현목의 엄마를 경유해서 온다. <에듀케이션>은 성희와 현목의 관계에 기대고 있지만, 성희와 현목의 관계가 유효할 수 있었던 데는 말 없이 정물처럼 그들 사이에 누워 있거나 앉아 있는 현목의 엄마로부터 가능했다. (예컨대 성희, 현목이 평상에 앉아 공무원 시험에 관해 한창 말한 뒤의 장면을 떠올려 보자. 슬며시 화면 밖으로 현목이 빠져나가자 비로소 현목의 엄마가 보인다. 그녀는 이미 그곳에 있었으나 우리는 그녀를 그제야 볼 수 있다.) 적어도 지금 현목에게 엄마는 성희를 집으로 불러들이고 집 밖으로 불러낼 그럴듯한 이유가 되고 자기 행동의 알리바이가 돼준다. 돌아가면, 영화의 엔딩에 이르러 우리가 마주하게 되는 성희의 비감 어린 얼굴은 연약하고 무력한 상태로 거기, 있는, 현묵의 엄마를 바라보며 느끼는 연민과 죄스러움에 기인한다. 현묵이 방치했고, 어쩌면 성희 자신도 외면했던 거기, 있는 존재를 바라볼 때의 괴로움이기도 하다. 그 비감 다음에 비로소 현목을 향한 성희의 응징이 온다. 자신을 시험에 들게 했던 현목 앞에서 임계치를 넘어선 성희는 온몸을 던져 현목을 후려치고 발길질해대며 길들지 않는 이 치기 어린 무뢰한을 완강히 밀어내는 것이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왜, 왜!”라는 말밖에 없는 현목은 끝까지 성희의 비감과 말 없는 육체의 훈육의 연유를 깨닫지 못할 것이다. 뒤엉켜 뒹구는 이들 앞에서 관계의 주도권을 말하는 건 더는 무용해 보인다. 그저 우리는 그들 사이의 관계와 이 거친 훈육 모두가 얼마간의 실패임을 뼈아프게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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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혜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살풍경

 〈성혜의 나라〉 송지인 배우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송유진, 오윤주 님의 글입니다.




 

80년대에 김지영이 있다면 90년대에는 성혜가 있다. 이른바 'N포 세대'라 불리는 취업준비생인 성혜가 살아가는 세계는 흑백의 살풍경이다. 여성이기 때문에 성혜는 청년 계급 속에서도 또다른 몇 겹의 차별을 감내하며 살아가야 한다. 분노와 억울함과 슬픔과 체념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 찌꺼기도 남지 않은 성혜의 얼굴을 바라보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성혜의 얼굴을 끝내 보아야 함을, 우리가 함께 보아야 함을 송지인 배우는 안다. 흑백의 화면 속에서 외면할 수 없는 기묘한 빛을 내는 성혜의 나라 송지인 배우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성혜의 나라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2년이 지나 개봉하게 되었습니다. 개봉을 위해 진행한 소셜 펀딩도 성공하였는데, 이런 과정 속에서 개봉을 맞이한 배우님의 소감도 남다를 것 같아요.

 

개봉하기까지 많이 힘들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마지막에 펀딩을 할 땐 개봉을 못하는 건 아닐까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나 고민했는데, 의외로 이 영화를 궁금해 하고 보고싶어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 마음을 담아 개봉을 지원해주신 거라 너무 소중하고 믿기지 않았어요. 저도 소셜 펀딩을 하면 후원해본 적 있는데, 지지해준다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정말 감사합니다.

 


영화 성혜의 나라〉 속 송지인 배우님이 연기한 인물 성혜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성혜의 나라의 성혜는 20대 후반의 취업준비생이에요.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겹게 취업준비를 하던 도중 좋지 않은 일들을 당해서 힘들어하고 있는 친구예요. 우리 주변에 많이 있는, 열심히 사는 젊은이고요. 감독님은 어떠한 선택을 하는 청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성혜와 같은 인물을 만드셨다고 해요. 저도 연기를 하면서 성혜에게 깊게 이입을 하게 됐어요. 답답하고 힘들었어요.

 


주연으로 출연하는 첫 장편영화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영화에 참여하게 된 과정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단편영화 작업은 해봤지만, 이 영화는 긴 시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저만 나오는 영화니까 부담감이 컸죠. 처음에 감독님이 우연히 어딘가에 나온 저를 보고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서로에 대한 어떤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다섯 줄짜리 시놉시스를 주시면서 이런 영화를 제작할 건데 열악하다고, 할 수 있겠냐고 물어보셨는데 그냥 하겠다고 했죠. 그 짧은 시놉시스 속 이야기가 저나 제 친구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많이 겪고 있는 일이어서 하고 싶었어요. 드라마에도 다양한 역할이 많지만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기도 한데 이 영화는 굉장히 현실적이어서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꼭 참여하겠다고 했죠.

 




영화가 성혜의 감정선을 오롯이 따라가는데, 송지인 배우님이 끌고 가는 힘이 엄청난 영화였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사실 연기할 때 무언가를 일부러 하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연기적으로, 캐릭터적으로 어떤 디테일을 준비할 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감독님은 그저 그대로 성혜를 보여주길 원하셨어요. 어떤 기교나 연기적인 디테일을 원하지 않으시더라고요. 배우의 욕심으로 무언가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감독님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삶을 보여주어야 진실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덕분에 감정적으로 깊게 이입이 됐어요. 그리고 이 작품 준비하면서 거의 두 달 동안 매일 만나서 리딩을 했거든요. 이렇게까지 한 건 처음이었어요. 매일 만나서 리딩을 하고 동선 리허설까지 전부 다 했어요. 사실 예산이 한정적이니까 본 촬영에서 NG를 최소화하려는 이유도 있었지만 두 달간 연습했던 시간 덕분에 성혜와 많이 가까워질 수 있었어요.

 


성혜의 나라는 흑백 화면이 인상 깊은 영화이기도 한데요. 흑백 영화는 배우님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을 것 같아요. 흑백 영화이기 때문에 표정 등 외적인 모습에 있어서 특별히 신경 쓴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흑백 작품은 처음 찍어봐서 어떻게 보일지 전혀 상상이 안 됐어요. 흑백이면 조명이나 촬영 같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것들은 감춰질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그게 감춰지면 저는 부담이 큰 거예요. 제가 더욱 잘 해야 할 것 같고. 그렇지만 감독님이 성혜의 고단함이나 단조로운 삶을 그대로 보여주려고 흑백을 선택하셨기 때문에 연기를 하면서도 그냥 믿고 맡겼던 것 같아요.

 


영화 초반부는 거의 다큐멘터리처럼 흘러가는데요감독님께 영화를 10분 정도 자르라고 농담도 했다고 하시던데 이런 흐름이 걱정되셨나요?

 

제 입장에서는 자르면 아깝죠.(웃음) 영화가 절대 넘친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그런데 길고 지루한 영화라는 편견이 앞설까봐 좀 걱정되긴 했어요초반에 성혜가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길게 나오잖아요그렇게 성혜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니까 걱정이 되더라고요오롯이 그 삶의 과정을 받아들여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요.

 


그런 구성 자체가 설득력 있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이 사람에게 어떤 서사가 있는지 앞에서 보여주니까요.

 

그런가요저는 첫 주연 작품이니까 부담이 있었던 거예요내가 저렇게 길게 자전거 타는 장면을 누가 보고 싶어 할까그런 생각도 들고.(웃음)


 

찍으면서 힘들었던 장면도 있나요?

 

힘들다기보단 사실 모든 장면이 아쉬워요이미도 배우께 특별출연을 부탁드려서 카메오로 출연해주셨는데 너무 얄밉게 연기를 잘 해주시는 거예요현장에서 너무 화가 났거든요.(웃음좀 더 감정을 가져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실제로 열 받았던 것만큼 나오진 않은 것 같아서.




 

성혜의 나라는 힘겨운 현실을 좀비처럼살아가는 여성이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예상치 못한 결말로 치닫는 이야기입니다. 인생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고 계시던 때에 이 영화를 만나게 되셨나요?

 

사실 굉장히 힘들 때 이 작품을 하게 됐어요. 전 소속사에서 나오게 되면서 작품을 못하고 있었거든요. 이렇게 배우를 그만하게 되는 건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던 차에 감독님 연락을 받은 거예요. 독립영화라 여건이 좋지 않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우리가 이런 작품을 만들어서 영화제에도 출품할 예정이라고 제안해주셨을 때 저는 그게 유일하게 잡을 수 있는 기회처럼 느껴졌어요. 연기가 너무 하고 싶은 절박한 상황이었고, 그래서 성혜에게 더 이입할 수 있었어요. 다른 건 생각하지 않고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죠. 저는 사실 이전에 독립영화는 거의 하지 않았고 TV 드라마나 광고 출연을 주로 했어요. 예전 같으면 이 작품을 하면 차기 드라마나 광고에 지장이 있을지 따져보았을 텐데 그때는 전혀 고민이 되지 않더라고요. 사실 소속사가 있으면 이런 독립영화를 하기 힘들거든요. 금전적인 이유가 가장 크고요. 그러니 참 적기에 만난 작품인 거죠. 저한테는 이 작품이 큰 복이에요. 마지막으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해서 저한테는 굉장히 의미가 커요.

 


지금은 배우로 활동하고 계시지만 다른 직업을 가져본 적도 있으신가요영화 속 성혜처럼 인턴이나 취업준비를 해보신 적이 있는지성혜의 삶과 맞닿는 지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성혜와 비슷하게 아르바이트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대학교를 다니면서도 학교에 친구가 없었어요계속 아르바이트만 하느라고요공강 때마다 학교 도서관에서 알바하고끝나면 카페나 레스토랑 가서 알바하고쉬는 날에 과외 알바하고그래서 성혜에게 많이 공감할 수 있었어요성혜가 기껏 하는 게 편의점 가서 낮에 햇살 받으면서 도시락 먹는 거잖아요그 마음이 너무 이해가 되는 거예요저도 그때 크게 바라는 거 없이 그냥 공강 시간에 학교 식당에서 밥 한 번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항상 이동하면서 삼각김밥을 먹으니까요졸업할 즈음부터 취업을 준비하는데제가 국어국문학과라 작가의 꿈이 있었어요그래서 방송국에서 작가님들 심부름하는 알바를 하다 우연히 캐스팅이 되어서 배우 일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그 땐 그냥 카메라 앞에서 하는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면서 했죠방송국에서도 거의 집에 안 들어가고 숙식실에서 먹고 자다시피 하면서 일을 했어요그래서 성혜의 끝없는 일상이 굉장히 마음에 와닿더라고요.


 



배우님께서 생활인으로서의 연기를 보면서 실제로 이런 생활을 해보신 분이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디테일이 느껴졌어요. 편의점 알바를 할 때 쓰레기를 치우는 손짓이라든지, 능숙하게 삼각김밥을 먹는 모습이라든지.

 

불행 배틀처럼 나의 불행을 자랑하려는 건 아니지만, 저도 대학 다닐 때 어머니가 아프셨어요. 그래서 알바를 그렇게 많이 했던 거예요. 성혜의 일이 남 일 같지 않았죠. 그런데 정작 성혜를 연기할 때는 그런 절박한 마음을 가지고 하지 않았어요. 제 기억을 떠올려 보면 일할 때 물론 감정적으로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지만 사실 그냥 노동을 하는 것뿐이거든요. 그렇게 일상적으로 연기했던 것 같아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배우님께서 성혜에게 정말 이입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배우님은 청년이자 여성의 위치에 계십니다. 영화 속 성혜가 가깝게 다가왔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였나요?

 

영화 속 성혜의 에피소드가 다양하잖아요. 직장 내 성희롱도 겪었고요. 사실 영화에서 전혀 그런 느낌을 주지는 않지만, 신문 보급소 사장님이 성혜에게 가불을 해주잖아요. 그 장면을 찍는데 자꾸 혼자 그런 느낌이 드는 거예요. ‘나에게 흑심을 품고 이러는 거 아닐까? 무언가를 요구하는 건 아닐까?’.

 


맞아요. 저도 그 장면에서 조마조마 하더라고요.

 

배우 생활 하면서도 그런 애매한 상황이 많거든요. 나에게 결과적으로 나쁜 짓을 하지는 않았더라도 불쾌한 여지를 남긴다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배우가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사실 저는 여성으로서 약자로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기 때문에 성혜에게 이입이 되었어요. 과거의 저뿐만 아니라 현재의 저도 그렇고, 제 주변의 친구들도 그렇고, 배우라는 직업은 매우 불규칙하기도 하니까요. 여전히 누군가 나를 찾아주지 않으면 다시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국문과를 나왔지만 우연한 계기로 캐스팅이 되어 연기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하셨는데요. 이 영화를 연출하신 정형석 감독님도 배우를 하다가 연출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알고 있어요. 송지인 배우님도 나중에 글을 쓰실 생각이 있나요?

 

사실 전공을 살려 일하기가 쉽지 않아요. 책 보고 글 쓰는 게 좋아 국문과에 갔는데 말 그대로 어쩌다보니 배우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어요. 앞서 말했듯 처음 이 일을 시작할 때는 배우라는 자각 없이 내가 하는 수십 가지 아르바이트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죠. 그래서인지 항상 마음속에는 아쉬움이 있어요. 학교 다닐 때에는 다들 꼭 등단하자!’는 말을 하곤 했거든요. 사실 그 꿈이 아직 있어요. 언젠가는 내 글을 쓰고 싶고요. 기회가 없더라도 혼자 평생의 숙원처럼 안고 갈 꿈이 아닐까 해요.

 


그렇게 아르바이트처럼 배우 일을 시작하셨으니, 연기도 따로 배우시지 않고 혼자서 공부하신 건가요?


영화 속 성혜를 보면 알바 중에서도 저임금 알바만 해요. 효율을 따지고 도덕성을 차치한다면 고수익 알바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었을 텐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임금 노동만 하는 것이 저와 비슷하더라고요. 저도 그런 일만 하다가 이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무서웠어요. 서울 사람들은 눈 뜨고 코 베어 간다고 하는데 방송국 사람들은 더 할까봐.(웃음) 겁이 나니까 처음에 시작할 땐 기획사 없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그게 가능한 광고 쪽으로 간 거예요. 혼자 사진을 찍어서 에이전시에 프로필을 다 넣었어요. 지금이야 아닌 걸 알지만, 그 땐 연기는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고, 광고는 짧은 시간 동안 웃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을 했던 거죠그렇게 광고 일을 하다가 회사를 만나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게 됐어요.

 


그렇다면 그때부터 지금까지 배우라는 직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딱히 거창한 원동력은 없었어요. 유혹도 많았지만, 성혜처럼 일단 그냥 열심히 하는 거예요. 원대한 포부 같은 것 보다는 그냥 나 자신을 잃지 말자고 생각하면서 주어진 것들을 열심히 했어요.

 




영화의 결말에 대한 송지인 배우님의 생각도 궁금해요.

 

성혜의 선택이 이해가 가지만, 이 선택이 오래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너무 지치고 힘들게 살아왔기 때문에 내린 결정일 뿐 몇 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힘을 얻고 무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지금 당장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이해가 돼요. 그 선택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만드는 게 이 영화의 역할인 것 같아요.



송지인 배우님 본인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많이 고민했는데, 영화를 찍은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니 영화의 결말에 설득된 것 같아요. 이게 맞는 거 아닌가 하고.(웃음) 그렇지만 사실 저는 성혜와 같은 선택을 하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공부도 하고, 학위를 따기보단 책 좀 실컷 보고, 또래들의 삶을 살아보고. 그런 부분은 성혜랑 비슷한 것 같아요. 여유를 좀 느끼고 싶다고 해야 할까요.

 


성혜의 선택에도 공감이 가요. 영화가 조금 일찍 개봉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들고요.

 

공감해주셔서 좋네요. 얼마 전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보러 갔을 때 정말 공감이 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삶의 궤적이 달라서 '김지영'의 삶을 이해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죠.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입해서 볼 수 있는 그런 영화였다고 생각해요. 누구에게나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는, 좋은 영화요. 그럴 때 새삼 영화가 위대하다고 느껴져요. 전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보여주고 공감을 끌어내니까요. 성혜의 나라도 조금이나마 그런 영화로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드라마에서부터 단편, 장편 영화까지 적지 않은 수의 작품에 출연하셨어요. 송지인 배우님은 앞으로는 어떤 역할을 맡고 싶으세요?

 

우선 연기 하는 보람을 주는 작품들을 찍고 싶어요. 톱스타로서 드라마, 영화의 주인공이 아니고서야 성혜의 나라처럼 개인의 서사만 가지고 있는 작품을 하기는 정말 쉽지 않아요. 그래서 연기하면서 행복하다고 느꼈고, 이런 경험을 했다는 것이 영광스러웠어요. 아주 작은 역할의 한 장면을 연기하더라도 개인의 서사는 있는 법이잖아요. 연기하는 본인은 그 이야기를 알지만 극 중에는 다 보이진 않을 때도 있죠. 앞으로는 관객들이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는 서사가 있는 역할을 더 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신지도 듣고 싶어요.

 

성실한 직업인으로서의 배우가 되면 좋겠어요. 대체로 직장인들은 9시 출근해서 6시까지 일하듯, 저도 계속 연기하는 성실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 작품을 하면서 스스로 성실한 배우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정말 좋았어요. 내가 연기할 캐릭터가 있고, 생각하고 연구할 수 있으니까요. 꾸준하게, 이왕이면 발전하면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성혜를 보면서도 스스로 좀 반성을 했어요.(웃음)

 


다른 독립영화에 출연하실 계획도 있으신가요?

 

사실 너무 하고 싶어요. 성혜의 나라를 계기로 독립영화를 더 많이 찍고 싶어요.

 


성혜의 나라를 관람하러 오실 관객분들께 마지막 인사 부탁드립니다.

 

성혜의 나라가 선택하기 쉬운 영화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 자체로도 위로가 되어주는 영화거든요.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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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할 만한 지나침  리뷰: 움직이는 시간 속에, 기억해야 할 순간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들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는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때때로 우리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기억하며 지나가는 과정이 너무나도 괴로운지 그저 시간의 흐름 속에 몸을 맡겨 흘러가기 일쑤다. 하지만 우리는 어느 사건을 계기로 멈춰 서곤 한다. 그리고 기억해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온다. 이 시간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기억할 만한 지나침은 긴 시간 동안 우리가 지나쳐온 기억할 만한 순간들에 대한 기록이다. 기억할 만한 순간을 두드리며 가는 것, 그 지독한 인간의 고독함에 대해 〈기억할 만한 지나침은 집중하고 있다.





어쩌면 스크린을 통해 마주하는 〈기억할 만한 지나침의 시간은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주인공 김은 시인이다. 그에게 처한 삶은 버거울 정도로 무겁다. 곁을 떠난 애인, 인정받지 못하는 자신의 작품, 가족의 죽음. 가족과 장례식장에서 마주한 김은 그의 가족과 철저히 분리되어 이미지화된다. 그 속에서 철저히 소외된 자기 자신166분의 시간 동안 우리는 주인공 김의 서사를 따라가며 긴 시간 동안 긴 호흡의 이미지와 마주한다. 영화의 긴 시간과 호흡은 어쩌면 주인공 김의 고독의 시간들을 따라가기 위한 지당한 애도의 시간이자 우리의 안에 고독을 살펴볼 수 있는 비어있는 시간일 것이다. 감독이 제공한 이 시간들에 대해 관객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고독의 서사를 입혀가는 과정이야말로 〈기억할 만한 지나침이 완성되는 과정일 것이다.





우리의 고독과 소외감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곁에 있는 누군가에게 위로를 통해 극복할 수 있는 것일까〈기억할 만한 지나침에서 주인공 김에게 반복되는 누군가의 죽음과 부재는 점점 그를 벼랑 끝으로 떠밀고 있다. 괴로운 그에게 한줄기 위로처럼 찾아오는 것은 그의 이미지와 교차되어 반복되는 자연이다. 흘러가는 물줄기, 하늘에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새, 바람에 흩날리는 풀들. 고독의 시간들을, 고독한 존재들을 위로하듯 자연은 언제나 늘 그 자리에 존재한다. 자연의 소리와 대화를 나누며 그 속에서 얻는 위로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곁을 내줄 수 있는 여유를 선물한다. 결국은 돌고 돌아 제자리이다. 우리의 인생이 늘 그렇듯 말이다.





기억할 만한 지나침을 느끼며 사는 것, 움직이는 시간들 속에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리뷰를 마치며 기형도 시인의 기억할 만한 지나침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우리의 고독을, 어둠을, 슬픔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하고 기억할 수 있을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며 시의 전문을 옮겨 적는다.

 



기억할 만한 지나침 
기형도 


그리고 나는 우연히 그곳을 지나게 되었다 
눈은 퍼부었고 거리는 캄캄했다 
움직이지 못하는 건물들은 눈을 뒤집어쓰고 
희고 거대한 서류뭉치로 변해갔다 
무슨 관공서였는데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왔다 
유리창 너머 한 사내가 보였다 
그 춥고 큰 방에서 서기(書記)는 혼자 울고 있었다
눈은 퍼부었고 내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침묵을 달아나지 못하게 하느라 나는 거의 고통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중지시킬 수 없었다 
나는 그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창밖에서 떠나지 못했다 

그리고 나는 우연히 지금 그를 떠올리게 되었다 
밤은 깊고 텅 빈 사무실 창밖으로 눈이 퍼붓는다 
나는 그 사내를 어리석은 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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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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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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