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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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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영일정 

6월 6일(목) 19:40

6월 7일(금) 14:10

6월 8일(토) 12:40

6월 11일(화) 12:20

6월 12일(수) 18:00

6월 14일(금) 14:20

6월 17일(월) 10:30

6월 19일(수) 16:20 종영



 예매하기 

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좌석 선택 가능)

예스24 http://bit.ly/an5zh9

다음 http://bit.ly/2qtAcPS

네이버 http://bit.ly/OVY1Mk



 인디토크 



<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 인디토크

● 일시: 2019년 5월 23일(목) 오후 7시 30분

● 참석: 김소영 감독

● 진행: 정지혜 평론가


● 일시: 2019년 5월 4일(토) 오후 3시

● 참석: 김소영 감독

● 진행: 김일권 시네마달 대표


● 일시: 2019년 5월 13일(월) 오후 7시 30분

● 참석: 김소영 감독

● 진행: 이동진 평론가





 INFORMATION 


제       목    | 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 

영       제    | Goodbye My Love, NK

감       독    | 김소영 

제       작    | 822 Films, Akademie Der Künste Der Welt 

장       르    | 다큐멘터리 

배       급    | ㈜시네마달

러 닝 타 임    | 80분 

개       봉    | 2019년 5월 2일

 급    | 미정 

상 영 내 역    |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3회 서울독립영화제

제9회 부산평화영화제 

제6회 디아스포라영화제

제23회 인디포럼 

제18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제42회 몬트리올세계영화제 

제17회 족자카르타 페스티벌필름도큐멘터리




 SYNOPSIS 


“조국에 대한 사랑은 이들을 가장 뜨거운 친구로 만들었어요” 


1952년 한국 전쟁 당시 모스크바 국립영화학교로 유학을 떠난 8명의 북한 청년. 새로운 정치적 열망으로 가득한 그 곳에서 조국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다. 

  

“우리 민족의 발전을 위해 붉은 광장에서 뜨거운 죽음을 맞이하자!”


죽음까지 결심한 뜨거운 맹세로부터 시작된 이들의 여정은 시베리아, 무르만스크, 카자흐스탄 등 세계 속으로 흩어지면서 새로운 세상과 마주하는데…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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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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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필름 5월 | 유지영 감독전 The color of YOO

일시 2019년 5월 11일(토) 오후 7시 30분

상영작 <고백> <일요일의 앵두> <어느날 갑자기> <극장 쪽으로>

GV 유지영 감독 참석 / 김인선 감독 진행

관람료 8,000원



 예매하기 

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좌석 선택 가능)

예스24 http://bit.ly/an5zh9

다음 http://bit.ly/2qtAcPS

네이버 http://bit.ly/OVY1Mk




<고백> 유지영 | 2011 | 30 | 드라마 


시놉시스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독실한 기독교 신자 박씨. 열쇠가 없던 그는 담을 넘어 집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아들친구 영배가 지나가다 낑낑대는 박씨를 보고 대신 담을 넘어 대문을 열어준다. 나른한 여름날 오후, 집안에 우연히 마주 앉은 두 사람. 불쑥 낯 뜨거운 영배의 고백이 이어지고 박씨는 영배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해 함께 기도를 한다.


상영 및 수상

제 7회 대단한 단편영화제 

제 2회 광주여성영화제

제 5회 여성인권영화제

제 13회 정동진독립영화제

제 1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제 37회 서울독립영화제

제 12회 전주국제영화제 

수상 감독상 (유지영)

후보 한국단편경쟁 (유지영)


제 1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후보 아시아 단편경선 (유지영)

수상 최우수상 (유지영)



<일요일의 앵두> 유지영 | 2013 | 10 | 드라마 


시놉시스

초등학교 6학년 여자 아이가 '앵두'라는 가명으로 어른 남자에게 속옷 사진을 판다.

이 이야기는 실제로 접한 뉴스 한 토막에서 시작되었다.



<어느날 갑자기> 유지영 | 2014 | 33 | 드라마 


시놉시스

여고생 호진은 교제 중인 같은 학교 선생 영호와 며칠째 연락 두절 상태다. 유서까지 쓰며 영호를 그리워하던 중 경우 연락이 닿은 오늘, 그에게서 이별 통보를 받는다. 심란한 호진에게 문학 선생은 죽음을 이야기하고 체육 선생은 열심히 노력하고 연습하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며 호진을 가만두지 않는다. 단짝 친구 용진의 연락도 무시하고 방과 후 영호와의 아지트를 다시 찾은 호진.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 영호를 기다리다 지쳐 돌아가는 길에 예기치 못한 또 하나의 이별 상황에 맞닥뜨리고 호진은 그제야 영호와의 이별이 실감 난다.


상영 및 수상

제 9회 런던한국영화제

제 15회 대구단편영화제

제 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수상 미쟝센 상 (이재우)

후보 절대악몽 부문 (유지영)


제 40회 서울독립영화제



<극장 쪽으로> 유지영 | 2017 | 36 | 드라마 


시놉시스

대구의 한 공공기관의 리셉션에서 일하고 있는 선미. 특별한 사건 없이 매일 같은 점심만을 먹는 그녀에게 어느 날 쪽지 하나가 전달된다. 똑같은 일상 가운데에 찾아온 작은 사건 하나가 그녀의 알 수 없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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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로부터 상처받은 개인들의 이야기  <파도치는 땅>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9년 4월 11일(목)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임태규 감독배우 박정학

진행 이은선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주 님의 글입니다.





영화는 국가 폭력에 의해 희생된 개인들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납북어부 간첩조작 사건과 세월호 참사. 구체적인 이름은 다르지만 국가로부터 희생된 무수한 개인들을 낳은 사건이라는 점에서 본질은 같다. 희생자들은 희생자라는 이름으로 뉴스 속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폭력은 그들의 일상을 무너뜨리고 가장 가까운 가족 관계를 해체한다. 하지만 파도는 멈추지 않고 계속 친다. 이 땅 위에서. 되물림되는 상처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파도의 소리에, 이제 귀를 기울여 보자.





이은선 영화 저널리스트(이하 이은선): 안녕하세요, 오늘 관객과의 대화 진행을 맡은 영화 저널리스트 이은선입니다.

 

임태규 감독(이하 임태규): 안녕하세요, <파도치는 땅>을 연출한 감독 임태규입니다.

 

박정학 배우(이하 박정학): 안녕하세요, 문성 역을 연기한 배우 박정학입니다.

 


이은선: 박정학 배우님 마이크 잡으시자마자 굉장히 환해지는 한 줄이 있었거든요. 흐뭇한 얼굴로 다들 보고 계신데요. 바쁘신 와중에도 촬영팀과 동료들과 함께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일단 영화의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요? <파도치는 땅>이라는 제목을 언제 어떻게 떠올리셨는지 궁금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임태규 감독님의 전작이 <폭력의 씨앗>이거든요. 다른 제목을 고민하다 도저히 안 돼서 그 제목을 쓴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 제목은 조금 직설적인 느낌이 있는데, <파도치는 땅>은 시적인 느낌이 있는 제목인 것 같아요.

 

임태규: 있어보이잖아요.

 

이은선: , 확실히 있어보여요. 단번에 떠올린 제목인가요?

 

임태규전작의 제목이 개인적으로는 썩 마음에 들지 않는 제목이긴 했어요. 좀 직접적인 느낌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고심을 했어요. 그때는 시나리오를 쓰고 나서 정해둔 가제를 바꾼 건데, 이 영화는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제목을 미리 정해 놨어요. 제가 영화를 시작하게 된 심상이 이 제목과 잘 맞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요. 시나리오를 쓰며 혼자 군산에 장소들을 보러 다녔어요. 군산 새만금 방조제에 갔는데, 아시아에서 제일 길다는 이상한 콘크리트가 바다를 양분하고 있더라고요. 그 장소는 과거에 어업에 종사하신 분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그 장소가 변해왔을 텐데 지금은 황폐한 느낌의 이상한 구조물로 되어 있잖아요. 시간들이 느껴지더라고요. 거기 한참 앉아있었는데, 겨울이라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그때 제가 들었던 파도 소리가 언젠지는 모를 다른 시간에 다른 이들이 들었던 파도 소리와 비슷하지 않을까, 장소는 변했지만 파도는 계속 쳤던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시간을 거스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이 제목이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이은선: 이번에는 뚜렷한 공간성이 있어서 그런지, 이미지들로 많이 접근이 된 것 같아요. 포스터에 보시면 헤드라인이 있어요. ‘일렁이는 상처의 소리.’ 이것도 감독님이 쓰셨다고 들었습니다.

 

임태규: 제가 보낸 카피를 홍보사에서 괜찮다고 해주셔서요. 소리가 굉장히 중요하고 소리로부터 시작한 영화이기 때문에 저는 좋았죠. 상처를 보는 것보다는 듣는 느낌이 영화에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이은선보통은 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처음 받고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잘 묻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궁금해서 여쭤보고 싶어요. 왜냐하면 시나리오를 제가 보지는 못했지만 굉장히 간결하게 쓰여 있을 터인데 전체적인 영화의 이미지나 심상을 떠올리기는 힘들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이번만큼은 배우님께 질문을 드려보고 싶습니다.

 

박정학: 처음에 시나리오는 안 들어오고 감독님이 쓰신 편지를 먼저 읽었어요. A4용지에 편지를 길게 써서 보냈더라고요. 진정성을 느껴서 시나리오를 보게 됐는데 시나리오는 별로 와닿진 않았고요.(웃음) 사실은 저희 영화가 좀 무겁죠. 이게 대본을 가지고 찍은 영화가 아니에요. 첫 씬부터 배우와 감독이 상황을 만들어가고 장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말을 할까, 이런 부분들이요. 가장 좋았던 건 대사를 외우지 않아도 되었다는 점이에요. 재미있는 작업이었어요. 기본적인 토대는 있지만 시나리오 없이 작업하면서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죠. 테이크 열 번을 가도 대사가 다 달랐어요. 첫날 촬영하는데 감독님이 선배님, 연기하지 마십시오.” 이러더라고요. 2~3일 지나면서 적응이 됐어요.

 

이은선: 배우분께서 무대에서의 경험도 많고 현장에서 바로 호흡하는 식의 연기에 익숙하기 때문에 믿고 가셨던 게 아닐까 싶어요. 박정학 배우님이시기 때문에 가능했던 시도였을 것 같기도 하고요. 영화의 첫 장면을 보면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주인공의 모습이에요. 평범한 아파트 같은데, 카메라가 돌면 서울의 랜드마크인 잠실 롯데타워가 보여요. 이 영화는 군산이라는 공간이 매우 중요한 영화인데, 잠실이라는 또 다른 공간성을 주면서 시작한 이유가 있나요? 잠실이라는 공간에서 평소에 어떤 인상을 받으세요?

 

임태규: 아까 말씀드렸던 새만금 방조제를 볼 때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어요. 이상한 욕망이라든가, 저게 꼭 있어야만 할까이러한 생각들? 그런데 주인공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굉장히 중요한 것들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경제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과장하자면 삶의 이유일 수도 있거든요. 그것이 보잘것없다는 걸 알면서도 자기 자신을 속이며 사는 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잠실의 롯데타워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죠. 후반부에 나오는 불꽃놀이 장면도 마찬가지예요.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이 즐기고 있다고 하는데, 그 순간에는 행복하겠지만 늘 그렇게 행복하진 않을 거잖아요. 그것도 가짜 같다는 생각? 그런 속성들을 영화에 사용하면 의미가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이은선: 영화에는 현 시대가 담길 수밖에 없잖아요. 이 영화를 몇 년 전에만 찍었어도 롯데타워는 담길 수 없었을 테니까요. 지금 롯데타워를 찍었기 때문에 그것이 주는 상징이 있는 것이고, 그걸 활용하는 감독이 있는 것이죠.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풍경들이 영화에서 남달리 보이는 지점들이 있는 것 같아요우리가 문성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알게 되는 점이 사실 많지는 않습니다. 어쨌든 이 사람은 국가폭력 피해자의 가정에서 자랐을 것이고, 어떤 이유로 학원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잘 안 되는 것 같고, 잠실 부근에 살고 있든지 그곳에 자주 가는 사람인 것 같고, 아들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고. 이 정도로 이 인물을 짐작할 수 있는데, 조금 더 많은 전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를테면 왜 하필 학원을 운영하는지, 아내와의 관계는 어떤지, 이런 것들이 생략되어 있는 점이 배우에게 어떤 상상력을 불러 일으켰을지, 혹은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부분이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박정학: 사실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항상 국가폭력에 노출되어 있고, 그런 경험들을 하며 살아가고 있잖아요. 그것으로 인해 고통 받고 상처받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문성도 그런 역할이었죠. 아버지와 나와 아들, 그 삼대에 대한 이야기잖아요. 그들이 그 아픔을 어떻게 이겨내고 치유해가느냐에 대한 영화인 것 같아요. 가정이 편안해지면 사회도 좋아지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도 해봤고요.(웃음)

 

임태규: 캠페인 같은데요.

 

이은선: 문성이라는 인물에게 숨겨진 전사는요?

 

임태규: 글에는 어느 정도 있었어요. 저에게도 여러 가지의 버전이 있었죠. 이를테면 문성은 고등학교 때쯤 아버지와 절연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자꾸 안기부에서 찾아오고, 연좌제라는 것이 있어서 자기 인생에서 걸림돌이 되니까 아버지를 떠날 수밖에 없었겠죠. 아마 군산을 떠나 서울, 혹은 수도권 어딘가에 삶의 터전을 잡기 시작했을 것이고. 선생님이 되고 싶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분들은 과거 연좌제 때문에 선생님은 물론이고 공무원이 될 수 없었잖아요. 그게 결핍으로 작용하면서 대신해서 하고 싶었던 게 학원 사업이 아니었을까 싶었고요. 경제적인 큰 이득이 자신에게 보상이라고 믿으며 살아가는 인물일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것들이 모두 영화에서 설명되지 않은 것은 약간 사족 같은 느낌도 있고, 또 하나로 규정하기 시작하면 위험해질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좀 더 열어두는 것이 제가 영화를 만나는 방식이고, 더 윤리적인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부재하잖아요. 저는 GV마다 그에 대한 질문을 받을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그 질문이 한 번도 없었어요. 문성이란 사람은 보수적인 의미의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일 테고, 그게 그 사람의 결핍 중 하나가 되었겠죠. 그 결핍이 작용해서 가족 체제에 더 목을 매는 인물일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러다 보면 가정생활이 더 안 좋아지게 되잖아요. 아마 미국에 보내놓고 이혼했을 수도 있고, 별거 중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은선: 저는 문성과 아들 도진의 관계가 흥미롭더라고요. 왜냐하면 아버지가 아들의 상황들을 반대하는 것 같기는 한데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느낌은 없잖아요. 폭력적인 묘사긴 하지만 때려서라도 말린다거나, 그 여자와 애를 못 만나게 한다거나, 이런 행동을 하진 않으니까요. 그래서 박정학 배우님이 아들과의 관계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고 연기하셨는지 궁금해요. 데면데면하고 어려워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 선을 지키는 느낌이라는 인상을 받았거든요.

 

박정학 제 생각에 문성은 살면서 아버지에게 느낀 섭섭함과 원망 등이 있었을 테고 내 아들은 나를 그렇게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밑바닥에 깔려 있었을 것 같아요. 내 아들은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을 것 같고. 모든 부모와 자식 관계가 그렇듯이 말은 잘 못하고 데면데면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는 그런 생각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아들이 자신과 너무 닮아 있잖아요. 아버지를 대하는 방법 등 거의 모든 면에서. 그래서 더욱 본인에게는 어려움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이은선관객 분들은 영화를 보셨을 때 카메라의 위치가 궁금하지 않았나요? 카메라가 늘 어딘가에 숨어있거나 처박혀있는 등 프레임을 가리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요. 어떤 인물의 얼굴은 과감하게 잘려서 볼 수 없기도 하고, 어떤 인물은 아예 화면 바깥으로 밀려나기도 하고, 고정된 상태로 굉장히 불안정한 화면을 계속 보여주거든요. 그런데 카메라가 갑자기 패닝을 하는 장면이 세 번 정도 있었는데, 그게 전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이었어요. 고정되어 있던 카메라가 처음 움직이는 순간은 병실에 누워있는 문성의 아버지에서 문성의 모습으로 옮겨갈 때, 두번째는 부자가 목포의 높은 어딘가에 가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마지막으로 부자가 호텔에 들어갔을 때 방 풍경을 비출 때예요. 카메라의 위치를 어떻게 고민하셨을지 궁금해요. 고정했던 카메라가 움직이는 데는 분명 어떤 의미를 담고 싶었을 것 같은데.

 

임태규왜 고정된 카메라로 찍었는지 많이들 물어보세요. 전작은 백 퍼센트 핸드헬드로 찍었잖아요. 움직임이 많은 카메라 워킹을 사용하다가 왜 갑자기 고정된 카메라를 사용하게 되었는지 물어보시는데, 그것의 답은 명쾌하게 방금 기자님이 말씀하셨듯이 몇 번의 움직임들을 효과적으로 담기 위해 고정된 카메라를 썼어요. 두 사람의 관계를 가로지르는 듯한 이상한 패닝이죠. 영화에서 잘 쓰지 않는, 카메라가 느껴지는 정도로 굉장히 느린 패닝이잖아요. 특히 목포라는 공간에 대해서 문성과 할아버지가 대화를 나누고, 그 공간에서 마치 시대를 가로지르고 세대가 바뀌는 듯한 패닝을 사용하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전략이 있었던 야심한 패닝이었죠.

 

이은선야심찬 세 번의 패닝이었군요. 박정학 배우님은 카메라의 위치가 어떠셨는지 궁금해요. 인물이 운전할 때 보조석의 아래에서 위로 인물을 찍거나, 이런 식으로 잘 쓰지 않는 희한한 각도들이 많았잖아요. 그리고 카메라를 고정해놓고 배우들만 계속 움직이게 하는 카메라 작법이 배우에게 자유로움을 주었을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불편함을 주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박정학: 두 가지 다 느껴졌어요. 어느 순간에는 카메라가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지다가 어느 순간에는 굉장히 불편해지기도 했죠. 갑자기 엉덩이만 나오기도 하고특이한 감독을 만났구나 싶었죠. 결과적으로는 앞서 말했던 것처럼 감독의 의도와 생각이 있었을 테니 현장에서는 최대한 맞춰서 따라가야겠다 싶어서 최선을 다했죠.

 

이은선문성이 군산으로 가서 은혜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는데, 아버지를 고발했던 선장의 손녀로 등장하잖아요. 어쩌면 가장 불편한 관계죠. 그 집안 때문에 모든 일이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런데 아버지가 이 은혜라는 여성의 생활을 돌봐주었기 때문에 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두 집안이죠. 이런 관계들은 어떻게 떠올리셨나요?

 

임태규: 아버지를 보러가는 서사의 영화로 출발을 했는데, 그 아버지를 만났을 때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와 자신도 숨겨놓았던 상처를 훅 불러오는 인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인물이 조금 미스터리하고 한 번에 확 캐치가 안 되는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아마 문성은 그 여인이 누군지 알고 싶지도 않았을 테고 보고 싶지도 않았을 테고 배의 이름도 듣기 싫었을 텐데, 그런 것들을 너무 쉽게 툭툭 내뱉는 알 수 없는 젊은 여자를 만났을 때 이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일까. 그것은 복잡다단하고 한 마디로 형언할 수 없지만 이 영화에서 중요한 테마 중 하나인 것 같아요.

 

이은선: 문성의 표정이 별로 변화하지 않잖아요. 또 원래 박정학 배우가 가진 얼굴 자체가 좀 서늘한 느낌이 있다 보니, 무표정으로 있으면 저 인물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더라고요. 이를테면 문성이 극강의 무표정을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다른 국가폭력의 사례를 들을 때거든요. 군산 내려갈 때 차 안에서 라디오 방송을 통해 40년 전의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가 누명을 벗은 이야기들을 들을 때도 아주 무표정해요. 더 직접적인 장면은 호텔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추모식에 대한 뉴스를 볼 때도 오른쪽 구석에서 굉장히 무표정한 얼굴을 보여주고 있어요. 어떠한 반응도 없이 무미건조한 표정이어야 한다는 합의가 혹시 현장에서 있었나요? 아무런 표정도 보여주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였거든요.

 

박정학: 그런 이야기는 없었지만, 아까 말했듯 기억해내고 싶지 않은 것들에서는 좀 빠져나와있고 싶은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세월호 뉴스가 나올 때도 깊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저런 분들 참 답답하겠다.’ 정도의 반응을 보이는 인물이 아닐까 싶어요. 이 사람의 상처에 대해 생각해봤을 때 좀 다른 부분일 것 같았어요.

 




이은선그 장면들이 흥미로웠던 것은 이 사람이 가만히 있었기 때문이에요. 채널을 돌리거나 볼륨을 줄이거나 텔레비전을 끄는 등의 액션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흥미로웠다고 생각해요. 감독님께서는 혹시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임태규: 두 가지 생각을 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일단 첫 번째로 뉴스가 잘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았어요. 일단 아버지가 임종을 하셨고 아들도 마음에 안 들고. 이런 개인적인 생각을 하며 텔레비전은 아무거나 틀어놓고 딴 생각하는 정도의 순간일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것과는 또 다르게 그 뉴스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거대한 사건이니까 문성도 역시나 보긴 보겠으나, 딱 그 정도의 거리감을 두지 않았을까 해요. 그 두 가지 생각이 나란히 비슷한 느낌이에요. 그 정도의 구도와 거리감이 제가 실제로 어떤 사건을 대하는 거리감인 것 같아요. 우리도 분명 애도하고 슬퍼하지만, 늘 그것을 애도하며 살아가진 않잖아요. 딱 그 정도의 거리감으로 사건들을 대하지 않는가. 그래서 그 장면에서 뉴스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인다든가 감정을 표현하는 건 딱 그 정도가 적절했다고 생각해요.

 

이은선: 방금 말했듯, 다른 국가폭력에 대한 문성의 반응은 늘 무언가 하나를 끼고 가는 방식으로 보여주는데, 저는 얼마간 당혹스러웠던 이유가 앞에서는 은유하고 돌려 말하는 방식을 취하다가 후반부에 갑자기 너무 직접적인 것들을 쏟아내요. 자료화면들도 등장하고 더 직접적인 것은 문성의 아버지가 잠든 아들의 침대 옆에 앉아서 너무 억울한 표정으로 화면을 쳐다봐요. 이건 엄청난 직설화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이 영화가 앞에서 보여준 톤을 전부 깨버리는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굉장히 과감한 시도이자 한편으로는 위험한 시도죠. 그렇게까지 후반부에 직설화법을 사용하신 이유는 뭐예요?

 

임태규: 그건 아마 뉴스 장면을 찍으면서 바뀐 것 같아요. 시나리오 단계서부터 고민을 엄청 많이 해서 찍은 장면이기도 하고. 간단히 말씀드리면 은유하는 게 어울리지 않는 사건이라고 생각했어요. 그게 적절하다고 생각했고. 그 이후에 영화가 톤이 바뀌면서 자료화면을 보여드리고, 스토리를 지금까지 따라오신 관객이라면 직접적인 화면을 보셨을 때 느끼는 어떤 영화적인 감응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은선: 마지막 장면을 아이들의 모습으로 끝내잖아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굉장히 직설적인 방식이죠. 그 다음 세대를 이야기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마지막 장면의 레이어가 은근히 복잡해요. 아이가 하필이면 배를 만들고 있고, 그것을 지켜보는 아들, 그 아들을 지켜보는 아버지라는 복잡한 레이어로 마지막 장면이 구성되어 있어요. 아까 박정학 배우님이 말씀하신 걸 들으면 그날그날 현장에서 뭔가가 반영되고 수정되었을 것 같기도 한데, 그 엔딩은 처음부터 지정된 엔딩인가요?

 

임태규엔딩을 완전히 정하진 못했어요. 이 영화를 열어두고 찍은 이유도 엔딩을 확실히 정하지 못해서이기도 해요. 그런데 아이와 배가 나오는 건 확실히 제 머릿속에 있었고, 그 아이가 도진과 문성 사이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거기까지 갈지, 거기서 뭘 할지에 대한 디테일은 정하지 않았고 영화에 나오는 장면은 촬영 이틀 전에 디테일을 정했죠. 아이가 병원에서 계속 돌아다니는 장면이 있어요.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면, 아이가 만약 없었다면 그렇게 길게 찍을 수 없는 장면이에요. 아이가 없었다면 어른들이 그렇게 가만히 있지 않았겠죠. 대화를 나누거나 화를 내거나 어떤 액션과 리액션이 오고 갔을 텐데 아이가 있기 때문에 못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아이가 존재함으로써 그 상황이 바뀌고 아이가 상황을 이끌어가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아이의 존재만으로 그냥 희망적인 것이 있다고 할까요. 마지막 장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아이가 있음으로써 우리가 받는 느낌이랄까요. 그게 아주 중요한 것 같았어요. 그래서 그 아이 쪽으로 카메라가 다가가고 그것을 바라보는 문성의 얼굴로 끝나는 결말을 기획 단계부터 생각한 것 같아요.

 



 

관객: 저는 질문이 두 가지 있는데요. 한 가지는 이 영화가 어부 간첩조작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영화잖아요. 어떻게 이 사건에 주목해서 영화를 찍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두 번째로는 저도 마지막 장면이 참 인상 깊었는데,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아버지의 표정이 참 복잡하면서도 미묘해서 배우 분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연기하셨는지 궁금해요.

 

임태규: 2017년에 <폭력의 씨앗> 편집할 때쯤에 한겨레에서 이 사건에 대해 특집 기사로 다뤘었어요. 50년만의 재심에서 간첩 누명을 벗고 무죄 판결을 받으신 분들에 대해 많은 분량의 좋은 기사가 났어요. 납북어부 간첩조작이라는 사건이 뭔지는 알고 있었지만 디테일하게 찾아본 적은 없었는데, 주간지 표지에 나온 그 분의 얼굴이 참 와닿았어요. 법원 앞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나온 직후에 변호사와 함께 찍은 사진이었는데, 울먹울먹하시며 기쁜 듯 슬픈 듯한 오묘한 표정과 주름. 그 얼굴이 제게 어떤 감정으로 남았어요. 그래서 찾아보다가 또 다른 피해자 분의 인터뷰 동영상을 보게 됐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시다가 마지막에 이렇게 억울하게 사셨는데 이젠 뭘 하고 싶으세요?’라는 질문에 그 분이 한참 고민하시다가 아들이 보고싶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순간 이건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되어버린 거죠.

 

이은선: 박정학 배우님은 마지막 장면에서 어떤 감정으로 연기하셨나요?

 

박정학: 문성이라는 인물은 경직된 삶을 살아왔던 것 같아요. 마지막 장면에서는 여태 닫혀 있던 문이 그 아이를 통해 조금씩 열리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아들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는 계기라고 할까요. 닫혀 있고 경직되어 있던 마음들이 조금씩 열리는 엔딩이라고 생각했어요. 둘은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고 서로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갈등이 있는데, 아이는 천진난만하고 자유로운 모습으로 경직된 그들의 사이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어요.

 

 

관객: 저는 질문보다는 제 감상을 좀 나누고 싶은데요. 뉴스에서는 사건들을 다룰 때 돈(배상금)에 대한 것들만 부각되지만 사실 그 사건으로 인해 당사자들의 어떠한 관계가 깨졌는지, 그리고 그게 일시적인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삶을 잠식시킬 만큼 얼마나 지배적인 영향을 가지는지에 대해, 그런 우리가 알 수 없는 이면을 영화가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마지막 장면을 비극적으로 생각했어요. 주인공이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힘들어서 멀어졌다가, 그 아버지가 남긴 재산으로 그 관계를 다시 가지지만 시간의 공백이 너무 커서 다가가지 못하는 거리감이 있잖아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자기 아들과도 관계를 제대로 맺고 있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 장면에서 그 아들이 자신의 애인의 자식을 돌보는 장면이 어색하게 느껴졌어요. 그 아이와 소통을 하기보다는 애써 말을 건네려고 하는데, 밖에서 기다리는 아버지의 눈치도 보이는 느낌? 그리고 마지막에 아버지가 그 아들을 지켜보는 장면에서 그렇게 생각할 것 같았어요. 또다시 나도 아버지처럼 아들과 좁힐 수 없는 그 거리를 가지게 되었구나. 그리고 아들은 아버지의 곁에서 자꾸 멀어져서 애인과의 관계를 가지려고 하는 모습이 비극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렇다면 이 관계를 우리는 어떻게 치유해야 할지, 국가가 이것들에 대해 어떻게 보상해야 할지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임태규말씀해주시는 것이, 혹시 감독님 아니신가요.(웃음) 전격 희망으로 끝나는 영화는 아니에요. 그런 영화를 제가 좋아하지도 않고요. 그러나 일말의 희망은 있죠. 장소를 헌팅할 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문이었어요. 문 바로 앞에 문성이 서 있고, 문 바로 밖에 아이와 아들이 있는 구도가 중요했어요. 그 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면 전격 희망 영화가 되어버리는 것이고, 그 문지방 바깥에 머문다면 그 정도의 거리감이 계속 유지되는 관계일 것이고요. 무엇이 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정도 거리감은 항상 있는 것 같아요. 화해할 뻔 하다 멍게 먹으면서 다시 틀어지잖아요. 순간 화해할 수는 있지만 다시 그 정도의 거리감은 항상 가지면서 사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비극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그렇게 왔다갔다하며 사는 것 아닐까 싶어요.

 

이은선생각해보니 주인공이 그 장면으로 뛰어들어서 같이 넉살을 발휘하지는 않네요. 그 문이라는 장치가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했던 장면이군요. 해석이 멋졌습니다. 다른 분 질문 받겠습니다.

 




관객: 영화 너무 잘 봤습니다. 두 가지 질문이 있는데요. 주인공 문성과 문성의 아버지, 그리고 문성의 아들이라는 삼대의 세대차이나 부자간 갈등을 많이 느꼈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어떤 모습에 중점을 두고 연출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초반에 박은혜라는 역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흐지부지 됐다는 느낌도 들었어요. 혹시 시나리오에 있었는데 표현이 잘 안 된 장면도 있는지 궁금합니다.

 

임태규: 단순히 말씀드리면 주인공과 아버지, 주인공과 아들의 관계가 반복된다는 느낌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것을 디테일하게 보여드리진 않지만 그것이 유추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치 국가폭력이 반복되면서 비슷한 시스템으로 피해자를 양산하듯이 부자 관계도 비슷하게 반복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은혜 같은 경우는 후반부로 갈수록 고민을 많이 했던 캐릭터예요. 이를테면 그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은혜가 군산에 내려오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이런 것들에 대해 고민이 많았죠. 만약 여러분들께서 상처가 아예 없으시거나 행복하게만 살아왔다면 이 영화에 이입하지 못했겠지만, 우리 누구나 상처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이 어떻게든 영화와 연결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영화가 하나로 규정되면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관객 분들은 이 영화를 보며 무언가 떠오르셨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무엇인지 저는 모르겠지만, 각자 가지고 있던 상처를 한 번씩 끄집어내서 보는 계기를 만들어드리고 싶었어요. 은혜가 하나로 규정되며 끝나지 않은 이유겠죠.

 

이은선: 그러면 은혜라는 캐릭터를 구상한 것에서 빠진 내용은 없나요?

 

임태규: 저 혼자 구상한 전사는 있지만 여기서 발언하고 싶지는 않아요.

 

이은선: 제가 질문 하나 더 드려도 될까요? 전작인 <폭력의 씨앗>은 군대폭력에 대한 이야기예요. 가해자가 아니었던 사람이 어떻게 군대폭력 안에서 가해자가 되는가를 쫓아가는 영화였거든요. 그건 좀 더 미시적인 종류의 폭력이죠. 그 사람이 그 폭력의 씨앗을 가지고 사회로 나와 어떻게 발화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감독님께서 폭력이라는 주제로 연속해서 영화를 만들고 있잖아요. 계속해서 영화로 만들기에는 피로감이 있는 소재일 수도 있는데 왜 자꾸 구조적 폭력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나요?

 

임태규: 그러게요. 연출하고 시나리오 쓰는 사람은 촉을 세우면서 살 수밖에 없잖아요. 24시간 뭐 하나 재밌는 게 없을까 생각하며 살죠. 저의 촉수가 좀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들이 어떤 사회 현상을 볼 때인 것 같아요. 그게 우연히도 폭력에 대한 것이었던 것 같고. 저는 폭력적이지도 않고, 폭력을 좋아하지도 않지만요. 저에게 그냥 그런 것들이 끌리는 지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은선어쩌면 젊은 작가들에게 이런 것들을 계속 말하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 것 같아요. 갑자기 황정은 소설가의 단편집 아무도 아닌이 생각나네요. 인물들이 슬프고 폭력적인 상황에 계속 노출되는 이야기들이 묶여 있거든요. 왜 이렇게 폭력적인 이야기만 하느냐고 물었을 때, 작가가 요 몇 년 사이 꾸준히 이 세계가 폭력적이었다고 말하셨던 기억이 있어요. 분명 젊은 작가들이 이런 현상들을 계속해서 영화로, 이야기로 풀어내게 만드는 분위기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임태규: <파도치는 땅>은 가족 영화라고 생각해요.(웃음)

 

이은선 : 아름다운 가족 영화입니다. 그럼 여기서 마무리할까요? 저녁 시간에 영화를 보고 토크까지 듣는다는 게 얼마나 애정을 가져야만 가능한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오늘 귀중한 시간 내셔서 보러 와주셔서 감사하고요, 박정학 배우님부터 오늘 와주신 관객 여러분께 끝인사 한 말씀씩 부탁드립니다.

 

박정학: 늦은 시간까지 이야기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무거운 영화 무겁게 잘 마무리해서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임태규: 원래 저는 완벽주의자라서 시나리오도 촬영도 완벽하게 진행하려고 하는 편인데, 이 영화는 제 성격과는 조금 다르게 찍었어요. 이렇게 찍고 나니까 좀 재미있는 건, 완성을 극장에서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여러분들에게 각기 다른 영화로 각인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영화를 극장에서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여러분 덕분에 완성됐다고 생각합니다. 와주셔서 감사하고, 영화를 완성할 수 있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은선오늘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고요, 연기로 연출로 계속해서 작품들을 선보이실 테니까 두 분께도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 조심히 돌아가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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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변호텔>  한줄 관람평


최승현 | 유머는 여전하지만 갈수록 먹먹해진다

승문보 | 동어반복이라는 비판을 비웃듯이 홍상수 감독은 태연하게 진화한다

송은지 | ‘죽을 것 같다’에서 ‘죽어도 좋다’고 말하게 되기까지

성혜미 | 불화의 무대, <강변호텔>

이성빈 | 스스로에게 대견하다고 말하는 이의 영화

김윤정 | 하나의 공간, 분리된 인물들, 하나의 영화







 <강변호텔>  리뷰: 불화의 무대, <강변호텔>






 *관객기자단 [인디즈] 성혜미 님의 글입니다. 




자크 랑시에르는 불화무대화에 비유해 감성의 분할을 설명한다. 여기서 불화는 공동체 구성원 각각에 배분된 자격, 지위, 역할, 시간과 공간 등에 관해 서로 다른 의견들이 뒤섞이며 빚어내는 갈등과 대립을 의미하며, 곧 정치적인 것이다. 정치적인 것이란 공동체의 조화를 위해 특정 구성원을 배제하는 치안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앞선 배제의 기준에 의문을 제기해 논쟁을 일으킴으로써 불화를 유도한다. , 배제되었던 구성원들이 등장하여 보이지 않던 자신의 존재를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던 자신의 말을 들리게 할 때 불화가 연출되는 것이다.[각주:1] 이 글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하여 <강변호텔>이라는 불화의 무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영환(기주봉)이 전화를 받으며 호텔 방바닥에 앉아있다. 창문으로 다가간 영환의 모습 너머에는 상희(김민희)가 보인다. 한 화면 안에 분리된 채 자리하는 두 사람은 방을 나선 후에도 만나지 못한다. 영환이 계단 아래를 내려가면 카메라는 옆으로 돌아서 복도에 서 있는 상희를 비춘다. 이렇듯 영화 속에서 인물들 각각의 세계는 마치 닿지 못할 것처럼 펼쳐져 있다.

그런 영환에게는 두 아들, 경수(권해효)와 병수(유준상)가 찾아온다. 그러나 세 사람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조우하지 못한 채 어긋남을 반복한다. 기다림으로 시간을 보내던 영환은 새하얀 눈밭 위에 있는 두 여인을 보고 서둘러 밖으로 나가 말을 건넨다. 그러나 경수와 병수는 후경에 배치된 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지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다. 하나의 프레임 안에 함께 존재하며 서로를 발견할 만도 한데, 투명한 유리창은 이들을 각자 다른 세계에 있는 것 마냥 분리시킨다. 이야기를 마친 영환이 호텔 레스토랑 근처에 다가와 두 아들을 발견하고 나서야 겨우 세 사람은 만나게 된다.

 

이들과 달리 상희와 연주(송선미)의 세계는 순조로우며 평화롭다. 만나기로 약속한 곳에서 아무런 장애 없이 만나 함께 하며, 서로의 아픔에 공감한다. 이때, 이들의 눕는 행위는 꽤 중요해 보인다. 처음 침대에 두 사람이 눕는 장면을 떠올려 보자. 상희가 쉬고 싶다고 먼저 눕는다. 그 후 연주는 상희에게 등을 보이며 눕지만, 이내 곧 상희를 바라보는 자세로 고쳐 눕는다. 이후의 장면에서도 서로 바라보고 누워있는 두 사람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이 두 사람의 세계는 하나의 온전한 세계라 할 수 있다. 이들을 위해, 잠시 눈을 붙인 사이 수북이 쌓일 만큼의 눈이 내린다.





여전히 혼자만의 세계 속에서 머물고 있는 영환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영환은 시들어버린 식물을 보며 물을 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두 아들에게 꼭 죽을 것만 같다고 말한 후, 다시 식물을 보며 이거 물을 안 줬나보다. 많이 말랐네.”라고 이야기한다. 곧이어 병수의 이름에 대해 언급하는데, 잠시 후 대화는 보이스 오버되며 호텔 주변을 걷는 영환의 모습이 등장한다. 하늘의 마음을 느끼지 못한다면 살아도 죽은 것이며, 이는 땅을 걷는 마음처럼 사람다운 행동과 공존해야한다고 말한다.

영환은, 꼭 죽을 것만 같다고 말하는 영환은, 하늘의 마음을 느끼지 못하는, 살아도 죽은 것과 같은 상태로 지금을 살고 있는 것일까.

 

이번에는 두 아들을 집에 빨리 보내고 싶어진 영환이 잠시 자리를 떴던 장면을 생각해보자. 방으로 올라온 영환은 두 아들에게 줄 것을 찾다 이내 인형을 들고 나온다. 그 인형을 들고 바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영환은 호텔의 여러 방 문 앞에 다가가 귀를 대보기 시작한다. 그러다 곧 상희와 연주가 머물고 있는 호실 앞에서 발걸음을 멈춘다. 끊임없이 아름답다고 말했던 두 사람의 방을 찾아내려는 듯 서성였던 그 시간은 마치 낯선 세계를 유영하는 듯한 기시감을 주면서 또 한편으로는 불쾌감을 주기도 한다. 그 뒤에 바로 잠자고 있는 상희와 연주의 모습을 핸드헬드 카메라로 담아내면서 유연함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문 앞에 서있을 영환이 계속 신경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 후 레스토랑으로 내려간 영환은 두 아들에게 인형을 건네주며 꽤 긴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호텔 사장의 호출로 영환은 다시 자리를 비운다. 두 사람이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보여주지는 않지만, 순두부집에서 나눈 세 사람의 대화로 짐작해볼 수 있다. 영환이 말한다. “사장이 마지막에 나한테 말하길, 덮어두겠다는 거야.”, 이에 아들은 아버지가 거기서 뭐 실수하신 거 있으세요?”라고 묻는데, 왜인지 인형을 들고 서성였던 그 장면이 떠오르며 다시 한 번 불편함이 스친다.

 




그 순두부집으로 상희와 연주가 들어온다. 영환과 경수, 병수 이 세 사람은 이미 술이 꽤나 취한 상태다. 영환이 화장실을 가겠다며 자리를 뜨고, 경수와 병수 또한 일어나 계산을 마친다. 그러다 이내 먼저 걸어간다는 아버지의 문자를 받고 그 공간을 벗어난다.

그들이 떠나고 난 자리에 영환이 다시 등장해 아직 식사를 마치지 않은 상희와 연주에게 자신이 직접 쓴 시를 읽어준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해야할 점은 그 시를 낭독하는 공간에서 또 다른 세계로의 전환이다. 인적 없는 주유소를 혼자 지키는 소년은 그 주유소 앞을 서성이거나 사무실 책상에 앉아 있다. 분명 그 소년을 보고 있지만 도무지 그 소년에 대해 알 수 없다. 영환의 낭독과 그가 만들어낸 세계 중 우리는 어떤 곳으로의 진입도 망설여진다.

이후 낭독을 마친 영환은 두 사람에게 저 죽어도 됩니다. 두 분만 있으면이라고 말한다. 이에 상희는 너무 아름다운 말이네요.”라고 답한다. 시가 아름답다는 것일까, 죽어도 된다는 말이 아름답다는 것일까. 전자라면 한 박자 늦은 타이밍으로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을, 후자라면 죽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흔히 하는 말인가 하는 의문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의문을 갖게 한 채 영화는 다시 호텔로 돌아온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순두부집에서 호텔로 돌아오는 경수와 병수의 모습이 아니라 영환이 처음 자리를 뜨겠다고 했던 레스토랑의 그 장면으로 복귀한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우리는 모든 것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자리를 비운 채 오래 나타나지 않는 아버지가 걱정이 된 두 사람은 아버지의 방을 찾아간다. 한사코 알려주지 않으려 했던 아버지의 방호수를 어떻게 알고 그 둘은 찾아간 것일까. 어떻게든 찾아간 그 곳에서 두 사람은 아버지, 영환의 죽음을 목도한다.

 

필자가 불쾌하다고 말했던 그 장면을 기억하는가. 그곳에서부터 우리는 새롭게 영화를 봐야할 필요가 생겼다. 마치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전부 진짜가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마지막 장면은 우리의 감성을 분할한다. 다시 말해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인물 각자의 세계가 평행선을 이루듯 펼쳐지는 이 영화 안에서, 순서를 따라가던 시간은 재배열되고, 죽음을 통해 앞선 사건들의 의미를 다시 조직화하며 영화는 곧 불화의 무대로 바로 선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화의 무대가 또 다른 조화로 나아갈 필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는 랑시에르의 말을 빌려, 이 무대는 반드시 이해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아름다운 눈밭이 될 것이다.





  1. 이사민, 「자크 랑시에르의 관점에서 본 연극의 정치성 – 로버트 윌슨의 연극을 사례로 -」, 서울대학교 대학원 문학석사 학위논문, 2016.2.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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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영일정 

5월 23일(목) 11:00

5월 26일(일) 19:30

5월 28일(화) 11:00

5월 31일(금) 11:00

6월 3일(일) 20:00

6월 4일(화) 13:00

6월 7일(금) 10:30

6월 11일(화) 14:00

6월 12일(수) 16:00 종영 




 예매하기 

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좌석 선택 가능)

예스24 http://bit.ly/an5zh9

다음 http://bit.ly/2qtAcPS

네이버 http://bit.ly/OVY1Mk






 인디토크 





<파업전야> 인디토크

● 일시: 2019년 5월 12일(일) 오후 3시

● 참석: 변성찬 인디다큐페스티발 집행위원장


● 일시: 2019년 5월 1일(수) 오후 7시 30분

● 참석: 김선명, 이도훈, 홍은애 (한국독립영화협회 비평분과 회원)





 INFORMATION 


제      목: 파업전야

감      독: 이은기, 이재구, 장동홍, 장윤현

출      연: 강능원, 고동업, 김동범, 신종태, 최경희, 홍석연

개      봉: 5월 1일

등      급: 15세 이상 관람가

제작/제공: 장산곶매

공동 제공: 명필름문화재단

배       급: 리틀빅픽쳐스





 SYNOPSIS 


1988년, 호황을 누리며 성장을 거듭하는 동성금속. 그 생산 현장에는 가난과 피로에 찌든 삶 속에서도 끈끈히 서로를 위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단조반원 한수는 열심히 일하면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오늘도 철야를 신청하는데......


해고와 위장 폐업이 이어지는 뒤숭숭한 공단 분위기. 노동자들은 회의와 희망의 양극단을 오가는 갈등 끝에 결국 노동조합을 결성하게 된다. 단결만이 살길이라는 동료들의 설득을 뿌리친 한수. 그 결과 승진이 될 줄 알았건만 어느새 ‘구사대’에 속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혼란스럽다.


하루아침에 ‘구사대’와 ‘노동조합’이라는 관계로 대치하게 된 한수와 동료들! 결혼을 약속했던 ‘미자’마저 이런 한수에게 실망하고, 제일 친하던 형은 테러를 당해 사경을 헤맨다. 노동조합을 분쇄하기 위한 폭력적인 탄압이 이어지고, 이런 현실의 진면목을 바라보는 한수는 이제 또 다른 선택을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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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비평  영화를 말하다

 

일정 2019년 5월 19일(일) - 6월 23일(일) | 6주간 매주 일요일 오후 2시

주최 사단법인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주관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후원 영화진흥위원회


 

비평 X 극장

극장과 비평이 만났습니다.

 

극장 안, 불이 꺼지고, 빛의 입자들이 퍼지면서 영화는 시작합니다영화가 흘려보내는 것들이 우리와 부딪히며 발생하는 것을 표현할 언어를 찾습니다각 영화와 대면하고, 질문을 던지고, 그 길을 헤매면서 영화라는 '사건'에 대해 탐색하는 그 자리에 함께할 여러분을 극장으로 초대합니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비평의 공간이 사라지고 있다는 이 시기에 6번의 비평의 지면을 펼치기로 했습니다6명의 비평가가 13편의 독립영화를 보고, 말합니다여기 지금, 우리가 넘나들었던 영화의 지형을 살피고, 다시 영화가 만드는 길을 찾아 새롭고 낯설게 말하는 장이 펼쳐질 것입니다독립영화를 좀 더 깊고 넓게 탐험하며, 독립영화에 대한 사랑을 발견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상영시간표 




 예매하기 


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좌석 선택 가능)

예스24 http://bit.ly/an5zh9

다음 http://bit.ly/2qtAcPS

네이버 http://bit.ly/OVY1Mk








 평론가·상영작 소개 


✔️ 2019년 5월 19일(일) 오후 2시

이승민<한국인을 관두는 법>을 말하다

"다큐멘터리 영화의 두 얼굴"


미술관에서는 영화로, 영화관에서는 ‘아트’로 밀쳐지는 작품들이 있다. 동시에 미술에서도 영화에서도 모두 수용되는 작품이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올해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서 SeMA-하나 미디어아트 어워드를 수상한 안건형 감독의 작품은 동시에 인디다큐페스티발의 신작으로 소개되었다. 영화와 미술, 두 예술 영역이자 두 플랫폼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동시대 다큐멘터리 영화의 ‘어떤’ 경향을 짚어보려 한다. 여러 경우의 수들이 있지만 안건형 감독의 경우는 전작과 더불어 이 작품에서 보여지는 낯설고도 익숙한 무엇이 있다. 이 강좌는 그 ‘어떤’, ‘ 그 무엇’을 촘촘히 짚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일명, “다큐멘터리 영화를 말하다.”.


#이승민

영화 연구자이자 평론가, DMZ국제다큐영화제 프로그래머. 저서는 『허구가 아닌 현실 - 아시아 다큐멘터리의 오늘』,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오늘』, 『영화와 공간 - 동시대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미학적 실천』, 논문은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새로운 경향 - 공간이미지의 등장」,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배급과 해외 시장 개발을 위한 연구」, 「2000년대 이후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의 감독의 개입과 노출에 관한 연구」 등이 있다.


<한국인을 관두는 법 How to Stop Being Korean> 안건형 | 2018 | 120분 | 다큐멘터리

<한국인을 관두는 법>은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화면에서는 태극기 집회와 그런 태극기가 있게끔 하는 한국의 위인 동상들이 보인다. 그 위로 자기가 위원장이라는 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유령방송 <출세의 소리>를 낭독하는 '기회주의 반도 총 연합 중앙위'의 위원장들이다. 그들은 3·1운동 이후 100년 간의 한국 기회주의의 역사를 정리하여 들려준다. 그런데 이 기회주의의 역사란 위원장이었던 이들과 위원장을 지망하는 이들의 초상이고 한국이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된 원인이며 따라서 기회주의의 역사야말로 한국의 역사인 것이다.




✔️ 2019년 5월 26일(일) 오후 2시

이한범<요석공주>와 <돌과 요정>을 말하다

"사물의 힘을 따라서: 픽션의 실재를 픽션화하기"


임영주의 <요석공주>와 <돌과 요정>은 ‘돌’에 관한 영상 작품이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발에 치일 만큼 흔한 물질일 뿐이라 여기기에 그 사물이 가진 힘은 지나치게 수행적이지만 종교적이라고 하기엔 부박하다. 작가는 그 사이 어드메에서 마치 미확인 비행물체(UFO)처럼 목격담을 통해서만 사변적인 몸체를 드러내는 돌의 힘을 추적한다. 미신과 유사과학, 기묘한 사회 현상과 관련된 이미지와 이야기의 뒤를 좇으며 그것이 인간의 행동, 사고, 언어, 나아가 도시의 구축에 이르기까지 실재적 효력을 발휘하는 장면을 포착한다. 즉 세속적 신앙이 한국이라는 장소와 그 구성원을 어떻게 은밀히 운영하는지를, 반대로 한국의 세속성이 그 허구를 어떻게 강화하는지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것은 사물과 사물-이미지의 힘을 따라 나서는 여정이자 당대의 한국을 가시화하는 우회적인 민족지이다. 그리고 실재를 구성하는 허구에 대한 또 다른 무언가이다. ‘또 다른 무언가’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보기 위해 우리는 픽션화하기 라는 방법 혹은 실천의 문을 열고 들어가 볼 것이다. 이것은 임영주의 작업을 당대의 풍경 속에 기입하는 하나의 도구임과 동시에 그 풍경을 마주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이한범

미술 비평가, 독립 큐레이터. 영상예술비평지 『오큘로』의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나선프레스를 운영하고 있다. ‘Using Your Real Life’, ‘픽션-툴: 아티스트 퍼블리싱과 능동적 아카이브’ 등의 전시를 기획했으며 영상 상영 플랫폼 ‘블라블라블라인드’를 운영하고 있다.


<요석공주 Princess Yoseok> 임영주 | 2018 | 44분 | 드라마

요석공주. 정설과 속설 사이 귀신같은 인물. 신라 태종 무열왕의 딸이자 원효를 만나 설총을 낳았지만, 요석궁에 살았다 하여 이름 없이 그저 요석공주라 불리었다. 1500년 후, 길에서 낯선 이를 따라간 후로 이명을 듣게 된 여자(요석)와 천이통을 연마하기 위해 수련의 길에 오른 남자(원효)는 소요산에서 만나게 되는데...


<돌과 요정 Rock and Fairy> 임영주 | 2016 | 46분 | 다큐멘터리

돌과 요정은 하늘에서 떨어진 돌의 힘을 믿거나, 사금을 요정님이라 부르는 사람들과 함께 돌을 찾아가는 여로를 기록한 다큐멘터리를 기반한 판타지물이다. 




✔️ 2019년 6월 2일(일) 오후 2시

김병규<라오스>와 <백서>를 말하다

"영화가 시작하고 끝나기까지, <라오스>와 <백서>의 ‘애매한’ 시간에 서서"


영화는 언제 시작되고, 어떤 조건으로 성립하는 걸까. 러닝타임이나 내러티브가 펼쳐지고 마무리되는 궤적과는 별개로 영화라는 상태가 활성화되고 받아들여지는 것은 어떤 순간에서인가. 임정환 감독의 <라오스>와 강상우 감독의 <백서>를 연달아 보며 그런 거창한 질문을 소박하게 개진하고자 한다. 장편이나 단편으로 포섭되기엔 애매한 길이, 카메라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대상들, 반복되거나 이탈하는 몸짓들, 완결 맺지 못하는 행위, 어긋나는 관계의 기록, 전형적인 인물들과 이질적인 풍경이 교차하는 순간. 이런 질료들의 결합이 어떻게 영화의 형태로 지속될 수 있을까. 혹은 영화로 성립하지 않는다면 그건 어떤 여건이 결여되었을 때 발생하는 결과일까. 어쩌면 영화의 곤경과 해방은 한 몸을 이루고 있는 것일까. 덧붙여 올해 <국경의 왕>과 <김군>을 극장에서 본 관객들이라면, 이들의 전작 또한 스크린으로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김병규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재학. 2018년 『FILO』와 『씨네21』 영화평론상으로 등단했다.


<라오스 Laos : In the Warmest Country> 임정환 | 2014 | 71분 | 드라마

원식과 현철은 마침내 졸업영화를 엎어버리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영화 찍으려던 돈을 들고 라오스로 날아간다. 한때 그들과 함께 영화를 공부했던 정환이, 그들을 맞이한다. 셋은 라오스에서 종합비타민을 팔아 돈을 벌고,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죽이는 장편시나리오를 완성해 고국으로 돌아가자 말한다. 그렇게 셋의 동업이 시작된다. 그러나 머지않아 정체불명의 택시기사와 북한사람이 일에 끼어든다. 이들의 이야기는 산으로 향해간다.


<백서 A Silk Letter> 강상우 | 2010 | 50분 | 드라마

산책을 나갔다 집에 들어온 성운은 병역거부 소견서를 쓰다가 잠이 든다.




✔️ 2019년 6월 9일(일) 오후 2시

유운성<수리세>와 <명성, 그 6일의 기록>을 말하다

"행동에서 담론으로: 느리게 배우는 사람의 교훈"


방법으로서의 액티비즘이야말로 한국 독립다큐멘터리의 기원이자 중추가 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이는 없을 것이다. 이때 액티비즘이란 어떤 식으로건 상황에 대한 개입(intervention)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종종 이해되어 왔다. 그런데 우리는 1980~90년대에 제작된 초기의 독립다큐멘터리에서 이미 이와는 꽤 다른 방식으로 상황에 접근하는 몇몇 주목할 만한 예들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상황이 종료된 후에야 현장에 도착한 이들, 현장에 있지만 상황의 의미가 분명치 않다고 느끼는 이들, 말하자면 느리게 배우는 사람들이 수행하는 기입(inscription)의 액티비즘이라 할 만한 것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기입이란 이중의 뜻을 지닌다. 서로 맞서는가 하면 긴밀히 얽혀 있기도 한 여러 정치・사회적 힘들이 상황을 구성한다는 의미에서의 기입이 그 하나다. 그리고 느리게 배우는 사람으로서의 다큐멘터리스트가 그처럼 모순적인 힘들이 동시에 기입된 상황을 포착하고 이를 다시 현 상황에 투사하고자 시청각적 기록물의 배치를 통해 수행하는 담론적 기입이 있다. 제도권 밖에서 제작된 최초의 다큐멘터리로 꼽히는 서울영화집단의 <판놀이 아리랑>(1982)은 이미 개입이 아닌 기입의 액티비즘을 그 방법으로서 추구하고 있었다. 본 강연에서는 서울영화집단의 <수리세>와 푸른영상의 <명성, 그 6일의 기록>을 함께 보면서 이러한 기입의 액티비즘이 오늘날 다시 주목 받고 있는 에세이적 영화 실천에 어떤 유용한 암시를 주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유운성

영화평론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문지문화원 사이 기획부장을 지냈다. 현재 영상전문비평지 『오큘로』 공동발행인이자 단국대학교 영상콘텐츠전문대학원 초빙교수로 있다. 저서로는 『유령과 파수꾼들』, 편집한 책으로 『칼 드레이어』, 『로베르토 로셀리니』, 『페드로 코스타』 등이 있다.


<수리세 Surise> 홍기선 | 1984 | 32분 | 다큐멘터리

전남 구례의 농민 수세현물납부 투쟁에 관한 다큐멘터리. 홍기선 감독과 서울영상집단은 농민들의 인터뷰와 사건의 재현을 통해 농민들의 투쟁을 재구성하였다.


<명성, 그 6일의 기록 The 6 Days Struggle at the Myong-Dong Cathedral> 김동원 | 1997 | 74분 | 다큐멘터리 

1987년 6월 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6일간의 명동성당 농성투쟁에 관한 기록. 6월 10일 밤, 경찰에 쫓겨 명동성당에 우연히 모인 농성대의 갈등과 희망, 농성대를 둘러싼 당시 정치적 상황들이 풍부한 자료 화면과 증언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이 작품은 6월 항쟁의 가능성과 한계를 비판적으로 재해석하면서 현재 우리의 희망을 찾고 있다.




✔️ 2019년 6월 16일(일) 오후 2시

손희정<콩나물>, <내게 사랑은 너무 써>, <사라진 밤>, <잘돼가? 무엇이든>을 말하다

"여성감독 단편선: 여성감독이 만들면 다른가?"


최근 넷플릭스는 "한 명의 배우 네 명의 감독"이라는 흥미로운 콘셉트로 한 편의 영화를 내놓았다. 이름하여 <페르소나>. 이 옴니버스 영화에서 이경미, 임필성, 전고운, 김종관 감독은 배우 이지은을 다양한 그림 속에서 포착해낸다. 흥미로운 것은 영화 네 편의 예고편만 보아도 무엇이 여성감독 작품이고 무엇이 남성감독 작품인지 바로 알아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성염색체가 영화를 만드는 것도 아닐 텐데, 왜?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최근 개성있을뿐만 아니라 뛰어난 장편영화들로 주목을 받았던 네 명의 여성 감독의 대표 단편영화를 보고, '여성감독의 여성서사'에 대해서 이야기해본다. <비밀은 없다>의 이경미, <우리들>의 윤가은, <소공녀>의 전고운, 그리고 <영주>의 차성덕이 그들이다.


#손희정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 연구원. 『페미니즘 리부트』, 『성평등』 저자. 『대한민국 넷페미사』, 『페미니스트 모먼트』, 『그런 남자는 없다』, 『을들의 당나귀 귀』 등의 공저가 있고, 『여성괴물』, 『호러 영화』 등을 번역했다.


<콩나물 Sprout> 윤가은 | 2013 | 20분 | 드라마

할아버지의 제삿날, 7살 소녀 보리는 바쁜 엄마를 대신해 콩나물을 사 오려 한다. 생애 처음, 집 밖으로 홀로 떠나는 여행! 과연 보리는 혼자서 무사히 콩나물을 사 올 수 있을까?


<내게 사랑은 너무 써 Too Bitter to Love> 전고운 | 2008 | 22분 | 드라마

“왜 우리의 첫 섹스는 슬픈 것일까?” 고3 커플인 병희와 목련은 병희의 좁은 고시원 방에서 첫경험을 나눈다. 첫경험이 달콤하지만은 않지만 그들에겐 소중한 순간이다. 섹스가 끝나고 병희가 목련을 위해 간식을 사러 간 사이 고시원 옆방의 남자가 목련이 혼자 있는 방으로 들어오는데...


<사라진 밤 Vanished night> 차성덕 | 2011 | 30분 | 드라마

식당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주방아줌마 일순에게 형사가 찾아온다. 일순과 함께 잠들었던 남편이 집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는 것. 형사는 일순에게 남편이 죽던 날 밤의 행적을 묻지만 일순은 도무지 그 날 밤이 기억나지 않는다. 영화는 ‘벌어, 먹고, 사는’ 일의 끔찍한 피로가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우리 모두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잘돼가? 무엇이든 Feel Good Story> 이경미 | 2004 | 36분 | 드라마

중소기업에 입사한 지 4달 된 지영은 성실하게 직장 생활을 한다.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믿음직스럽다"는 말과 함께 주어진 탈세 조작 업무. 이미 그런 업무에 익숙한 동료직원 희진과 함께 야근을 하면서 지영은 부당함과 불합리함을 느낀다. 사회에 대한 불신과 분노는 점점 쌓여만 가던 중, 지영의 회사에 화재가 발생한다.




✔️ 2019년 6월 23일(일) 오후 2시

나호원<고치>와 <장미여관>을 말하다

"수상한 나라의 앨리스: <장미여관>, 또는 영화로서의 애니메이션은 영화관에서 어떤 삶을 살아왔나"


<장미여관>은 마치 탈선한 앨리스의 수난기와도 같은, 일종의 잔혹 동화이다. 화려한 번화가를 지나서 토끼굴과도 같은 굴다리를 통과하면 전혀 다른 세상이 나온다. 물론 그곳은 욕망의 시커먼 그림자가 지배하는 참으로 이상한 나라이다. 어둡고도 이상한 장소는 여은아 감독의 단편 <고치>에서도 등장했다. 그런 점에서 감독은 이상한 장소를 어둡게 다루고, 어두운 장소를 이상하게 다루는 재주가 있다. 어둡고도 이상하고, 이상하면서도 어두운 공간을 ‘영화관’이라고 보면 어떨까? 분명, 영화관은 충분히 어둡고, 여전히 이상하다. 그리고 그 속에 천진난만하게 (혹은 눈치 없이) 뛰어든 앨리스를 애니메이션이라고 보면 어떨까? 영화관 속에서 애니메이션을 상영하고 관람하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실상은 점점 더 당연해 보이지 않게끔 전개되어 왔다. 이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애니메이션 입장에서 그저 괜스레 신세 한탄을 하는 건 아니다. 사실은 그게 바로 애니메이션 영화가 지닌 출생의 비밀이며, 감춰진 성장사이다. 라이브 액션 영화와 쌍생아로 태어났으나, 이미 그 운명은 ‘어두운 그림자’로 남아야 했다. 영화관에 침입한 수상한 앨리스의 행적을 되짚어볼 시간이다. 너무 늦지도, 너무 이르지도 않다.


#나호원

애니메이션 연구가, 건국대/단국대 강사. 실험 애니메이션 제작과 애니메이션이론을 공부했다.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공무도하가>와 <플라스틱 트라우마: 나르시스와 오필리아, 두 익사체의 死因에 관한 소견서> 등을 만들었다. 스포츠 서울 신춘문예 만화평론, 키노 신인 영화평론가 공모에 당선되어 만화 평론과 영화 평론을 하기도 하였으며, 키트 레이번의 『애니메이션 북』과 올리비에 코트의 『오스카 애니메이션』을 우리말로 옮겼고, 현재에는 여러 지면에 애니메이션 칼럼과 비평을 쓰고 있다.


<장미여관 Motel Rose> 여은아 | 2018 | 77분 | 애니메이션

아이돌 ‘로즈’를 향한 동경. 그녀처럼 되고픈 미나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장미여관에서 일하게 된다. 번화가의 뒷골목, 홍등가 거리에 위치한 장미여관. 중학생 미나는 그곳에서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며 아이돌 로즈를 닮은 한나를 만난다.


<고치 Cocoon> 여은아 | 2015 | 12분 | 애니메이션

미나는 병든 엄마와 함께 오래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고치로 변하는 병에 걸려 괴물이 되어 버린 엄마. 미나는 힘겹게 간병하지만 엄마의 병세는 갈수록 심각해져 그녀의 생사를 위협해오는데… 남자친구 철구가 수상함을 느끼고 그녀의 집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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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좀 더 솔직해져 본다면  인디피크닉 2019 <잠시 쉬어가도 좋아>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9년 4월 6일(토) 오후 8시 상영 후

참석 강동완 감독, 김한라 감독, 임오정 감독

진행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성빈 님의 글입니다. 



 2018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이었던 <잠시 쉬어가도 좋아> 독립(independent)’이라는 키워드 아래 뭉친  감독의 가족과 친구그리고 청춘에 대한 관계 고찰 보고서다우리네 일상 속에서 꿈틀거리는 다양한 관계의 민낯을 개성 있게 드러낸  개의 단편은 짧은 준비 기간풍족하지 않은 재원수많은 변수들로 가득한 촬영 환경에서 탄생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독은 그저 영화를 찍을  있어서 감사했다.’ 말을 전한다그래서일까솔직하고 거침없는  영화에 대해 말하는 그들의 태도는 사뭇 조심스럽고 따뜻했다영화를 만든다는 일념 하나로 꿋꿋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펼쳐낸 강동완김한라임오정 감독과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이하 김동현): 안녕하세요. 오늘 GV 진행을 맡은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김동현입니다. 영화를 만드신 세 분의 감독님들을 앞으로 모시겠습니다. 자리에 앉아서 편안히 관객분들에게 인사 부탁드릴게요.

 

강동완 감독(이하 강동완): 안녕하세요. <돌아오는 길>을 연출한 강동완입니다.

 

김한라 감독(이하 김한라): 안녕하세요. <대풍감>을 연출한 김한라입니다.

 

임오정 감독(이하 임오정): 안녕하세요.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를 연출한 임오정입니다.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이후 처음 선보이게 되어 더욱 의미가 깊은 상영입니다. 크레딧에서 보셨겠지만 이 작품은 서울독립영화제가 제작·지원을 했어요. 때문에 그 모든 과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지만, 오늘 감독님들께 직접적인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제가 간략하게 이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을 드릴게요. 서울독립영화제는 지난 2009년부터 독립영화 창작 지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재원이 풍족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단편을 각각 제작·지원하고 그것을 장편 옴니버스로 발전시켜서 배급과 개봉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프로젝트 재원을 마련하는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에 결정이 늦어지면서 굉장히 짧은 기간 내에 작품을 완성시켜야 했어요. 시기적으로나 제작 예산이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감독님들은 어떤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수락하셨으며 수락 이후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떤 배신감을 느꼈는지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웃음).

 

강동완: 프로듀서를 맡은 다른 장편 영화를 작업하는 중에 연락을 받았었는데요, 제작비 지원을 처음 받아보는 거여서 연락을 받자마자 감사한 마음으로 바로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배신감이랄 것은 없고, 날씨를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날씨마저 좋았습니다. 제가 시나리오를 쓰는 편인데 준비하는 기간이 짧아서 그게 유일한 아쉬움이었습니다.

 

김한라: 저는 날씨에 배신감을 많이 느꼈습니다(웃음). 태풍이 와서 울릉도로 배가 들어갔기 때문에 포항에 며칠 묶여 있었던 힘들었던 같아요.

 

임오정: 영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집에 앉아서 계절이 흘러가고 있구나.’하며 감상하고 있을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영화를 찍을 있는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이 컸습니다.

 

김동현다들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정말 감사한데요, 사실 김한라 감독님께서는 감독님의 작업 스타일상 영화를 만들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제안에 가장 격렬하게 저항을 하셨었어요(웃음). 어려운 여건이었음에도 수락해주셨던 감독님들께 다시 감사드립니다. 그래도 짧은 시간 안에 시나리오를 탈고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요, 아무래도 감독님들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고민이 재료가 되어 시나리오에 투영되었을 같은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는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임오정: 프로젝트 제안을 받기 전에는 나 좋은 아이템 있는데, 왜 기회가 없지.’하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기회가 생기니까 머릿속이 백지가 되면서, 주어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처음부터 다시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그때 가장 솔직한 이야기를 가장 편안하게 찍는 합리적인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여자 명이 주인공인 이야기도 충분히 재밌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김한라: 저는 촌스러운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배우들이 울릉도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단순하게 접근했었던 것 같아요.

 

강동완: 가족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오랜 시간 동안 있었지만 그동안 제작비 문제로 항상 배우 명만 나오는 영화를 찍어왔었어요. 여건만 된다면 이렇게 여러 가족 구성원들이 나오는 영화를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김동현: 제가 알기론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감독님들께서 답변을 심플하게 해주시네요(웃음). 그럼 한 가지만 더 여쭙고 관객분들에게 질문을 받겠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어떻게 스탭을 빨리 구성할 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고민들을 가지고 배우분들을 캐스팅하셨는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한라: 배우들 같은 경우 그동안 독립영화에서 없었던 새로운 얼굴들을 보는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저희는 총 7명의 스탭으로 꾸려져서 서로 가족 같은 마음으로 함께 고생했기 때문에 아직도 짠한 마음이 남아있습니다.

 

김동현: 스탭이 7명밖에 동원되지 않았다고 하셨는데, 인원도 그렇고 촬영 여건이 그리 좋지 않았다고 하기엔 장면마다 스케일이 굉장히 보여요. 어떻게 그런 장면을 만들 있었나요?

 

김한라: (울릉도) 이상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웃음).

 

강동완: 저는 영화를 찍을 때마다 같이 작업하는 스탭들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부탁을 했어요. 이제껏 항상 소수 인원으로 작업해왔기 때문에 이번 작품이 가장 많은 인력을 동원한 것이 작품입니다. 배우 캐스팅에 대해서 말씀 드리면, 권해효 선배님만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뵈었고 다른 배우들은 모두 연이 있던 분들이어서 중에 매치를 해보고 싶은 배우들을 위주로 캐스팅을 했습니다.

 

임오정: 이우정 배우님은 알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만 유명한 감독님이신데 연기도 굉장히 잘하셔서 캐스팅을 하게 되었어요. 스탭들의 경우 촬영감독도 그렇고 다들 비슷한 동네에 살면서 영화 찍기만 , 내가 도와줄게.” 이렇게 얘기했던 친구들이에요. 외에는 제가 스탭을 구할 방도가 없어서 지금까지 영화작업 하면서 쌓아뒀던 쿠폰들, 같이 마시면서 약속했었던 쿠폰들을 사용했어요(웃음).

 

김동현: 감독님 평소에 좋은 관계들을 잘 쌓아두셨네요. 보통 독립영화는 이렇게 서로 두레처럼 돕고 도우면서 진행되는 것 같아요. 제가 예산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제작비용으로 만 원씩 지급했고요, 후반작업과 배급·마케팅은 서울독립영화제가 맡는 식으로 프로세스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프로덕션 그리고 캐스팅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봤는데요, 이제 영화에 대한 질문을 관객분들로부터 받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관객: 감독님 분께 각각 질문이 있습니다. 먼저 <돌아오는 >에서 가족들의 감정이 가장 격앙되어 있을 갑자기 텐트에서 불이 나잖아요. 보통 불은 상황을 악화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영화에서는 마치 물의 이미지처럼 가족들 간의 갈등을 잠재우는 쓰이더라고요. 강동완 감독님께서 어떤 의도로 연출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대풍감>에서 재능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상 깊은 대사가 나오는데, 김한라 감독님께서 어디서 영감을 얻으시고 대사를 쓰게 되셨는지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에서 저는 인물 영신이라는 캐릭터에 관심이 갔는데요, 영신이 집을 떠나는 것은 너무 갑작스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희는 강아지에 자신을 빗대어서 자기 심리를 표현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영신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상태에 대해 그런 비유가 따로 없잖아요. 영신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제가 미처 캐치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인지 임오정 감독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강동완텐트에 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