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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Review] 〈좋은 사람〉: '좋은 사람'을 시험하다

by indiespace_한솔 2021. 10. 5.

 

 

 〈좋은 사람〉  리뷰 : '좋은 사람'을 시험하다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지윤 님의 글입니다. 

 

 

 

 

<좋은 사람>은 도난사건이 벌어진 교실 앞 복도를 찍은 cctv로부터 시작된다. cctv를 유심히 보던 경석은 알아서 해결하겠다고 말한다. 누구나 잘못할 수 있다, 실수를 인정하고 되돌리면 된다고 말하는 교단 위의 경석은 현명해 보인다. 이후 세익이 범인 같다는 제보를 받고도 섣불리 판단하지 않으려는 태도나 서먹한 딸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그를 충분히 좋은 사람으로 보이게 한다. 그러나 그 좋음에는 금세 균열이 생긴다.

 

아빠와 같이 있기 싫어하는 딸 윤희에게 욱하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쏟아낸 경석은 금방 미안하다고 사과하지만, 윤희는 여전히 입을 꾹 닫고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진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경석은 이번에도 알아서 해결에 나선다. 그러나 영화가 진행될수록 경석은 해결하는 사람이 아닌 시험받는 사람처럼 보인다. 더불어 그를 쉽게 좋은 사람이라 믿었던 관객도 함께 시험대에 오른다.

 

 

복도의 cctv로 교실 안에서 벌어진 일은 알 수 없다. 지현이 발견한 블랙박스도 차 안에서 벌어진 일의 전부를 담지 못한다. 반장의 진술만으론 세익이 어떤 사람인 지 모르고, 사건에 얽힌 인물들의 진술 역시 전체를 숨긴다. 이는 주인공이 보고 듣는 것에 따라 이야기가 풀리는 미스터리 장르의 특징을 따른 장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미스터리는 서사만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경석이란 캐릭터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도 미스터리는 작용된다. 경석이 윤희에게 한 노력이라던가, 이혼의 원인으로 유추되는 술 문제, 그토록 믿는다고 말하는 반 아이들에 대한 관심도 같은 것들 모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때문에 경석을 좋은 사람이라고 믿었던 관객은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경석은 과연 좋은 사람이 맞는가. 경석 역시 처절한 고민에 빠진다. 실수를 인정하고 되돌리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이 과연 본인에게도 적용되는 것인가. 긴긴 시험 끝에서 거짓말하는 세익에게 돌 던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입니까.

영화가 던진 거대한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어 괴로웠다. 한참을 썼다 지웠다 반복하다가 내린 결론은 답을 하지 않는 것이다. 대신 질문을 이어간다. 좋은 스승, 좋은 친구, 좋은 부모, 좋은... 수많은 존재 앞에 좋은을 붙이고 그게 대체 무엇인지 질문하길 계속하기로 한다. 끈질기게 질문하면 언젠가는 좋은 무언가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한 노력만이 평범한 사람이 가진 최선의 좋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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