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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내언니전지현과 나〉 인디토크 기록: 아무도 일별하지 않는 곳에서

by indiespace_한솔 2020. 12. 11.




아무도 일별하지 않는 곳에서  〈내언니전지현과 나〉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0126() 오후 2시

참석 박윤진 감독

진행 영화유튜버 김시선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보라 님의 글입니다. 



 

내언니전지현과 나는 이제는 누구도 일별하지 않는 게임 일랜시아를 그나마 살려보려는 이들의 좌충우돌이 담긴 발랄한 다큐멘터리다. 그러니 내언니전지현과 나를 수식하는 망겜 심폐소생 현실 어드벤처라는 다소 낯설고도 괴상한 설명은,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본편의 장르와 성격을 가장 명확하게 설명한 한 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퍽 어울리는 라벨이다. 실제로 이 게임의 오랜 유저인 박윤진 감독은 일랜시아라는 세계와 이를 둘러싼 개인들을 조명함으로써 청년 세대의 노스탤지어와 동시에 작금의 모두가 공유하는 박탈감과 무력감을 진지하고도 발랄하게 반추한다. 관객은 이름도 생소한 이 망겜을 의아하게 바라보면서도 어느새 어떤 비슷한 마음을 공유하는 일원으로서 자리하게 된다. 126일 진행된 인디토크에는 김시선 영화유튜버가 진행을 맡고 박윤진 감독이 참석했으며 관객들 또한 내언니전지현과 나속 게임 유저들처럼 제각각 개성이 돋보이는 닉네임들로 적극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시선 영화유튜버(이하 김시선): 오늘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사회를 맡게 된 김시선입니다. 감사합니다. 감독님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윤진 감독(이하 박윤진): 저는 내언니전지현과 나를 연출한 박윤진입니다.

 

김시선: 영화 모두 재밌게 보셨죠? 영화의 끝에 이르게 되면 왠지 모를 뭉클함이 올라오거든요. 그래서 모두 약간 다운이 되어 있을 수도 있지만, 힘차게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몇 가지 질문을 드린 뒤 오픈채팅방에서 몇몇 질문을 뽑아서 말씀드릴 겁니다.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모든 질문을 드릴 수는 없어서, 생략된 부분은 제가 후에 감독님께 다 전달하겠습니다. 우선 감독님이 영화제 초청을 많이 받으셨는데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지원도 받게 되셨고요. 그 과정에서 여러분이 보신 영화는 약 15분 정도가 늘어난 개봉 버전이죠. 영화가 이렇게 늘어나도 괜찮겠다고 생각하신 시점이 있으신가요?

 

박윤진: 이 영화가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그후 넥슨 관계자분들을 실제로 만나보고 나서, 앞으로 벌어질 일들이 재밌을 것 같은 거예요. 이제야 시작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 뒤부터 지금까지 찍고 싶었던 것 같아요.

 

김시선이 영화가 특별하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대부분의 영화들은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이미 끝난 이야기, 촬영이 종료된 이야기인데 내언니전지현과 나는 올해의 버전이 있다가 넥슨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추가적으로 업데이트가 된 거죠. 실시간 스트리밍을 보는 듯한 느낌이 있었거든요. 여기서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 추가하고 싶다는 욕심도 드시나요?

 

박윤진일단은 넥슨과 만난 것 자체를 영화에 넣고 싶었어요. 그 이후에 또 벌어진 일들을 넣으면 영화가 너무...(웃음)

 

김시선: 너무 끝없을 것 같으니까요. 그래서 넥슨 관계자들을 만난 게 최종버전이자 극장 개봉판이 된 거죠. 넥슨 관계자들을 실제로 만나셨을 때 제일 먼저 요구하고 싶거나 말하고 싶었던 게 있었을까요?

 

박윤진: 저는 일단 궁금했던 것 같아요. 일랜시아가 넥슨 안에서 어떤 팀이고, 언제 서비스를 종료할 것인지가 궁금했고, 그 다음에 요구를 하게 된 거죠. 그냥 만나서 여러 가지를 여쭤보고 싶었어요. 업데이트가 될 가능성이 있는지, 일랜시아를 담당하는 개발자분들이 계신지 이런 것들을 많이 질문했던 것 같아요.

 

김시선실제로 제가 어제 일랜시아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까 대부분의 게시물이 여긴 운영자가 있나요?” 이런 질문들이었거든요. 그런 질문을 하고 싶으셨던 거죠?

 

박윤진.



 

김시선: 지금 오픈채팅방에서 활발하게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관객123’님의 질문입니다. “영화 너무 잘 봤어요.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길드원들의 반응이 궁금해요.”

 

박윤진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는 다들 신기하고 재밌어 했어요. 흥미로워하기도 했고. 그래서 촬영에도 임해줬던 것 같아요.

 

김시선그때는 영상을 촬영한다고 해도 영화화 된다고까지는 생각 못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박윤진그렇지만 제가 이미 영화 전공이었고, 졸업영화로 찍는다고 말했으니까 아마 이해했을 것 같아요.

 

김시선혹시 편집과정에서 이런 건 좀 빼줬으면 좋겠어이런 얘기는 없었나요?

 

박윤진: . 다 마음대로 했고요.(웃음)

 

김시선님이 질문해주셨습니다. “다른 게임도 하시는지 궁금해요. 제가 사기를 당하고 메이플스토리를 접어서, 중간 중간 울면서 보게 됐어요.” (좌중 웃음)

 

박윤진다른 게임은 안 하고 있고요. 언제든 다른 게임을 시작하고 싶고, 조금씩 해보긴 하는데 정착한 게임은 없어요.

 

김시선: 아직 일랜시아에 애정이 있다 보니까 다른 데로 못 떠나시는 거네요.

 

박윤진언제든 떠나고 싶어요.(웃음) 좋은 게임만 있다면 넘어가고 싶어요.

 

김시선또 다른 질문을 얘기해볼게요. “전 오늘이 세 번째 관람인데요, 두 번째 관람했을 때 음악 사용에 대해 얘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이나 연애의 온도의 음악이 쓰였는데, 조금 더 향수를 줄 만한 오래된 음악이었으면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을 나눴던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윤진: 음악을 선정할 때는... 사실 처음에는 그 음악들을 개봉 버전까지 쭉 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못했고, 임의로 넣었는데 너무 좋아서 쓰게 된 거거든요.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음악을 써야겠다고 고려하진 못했어요. ‘추억 여행같은 테마의 영화로 만들어질 거라는 예상도 못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못했어요.

 

김시선중요한 질문이 하나 더 나왔습니다. “유저 간담회의 성과라고 할 만한 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박윤진: 일단 유저 간담회 안에서는 확답을 많이 들었어요. 몇몇 버그에 대해 확답을 듣고 결과가 꽤 괜찮았거든요. 그런데 이걸 밝히지 않았던 이유가, 괜히 말했다가 안 고쳐지면 저만 거짓말쟁이가 되니까(웃음) 고쳐줄 때까지 기다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아직 고쳐진 건 없고요. 그래도 영상으로 찍어놨으니 증거가 있어요.(웃음)




 

김시선이 질문은 영화와는 별개이긴 한데, 관객분들이 궁금해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감독님이 인상 깊게 본 영화는 무엇인가요?” 최신영화도 좋고, 작업하실 때 인상적으로 본 영화도 좋을 것 같아요.

 

박윤진: 좋아하는 영화, 이런 질문 되게 어려운 것 같은데. 좋아하는 영화는 너무 많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참고했던 영화는 집의 시간들이라는 다큐멘터리예요. 사라져가는 주공아파트를 담은 다큐멘터리거든요. 그 다큐도 여러 번 봤고요. 추억을 회상하는 다큐나 사회운동에 관한 다큐를 두루두루 많이 봤던 것 같아요.


김시선: 집의 시간들은 어떻게 보면 내언니전지현과 나와도 일맥상통하는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버려진 공간을 탐구한다는 측면에서 같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결이 다르긴 하지만 재밌습니다. 이런 질문도 재밌을 것 같아요. “영화를 보신 부모님의 반응은 어떠셨나요?” 부모님은 보통 게임을 하지 말라고 하시니까요.

 

박윤진부모님은 딸의 졸업작품으로 보신 거니까 재밌게 봤다고 말씀하셨어요. 특별한 반응은 없으셨어요. 제가 불법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웃음) 그냥 게임을 하는 거니까, 집에서 항상 하던 거라 익숙하셨나봐요.

 

김시선영화보고 울었어요님이 물어보셨습니다. “언제부터 영화 제작을 준비하셨는지, 제작 편집 기간이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우셨대요. 눈물은 닦으셨는지.

 

박윤진생각은 옛날부터 했어요. 언젠가 일랜시아와 관련된 영화를 찍을 수도 있겠다고. 그게 2017년 정도였고, 2017년 초부터 2년 정도를 촬영했고요. 촬영과 동시에 편집도 하면서 올해 초까지 작업한 것 같아요.


김시선앞에 설명했듯 15분가량의 장면이 추가되면서 거의 개봉 직전까지 작업을 하셨을 것 같아요. 앞에서 했던 질문이기는 한데 한 번 더 드려보고 싶어요. 넥슨과의 만남에서 구체적인 업데이트를 요구했는데 그게 실행이 됐나요?

 

박윤진간담회 참석인원이 8, 9명 정도였어요. 그런데 이들이 의견이 다 달라요. 그래서 저희 하나하나의 의견을 다 전달하기가 힘든 거예요. 저희 안에서도 갈등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각자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요구했어요. 그리고 확답을 받은 것들은... 캐릭터가 죽으면 시체를 떨어뜨리는 데 그걸 좀 막아보겠다, NPC에 마법이 걸리는 것도 막아주겠다... 무슨 말씀인지 아시는지...(좌중 웃음) 사실 넥슨에서는 모든 매크로를 다 막을 생각은 없어요. 저도 그걸 원하지 않고. 그런데 시간 프로그램 오류 같은 건 좀 해결해줬으면 싶어요. 그리고 게임 안에서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를 버그를 이용해서 죽이는 일이 많은데 그런 것도 고쳐주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말씀드린 게 다 고쳐지지 않더라도, ‘뭔가 보여주겠다.’ (좌중 웃음) 오래된 게임이다 보니 당연히 수정하는 것도 오래 걸릴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너무 오래 걸리고 있는 거죠.(웃음)

 

김시선어제 홈페이지 들어가서 보니까 이벤트란에 여러 이벤트가 있더라고요. 인상적이었던 게 마지막 수능 이벤트가 2008년이더라고요. (좌중 웃음) 제발 크리스마스 이벤트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요즘 게임문화와 게임산업 자체가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오잖아요. ‘바람의 나라와 같은 경우도 모바일로 옮겨갔고요. 그런 맥락에서 질문이 나왔는데요. “일랜시아 M(모바일)이 나오면 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박윤진해보긴 할 것 같아요. 그런데 일랜시아 M은 일랜시아와는 전혀 다를 것이기 때문에 ‘이건 일랜시아니까 해야 해라고 정착하진 않을 것 같아요.

 




김시선: 이 영화 보면서 흥미로웠던 지점이 그런 부분 같아요. 게임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보다 보면 점점 현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보여주게 돼요. 매크로는 소위 편법과 연결이 되고, 또 특이했던 건 루트’. 어떤 특정 루트를 따라 인물을 키우는 건데, 우리가 흔히 학업과정에서 겪는 일이죠. 정해진 루트를 따라 자라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았어요. 감독님께서 이런 지점들을 특별히 구성하진 않으셨을 것 같은데, 하다 보니 이렇게 된 걸까요?

 

박윤진맨 처음에 기획할 때는 그렇게 깊게까지 생각하지 못했는데, 유저들 인터뷰도 하고 게임과 현실 세계를 비교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부터 깨달았죠. 게임 속 루트와 우리 현실의 루트가 비슷하구나. 그때부터는 의도를 하고 편집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김시선: 저는 그 루트가 계속 기억에 남더라고요. 아무래도 잊힌 것, 오래된 것을 탐구하는 영화이다 보니까 이 질문을 해주신 것 같은데요. ‘로그인님의 질문입니다. “게임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새 것보다 오래되고 익숙한 것을 좋아하시는지질문해주셨어요.

 

박윤진이건 제 개인적인 성격인데, 옛날 핸드폰들을 다 갖고 있어요. 고등학생 때부터니까 10년도 넘었죠. 그 안의 메시지들도 다 갖고 있고요. 그리고 제가 핸드폰 번호를 바꿨는데, 이전 번호를 못 버려서 핸드폰을 살려뒀어요. 그래서 제 핸드폰이 지금 두 개예요.(웃음) 옛날 것을 잘 못 버리는 것 같아요.

 

김시선: 재밌는 질문도 있어요. ‘(테스트서버)푸른굴조개님이 일랜시아에 몰두하다 혼나보신 적 있으신지. 저는 초등학교 때 하루 종일 순록 잡다가 청소기로 맞았어요.” 순록이 잡기 힘든가 봐요.

 

박윤진그땐 힘들었죠. 지금은 쉽지만. 저도 초등학생 때 컴퓨터가 한번 고장 났는데 엄마가 안 고쳐주시는 거예요. 옛날에는 컴퓨터 본체 뒤에 손을 대서 뜨거우면 얼마나 했는지 알잖아요. 그러다가 컴퓨터가 어느 순간 혼자 고쳐졌는데, 엄마 몰래 게임하고 엄마가 돌아오실 시간을 계산해서 미리 껐죠. 식혀야 되니까. (좌중 웃음)

 

김시선: 저는 모뎀 시절에 게임을 해봤는데, 그때는 전화선을 빼서 컴퓨터에 연결해서 게임을 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전화 요금이 많이 나왔어요. 통신비를 신경 쓰며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나요. 그리고 또 재밌는 질문이 있는데, ‘원란님이 해주셨어요. “게임 관리는 안 하는데 회사에서 20년째 서버를 끄지 않고 유지하는 게 인상적이에요. 서버를 안 끄는 회사의 마음이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라고 하시네요.

 

박윤진저는 유지비용이 그렇게 많이 들지 않아서라고 추측하고 있어요. 초창기 개발한 게임이다 보니 예전 명성도 있고요. 저희가 유저 간담회 때 게임이 없어지지는 않나요?”라고 여쭤봤는데 개발자님이 당연히 안 없어지죠라고 말씀하셨어요.

 

김시선실제로 게임 설치 파일도 용량이 얼마 안 되죠?

 

박윤진: 그쵸. 10초면 깔리죠.(웃음)

 




김시선게임과 관련해 재밌는 질문이 하나 더 있어요. ‘넥슨노젓기시작한건가님의 질문입니다. “일랜시아에 과금 시스템을 도입하면 어떨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과금이 없나요?

 

박윤진: 과금이 없죠. 캐릭터 꾸미는 아이템 정도만 있고 능력치를 팔지는 않아요. 그런데 지금도 사실 공식적으로 과금을 안 하고 있을 뿐 저는 과금 게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유저들이 아이템을 만든다거나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오픈채팅방에서 팔고 있기 때문에그럴 바에는 넥슨에서 파는 게 낫지 않나 싶기도 해요. 관리를 해준다면요. 관리 없이 팔면 안 되고요.

 

김시선: 차라리 돈을 벌 수 있다면 넥슨에서도 관리를 더 해줄 테니까, 차라리 그런 면이 나을 수도 있겠네요. 아이템도 새로 만들어지고.

 

박윤진: 그렇죠. 지금도 유저분들이 개발하신 프로그램들이 너무 편하고 다 좋은데 꼭 악용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지금 공식 카페에는 올라오지 않지만 엄청난 일들이 뒤에서 많이 벌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거든요. 넥슨에서 그런 부분을 관리를 해주면 지금보다 나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만약 그럴 일은 없겠지만, 과금을 심하게 한다면 또 다큐를 찍으면 되기 때문에 (좌중 웃음) 항상 견제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웃음)

 

김시선: 이 영화를 시작으로 잊힌 게임들의 움직임이 조금 있을 것 같아요. ‘왜 우리 게임은 다큐가 없느냐식으로요.

 

박윤진: 얼마 전 김성회의 G식백과라는 유튜브 채널에 저희 영화 소개가 올라왔을 때, 댓글에 그런 이야기가 좀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사람(박윤진 감독) 우리 게임으로 데려오자.’ (좌중 웃음)

 

김시선하루히로님에 대한 안부를 물으시는 질문을 내언니전지헌님께서 (좌중 웃음) 해주셨습니다.

 

박윤진일상으로 돌아가서 잘 살고 있어요.

 

김시선영화보고울었어요님 한 번 더 질문해주셨네요. “남동생분은 같은 길드가 아닌가요?”

 

박윤진남동생은 초등학생 때 저와 함께 시작했어요. 게임 안에서까지 굳이 얘랑 또 친할 필요는 없으니까 (좌중 웃음) 저희 길드원은 아니에요. 동생은 지금 게임을 별로 하지 않아요.

 

김시선남동생분은 닉네임이 뭐였나요?

 

박윤진여기에는 예려라고 나오는데, 초등학생 때 아이디가 내형은권상우’. (좌중 웃음) 누나 따라한다고 그렇게 했어요.

 




김시선: ‘JH’님이 질문하셨는데요. “명확한 목표가 없는 게임의 길드 마스터이신데 어떤 역할을 하시는 건가요?”

 

박윤진: 처음부터 어떤 목표가 있지 않은 게임이어서 저희는 친목을 위주로 하고 있고요. 캐릭터는 각자 키우고 새벽에 만나서 수다를 떤다거나. 나름 같이 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하나 정도는 있어요. 보물섬 돌기 같은 걸 하고 있어요.

 

김시선그 안의 커뮤니티가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오히려 다른 특별한 부분이 없다 보니까 자체적으로 재밌는 걸 만드는 거죠. 예를 들면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자살이라든가. 말하고 싶은 걸 남기고 캐릭터가 절벽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있었잖아요. 그게 특이했어요.

 

박윤진그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면 6개의 섬 중 랜덤으로 하나의 섬에 떨어져요. 그럼 저와 같은 섬에 떨어지는 길드원에게 상품을 주는 이벤트를 열었는데, 떨어지기 전에 갑자기 누군가가 유언을 남기기 시작한 거죠. 그걸 따라하다가 전통이 됐고, 저희끼리는 자살식이라고 부르고 있죠.

 

김시선: 자살이라는 말이 부정적이기는 한데, 쿨하게 해탈하듯 말하는 게 재밌는 것 같아요. 그게 오히려 현실에 힘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상적이었어요. 지금도 자살식을 하시나요?

 

박윤진지금은 새로운 길드원들이 들어오면 자기소개를 하고 떨어지죠.(웃음)

 

김시선: 영화로 인해서 감독님의 길드는 인기 길드가 되지 않았나요?

 

박윤진: 인기가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인지도는 높아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김시선새로운 멤버를 뽑을 생각도 있으시고요?

 

박윤진: . 사정이 있어서 나가는 분들이 생기면 모집하고 있어요.

 

김시선지금 실질적으로 몇 명 정도가 일랜시아 게임을 하는지 아시나요?

 

박윤진: 오백 명에서 천 명은 계신 것 같아요. 제가 최근 일랜시아 관련 카페를 만들었을 때 구백 분 정도 가입해주셨거든요. 거기 가입하지 않으신 분들이 더 많겠죠? 그렇다면 천 명 조금 넘지 않을까...

 

김시선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인원이지만, 요즘 게임에 비해서는 확실히 사람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그 분들이 떠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니까 신기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흥미로웠던 지점이 광산이었어요. 광산에 한번 들어가면 출구가 없는 거죠?

 

박윤진나갈 수는 있어요. 들어온 곳으로 나갈 수는 있는데, 지도에는 문이 안 나와요. 초보자들은 다시 돌아가기 힘들겠죠. 지리가 익숙하지 않으면.

 

김시선감독님의 동생분이 현실에서 안 풀리는 일들을 한탄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그 위로는 캐릭터들이 열심히 광산을 캐는 이미지들이 겹쳐졌거든요. 그런 구성은 어떻게 생각하신 건가요?

 

박윤진동생은 노력해도 되지 않는 사회를 얘기하고 있었고, 거기에 광산에서 광물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면서 캐고 있는 캐릭터들을 넣고 싶었어요. 그리고 동생이 자기 친구들은 낙하산으로 잘 간다더라라는 얘기를 할 때는 매크로를 쓰면 광물이 밑에 다 보이는, 편법을 써서 원하는 걸 얻는 행위와 매치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김시선저는 이 영화를 세 번 넘게 보다 보니까 이쯤 되면 일랜시아를 한번 해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혹시 오늘 영화 보신 분들 중에 나 일랜시아 해보고 싶었다이런 생각이 드신 분들 계신가요? , 꽤 많은 것 같네요. 벌써 많은 분들이 길드에 가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시네요. “영화를 보고 일랜시아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추천인가요, 비추천인가요?”라고 전지현언제나오나요님께서 질문해주셨습니다. 안 나옵니다. 죄송합니다.(웃음)

 

박윤진: 어떤 목적으로 오시느냐에 따라 추천, 비추천이 갈릴 것 같아요. 소소하게 돌아다니고 지나가는 사람이랑 말도 하고 이런 여러 콘텐츠를 즐기겠다고 하시면 괜찮은 것 같아요.

 

김시선: 폭발님이 질문해주셨어요, “유저들이 이 게임을 오랫동안 하면서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서비스 종료라는 두려움이 오히려 이 게임에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되지는 않았을지 궁금합니다.”

 

박윤진: 그렇죠. 사실 언제 없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게임이고,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해도 저희가 따질 수도 없어요. 그 정도의 게임이어서 이 영화 촬영을 서두른 것도 있고요,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불안함이 이 영화에도 남아있지 않나 싶습니다.

 

김시선: 제일 재밌었던 게임 중 하나가 바로 가위바위보 게임이잖아요? 도박 시스템인데, 누구나 사람들은 도박을 좋아하죠. 지금도 성행하고 있나요?

 

박윤진지금도 도박존에 가면 있죠.

 

김시선: , 도박존이 있어요? (좌중 웃음) ‘멋져멋져요님이 포스터랑 굿즈 디자인 너무 좋아요라고 하셨는데, 오늘 받으신 것 외에 다양한 굿즈를 받으시고 싶으신 분들은 배급사 호우주의보인스타그램에 들어가셔서 참고해보시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01206’님이 질문해주셨는데요. “게임을 접고 포기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넥슨을 찾아가고 다큐까지 만들게 된 동기나 추진력의 원천이 무엇인지궁금하다고 하시네요.

 

박윤진넥슨 매각설도 터졌는데, 만약 일랜시아가 없어지면 나중에 진짜 후회할 것 같은 거예요. 십년 동안 여기서 하소연만 하고 있었거든요. 정말 일랜시아가 없어지면 내가 한 번도 넥슨에 찾아가 얘기하지 않은 게 한이 될 것 같았어요. 이 공간이 사라질 것 같다는 위협이 왔을 때 움직이게 되었던 것 같아요. 맨 처음에는 그냥 사람들만 찍으려고 했다가 점점 게임이 없어질 위기에 처하니까 일랜시아를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개봉을 하거나 넥슨 관계자분들을 만난다거나 하는 일들을 상상은 해봤지만, 이렇게 빨리 이루어질 줄은 몰라서 신기했던 것 같아요.

 

김시선제가 인디다큐페스티발에서 이 영화를 처음 봤는데, 그때 넥슨 관계자분들도 영화를 보러 오셨고 이후 관계자분들과 만나게 되면서 감독님께도 여러 동기부여가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서는 동화 같은 일랜시아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희망이 보이는 것 같거든요. 어떠신가요?

 

박윤진저희가 바라는 건 최소한의 서버 관리 정도이기 때문에 그 정도 희망은 품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김시선이 분도 소개해드려야겠네요. ‘님이 넥슨 망겜인 메이플스토리2’ 유저인데요, 영화 보면서 그래도 운영진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좌중 웃음) 감독님은 운영진도 만나보셨는데 어떤 이야기를 주로 하셨나요?

 

박윤진일랜시아는 운영진이 없어요. 저희가 만난 분들이 일랜시아 운영진이 아니라 RPG 고전 클래식팀을 만난 거거든요. 그런데 그 분들이 일랜시아를 잘 몰라요. 그래서 저희가 하나하나 다 설명해야 했어요. 앞으로 일랜시아가 바뀌려면 사람 배치가 우선 되어야 할 텐데, 그건 사실 경영권이잖아요? 그러니 저희가 바라게 된 건 최소한의 비매너 유저 처벌이나 서버 관리 정도였습니다.

 

김시선: 전지현언제나와요님이 일랜시아를 뜯어고치고 싶어서 넥슨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신 적은 없으셨는지질문하셨습니다.

 

박윤진있어요. 그런데 일랜시아를 고치러 가기 보다는 서비스센터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유저들이 문의를 넣는데 답이 잘 안 오니까 답답하잖아요. 제가 답해주고 싶은 거예요.(웃음) 제가 회사와 유저의 중간다리를 하고 싶더라고요. 이번에 유저 간담회를 하면서 직접 얼굴 보고 이야기하니까 회사도 사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거예요. 그런데 그걸 모르는 사람들은 소통이 안 되다 보니까 상상만 해야 하잖아요. 회사의 사정이 어떤지, 일랜시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이건 왜 못 고치는지. 이런 정보를 알려주면 유저들도 답답한 게 덜어질 테니 그런 역할을 좀 해보고 싶었어요.

 




김시선: 결국 일랜시아가 없어진다면 길드를 이끄시는 감독님은 어떻게 행동하실 건가요?”라고 ‘JH'님이 질문해주셨어요.

 

박윤진없어지면 저희 길드 사람들끼리 흩어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다른 게임을 찾을 것 같아요. 저희 계속 찾고 있거든요.

 

김시선: 근데 만족이 안 되지 않으세요?

 

박윤진. 공아지 님이 차선으로 선택했던 게 '마비노기'였어요. 공아지 님이 마비노기에서 캐릭터를 만드는데, 머리 색깔이 2, 30개 정도로 많더래요. 일랜시아는 8개 정도밖에 안 된단 말이에요. 그걸 딱 보시는데 너무 슬프더래요. (좌중 웃음) 머리 색깔 고르다가 너무 슬퍼서 못하겠다고... 같은 회사 게임인데 너무 슬퍼져서 껐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넘어가기 힘들지 않을까.(웃음)

 

김시선: 이 영화를 봐도봐도 좋은 게 마지막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이 다큐멘터리를 왜 아직도 우리는 일랜시아를 떠나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셨는데 우리는 왜 현실에 어떤 희망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으로도 이어지는 것 같아서, 계속해서 여러분들도 이 영화를 통해 희망을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올해는 내언니전지현과 나를 본 사람과 보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감독님 오늘 어떠셨는지 마지막으로 말씀해주세요.

 

박윤진: 오늘 너무 걱정이 많았어요. 이렇게 많이 오실 줄 몰랐거든요. 최근 또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었는데 이런 상황도 너무 일랜시아같은 거예요. (좌중 웃음) 이렇게 많은 분들 뵙는 건 이제 당분간 마지막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와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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