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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인디돌잔치 〈밤의 문이 열린다〉 인디토크 기록: 우리 모두의 밤에 관해

by indiespace_한솔 2020. 12. 2.


우리 모두의 밤에 관해   인디돌잔치 〈밤의 문이 열린다〉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20년 11월 20(금오후 7

참석 유은정 감독, 배우 한해인, 배우 전소니, 김신재 협력프로듀서

진행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박유진 님의 글입니다. 




작년 여름 개봉했던 유은정 감독의 연출작 밤의 문이 열린다가 한 살 생일을 맞았다. 사실 이 영화의 생일은 8월이지만, 수차례 일정 재조율을 겪은 끝에 결국 11월에 인디스페이스에서 생일 축하 자리를 갖게 됐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열린 행사였지만 다행히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행사가 재개되기를 애타는 마음으로 고대했던 팬들이 많아서였는지, 유독 화기애애했던 생일잔치의 기억을 전한다.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이하 김현민): 안녕하세요, 오늘 사회를 맡은 김현민 기자입니다. 이 자리에 유은정 감독님, 한해인 배우님, 전소니 배우님, 김신재 프로듀서님 와 주셨으니 박수로 환영할게요. 많은 분들이 오늘 이 자리를 정말 기다리셨을 것 같은데 저도 이 인디토크를 너무 기다렸어요. 여기 계신 분들도 상당히 오랜 시간 예의주시하시다가 예매해주신 고마운 관객분들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감독님부터 오늘 와주신 관객분들께 인사를 부탁드릴게요.

 

유은정 감독(이하 유은정): 어려운 상황에 오늘 이렇게 인디돌잔치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반갑습니다.

 

한해인 배우(이하 한해인):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혜정 역할 맡았던 한해인입니다. 오늘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전소니 배우(이하 전소니): 안녕하세요. 저는 효연 역할 맡았던 전소니입니다. 오늘 이렇게 돌잔치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엄청 기다렸어요.

 

김신재 협력프로듀서(이하 김신재): 저는 이 영화의 배급에 참여했던 PD 김신재라고 하고요. 우선 인디돌잔치 투표에서 밤의 문이 열린다를 선택해 주신 점 감사드리고, 조금 미뤄졌지만 이렇게 다같이 모일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져 정말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현민: 저는 코로나 이후에 GV를 몇 번 해 본 적이 있는데, 보통 오픈채팅방으로 질문하시느라 핸드폰을 보시고, 또 마스크를 쓰고 계시기 때문에 박수 소리도 작고 표정도 잘 안 보이거든요. 그것 때문에 긴장하시는 배우분들과 감독분들이 많으세요. 그런데 오늘은 박수 소리가 큰 것 같아요. 리액션도 크고. 정말 "찐팬" 분들이 오신 것 같아서 저도 기분이 좋고요. 밤의 문이 열린다작년 815일에 개봉을 했고 이 자리에서 저와 함께 GV를 했었죠. 코로나 때문에 개봉일로부터 3달이 넘은 시점에 1주년 기념 GV를 하게 되었어요. 감독님부터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부터 들어보고 싶네요.

 

유은정: 저는 작년 10월 말에 밤의 문이 열린다종영을 하고, 겨울에 조금 쉬다가 올해 초부터 다른 작품 시나리오를 쓰면서 "집콕"으로 올 한 해를 보냈던 것 같아요. 2월부터 11월까지 생활 패턴이 같아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냈습니다.

 

한해인: 저는 크게 생활이 바뀌지는 않았어요.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좀 더 많이 쉬긴 한 것 같아요. 그래서 휴식 시간을 잘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에 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너무 좋았어요.

 

김현민: 얼굴이 좋아 보이십니다. 그리고 그동안 변화가 생기신 게 있다면, 소속사가 생기셨죠?

 

한해인: , 소속사에 들어갔고요. 새로운 시작을 해 보려고 지금 열심히 노력 중이고, 그간 단편영화도 촬영하며 다행스럽게도 제 일상을 유지해 왔습니다.

 

김현민: 저도 밤의 문이 열린다개봉 이후에 한해인 배우님과 내적 친밀감이 들어서 그동안 배우님이 출연하셨던 단편영화도 다 찾아보고, 이번에 부산국제영화제 이주선이라는 단편도 보았어요. 전소니 배우님께서는 최근에 영화도 크랭크업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지내셨는지 얘기해주실래요?

 

전소니: 시간이 엄청 빠르게 지나간 것 같아요. 지금도 11월이라는 게 실감이 잘 안 나는데, 아마 다른 분들도 그러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촬영을 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더 어려운 한해였어요. 촬영을 할 때에는 많은 인원이 필요하고, 그러다 보니까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 더 조심조심하며 지냈던 것 같아요. 사실 어제까지 촬영을 했어요.

 

김현민작년에 밤의 문이 열린다개봉할 때 쯤 민용근 감독님이 새 작품을 위해 캐스팅을 시작하셨거든요. 그런데 벌써 영화를 다 찍었네요.

 

전소니: 맞아요. 제가 밤의 문이 열린다GV 끝나고 감독님을 여기서 처음 뵀어요.

 

김현민: 감독님도 GV를 보러 오셨죠. 그랬는데 벌써 영화 촬영이 끝나서 저도 되게 신기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은 생일잔치니까 관객 여러분들이 오픈채팅방에 응원이나 감상, 질문을 자유롭게 남겨주시면 좋겠어요. 제 말보다는 여러분들의 언어로 된 이야기를 더 많이 들려드리고 싶거든요. 프로듀서님께서는 크레딧에 협력 프로듀서라고 기재되어 있잖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낯설게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 영화에서 프로듀서님은 주로 어떤 역할을 담당하셨는지 여쭤보고 싶어요.

 

김신재: 밤의 문이 열린다가 유은정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보니, 프로듀서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촬영감독님이 PD 역할을 하기도 하면서 역할을 자연스럽게 분담하며 작업을 진행했어요. 그러다가 개봉을 앞두고 개봉 지원을 받게 됐고요. 저는 국내 작품 개봉 경험은 없지만 다큐멘터리 해외 배급 경험은 있어서, 한 번 같이 해 보자고 유은정 감독이 제안을 해주셔서 합류했어요. 개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후반작업을 재작업을 한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 때부터 같이 해서 배급사를 만나가며 하나하나 벽돌 쌓는 역할을 같이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김현민: 영화가 개봉하고 1년이 지나서 돌잔치까지 하고 있는데, PD님께서는 이 영화를 배급하고 개봉하는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기가 있나요?

 

김신재: 저희가 개봉을 준비하면서 미망(가제)이라는 작업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산업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그 때가 밤의 문이 열린다포스터 촬영을 앞두고 있었던 시기였어요. 하루종일 미팅하고 끝나자마자 유은정 감독은 신도림에 의상을 구입하러 나가고 엄청 분주하게 작업했던, 그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김현민: 한 편의 영화, 특히 장편이 만들어져서 관객 분들께 사랑받기까지는 너무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그것만으로도 축하해드리고 싶어요. 사실 저도 밤의 문이 열린다에 관여를 한 부분이 있어요. 아주 조금이지만. 개봉 당시 조금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해보자 해서 한밤중에 야경이 좋은 카페에서 살롱 형식으로 소수정예의 관객분들만 모아서 영화를 보고 이야기도 나눈 적이 있는데요. 나름대로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노력했어요. 이 영화는 내밀하게 관객을 만나는 성질의 작품이기 때문에 그런 행사를 기획해보았는데, 해인 배우님과 소니 배우님도 기억에 남았던 순간들이 있는지 들어보고 싶네요.

 

전소니: 기자님이 말씀하신 그 날이 진짜 특별했던 것 같아요. 살롱 전날 밤에 엄청 긴장했어요. 아무도 안 오시면 어떡하지 싶고, 그런 경험이 없다 보니까 오신 분들과 어느 정도로 대화를 해야 하나 싶기도 했고. 그런데 밤의 문이 열린다랑 아주 잘 맞는 성질의 행사였던 것 같아요. 저희가 개봉을 목전에 두고 한 행사였는데, 그 날 찾아와주신 분들의 기운과 나눈 대화로 인해 격려를 많이 받은 기분이었고 특별했던 것 같아요.

 

김현민: 수학여행 때 촛불 켜놓고 진실게임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저도 그래서 감독님, 배우님들과 친밀해진 상태로 영화 홍보를 시작했던 것 같아요. 해인 배우님은 어떠셨어요?

 

한해인: 저도 그 때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 내가 왜 이런 얘기까지 하고 있지?’ 싶을 정도로(웃음) 굉장히 내적인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제가. 그 날은 정말 도란도란 모여서 현민 기자님 표현대로 수학여행 때 진실게임 하듯 이야기를 나눴는데 지금 다시 돌이켜 보니 언제 또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싶어요.

 

김현민: 맞아요. 그 때가 호시절이었어요. 그 때 기획자로서 이래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감독님과 배우님들이 너무나 솔직한 이야기를 해주셔서, 내가 이런 얘기까지 꺼내게 한 것을 책임질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였는데,(웃음오늘도 이렇게 인디돌잔치를 준비하며 생각한 것은요, 이상하게 이 영화가 그런 것 같아요. 자꾸 내면의 고백을 하게 만드는 영화예요. 이제 여러분들의 감상을 들어볼게요. “감독님, 밤의 문이 열린다한 살 축하해요!”, “생일 축하드려요. 생일은 지났지만 꼭 함께 축하하고 싶었어요.”하고 많은 분들이 따뜻한 마음을 보내주셨어요. 그리고 생일 축하해요. 어쩌면 우리 모두 매일매일 밤의 문을 여는데, 감독님과 배우님들은 영화 전후로 밤의 문을 열 때 달라진 점이 있나요?”하는, 굉장히 현학적이고 추상적인 질문을 해 주신 분이 계세요. 감독님은 이 질문을 어떻게 해석하셨어요?

 

유은정: 영화가 개봉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기자님이 밤의 문을 연다는 게 자신의 마음 깊숙한 곳으로 내려가서 문을 연다는 의미인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 와서 생각했을 때 밤의 문을 연다는 것은 제가 가지고 있던 어떤 기억이나 감정을 다시 한 번 들여다보는 게 아닐까 싶어요.

 

김현민: 감독님의 다른 작품들을 봐도 그런 인상이 강하거든요. 내면의 지하실 속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 있어서, 신작인 미망도 기대가 돼요. 왠지 그런 이야기일 것 같아요.

 

유은정: 그런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웃음)

 

김현민: 참 호기심을 자극하게 말씀을 하시는 것 같아요.(웃음) 소니 배우님은요?

 

전소니: ‘밤의 문을 열 때 달라진 점에 대해 물어봐 주셨는데, 지금 떠오르는 생각은 이 영화가 이라는 단어를 받아들이는 느낌을 많이 바꿔준 것 같다는 점이에요. 영화 안에서 그 문을 여는 것이 두 인물에게는 좋은 의미로 남았다고 생각해서, 밤이나 어둠 안으로 들어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고 그 이후로는 어둠이 마냥 부정적인 이미지로 남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이 영화가 저를 그렇게 만들어준 것 같네요.

 

한해인: 저도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요, 사실 이 영화의 순간들을 통해 극적으로 경험했다기보다는 제 삶 속에서 , 내가 지금 나의 밤을 마주하고 있구나싶을 때 밤의 문이 열린다가 생각이 났던 것 같아요. 소니 배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나도 어둠과 더 친해지고 싶고, 익숙해지고 싶다는 생각도 했고요. 그렇다고 밤과 친해지기 위해 애쓰거나 노력하지는 말되 온전히 이렇게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만으로도 저한테는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김현민: 어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을 알게 되었다는 말씀을 두 분 모두 하신 것 같네요. PD님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셨어요?

 

김신재: 사실 저는 개봉 전부터 영화를 많이 봤지만, 개봉을 하면서 여러분들께 많은 도움을 받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영화를 점점 더 알게 되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저도 해인 배우님과 비슷한데, 영화가 개봉하고 1년이 지나는 동안 뉴스를 보면서, 다소 어두운 이야기지만 최근 2, 30대 여성의 자살률이 높아지는 등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다른 사람들의 밤을 많이 떠올리게 되는 것 같아요. 이전까지는 그 밤에 선뜻 들어가는 걸 조심했었다면, 이 영화를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밤과 좀 더 연결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갖게 되었고요. 밤의 문이 열린다는 제게 그런 의미예요.

 

김현민: 방금 PD님께서 말씀하신 연결되고 싶다는 그 말이, 제가 생각하는 이 영화의 가장 큰 메시지였는데요. 이상하게 저도 요즘 뉴스를 보면 20대 여성 이야기에 유독 눈이 가요. 그 세대의 여성들이 저한테는 가장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리고 그럴 때마다 이상하게 유은정 감독님이 생각나요. 감독님은 이 기사를 보셨을까? 여기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실까?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유은정저도 그런 뉴스를 보면서, 저는 30대고 20대 여성에게는 제가 한 발 물러선 윗세대잖아요. 그래서 그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일지를 많이 고민했어요. 어떻게 하면 그들이 힘들지 않을 수 있을까.

 



김현민: 그래서 마음이 든든해져요. 감독님이 그런 고민을 하시고 계실 거란 생각에요. 사실은 작년이 독립영화계의 엄청난 호시절이었어요. 말씀드리지 않아도 일련의 영화들이 떠오르죠. 벌새부터 아워 바디, 보희와 녹양, 메기, 우리집... 그리고 밤의 문이 열린다. 그 때 이 영화가 유독 눈에 띄었던 지점은 동시대의 이야기를 판타지 범죄 장르로 접근했다는 점인데, 사실 이 작품은 여성의 죽음을 다룬 영화잖아요. 그런데 여성의 죽음에 대한 재현이 나타나 있지는 않아요. 유령이 되어 다시 살아난 뒤 자신의 과거를 보면서 주인공이 왜 죽게 되었는지를 여성의 몸을 통해 바라보게 되는 이야기죠. 사실 저는 그 포인트 자체만으로도 이 영화는 페미니즘 영화라는 생각을 했어요. 감독님이 처음부터 이 지점을 의도하고 접근하신 것인지 궁금하더라고요.

 

유은정: 의도하고 접근했어요. 사실 2015년 페미니즘 리부트가 있고 난 뒤 내가 예전에 썼던 내 또래의 이야기를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밤의 문이 열린다를 다시 작업했어요. 그래서 이 작품은 첫 기획 시기와 시나리오 작업 시기가 좀 떨어져 있는데요. 2017년에 밤의 문이 열린다를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모티브가 되는 구체적인 사건들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떤 사람들이 소리 없이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소리 없이 사라져 유령이 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요.

 

김현민: 그래서 이 영화가 굉장히 쓸쓸하고 정서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는데, 저는 이 영화가 아주 사려 깊은 이야기라는 생각도 했어요. 배우님들은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어떤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는지가 궁금하네요. 그리고 배우님들의 경우 영화 작업을 하다 보면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가 있을 것 같아요. 요즘 시대에 들어서는 더더욱 하고 싶은 시나리오의 기준보다는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의 기준이 분명히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한해인우선 이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가장 기억에 남았던 점은 이 두 여성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 같고 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같다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죽음을 통해서 성장하는 과정 자체가 굉장히 흥미로웠고요. 제가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는 방금 전까지 하던 이야기와 맥락이 이어질 것 같은데요. 물론 배우라는 직업상 제가 온전히 저의 가치관을 따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알고 있어요. 그래도 제 마음 속에는 폭력을 폭력으로 다루는 영화는 하고 싶지 않다는 명확한 기준이 있어요. 연기로써 다가갈 수 있는 틈이 생기질 않고 나에게도 폭력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은 피하고 싶다는 나름의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김현민: 이 포인트 있잖아요. “폭력을 폭력으로 다루겠다고 폭력을 재현해버리는영화들. 너무나 잦은 실수를 범하는 영화를 종종 보는데, 감독님께서는 이 이야기 쓰실 때 혜정이라는 인물의 죽음을 이렇게는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유은정: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스태프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요. 칼에 찔리는 순간을 그리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렸던 것 같아요. 약간 반반이에요. 제가 평소에 좋아하는 감독님들은 어떤 순간을 꼭 대면해야 한다는 말씀도 하세요. 숨기고 피해서 장르를 구성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혜정이 찔리는 순간을 그리지 않는 것이 맞는지 고민했던 기억이 있어요.

 

김현민: 그런 딜레마가 있죠. 보여줄 것은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지점이요. 소니 배우님 말씀도 한 번 들어볼게요.

 

전소니: 저는 이 시나리오를 좋아했던 이유가 아무래도 저랑 비슷한 지점들이 많기 때문이었어요. 주인공이 도시에서 살고 있고, 청년 세대이고, 여성이라는 점도 물론이고, 게다가 저는 자매가 있고 애틋한 편이에요. 저는 효연 자매가 가족 구성원의 역할을 둘이서 다 해 나가고 있고 서로가 지나치게 연결되어 있는 점들이 와 닿기도 했어요. 효연에게 더 큰 선을 위한 실패를 안겨준 점도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꼭 피하고 싶은 영화는, 정말 어려워요. 사실 영화라는 게 시나리오 단계에서 알 수 있는 게 생각보다 많지 않거든요. 시나리오 단계 이후 촬영, 편집을 거친 영화는 시나리오와 같지 않아요. 그래서 내가 시나리오를 보고 어디까지 내다볼 수 있는지, 내가 이 안에서 어디까지 읽어낼 수 있는지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별로 없거든요. 예전에는 의심이나 경계가 더 커서 대사 한 줄이라도 제가 못 하겠다면 안 하는 쪽을 택했어요. 그런데 저도 이 일을 하는 시간이 길어지며 시행착오를 겪은 뒤부터는 희망이 보이면 그 안에 들어가서 구성원이 되고 애를 써 보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서 이 영화가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는 피하고 싶은 영화가 있다기보다는 내가 이 영화의 어떤 점을 예뻐해 줄 수 있는지를 먼저 찾으려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나리오를 봅니다.

 

김현민: 아주 감동적인 이야기예요. 우문현답인 것 같아요.

 

한해인저랑은 반대예요. 저는 그랬다가 너무 다친 경험이 많아서 이제는 피하려고 해요.

 




김현민: 두 분 모두 생각할 거리가 있는 말씀을 해 주셨어요. 저도 늘 딜레마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두 분이 반대의 지점에서 이야기해 주신 것 같아요. PD님께 여쭤보고 싶은 것은, PD님은 이 영화를 작업하시기 전부터 유은정 감독님과 오랜 친구 사이였다고 들었거든요. PD님이 보시기에 유은정이라는 아티스트는 어떤 결을 가지고 있는지요. 영화와 실제 톤이 다르신 분도 계신데 앞뒤가 같은 분이신지도 궁금해요.(웃음)

 

김신재: 제가 확실히 얘기할 수 있는 건, 감독님께서 되게 차분하고 하시니까 뭔가 숨겨둔 꿍꿍이가 있을 것 같고 이상한 취미가 있을 것 같고 그래 보일 수 있지만(웃음) 제가 이 분을 2012년부터 알기 시작했으니 굉장히 오래된 친구인데 늘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거예요. 감독님께서 하셨던 이야기 중 개인적으로 더 먼저 보고 싶었던 건 늑대소년에 대한 이야기였거든요. 감독님은 늘 이상한 존재에 대해 관심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게 존재로서의 이상한 존재가 아니라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쉽게 보이지 않는 존재들, 우리 주변에 있지 않은 사람들이요. 이상하게 늘 그런 존재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시기 때문에 저도 유은정의 세계에 함께 따라가서 보게 만드는 면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한편으로 개봉을 준비할 때 제가 느꼈던 것은 유은정 감독님은 유야무야 사람 좋기만 할 것 같은데 어쩔 땐 아주 단호하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욕심이 없는 것 같지만 본인이 원하는 건 아주 확실한 면모도 있구요. 그런 점들은 친구로서는 몰랐던 부분인데, 작업을 하면서 알게 된 면들인 것 같아요.

 

김현민: 방금 하신 말씀들 중에 조용해 보이지만 왠지 이상한 취미가 있을 것 같다.”라는 말이 제 귀에 쏙 들어왔거든요. 저도 그런 걸 기대했어요, 죄송해요.(웃음) 뭔가 특별하고 특이한 자기만의 세계가 있을 것 같다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사람이에요. 감독님, 이렇게 직접 본인에 대한 평을 직접 들으시니까 어쩔 줄 모르겠죠.

 

유은정: 그래도 말을 골라서 잘 얘기해 준 것 같아요.(웃음)

 

김현민그런데 정말 감독님의 작품들을 보면 아까도 잘 말씀해주셨지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사라져가는, 혹은 어딘가에 버려져 있는 존재들에 대한 관심이 있으신 것 같아요. 창작자들은 처음부터 목표하지 않아도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이런 것들에 관심이 있었구나 깨닫는 순간이 있는데요. 그러면서 내가 왜 이런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들여다보는 분들도 있어요. 감독님은 이 부분에 대해 생각해보신 적 있어요?

 

유은정그 생각을 못 한 채로 단편영화를 찍다가, 밀실이라는 단편영화를 찍었을 때 제 작품들을 다 보아 온 친구가 은정 씨 단편은 이러이러한 점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평을 해 주셨던 기억이 있어요. 낮과 밤부터 밀실까지 어떠한 공통적인 부분이 있는데, 이 점이 또 한편으로는 공통적으로 아쉽기도 하다고요. 그래서 밤의 문이 열린다작업 때는 그 아쉬움을 덜어내기 위해 노력했던 것 같아요.

 

김현민어떤 아쉬움이었는데요?

 

유은정말씀드리기 부끄럽기도 하지만, 제 단편들이 주로는 여성 주연의 단편들인데, 그 친구가 이야기해준 바로는 은정 씨 단편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늘 어떤 남성의 선택에 좌지우지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낮과 밤에서도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가 극의 전개에 큰 영향을 주는데, 사실은 이런 것들이 현실적이기 때문에 씁쓸하기도 한 것 같다. 단점이라기보다는 이런 공통점이 있다.”라고 이야기해줬던 기억이 있어요.

 

김현민: 그 말씀도 아주 핵심적인 부분인 것 같아요. 영화 작업을 할 때, 현실에서 분명히 존재하는 부분을 아예 지워버리는 건 또 가짜 같으니까요. 제가 이번에 밤의 문이 열린다를 다시 보면서 혜정과 효연을 관찰하다 보니 이 둘은 거울의 이면 같은 캐릭터 같고, 양극단에 맞닿아 있는 것 같다는 느낌 또한 받았었거든요. 저는 그 두 사람을 추동하는 기저의 감정이 자기연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기연민이 혜정은 웅크려서 자기만의 동굴로 숨어드는 방식으로 표현되는 사람, 그래서 상대적으로 더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버린 경우고. 효연은 남을 해하면서까지 자신의 행복을 찾고 싶은 사람이죠. 그래서 저는 소니 배우님이 했던 대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답답해. 개처럼 달리고 싶어.” 그 대사를 정말 좋아하는데, 사실 자신을 너무 연민하고 자신의 행복을 쫓다보니 남을 짓밟고 싶은 마음으로까지 나아가는 캐릭터잖아요. 그런데 그 캐릭터가 극 내부의 어떤 작동에 의해 최악의 선택을 피하게 되고 변모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는데, 소니 배우님이 생각하시기에 효연의 성장 포인트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해요.

 

전소니: 저는 효연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어 앞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한 번 들고 나니 그 생각이 시야를 가린 사람 같아요. 사실 효연의 성장은 자신 스스로 깨닫고 선택한 것이기 보다는 자신이 원했던 상황이 실패한 뒤에 선택권이 없어지고 상황이 내 손을 떠나버리고 나니 어쩌면 그 결과가 다행이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그 정도의 성장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보면 혜정이 효연을 구원했다고도 볼 수 있겠죠. 저는 효연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건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그 과정을 지나면서 성장을 했다기 보다는 했을 것이다라고 믿고 싶은 것 같아요. 효연이가 다음부터는 그런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겠다고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이 실패를 겪고 나서는 조금 다른 마음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하는 마음. 사실 모르죠, 저러고 나서 또다시 어떤 비슷한 시도를 했을지는.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저는 그렇게 해석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저는 효연을 연기하는 입장이니까 저도 모르게 자기연민을 많이 했었다는 것을 나중에 가서 깨달았던 것 같아요.

 

김현민해인 배우님은 본인의 캐릭터, 혜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한해인: 혜정은 죽기 전에는 자기만 생각하는 인물이었다면, 오히려 죽고 나서 수양이를 만나고 효연이를 만나면서 그 인물들에 의해 성장해 간 인물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내가 하지 못한 말을 수양이가 하고 내가 생각하지 못하는, 숨겨진 욕망 같은 것들을 효연이가 끌어내주는 과정을 통해 나도 무언가 지켜내야겠다, 움직여봐야겠다는 욕망이 깨어나는 인물이 혜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주변 인물들을 통해 성장하는.

 




김현민지금 영화 잘 봤습니다. 좋은 작품 너무 감사해요. 이 영화를 보다가 어느 시점부터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가 떠올랐어요. 메멘토, 인셉션, 테넷까지. 감독님 놀란 좋아하시나요?”라고 질문 주신 분이 계시네요.

 

유은정: 놀란을 싫어하는 감독은 아마 없을 것 같고, 그냥 최애냐 아니냐 정도로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하기 때문에 밤의 문이 열린다와 연결지어 말씀해주시는 것 같아요. 저희 영화의 경우도 시간을 다루고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꿈'에 관한 이야기를 정말 좋아해서 인셉션을 많이 좋아합니다.

 

김현민: 이 영화가 그려내는 강한 욕망 중 하나는 시간을 거스르고 싶다.”잖아요. 그래서 유령이 어제 왔던 길을 다시 밟는 영화가 되었는데, 감독님은 이런 타임슬립 코드에 대한 관심이 많으셨던 것 같아요.

 

유은정제가 느끼는 타임슬립물의 매력은 과거에 지키지 못했던 것을 지키고 싶거나 내가 했던 잘못을 되돌리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고 또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었거든요. 내가 과거에 한 것들을 돌이키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어서 장르적으로 접근했어요. 어렵다고 느낀 것은 정서적인 방향성을 잡아가는 과정에서 극의 질서를 짜는 것이었구요.

 

김현민감독님이 힘들다고 했던 부분이 어떤 건지 알 것 같은 게 타임슬립물이 차가운 SF같이 느껴지지만 사실은 굉장히 정서적인 장르이기 때문에 톤을 조율하는 것이 어렵거든요. 이 극은 특히 몇 가지 큰 사건을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더욱 어려웠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기도 해요. 이어서 소니 배우님이 메시지 읽어 주시겠어요?

 

전소니: “혜정의 마지막 대사를 들을 때마다 힘을 얻고 가요. 한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는 대사요. 묵묵히 자기 자리에 있어서, 서로 힘이 되고 있고 연결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요. 힘을 얻었으면 좋겠어요, 우리 모두 다.” 사실 작업하는 동안에는 저 스스로 효연을 잘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아주 커서 이 영화의 좋은 점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었던 것도 같아요. 이 영화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 우리는 이렇게 연결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는 사실이 제가 자꾸 밤의 문이 열린다를 좋아하게 되는 이유인 것 같아요.

 

김현민: 저도 소니 배우님과 되게 비슷한데, 유은정 감독님의 단편 중 제가 정말 좋아하는 낮과 밤을 보면 낯선 대도시에서 주인공들이 살아가는데 처음엔 그 낯선 불빛들이 어떤 살풍경으로 그려져요. '어떻게 저 많은 불빛 중에 내 집이 없지? 왜 나는 갈 곳이 없지?' 그런데 영화가 끝날 때면 저 작은 불빛이 모두 하나하나의 삶 같다는 느낌을 주는 거죠. 해인 배우님도 하나 읽어봐 주시면 좋겠어요.

 

한해인: “돌잔치 축하드려요! 〈밤의 문이 열린다〉는 처음 접한 장편 독립영화였기에 저에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 또한 청년이자 누군가의 언니이고 살아가는 것이 마냥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효연이 답답해하는 장면에서는 저도 함께 소리를 질렀던 것 같고요. 씁쓸하면서도 나는 과연 밤의 문을 열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영화를 만들어주신 감독님과 배우님들께 감사해요.” 저도 오늘 너무 선물 받는 기분이에요.

 

김현민 감독님께서 하나만 더 읽어주세요.

 

유은정: 밤의 문이 열린다돌잔치 축하합니다! 함께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영화를 보면서 혜정, 효연이 뭔가 추워보인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요즈음 날씨도 갑자기 추워진 것 같은데, 감독님 배우님들만의 추위를 이겨내는 방법이 있나요?”

 

김현민귀여운 질문이네요.

 

유은정: 배우님들이 왜 추워 보이냐면요, 저희가 20171119일에 크랭크업을 했어요. 올해와 똑같이 크랭크업 날이 되니까 기온이 뚝 떨어져서 갑자기 추워진 채로 촬영했던 기억이 있어요. 추위를 이기는 방법은 내복을 입는 것이 아닐까요? (관객 웃음) 우선은 따뜻하게 입는 것이 가장 좋고요. 말씀하신 게 물리적인 추위가 아닌 정신적 추위라면... 저는 밤의 문이 열린다시나리오 쓸 때도 고립감을 많이 느꼈어요. 그러면서 예전에 나를 믿어줬던 사람들, 이제는 연락이 뜸해진 친구들에게 연락을 할까 하다 관둔 기억도 많은데, 그렇게 어느 순간 누군가가 떠오르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연락해보는 게 정서적인 외로움을 덜어내는 데에 좋을 것 같아요.





김현민: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케이크가 준비되어 있어요. 다 같이 생일 축하 노래 한 번 불러볼까요?

 

관객: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밤문열생일 축하합니다. (박수)

 

김현민: 마지막으로 정말 온 힘을 다해서 이 영화의 마케팅과 배급을 도맡아 하셨던 김우진 대리님이 이 자리에 함께 하셨거든요. 다들 박수 한 번 부탁드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김신재: 우진 대리님을 사실 꼭 이 자리에 모시고 싶었거든요. 한 말씀 해주세요.

 

김우진: 생일 축하드립니다. 같이 함께 축하해 드리고 싶어서 이 자리에 왔고요. 감독님, 배우님들, PD님 덕분에 소중한 경험을 만든 것 같아요.

 

김현민: 제가 대리님을 갑자기 불러내서 감독님께서 짓궂은 것 같다고 하시네요.(웃음) 이제 PD님부터 오늘 이렇게 어렵게 찾아주신 분들께 마지막 인사 부탁드릴게요.

 

김신재: 사실 저도 이전까지는 관객으로만 영화를 만나다가, 이런 자리로 여러분을 만나니 관객이라는 존재가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고요. 영화 개봉할 때 함께했던 사람들이 모여서 이렇게 영화의 생일을 축하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요. 인디스페이스도 이렇게 이 자리에 계속 존재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감사한 일인 것 같아요. 이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모두에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전소니: 제가 인디돌잔치라는 행사를 많이 좋아해요. 영화에 사랑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행사가 너무 예뻐서. ‘돌잔치라는 호칭도 너무 귀엽고. 이렇게 저희 영화 밤의 문이 열린다돌잔치를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잔치하는데 아무도 없으면 외롭잖아요. 제가 최근에 같이 작업한 민용근 감독님의 지난 영화를 보다가 알게 된 건데, 민 감독님이 '찾아가는 GV'라는 걸 하셨더라고요. 관객수와 상관없이 부르면 찾아가는 행사를 하셨는데 정말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는 관객 분들이 완성해주시는 거니까. 오늘 극장에 정말 관객이 없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단 한 분이 계시더라도 정말 기쁜 마음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왔어요. 이런 시국에도 이렇게 돌잔치에 와 주셔서 같이 축하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항상 건강 조심하시고 방역에 신경 쓰시면서 극장도 이렇게 찾아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한해인: 저는 인디돌잔치라는 행사 자체를 처음 참석해보는데요. 이렇게 행사 끝나갈 무렵 드는 생각은, 인디돌잔치라는 기획 자체가 너무나 따뜻한 마음에서 생겨난 것 같아요. 이 작품으로 이렇게 다시 한 번 인사드릴 수 있게 되어 정말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요. 그리고 찾아와주신 여러분들, 다들 마스크를 쓰고 계셔서 우리 서로의 표정을 보지는 못하지만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에너지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리고 현민 기자님도 내밀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끔 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오늘 이렇게 따뜻한 기억과 따뜻한 용기를 얻고 갑니다. 너무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유은정: 저도 여기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하고 인디스페이스에서 인디돌잔치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주셔서 이 영화가 다시 한 번 기억되고 세상에 보여질 수 있었다는 점 정말 감사드리고요. 바쁘신 중에 참석해주신 김신재 PD, 한해인, 전소니 배우님, 김현민 기자님도 너무 감사드리고 이렇게 와주신 관객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린다는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 이 시기가 누군가에게는 너무 어려울 수 있는데, 우리 모두가 조금 덜 힘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해요. 그래서 더욱 감사하다는 말씀을 거듭 드리게 되는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김현민: 이 영화는 제가 약간 개입되어있어 그런지 한 거 없지만 제 영화 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오늘 저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극장에 시간 내서 온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아요. 오늘 와 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 감독님 차기작도 기대하고 한해인 배우님이 새 소속사와 함께 하실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되고 소니 배우님의 신작도 모두가 기대하고 있을 거고 프로듀서님의 활약도 저희가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 오늘 모두 안전히 돌아가세요. 감사합니다.






영화 안과 밖의 유익하고 따스한 이야기들이 오갔던 시간이었다. 관객도, 게스트도 마스크를 쓰고 대화를 나눴지만 서로를 향한 다정한 마음들은 무리 없이 통했으리라고 믿는다. 김신재 프로듀서의 말처럼 관객과 깊이 소통하는 내밀한 성질을 가진 영화인 밤의 문이 열린다가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의 밤과 연결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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