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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Playing/특별기획

[10.25] 부조리의 쾌락 | 저스트 스크리닝

by indiespace_은 2026. 10. 12.

 보여줘, 시네클럽! : Hear Me Out Film 시즌 2 

인디스페이스 X 저스트 스크리닝

부조리의 쾌락 Pleasure of Absurdity

 

성적 쾌락과 웃음은 함께 갈 수 없을까? 페티시란 것은 따지고 보면 웃긴 것들 투성이다. 참고, 애태우고, 가학하고 피학당하는 부조리한 관계들 속에서 어떤 인간은 진정으로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이다. 이 기획에서는 성적인 것을 다루고 있지만, 변태, 성향자의 내부 심리로 진입하지 않고 그 표면을 미끄러지듯 떠다니는 영화들을 상영한다.

그간 매체에서 BDSM은 미끈거리는 라텍스 코스튬을 입고 가죽 채찍을 휘두르는 붉은 조명 아래의 치명적인 여성 돔의 이미지로 표상되어 왔다. 볼개그를 끼고 권력관계 하에서 수치심에 몸을 비트는 거구의 남성 섭도 존재감을 가졌다. '이상한 성적 취향'을 가진 인물들은 그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는 범죄적, 문제적 존재로 다뤄져왔다. 또한 SM 행위는 사악하고, 비정상적이고, 정신적이거나 감정적인 불안정의 징후이며, 혹은 심지어 반페미니즘적이라는 낙인이 찍혀있다.

이 기획에서는 세간의 통념에서 벗어난 영화들을 선정했다. BDSM에 관한 선입견을 벗겨내고 가학/피학 행위의 본질과 그것이 성행하는 사회 배경을 인식할 것을 제안한다. <뭔가 하기엔 늦었다는 느낌>은 노동과 인간관계, 무엇보다 스스로에게서 소외된 한 여성의 일상을 건조하게 바라봄으로써 소외된 개인이 '연결'되기 위하여 선택한 방식으로의 BDSM을 보여준다. <유령>은 그 제목처럼 BDSM의 끈적끈적한 '판타즈마'를 느낄 수 있다.

뒤틀린 성욕(kink)은 노동의 효율을 최고의 가치로 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억압되어 왔다. 이상한 것을 원하고, 하고 싶은 욕구를 무의식의 건너편에 놓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직접 몸으로 실천하는 인물들을 보며 우리는 다가가 본 적 없던 뜨거운 인류애적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상한' 욕망이 어디에서 오는지 그 근원을 탐색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2026년 10월 25일(일)

13:30 <유령> +GV

참석: 최현숙 작가

16:00 <뭔가 하기엔 늦었다는 느낌> +GV 

참석: 이연숙(리타) 평론가

 

* 참석자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 행사 당일 온라인 예매 환불이 불가합니다.

 


저스트 스크리닝

저스트 스크리닝 (Just Screening)은 서울 소재 비정기/비영리 영화 상영 집단입니다. '관람'이라는 가장 느슨한 형태의 연대를 지향합니다.

 


 

<유령 O Fantasma> 
2000 | 주앙 페드로 호드리게스 | 87분 | 포르투갈
세르지오는 낮에는 리스본에서 쓰레기 수거원으로 일하고, 밤에는 거칠고 익명적인 남성과의 성관계를 찾아 도시 거리를 배회하는 음울하고 소외된 남자다. 어느 날 밤, 그는 자신의 환상을 그대로 구현한 듯한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그 낯선 이에게 집착하기 시작한다.

 

강의 / 최현숙 작가
올해로 딱 40년째 변혁운동에 함께하고 있고, 그중 약 15년간 늙음과 빈곤, 성과 죽음, 사람과 현장의 다양한 소수자성과 저항을 의제로 구술생애사, 소설, 에세이 등을 쓰고 있다. 일흔이 되니 '떠도는 사람이구나.'하는 느낌이 든다. 여전히 나를 찾아 떠돌며 뒤적이고 있고, 사람과 현장과 상황에 따라 새로운 나를 만나는 맛이 쏠쏠하며, 느닷없고 황당한 나를 만날 땐 설렌다. 애초에 나라는 건 없고, 내 속에 "빈방" 하나를 마련해 놓고 만나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계속 변태(變態) 해 왔다. 주요 저서로는 《할배의 탄생》, 《두려움은 소문일 뿐이다》, 《황 노인 실종사건》, 《창신동 여자》등 10여 권이 있고, 2026년 현재 《광장의 "미친" 여자들(가제)》을 집필 중이다.

 

<뭔가 하기엔 늦었다는 느낌 The Feeling That the Time for Doing Something Has Passed> 
2023 | 조안나 아르노 | 88분 | 미국
섹시하지 않은, 평범한 외모의 여자 피학 성향자의 생활을 담은 블랙코미디 영화.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여성 변태성은 철저히 비가시화되어왔다. '여성 변태'의 새로운 정전이라 불릴 수 있는 이 작품은 신자유주의 사회의 보수적 조직에서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기능하며 일과 관계 모두로부터 소외된 현대 여성을 조명한다. 캐주얼 BDSM 관계, 하위직 기업 생활, 그리고 말다툼이 끊이지 않는 유대인 가족 사이에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한 여성의 삶을 담은 옴니버스 스타일의 코미디.

 

강의 / 이연숙(리타) 평론가
대중문화와 시각예술에 대한 글을 쓴다. 소수(자)적인 것들의 존재 양식에 관심 있다. 블로그를 운영한다. 2015 크리틱엠 만화평론 우수상, 2021 SeMA-하나 평론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시각 문화와 퀴어 부정성을 다루는 책 『진격하는 저급들』, 일기를 모은 책 『여기서는 여기서만 가능한』, 남웅 비평가와 함께 만든 책 『퀴어 미술 대담』이 있다. 공저로 『당신은 피해자입니까, 가해자입니까』, 『크래시-기술·속도·미술시장을 읽는 열 시간』, 『미친, 사랑의 노래』가 있다. 이 영화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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