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실컷 밥 먹고 잠 한 번 실컷 자고 그게 소원이었지.”
74년째 소록도에 살고 있는 할머니는 부모님을 따라 4살 때 소록도에 왔다. 하지만 건강했던 그녀는 부모님과 격리된 채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고, 자신도 병에 걸린 것처럼 속여서야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었다. 몇 년 후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혼자 남은 그녀는 일제 시대의 수많은 한센인 강제 노역에 동원되어 결국 한센병에 걸리고 만다. 한센인의 임신을 금지했던 소록도의 악법에 그녀는 출산을 들키지 않기 위해 닭장에 숨어 닭이 울 때 함께 비명을 지르며 진통을 해야 했고, 그렇게 어렵게 낳은 아들마저 빼앗겨야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랑! 유쾌! 수다스러운 이웃집 할머니_ 이행심
팔순,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히 손수 요리를 하고 밭일을 하시는 할머니. 진통제가 없이는 하루도 견디지 못하고, 손가락이 없는 뭉툭한 손, 흘러내린 광대뼈에 오롯이 새겨진 끔찍한 과거는 돌이킬 수도, 잊어버릴 수도 없지만 그녀는 무심한 듯 ‘동백아가씨’를 흥얼거릴 뿐이다. 헤일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그래도 노래를 부를 때만은 모든 것을 잊을 수 있다고 환하게 웃으시는 씩씩한 할머니의 모습은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나약한가 자문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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