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보통의 연애 이야기 인디돌잔치 <연애담>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7년 11월 28일(화)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이현주 감독 | 김보라 프로듀서 | 배우 이상희, 류선영, 박근록, 박주환, 임성미, 한사명
진행 김현민 영화저널리스트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지윤 님의 글입니다.
두 사람이 낭만적인 첫 만남을 한다. 만남은 사랑으로 이어지고 달콤한 하루하루가 지속된다. 그러다 그들은 이별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찾아온 외로움과 공허함의 끝자락에서 둘은 재회한다. 특별할 것 없는 두 여성의 연애담이 스크린 위에 펼쳐진다. 가장 보통의 연애이기에 그것은 온기를 지닌다. <연애담>이 1년 만에 돌아왔다. 제38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비롯한 많은 선물들과 함께였다. 객석은 만석이었고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관계자들이 자리했다. <연애담>의 인디돌잔치는 그야말로 ‘잔치’ 분위기였다.
김현민 영화 저널리스트(이하 진행): 인디돌잔치로 돌아온 소감 한 말씀 부탁 드린다.
이현주 감독: 이렇게 일 년 동안 <연애담>이 이어지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아무래도 관객 분들이 애정을 많이 주셔서 이런 자리들이 마련되는 것 같다. 일 년 동안 많은 곳을 다녔는데, 문득문득 떠올려 보면 굉장히 좋은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진행: 김보라 프로듀서님은 오늘이 첫 GV 참석이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김보라 프로듀서: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할 때 영화가 매진되었다는 얘길 듣고 놀랐었다. 그 후로도 관객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다. 정성을 쏟은 만큼 공감을 얻고 사랑 받았던 것 같다.
진행: ‘연애 영화의 하이퍼리얼리즘’이라는 평이 있지 않나. 97번을 보았다는 분도 있고. 신드롬에 가까울 정도로 굉장히 큰 사랑을 받았다.
이상희 배우: 작년 청룡영화제에서 <우리들>(2015) 윤가은 감독님이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너무 신나서 <연애담> GV를 윤가은 감독님 축하로 시작했었다. 내년에는 우리가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자랑스럽게 이현주 감독님이 쟁쟁한 후보들을 사이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게 되어 좋다. 한결같이 응원해주고 애정해준 관객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류선영 배우: 영화계에서 여러 상을 휩쓸고 있어서 이상한 기분이 든다. 이상희 배우도 수상은 못 했지만 후보에 오르고 좋은 연기를 계속 보여주고 있어서 함께한 파트너로서 정말 영광이다. 관객 여러분의 지속적인 사랑이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현주 감독: 상을 받을 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때 이상희 배우랑 나란히 앉아서 시상을 하러 나온 박보영 배우가 너무 예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웃음) 정말 남의 일처럼 생각하다가 받았다. 독립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상희 배우가 상을 못 받은 게 개인적으로 많이 속상하고 아쉬웠다. 그게 마음에 걸려 수상소감에서 이상희 배우만 이야기 한 거다. 류선영 배우를 비롯한 많은 배우들 이야기를 못 해서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해 기록에 남기려고 한다.(웃음) 다른 영화제들에서는 다 꼼꼼히 이야기했는데, 제일 크게 TV에 나갈 때 엄청난 실수를 해버렸다. 다음날 류선영 배우에게 연락을 했는데, 굉장히 짓궂게 나를 놀렸다. ‘지수’의 200배 정도 되는 놀림이었다.(웃음)
이상희 배우: 너무 긴장되는 자리였다. 감독님이 수상하는 장면을 핸드폰으로 촬영했는데, 너무 떨었는지 다 찍고 보니까 영상을 2초만 찍었더라.(웃음)
진행: 이상희 배우님은 신인여우상 후보로 올랐다. 시상을 앞두고 다섯 명의 후보가 화면에 비치는데 엄청 부끄러워하더라. 어떤 기분이었나?
이상희 배우: 그렇게 비춰줄 줄 몰랐다. 알았으면 준비를 했을 거다.(웃음) 너무 갑작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런 태도가 부끄럽다. 만약 다음에 그런 기회가 있다면 당당하게 있으려고 한다.(웃음)
진행: 박주환 배우님께 질문이 있다. 캐릭터를 받았을 때 어떤 식으로 방향을 설정했는지 궁금하다.
박주환 배우: 처음 ‘병기’라는 역할을 받았을 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감독님께 두 주인공의 사랑이 잘 흐르도록 중간 다리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특명을 받았다. 중심을 가지고 가되, 너무 무겁지 않고 현실에 있을 법한 개구진 선배를 상상하며 인물을 연기했다. 조금 허세가 있지만, 비호감이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었다. 어떤 것들을 연습해서 준비해가면 잘 수용해주셔서 더 신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완급조절을 감독님께서 해주셨다.
진행: 박주환 배우님을 캐스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이현주 감독: 영화가 뒤로 가면 분위기가 많이 다운되기 때문에 앞에서 병기와 세아를 통해 밝은 톤을 보여주려고 했다. ‘톰과 제리’ 같은 느낌을 원했다. 촬영감독님이 박근록 배우, 박주환 배우와 함께 <런던유학생 리차드>(2010)라는 단편 영화를 작업했다. 촬영감독님이 굉장히 과묵해서 어떤 배우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런데 이 두 배우를 한 번 봤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기에 만나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오디션 때에도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해 오셨다. ‘어 병기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서 처음엔 ‘원래 장병기 같은 사람인가보다’란 생각도 했는데, 알고 보니 모두 준비해 온 것이었다. 현장에서도 정말 많은 애드리브가 버전별로 있었다. 그만큼 준비를 많이 해 왔고 현장에서 날아다니며 연기를 해줬다.
진행: 임성미 배우님께 질문 드리겠다. ‘영은’이란 캐릭터가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울 수도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유일하게 영화에서 두 인물의 사랑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내비치기 때문이다. 인물의 선을 어떻게 잡았나?
임성미 배우: 너무 어렵게 접근하려 하지 않았다. 워낙 시나리오가 꼼꼼하게 완성돼 나왔기 때문에 그 안에서 사랑을 계속 확인하고 싶어 하는 인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영은이라는 인물이 윤주를 밀어내줘야 그 다음 단계에서 윤주의 캐릭터에 힘이 더 실리기 때문에 기능적인 면에서는 그렇게 접근하려고 노력했다. 결을 다르게 하려고 생각하진 않은 것 같다. 어차피 다 사랑에 관한, 사랑을 말하는 사람들이니까. 완급조절을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이상희 배우: <연애다큐>(2015)를 통해 임성미 배우를 처음 봤는데 깜짝 놀랐다. 너무 연기를 잘해서 이 배우를 만나보면 어떻겠냐고 감독님께 추천했다.
임성미 배우: 대본 리딩을 하는 날 이상희 배우님이 어딘가에서 기다리다가 말을 거셨다. 팬이라고.(웃음)
이현주 감독: 이상희 배우가 먼저 캐스팅이 된 상황이었다. 어쨌건 영은과 윤주는 편안해야 하고 호흡 자체가 잘 맞았으면 좋겠고 둘의 이미지가 겹치지 않으면서도 친구처럼 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진행: 굉장히 생기 있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이상희 배우, 임성미 배우, 한사명 배우가 치킨을 먹는 장면이다. 한사명 배우에게 그 장면을 찍을 때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한사명 배우: 감독님께서 제 전작을 보셨고 배려를 굉장히 많이 해주셨다. 여러 차례 찍은 장면인데, 감독님께서 더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셔서 장면 자체가 즐겁게 나왔다. 긴장을 많이 했지만 임성미 배우와 이상희 배우가 잘 맞춰줘서 즐겁고 재미있게 찍었던 장면이다.
진행: 김보라 PD님께 질문을 드리려 한다. 이런 독립 장편 영화를 이 정도의 예산으로 찍는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고생한 이야기를 좀 들어보고 싶다.
김보라 프로듀서: 육아도 못하고 가정은 엉망이 되고.(웃음) 제작비 때문에 집안 살림을 현장에 다 가지고 왔었다.
이현주 감독: 제일 좋아한다고 누누이 말하는 장면인 골목을 올라가는 장면에서 지수가 입은 코트가 김보라 프로듀서의 코트다. 영화 의상에 스태프들의 옷이 많은데, PD님의 옷이 지수에게 많이 갔다. 또 지수의 방이 세트였다. 그래서 PD님의 집에 봉고를 가지고 가서 물건을 그냥 다 집어넣었다. 잔뜩 가지고 와 세트에 넣어보고 아닌 건 빼다보니 집이 초토화되었다. 심지어 PD님은 그때 육아를 하셔야 했는데, 영화 일은 항상 정시에 끝나지 않는다. 고생을 많이 하셨다.
김보라 프로듀서: 서로 말을 못 걸었다.(웃음) 이 영화는 감독님의 영화니까 바깥의 부분을 끝까지 버티고 지키는 게 내 몫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내가 지키고 있어 끝까지 버텼다는 친구들도 있어서 ‘아, 이게 내 역할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이현주 감독: 아카데미 장편은 영화 현장에서 굉장히 악명이 높다. 엄청난 저예산인데 독립영화라는 이름으로 예산 이상의 것들을 뽑아내려고 하는 감독들의 욕심 때문이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프로듀서를 구하러 다녔는데 계속 거절을 당하고 시간만 흘렀다. 연말까지 예산 같은 문제들을 다 마무리 지어야 했다. 김보라 프로듀서님은 아카데미 PD 전공 선배다. 나중에 극적으로 합류하게 되었는데, 시간에 쫓기고 준비가 안 되다 보니 현장에서 내가 굉장히 예민했다. 내가 급하니까 남들도 내 마음을 다 알 거라는 잘못된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 그러면서 회차를 어기고 싶어지고 시간을 조금 더 주면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단 마음에 현혹되기가 쉬웠다. PD님이 정말 대단하고 멋있는 부분은 '우리는 독립영화니까 서로 약속을 지켜야 하고 끝나기로 한 시간을 지켜야 한다'고 항상 옆에서 이야기했다는 점이다. 현장에서는 서운한 부분들이 분명히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나도 독립영화 현장 스태프였고 모두가 귀한 시간을 내서 오는 건데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그때 PD님이 그렇게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 나쁜 짓을 더 많이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프로덕션이 자신할 수 있는 건 회차를 지켜서 작업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한 회차가 줄었다. 대신 날짜만 하루 미뤄졌는데, 그때 PD님과 조감독님이 스태프들에게 죄송하다는 양해를 다 구한 다음 페이를 드렸다고 알고 있다. 시작하는 사람이 욕심만 부리기 딱 좋은 과정이었는데, PD님이 어느 정도 전체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아무도 사고가 나지 않았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관객: 영은이 영화 초반에는 털털하고 내추럴한 모습이었다가 후반에는 냉랭하고 시크한 모습을 보이며 말투와 행동이 확 바뀌는 게 인상 깊었다. 어떻게 연기했는가?
임성미 배우: 윤주의 감정을 따라가야지만 나올 수 있는 반응이라고 생각했다. 영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기보단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그리고 그 관계를 지켜보는 1인으로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영은이라는 인물이 조금 더 설득력이 있을지 고민했다. 윤주의 입장을 더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관객: <연애담>은 가끔씩 꺼내보고 싶은 영화다. 배우님들과 감독님은 관객들에게 <연애담>이 어떤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류선영 배우: 가끔씩 꺼내볼 수 있는 영화로 다가가길 바랐는데, 관객 분들이 그렇게 봐주고 있는 것 같다. 딱 지금 해주신 말씀 그대로다. ‘아 맞아, 그런 겨울이 있었고, 그런 영화가 있었지’하며 꺼내볼 수 있는 일기장 같은 영화이길 바라고 있다.
이현주 감독: 내가 혼자 앞에 나와 지휘한 영화처럼 보일 수도 있다. 사실 무수히 많은 스태프들과 함께 한 사람들이 없었다면, 또 PD님이 나와 함께하지 않았다면 <연애담>이 만들어졌을지는 불투명하다. 누군가 현장에서 나를 기다려주고 바라봐주지 않았다면 <연애담>은 없었을 것이다. 상을 받았기 때문에 스스로 잘했다고 착각할까봐 지금 이 영화를 보는 일은 내게는 좀 어렵다. 이렇게 좋은 팀과 이 영화를 오랫동안 극장에서 상영한 경험, 이렇게 많은 관객들이 1년이 지났는데도 함께하는 경험은 누리기 어려울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워질 거란 생각도 든다. 이제 이 영화를 꺼내보는 게 개인적으로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류선영 배우: <연애담>이 그리워질 거라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계속하고 있는 기분이다.(웃음) 어제도 여기 있었던 것 같다. 내일도 왠지 극장에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아직은 그립다기보단 연결되고 있는 <연애담>인 것 같다.
관객: 지수나 윤주와는 다른 퀴어 캐릭터들을 생각해둔 게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배우 분들은 혹시 배우로서 맡고 싶은 다른 버전의 퀴어 캐릭터가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이현주 감독: <연애담>은 데뷔작이지만, 두 번째 영화를 위해서 넘어야 할 커다란 산이 되었다. 한국 사회가 바뀌면 좀 더 다르게 살고 있는 윤주와 지수의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윤주와 지수가 50살 정도 되었을 때 각자 살고 있을지, 아니면 할머니가 되어서 같이 살고 있을지 상상하는 게 재미있다. 몇 십 년 지났는데 아무도 안 만들고 있으면 언젠가 만들어보고 싶다.
임성미 배우: 하나 있다. '헤드윅' 트렌스젠더 같은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 그런 캐릭터를 여자는 하지 않고 있지 않나. 진심으로 욕심이 많이 난다.
이상희 배우: 자주 이야기했는데, <해피 투게더>(1997)의 장국영 같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류선영 배우: <꿈의 제인>(2016)을 보고 나서 ‘제인’ 같은 역할을 맡아보고 싶다고 한 적이 있다. 임성미 배우님과 비슷한 생각인 것 같다. 그리고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윤주와 지수의 나중의 모습, 마치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비포 시리즈’처럼 30년 뒤의 모습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다.
진행: 이제 마무리 인사를 부탁 드린다.
박근록 배우: ‘이 영화 안 했으면 어쩔 뻔했어’하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청룡영화상 채점표를 봤는데, 네티즌 투표 부분도 있더라. 아마 우리가 상을 받았던 것도 관객 분들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연애담> 10주년 때도 이렇게 모이지 않을까?(웃음) 사랑해주셔서 감사 드리고 더 열심히 하는 박근록이 되겠다.
박주환 배우: 평일이고 날도 추운데 멀리서 여기까지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무엇보다도 건강하시고, 계획하는 일들을 모두 이루셨으면 좋겠다. 주신 사랑을 잘 기억하며 교만하지 않고 착각하지 않고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할 테니 행운을 빌어주시라.
임성미 배우: 시간 내어 보러 와주셔서 감사하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영은이라는 인물을 이렇게 조금이나마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연애담>을 가끔가다 꺼내보면 추억에 많이 잠길 거다. 많이 봐주시라. 앞으로도 왕성하게 활동해서 관객 여러분들과 더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 테니 지켜봐 주시라.
한사명 배우: 최근 <연애담>에 나왔던 제 모습을 보고 좋았다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많다. 그만큼 <연애담>이 뜻 깊은 작품이었던 것 같다. 1주년에 객석을 이렇게 꽉 채워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 <연애담>을 좋은 기억으로 간직해주면 좋겠다.
류선영 배우: 정말 감사하다는 이야기밖에 못 드리겠다. <연애담>으로 인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고 좋은 겨울을 맞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원래 겨울에 작업을 안 한다. 감독님께도 처음에 이야기했었다. 원래 겨울에 작업을 안 한다고.(웃음) 그런데 <연애담> 덕분에 올해와 내년에도 겨울에 작업할 수 있는 좋은 시발점을 마련하여서 여러분께 정말 감사 드린다. 앞으로 사계절 내내 열심히 일하는 배우 류선영이 되겠다.
이상희 배우: 관객 분들 덕분인 것 같다. 정말 감사 드린다. 이 영화를 통해서 내가 이렇게 많이 얻어가도 될지 가끔은 무섭기도 한데, 그냥 기쁜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 와주셔서 감사하다.
김보라 프로듀서: 2년 전쯤에 처음으로 점을 봤다. 우리 영화가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어봤는데, 상복이 없다고 했다.(웃음) 올해 개인적으로 조금 어려운 한 해였는데, 이렇게 관객 분들의 사랑과 관심이 뭔지 알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이현주 감독: <연애담>은 '내가 도와줄게'가 아니라 '내가 해볼게, 우리 같이하자'고 모여 시작한 사람들이 만들었다. PD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연애담>을 통해서 처음 장편 작업을 했다. 배우 중에도 그런 분들이 있다. 시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이 영화가 긴 기간 동안, 그리고 개봉도 못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개봉 1년이 지나서도 관객 분들을 상영관 가득 채웠다. 잘 못 한 부분도 많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지 않았나 싶다.함께 지켜보면서 다음 영화를 꾸준히 만들고 싶다. 관객 분들이 없었으면 좋은 기운은 없었을 거다. 이 자리에 계셔주셔서, 영화를 봐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하다.
인디토크가 끝나고 <연애담>의 팬들이 선물하는 예쁜 케이크가 전달되었다. 케이크를 선물 받은 감독과 배우들은 웃음 지었다. 인디돌잔치는 마무리되었지만, <연애담>이란 따뜻한 영화는 언제나 관객들의 곁에 있을 것이다. 가장 보통의 연애를 하던 윤주와 지수, 옷을 껴입을 정도로 추웠지만 마음만은 따뜻했던 겨울을 가끔씩 꺼내보며 기억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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