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한줄 관람평
김은혜 | 팔찌, 색연필, 매니큐어만으로도 치열했던 우리들의 이야기
박정하 | 아이들의,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을 위한 영화
김민형 | 너, 나로 흩어지는 개인이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
위정연 | 이다지도 강렬한 장편 데뷔작
김수영 | 관계는 출발선부터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마냥 어려운 것은 아니야
<우리들> 리뷰: 관계는 출발선부터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마냥 어려운 것은 아니야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수영 님의 글입니다.
간혹 어린 사촌 동생들과 함께 있을 때가 있다. 그 때, 그들을 지켜보면 ‘왜 저런 사소한 것에 울고 웃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나 역시 동생들처럼 사소한 것에 울고 웃던 시절이 있었으면서 말이다. 그래서 아이의 감성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새삼 깨닫는데, 그러한 아이의 감성을 영화에 반영하는 감독이 있다. 바로 단편영화 <콩나물>(2013)의 윤가은 감독이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는 감독이 이번엔 전학생 ‘지아’와 따돌림을 받고 있는 ‘선’의 우여곡절을 담은 영화 <우리들>로 돌아왔다.
주인공 선은 활발하기 보단 조용하고 공부도 그리 잘하진 않기에 학급에서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다. 그리고 별 이유 없이 반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보라’의 패거리로부터 따돌림을 받고 있다. 그런 선은 방학식 날, 우연히 전학생 지아를 만나고 둘은 서로에게 듬직한 친구가 되어간다. 서로를 알아가는 와중에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의지하는 장면이 괜한 웃음을 짓게 만든다.
그러나 즐거웠던 시간도 잠시, 둘 사이에는 간극이 생기기 시작한다. 엄마와 떨어져 사는 지아는 엄마와 함께 있는 선의 모습에 묘한 감정을 느끼고,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선은 부유한 지아를 보며 복잡 미묘해진다. 거기에 보라 패거리의 이간질까지 더해지자 둘의 관계는 파국에 치닫는다. 관계가 형성되고 관계에 장애물이 생기는 과정은 어른이나 아이들이나 별 다를 것이 없다. 내게 없는 것을 타인에게서 찾을 때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마련이고, 그 박탈감이 상처를 자아내는 촉매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서로를 그 누구보다 잘 알기에 한 번 등을 돌리면 그 끝을 알 수가 없다.
선과 지아처럼 서로 다른 너와 내가 우리가 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다. 아이들은 관계의 맺고 끊음이라는 연속선상의 출발점에서 관계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어쩌면 관계에 있어서는 우리도 같은 출발을 했을 것이리라. 그리고 당시의 시작점에서 두 소녀처럼 깨달았을 것이다. 때리고 때리면 놀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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