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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춤을 추며 살고 싶다 <눈이라도 내렸으면> 시사회 기록

by indiespace_은 2016. 5. 23.

춤을 추며 살고 싶다  <눈이라도 내렸으면>  시사회 기


일시: 2016년 5월 18일(수) 오후 3 상영 후

참석: 장희철 감독 | 배우 이효림, 강성국, 배진만

진행: 유재명 배우





*관객기자단 [인디즈] 위정연 님의 글입니다.


소소한 대화와 일상만으로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준 <미스진은 예쁘다>(2011)의 장희철 감독이 두 번째 장편영화로 돌아왔다. <눈이라도 내렸으면>은 자극적인 소재 없이 그만의 독특한 감성으로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오늘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 시사회에서는 장희철 감독, 이효림 배우, 강성국 배우, 배진만 배우 그리고 진행으로 유재명 배우가 참석했다. 더불어 토크 전, 시사회의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강성국 배우의 춤과 사토 유키에 분의 축하무대가 있었다. 지금 바로 그 뜨거웠던 분위기 속으로 가보자.





유재명 배우(이하 진행): 안녕하세요. 이번 인디토크 진행을 맡은 배우 유재명입니다. 감독님과 배우님 개봉 소감 한번 들려주세요.


장희철 감독(이하 장): 영화 촬영을 마치고 약 2년 반의 시간이 흘렀어요. 짧은 시간일수도, 지난한 시간일 수도 있는데, 그 시간을 기다려준 배우 분들과 스태프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독립영화가 관객 분들을 만나는 환경이 많이 좋지 않은데, 다행스럽게 만나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기쁘고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진행: 이효림 배우도 소감 한번 말씀해주세요.


이효림 배우(이하 이): 소감은 준비 못했는데.(웃음) 지난주에 부산에서 시사회하고 서울에 오게 돼서 너무 기쁘고요. 잘 됐으면 좋겠어요. 


관객: 영화 속 시선을 인상 깊게 봤어요. 예를 들면 첫 장면에서 주인공의 발을 보여주는 것, 그리고 선우와 성국 간 교차되는 시선이 인상적이었어요. 여성의 몸이나 장애인의 몸은 대상화되기 쉬운데, 영화 속에서는 대상화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어요. 감독님은 어떤 의도를 가지셨는지 궁금합니다.


장: 등장인물을 대상화하거나 바라본다는 느낌은 시나리오를 쓸 때도 그렇고 촬영할 때도 가져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걸음을 보여준 것은 걸음걸이에서 그 사람의 상태, 기분, 몸의 컨디션이 다 드러난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에요. 선우와 성국이 서로 바라보는 지점은 하나의 놀이 과정이라고 봤어요. 같이 춤을 추고 밥을 먹고 하면서 서로 배려하는 그런 시선이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진행: 강성국 씨는 원래 배우신가요?


강성국 배우(이하 강): 원래 배우는 아니고요, 행위 예술가 겸 무용수입니다.



진행: 영화 하시면서 힘드신 점이나 재밌으셨던 점이 있나요?


강: 힘든 점은 없었고요, 오히려 되게 재미있었어요.


진행: 배진만 배우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배진만 배우(이하 배): 제가 영화에서 선생님 역할을 맡았을 때, 친한 친구가 같이 동반 출연했어요. 친구가 출연한 대신 감독님과 스태프 분들에게 점심을 산 일화가 있습니다.(웃음)


진행: 영화 보는 내내 질문 드리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구도나 관점에서 조금 불편한 느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익숙한 화면이나 정서가 아니라서 중반까지 불편하고 묵직하게 끌고 간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작품의 중반부까지 고집스럽게 끌고 가신 이유를 묻고 싶습니다.


장: 중반까지 지루했다는 뉘앙스로 느껴지는데요.(웃음) 저는 객관적인 시선보다 자꾸 제 감정을 이입했던 것 같아요. 저도 영화 중반까지는 소통이 없었다고 생각해요. 혼자 있을 때 겪어내야 하는 삶의 무게감을 달리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중반까지 조금 힘들게 느껴지진 않았나 싶습니다.


관객: 이효림 배우님과 감독님에게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연기를 하시거나 대본을 쓰시면서 19살 적을 떠올리셨을 텐데, 학교로부터 보호를 받던 시절을 벗어나 사회에 나갔을 때 나아진 것이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장: 저는 19살 때보다는 확실히 나아졌어요. 사실 물론 지금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것 같아요. 나이가 제법 먹었는데도 불확실한 전망에 대해 불안해하는 건 비슷하지만 그래도 달라진 거는 19살 때와는 달리 지금은 뭔가 하고 싶은 것들이 생겼다는 거예요. 안 좋아진 거는 제 간 상태인 것 같아요.(웃음)


이: 선우는 어른도 아이도 아닌 중간 인물이에요. 지금 제가 하는 고민은 ‘나이가 먹은 철없는 어른’인 것 같다는 점이거든요. 제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결론은 19살 때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진행: 강성국 배우님께 여쭤보고 싶어요. 그네를 타고 춤추는 장면과 지하철에서 춤추는 장면이 엔딩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데, 행위예술가로서 그 장면을 찍을 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셨는지 궁금합니다.


강: 추위 때문에 테이크를 몇 번 못가서 아쉬워요. 특히 마지막 지하철 장면은 지금 봐도 아쉬워요. 조금만 덜 추웠으면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이런 생각이에요. 감독님께서 오케이 했으니까 뭐 괜찮았겠죠.(일동 웃음)


장: 배우 분들이 춤추실 때 날씨 때문에 많이 아쉬워하셨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 저와 배우 간의 신뢰가 안 좋아졌던 것 같아요. 제가 오케이를 해도 많이 의아해하시고.(웃음)


관객: 배진만 배우님께선 다역을 하셨는데, 그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고, 각각 어떤 마음가짐으로 연기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장: 원래 시나리오를 쓸 때는 캐릭터마다 개별 이름이 있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꼰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에게 모두 폭력적인 존재가 아닐까 생각을 했어요. 결국 각각 4명이 폭력의 형태는 다르지만 폭력의 본질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서 한 사람이 다역을 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배: 연극에서는 다역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근데 막상 영화 촬영할 때는 답답하더라고요. 잘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그냥 감독님 믿고 갔어요.(웃음) 선우를 대하는 태도로 보자면 결국 약자에게 폭력을 가하는 행태는 형식과 관계없이 똑같다고 생각을 했어요. 


관객: 리얼한 대사를 보고 감독님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셨는지 궁금했습니다.


장: 돌이켜보면 그렇게 화목한 집안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아버지가 주셨던 압박이 좀 많았어요. 그런데 저는 이런 부분들을 일상적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불편한 점도 있지만, 직접 겪었거나 주변에서 충분히 보일만한 부분들인 것 같아요. 일상 안에서 판타지를 가지게 되고 그게 조금씩 이뤄지는 지점들을 만들고 싶었어요. 원래 부산에서는 ‘눈이라도 내렸으면’이라는 말 자체에 다른 정서가 있거든요. 부산에서는 눈이 조금만 와도 설레는 감정이 생기니까 그런 바람과 소망이 이뤄졌을 때를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어요. 



우리 모두 마음속에는 각자의 판타지가 존재한다. ‘마음대로 되는 것도 없고 마음에 드는 것도 없는‘ 현실을 잠깐이라도 잊기 위해서 우리는 꿈을 꾼다. 그래서 영화 속 선우와 성국은 오늘도 춤을 춘다. 음악도 없이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손과 발을 움직인다. 아무렇게나 내딛었던 동작이 하나의 아름다운 스텝이 될 때, 선우와 성국의 판타지는 눈 앞 현실로 실현된다. 영화 <눈이라도 내렸으면>은 관객에게 어떠한 해답을 강요하지도 알려주지도 않는다. 대신 관객의 손을 잡고 같이 춤을 추며 공감하고 위로해준다. 현실에 지쳐 자신의 판타지를 그려나가고 싶은 분들에게 이 영화가 작은 도움이 될 거라고 분명히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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