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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소소대담] 2016.05 소소한 이야기로 꽉 채워진 우리들의 봄날

by indiespace_은 2016. 5. 19.

 [2016.05 소소대담] 소소한 이야기로 꽉 채워진 우리들의 봄날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혜 님의 글입니다.


강철같이 단단한 영화 <스틸 플라워>부터 싱그럽고 풋풋한 영화 <초인>으로 넘어오기까지 인디즈는 다시 바다를 돌아보았고, 철원의 눈 속을 헤쳐오고, 탐욕만 가득한 높디높은 별을 바라보고 왔다. 매주 개봉작이 있었던 만큼 바쁜 나날을 보냈기에 세 번째 소소대담에서는 잠시 쉬어가는 마음으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일시: 2016년 5월 11일(수) 오후 7시 @인디스페이스
참석자: 김은혜, 박정하, 위정연, 김수영, 인디스페이스 홍보팀장


김은혜: 다들 중간고사 때문에 바빴을 시기인데 하필 4월에는 매주 개봉작과 인디토크가 있어서 더 시간에 쫓기셨을 듯해요. 4월을 어떻게 보내셨는지 각자 근황토크부터 시작해볼까요.


김수영: 울 뻔 했어요.(웃음) 시험기간도 겹쳐 계속 밤새다 보니 몸도 안 좋아져서 위도 아픈 상태에요. 그래도 영화 볼 땐 행복해요.(웃음)


김은혜: 저는 곧 이직을 하게 되는 상황이에요. 그 와중에 전주국제영화제도 다녀오긴 했지만, 전주에서 글을 써야하나 고민했을 정도로 인디즈 활동이 정말 많았어요.


홍보팀장: 인디스페이스는 개봉작과 영화제 대관과 후원캠페인으로 계속 정신이 없습니다. 아, 저희 사무국 식구들 사이에선 난리가 났어요. <초인>의 김정현 배우를 ‘인간비타민’, ‘과즙청년’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다들 완전 반했거든요.(웃음)



김수영: 저는 오히려 서은영 감독님한테 반했어요. 책을 많이 읽으시는 분인 듯 하고, 원래 일반 회사를 다니시다가 늦게 영화를 시작했다고 하시더라고요.


박정하: 김정현 배우 보면서 유연석 느낌이 조금 난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실제로는 영화 속 캐릭터랑 다른 사람 같아 보여요.


김은혜: 김정현 배우가 영화보다 실물이 더 잘생겼던데요? 머리스타일이 영화에서의 스타일과 조금 달라져서 또 다른 이미지로 보이는 거 같기도 해요.


위정연: 그럼 <초인>의 여자주인공으로 나오는 채서진 배우는 어떠셨어요?


김수영: 진짜, 너무 예뻐요.


김은혜: 영화를 보면서 김옥빈 동생이 맞긴 맞구나 많이 느꼈어요. 얼굴을 보고서는 많이 닮았다고 생각을 안했는데, 목소리를 들으니깐 바로 김옥빈 배우가 생각나더라고요.


위정연: 저도 진짜 어쩔 수 없이 그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도 워낙 예뻐서 클로즈업할 때마다 계속 놀랐어요. 영화 색이 정말 싱그럽다보니 ‘너무 예쁘다’라는 말밖에 안 나오더라고요. 너무 예뻐서 집중이 안 되었어요.(웃음)


김은혜: [인디즈]에서는 오히려 채서진 배우 인기가 더 많은 거 같네요. 


박정하: 도현의 엄마 역으로 나오는 서영화 배우님 정말 좋아해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4)에도 나오시는데 보면서 ‘악역인데 목소리가 왜 이렇게 예쁜거야’하면서 봤거든요. 목소리가 정말 고우세요.


김수영: 영화에 시가 많이 나와요. 고백하는 상황에서 백석의 시를 읽어주는 등 적절히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영화에서 “책은 배신을 하지 않으니까”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그 말도 정말 공감되었어요. 얼마나 세상사에 치였으면 책 속에서 얻으려고 하는 건지.(웃음) 말로 설명하기 힘든데, 영화를 보면서 계속 눈물이 났어요. 저는 초반부터 계속 울면서 봤는데, 울었던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어요.(웃음)


위정연: 책이 나오는 영화를 정말 좋아해요. 도서관도 정말 낭만적인 장소인데, 영화에서 주인공 둘이 밤이 몰래 도서관에 들어간 것이 되게 낭만적이었어요. 나오는 책들도 되게 좋아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흐뭇하게 봤어요.


김수영: 영화에서 나오는 경희대학교 도서관을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간접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웃음)


김은혜: 다 같이 고민을 해보자는 느낌이 들었어요. ‘초인’이라는 의미를 영화 속에서 설명하고 계속해서 주인공이나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잖아요. 그래서 주인공뿐만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이 초인이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나는 누구일까’라는 고민을 하는 것 같았거든요.


김수영: 영화 보면서 기형도 시인의 ‘질투는 나의 힘’이 많이 생각났어요. 시의 맨 마지막이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로 마무리되거든요. <초인>을 보는 내내 생각났었어요.


김은혜: 5월에, 간만에 싱그러운 영화를 만나서 반가웠어요. <철원기행>에서는 폭설을 보고, <스틸 플라워>에서는 거센 파도를 보고.(웃음) <초인>보다 일주일 전에 개봉한 <탐욕의 별>은 다들 어떠셨나요? 저는 간만에 대학생 때 읽었던 ‘맨큐의 경제학’을 다시 본 느낌이라 머리가 아팠어요.



홍보팀장: 이 영화는 보시는 분마다 평이 달라요. 경제에 관심 있는 분들은 너무 쉽다고 하시고, 저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은 보면서도 이해를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위정연: 자막이 너무 빨리 지나가요. 이해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바로 다음 이야기로 지나가버리더라고요. 


김은혜: ‘관계도’가 나왔을 때 서로 아는 사람들이라는 점을 보고 짜증이 났어요.


박정하: 제 친구가 경제학도라서 그 친구도 보면 재밌어 할 거 같아서 같이 봤어요. 영화보고 나서 어땠냐고 물어봤더니 “경제 분야를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라고 하면서 “이 감독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겠는데, 자료들이 너무 편향된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요. 투자에도 좋은 점이 있고 이게 악용되는 것이 문제점인데, 너무 문제점만 이야기를 하다보니깐 투자 자체가 나쁜 것처럼 보이게 되는 건 아닌가 하더라고요.


위정연: 인터뷰 부분도 보면 한 쪽의 입장에서만 듣잖아요. 관람 후기들을 보면 다른 쪽의 입장도 들어봐야 하는 건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김은혜: 그렇지 않아도 <탐욕의 별> 인디토크(GV) 때 그 이야기가 나왔어요. 다른 입장에 계신 분들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하긴 했는데 그분들이 제대로 응해주질 않았다고 해요. 간접적으로 있는 분들은 얼굴 공개를 원치 않아서 영상에 넣을 수 없는 경우도 있어서 감독님도 아쉽다고 하셨죠. 다들 <철원기행>은 어떠셨어요?



김수영: 저희 집을 보는 것 같았어요.(웃음) 돈 때문에 첫째 며느리가 보채고, 둘째도 나름대로 엄마에게 돈을 얻으려고 하는 모습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위정연: 특히 식사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중국음식점 갔을 때 카메라 위치요. 둘째가 늦게 도착하잖아요. 스크린을 반으로 갈라놓듯이 딱 가리고 앉더군요. 그래서 갈라진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의도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졸업 작품으로 가족들이 식사하는 내용을 찍었거든요. 저렇게도 찍을 수 있구나 생각했어요. 개봉작 중 제일 재밌었어요.


김은혜: 며느리로 나오는 이상희 배우님을 정말 좋아해서 궁금했던 작품이었어요. <철원기행>은 가족 중 한 명에게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가족구성원 모두에게 비중이 고루 돌아가면서 초점을 맞춘 점이 인상 깊었어요. 그리고 한겨울에 찍은 작품이라 정말 고생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정하: 다들 어색한 게 싫은데, 둘째도 며느리도 막상 떠나지는 않는 모습에 눈길이 갔어요. 어색한 걸 피하고 싶기도 하고 깨고 싶기도 한 묘한 느낌을 잘 잡았던 것 같아요.


위정연: 영화 마지막에 가족들이 산산이 흩어질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끝까지 서로 이야기를 하고 붙잡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결말이었고, ‘그래도 가족이다’라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어요.



홍보팀장: <업사이드 다운>은 작년에 개봉했던 <나쁜 나라>와는 어떻게 다르다고 느끼셨나요?


김은혜: 시선이 완전 다른 것 같아요. <나쁜 나라>는 유가족의 옆에서 그들의 활동을 쭉 지켜보았다면 <업사이드 다운>은 지금 현 상황이 어떻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업사이드 다운>을 더 재미있게 봤어요.


김수영: <업사이드 다운>은 수업시간에 많이 다뤘던 내용들이 나왔던 것 같아요. 세월호 사건 때 언론보도가 문제가 많이 되었잖아요. 매뉴얼도 없었고 이상한 보도가 많았죠. 감독님이 언론을 공부하신 사람인지라 그 부분에 대한 초점을 잘 맞추신 것 같아요. 제가 지금까지 미디어 공부하면서 자부심만 있었지 부끄럽다는 생각은 안 해봤었는데, 이번에 영화를 보면서 정말 부끄러움을 많이 느꼈어요. 언론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저런 것들을 염두에 두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김은혜: 영화에서도 변상욱 CBS 본부장이 세월호 사건 이후 전공 서적을 살펴보니 그 속에 매뉴얼이 다 있었다고 말하기도 하잖아요.


김수영: 책으로 배울 때 다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서 자세히 안 봤던 것 같아요. 기자들도 계속 보도 자료를 베껴 쓰는 거에만 치우쳐 있다 보니 뭔가 더 알려고 하지 않고 의문을 제기하지 않아서 그런 문제가 발생했던 것 같아요.


박정하: 아직도 기억이 나요. 세월호 사건이 터진 날에 속보로 잠에서 깼었거든요. 뉴스 보며 “그래? 근데 다 구했네. 그럼 되었네!”하고선 씻고 나왔는데 “뭐야, 하나도 못 구했다고?” 어이가 없었어요. 초반에 다 구조했다는 보도를 들어서 그런지 당장 다 못 구했어도 곧 다 구조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참사가 될 줄은 몰랐어요.



김은혜: 종영하긴 했지만 <스틸 플라워> 이야기도 해볼까요?


박정하: 감히 말하자면 저에게는 올해의 영화이지 않을까 해요.(웃음)


김은혜: <스틸 플라워>의 플롯 자체가 마음에 들었어요. 홀로 세상으로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준 거잖아요. 어떤 관객 분들은 너무 고난 속으로 몰아넣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사실 현실이 크게 다를 바가 없잖아요.


위정연: 요새 힘든 영화들에 적응해서 그런지 저는 별로 안 힘들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너무 폭력적인 세상에 적응해버린 거 같아요.(웃음) 한 사람이 정처 없이 캐리어를 끌고 가고, 그 사람을 따라가는 느낌이 좋았어요. 지루할 수도 있는 내용인데 전혀 지루하지 않았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조마조마하며 봤던 것 같아요.


김은혜: <스틸 플라워> 시사회 때 뒷이야기를 들었는데, 정하담 배우가 탭댄스를 7개월 가까이 배웠던 거라고 해요.


박정하: 그래서 그 때 진행하신 이해영 감독님이 “못 추는 법을 배우셨나요?”라고 했었죠.(웃음) 저는 이 영화가 드러내는 태도가 좋았던 거 같아요. 내용이나 연출을 떠나서 감독의 태도가 시적이고 정하담 배우의 태도도 시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뭐가 없는데도 그게 다 잘 어우러져서, 그게 좋은 영화인 것 같아요. 평론가들도 고난을 이겨내기 위한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부득불 그런 상황을 만들어야 되는가라고 말을 하시던데, 제가 봤을 땐 이 영화가 고난을 이겨내는 영화가 아니라 ‘이 아이가 이런 일을 겪었는데, 그냥 일어나서 탭댄스를 춘다’ 이런 느낌이었어요. 의미를 부여한 느낌이 안 들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위정연: 이 영화는 설명하는 게 아니라 보여주잖아요.


박정하: 의미를 담아 보여주었다면 오히려 별로였을 것 같아요. 이제는 그 방식도 뻔하니까요.



김은혜: 이번에 쓰신 영화제에 관한 기획기사(이색 영화제: 영화 '관람'의 틀을 깨다 >> http://indiespace.tistory.com/2899)를 보고 무주산골영화제에 가보고 싶어졌어요. 


박정하: 그 영화제 이름만 들었는데, 사진에서처럼 산 속에서 영화를 보는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김은혜: 혹시 가보고 싶은 영화제나 가보았는데 괜찮았던 영화제가 있으신가요?


박정하: 개봉한 영화를 주로 챙겨보는 스타일이라 영화제를 가본 게 작년 미쟝센단편영화제가 처음이었어요. 아는 언니의 영화를 보기 위해 보러간 것이었는데, 그 때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제의 상영작을 보러가는 재미를 느끼게 되었어요.


위정연: 부천판타스틱영화제랑 서울독립영화제, 미쟝센단편영화제를 가보았고 특이한 영화제는 가본 적이 없어요.


박정하: 어제 서울환경영화제에 갔었어요. 꼭 개봉했으면 좋겠다 할 정도로 영화가 좋았어요.



각자의 영화 한줄평만 보다가 이렇게 다같이 개봉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한국독립영화에 대해 예전보다 더 많이, 깊이 알아가고 있음에 새삼 놀랐다. 이렇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음을 배우게 되었다.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대화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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