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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드디어 만났다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 인디토크(GV) 기록

by indiespace_은 2015. 9. 15.

드디어 만났다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 인디토크(GV) 기록


일시: 2015년 9월 10일(목) 오후 8시

참석: 김선 감독 

진행: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수빈 님의 글입니다.


영화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제한상영가 결정으로 5년간 빛을 보지 못한 채 소문만 무성해진 김선 감독의 영화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이하 <자가당착>)가 드디어 정식 개봉했다. ‘불도저처럼’ 만들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돌발적이고 우발적인 리듬으로 정신없이 몰아치는 이 영화. 정권에 대한 날선 비판만 가득할 줄 알았으나 의외로 영화 속 선과 악의 경계는 불분명했다. 할 이야기가 있으면 후속편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이 집요한 감독을 모시고 영화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화 관련법의 발전에 있어서 몇 가지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던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이 함께 자리했다.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이하 조): 이 영화는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이지만 <자가당착>이라는 단편영화가 2008년에 있었어요. 상당히 모험적이고 실험적인 영화였는데요. 2008년부터 <자가당착>이라는 영화를 만들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요?


김선 감독(이하 김): 2008년에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영화인들을 많이 탄압했어요. 그런 상황에서 <자가당착>이라는 단편을 만들었고 <철의 여인>이라는 이름으로 바꿔서 개봉을 했었어요. 스톱모션으로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스톱모션은 한 콤마 한 콤마씩 찍어야 하니까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려요. 하다보면 정신수양을 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한 번 해보십시오.(웃음) 라디오를 틀어놓고 한 콤마 한 콤마씩 찍고 있는데 촛불시위로 난리가 났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 얘기를 듣고 가만히 이걸 찍고 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사실 스톱모션은 중간에 움직이면 안 되거든요. 그러면 연속동작이 흐트러지기 때문에. 그래서 카메라를 테이프로 붙여놓고 뛰어나갔어요. 어쨌든 2008년도에 <철의 여인>이라는 단편을 만들고 정권의 만행이 계속 되자 속편을 만들어야겠다 싶더라고요. 언제나 속편은 ‘전쟁’입니다. 포돌이와 쥐떼가 혈투를 벌이는 내용을 구상했죠. 예전부터 만화캐릭터나 인형 같은 걸 좋아했었어요. 특히 ‘얀 슈반크마이어’라고 체코출신의 정말 유명한 애니메이션 감독이 있는데 그 분을 너무너무 좋아해요. 그들의 후예라고 할 수 있는 ‘퀘이 형제’도 좋아하고요. 영국의 쌍둥이 형제인데 그 분들은 좀 더 괴기하고 음산한 느낌이에요. 어쨌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전부터 너무 좋아했어요. 포돌이 캐릭터에는 왜 그렇게 끌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포돌이 인형을 가지고 쥐들과 혈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찍어보자 싶어서 이렇게 찍게 된 거죠. 보시면 아시겠지만 인형들을 가지고 집 안에서 난리를 쳤어요. 제가 사는 집이었습니다. 불도 지르고 물도 뿌리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주민들이 한 번도 불평을 안 했어요. 영화 찍기 딱 좋은 곳이죠. **아파트라고 여러분도 영화 찍으려면 거기서 찍으세요. (웃음)


조: 보기에는 간단해보이지만 제작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스태프도 없는 상황에서 이걸 해냈다는 게 신기했어요. 실제로 스톱 애니메이션이 많이 없어졌어요. 세계적으로도 드물고 1년에 몇 편 나올까 말까한데, 21세기 한국에서, 영화도 많이 만들었던 김선 감독이 이걸 도전한다고 해서 신선하다고 생각했어요. 이걸 애니메이션 기법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지만...(웃음) 아무튼 영화를 보면서 제일 의아하게 생각했던 건 쥐의 이중적 이미지예요. 해외 영화인들도 그렇게 물어봐요. ‘너네는 쥐가 나오는 영화는 못 만든다며?’라고요. 그럴 정도로 ‘쥐’는 전 정권에 대한 이미지가 강한데, 여기선 쥐라는 이미지가 이중적으로 쓰여요. 그리고 포돌이가 하체가 없고 자기 하체를 만드는 과정에서 싸움을 벌이는데 이걸 어떤 맥락으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김: 포돌이의 이야기를 하면서 포돌이의 아버지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했었기 때문에 포돌이와 쥐는 뗄레야 뗄 수 없었어요. 그리고 쥐는 떼로 다니잖아요. 떼로 다니는 동물들은 번식력이 굉장히 강해요. 포돌이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졌던 것 같아요. 이현세 만화가가 포돌이를 처음 그릴 때 어린아이로 설정했어요. 그 설정이 저에게는 딱 이었던 게 포돌이는 아이이고, 아버지를 찾아가는 성장영화처럼 그리면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리고 아이이기 때문에 성적인 능력이 거세되면 어떨까 싶었어요. 성적 능력을 없앤 건 아버지 혹은 어머니라고 자연스럽게 구상이 되었던 것 같아요. 이중적으로 쥐는 번식력이 강하니까 민중의 세력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영화 속의 이미지들은 이중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성적인 충동을 자극하다가 경찰이 되고, 이명박 정권을 상징하는 쥐는 다시 민중의 세력으로 등장하기도 하고요. 이미지가 계속해서 이중적으로 쓰이는데 그건 아마 제가 본 세상의 이미지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아이러니예요. 모든 세상이 아이러니한데 우리나라는 그게 강한 것 같아요. 청와대에 큰 쥐 한분이 계신데 밑에 있는 쥐떼들은 아버지 쥐한테 물러나라고 외치고 있어요. 자기들끼리 싸우는 자가당착 적인 세상을 봤어요. 


조: 포돌이가 아버지를 만나려는데 거절당하다가 포돌이도 쥐로 변하잖아요. 결국 쥐세상이죠. 우리가 현장에서 만난 경찰들을 생각하면 정부의 앞잡이 같지만 현실은 우리와 다른 존재는 아니죠. 그렇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피리 부는 여자의 이미지는 조금 놀라웠어요. ‘지도자’의 이미지인줄로만 알았는데 다시 역전되면서 영화를 혼란에 빠뜨리는 역할을 해요.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라거나, 관객들에게 좀 더 전해주고 싶으신 말이 있으신지요.


김: 상업영화는 선악이 분명해야 재밌거든요. 그 때 쾌감을 느끼고요. 하지만 이런 영화는 여러분들에게 쾌감을 드리기 위해 만든 영화는 아닙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일종의 블랙코미디입니다. 이 영화는 여러분들에게 씁쓸한 느낌을 드리려고 만든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겁니다. 


조: 영화를 보면 ‘대한늬우스’가 맨 처음에 나오는데 상당히 심각해요. 정권의 비밀인양 이명박 정권의 ‘수흥화망’을 얘기하고 고등학생 딸이 아버지에게 설명해주는 구조로 되어 있어요. 다음으로 <칠거지악>이라는 굉장히 뜬금없는 예고편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본영화가 크레딧 없이 시작되거든요. 그리고 본영화 마지막에는 퍼포먼스를 하는 것처럼 한나라당 옷과 쥐 탈을 쓴 사람이 나와서 4대강 공사하는 곳도 가고, 노무현 대통령을 조문하는 곳에도 가고 그러죠. 그렇게 구조를 배치하는 게 어느 정도 계획이 되어있었나요?


김: 시나리오 쓸 때 다 계획이 되어 있었습니다. <칠거지악>은 계획은 없었어요. 완성하지 못한 영화인데 같이 만든 사람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냥 넣은 거예요.(웃음) 대한늬우스는 이명박 정권 때 실제로 복원된 적이 있었어요. 대한늬우스라면 과거에 정책을 홍보하거나 정당화하기 위해 만든, 억압적인 트레일러 같은 거죠. 이명박 정권에 복원되었을 때 바로 이런 형태였거든요. ‘개그콘서트’의 ‘대화가 필요해’ 콘셉트를 따서 4대강을 홍보하는 대한늬우스를 만들었어요. 하도 반발이 심하니까 얼마 안 하고 내렸을 거예요. 그걸 보고 충격을 받아서 그걸 다시 패러디 한 거예요. 마지막 퍼포먼스도 원래 시나리오 상에 계획된 거예요. 원래는 청와대로 진격하는 걸로 되어있었어요. 영화를 다 편집하고 음악작업을 하고 있는데, 그 때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발언을 취소하라고 주장하던 대학생들이 청와대로 진격했다가 강하게 제압당하는 영상을 봤어요. 그 영상을 보고 바로 계획을 접었죠.(웃음) 제 몸이 위험해서가 아니라 영화의 완성을 위해서. 청와대를 포기하고 4대강으로 바꿨어요.



관객: 이 영화에 쓰인 수많은 사운드를 어떻게 삽입하셨는지 궁금하고요, 포돌이가 자신의 부모를 잔인하게 제거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는 건지 의문이 듭니다.


김: <자가당착>을 16mm 카메라로 찍었어요. 러시아에서 나온 소형카메라를 썼는데 싸고 가벼워서 기동성이 좋아요. 단점은 녹음이 안 돼요. 녹음할 자본도 없었고 여력도 없었지만, 제가 구상했던 건 무언극이예요. 언어가 나오는 게 아니라 소리나 음악을 쓰는 걸로요. 그런데 음악으로만 만드는 건 참 힘들더라고요. 사운드 편집을 꽤 오래 했던 것 같아요. 같이 믹싱한 분과 아내가 사운드를 굉장히 많이 모았었죠. 어쨌든 콘셉트는 콜라주였어요. 어떤 논리 없이 쓰나미처럼 나오는 걸 생각했던 거죠. 그리고 아버지, 어머니를 죽이는 장면을 지적하셨는데 제가 영등위에 하고 싶었던 말이 바로 그 부분입니다. 정치인들 목을 베는 게 제한 상영가가 아니라 자신의 어머니의 목을 베는 것을 이유로 제한상영가가 되어야 하지 않는가. 존속살인이거든요. 하지만 존속살인에 대한 부분은 제한상영가 결정 사유에 한 마디도 없고 정치인 목을 벤다고 제한상영가를 주더라고요. 왜 이유를 딴 데로 돌리고 있는가 싶었어요. 그리고 영화가 설명 없이 불친절하게 진행되지만 사실 그 둘은 불륜이에요. 낯선 남자가 계속 어머니 방에 왔다 갔다 하는 거죠. 남편이 아니라 정부에요.


조: 우리나라에선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해서 해야 하는 거지, 장면 가지고 심의를 하면 안 되거든요.


김: 이 영화는 노골적으로 장면 때문에 문제가 되었죠. 구체적으로 한 장면을 뽑는다면 인형이긴 하지만 마지막에 목을 치는 장면 때문일 것 같아요. 이상한 부분이 뭐냐면 첫 번째 제한 상영가 받았을 때가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이거든요. 근데 어떤 문구가 있냐면 ‘국가의 원수를 살해하려는 살인무기같은 영화’라고 되어 있어요. 이명박 대통령 캐릭터에 목을 베는 장면은 없거든요. 이상한 심의 사유인거죠. 


조: 국가기관에서 일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두려움이 있을 수 있겠죠. 아무튼 그 장면이 영등위를 자극한 것 같고요. 사운드는 CF, 드라마, 외국영화, 한국영화에서 상황에 맞게 다 찾아서 붙인 것이죠. 무작위로 넣은 게 아니라. 상당히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16mm로 찍었으니 모니터가 없었을 거예요. 어떻게 찍히는지 볼 수가 없죠. 필름으로 오랫동안 작업하셨기 때문에 일부러 스크래치 낸 것 빼고는 화질이 좋아 보이더라고요. 스크래치는 어떻게 내셨나요?


김: 영화를 다 찍은 다음에 필름을 현상하고 콘크리트 바닥에 스태프들이 모여서 세 시간씩 문질러요.(웃음) 


조: 일부러 필름에 손상을 낸 거군요. 하지만 어떻게 손상이 될지 모르는 것이거든요. 포돌이 얼굴이 지워질 수도 있고요.(웃음)


김: 한번 해보신 분들은 알 거예요. 아무리 문질러도 필름 속 얼굴이 지워질 정도로 스크래치는 안 나더라고요. 연속성에는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엄청나게 문지르다 보면 필름이 끊겨요. 그걸 찾아 연결하는 작업을 두 시간 동안 하고.(웃음) 인고의 과정이에요.


관객: 인터넷에는 정치인에 대한 조롱과 풍자가 많은데, 어떤 것을 보면 기분이 나쁘고 어떤 것을 보면 가려운 데를 긁어주는 느낌입니다. 김선 감독님 생각에는 패러디와 풍자, 그리고 멸시적인 표현의 차이는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김: 대중들의 자체적인 정화를 믿어야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사실 잘 모르겠어요. 다만, 정치인에 대한 풍자는 무지막지해도 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쨌든 그 사람들은 우리가 뽑은 거고 우리의 권리를 위임한 거잖아요. 하지만 현실은 역전되어 있지요. 우리가 권력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인을 조롱하거나 풍자하는 건 얼마든지 허용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조: 관객이 <자가당착>을 보고 기분이 나빠서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걸고 ‘이 영화는 상영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과 정부에서 상영 자체를 막는 건 다른 것 같아요. 시민사회에서 자체적으로 합의하는 것과 국가에서 영화는 상영하지 못하도록 막는 건 다른 문제라는 거죠. 대법원의 판사들이 이 영화의 예술성이 뛰어나서 상영을 허용했다기보다는 ‘영화는 좀 그렇지만 막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더 강했을 것 같아요. 당연히 이 영화도 박근혜 대통령 친지들이라든지 그런 분들이 보면 기분 나쁠 수 있는 거잖아요. 그 분들이 문제제기를 할 수 있지만 제도적으로 막는다는 건 다른 차원의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미국에서도 명예훼손이 중요하지만 공직에 있는 사람들의 명예는 대중의 알 권리나 표현의 자유만큼 중요하진 않다고 해요. 우리나라도 그런 부분에서는 개선이 필요할 것 같아요.



관객: 쥐라는 동물의 이미지가 말씀하셨다시피 이중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비판하려는 대상이 모호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왜 그런 선택을 하셨나요.


김: 아마 세상이 그래서 그런 것 같아요. 적과 아군이 중요하지 않죠. 분노할 때는 적이 분명한데 적에 대해 분노하고 난 다음에 정신을 차려보면 제 자신이 적인 것 같기도 하고 그러잖아요. ‘386세대’를 보면 답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근간을 이룬 민중세력이지만 지금 그들의 역사는 그렇지가 않아요. 그래서 제일 먼저 떠오른 단어가 ‘자가당착’이란 말이었습니다. 세상 자체가 모순으로 이뤄져있고 모순 자체가 존재를 만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한민국은 그런 것들이 더 심하고요.


관객: 영화를 보는데 현 대통령의 얼굴이 나오는 순간 겁이 나더라고요. 결국 개봉까지 하긴 했지만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서 감독님께 남겨진 게 무얼까 궁금해요. 자기검열이 심해졌을 수도 있고, 오기가 더 강해졌을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김: 꼭 만들어야 되는 영화라 만들었는데, 사실 <자가당착>이 제한상영가가 될 줄 몰랐어요. 이 영화의 운명이라 생각했어요. 어느 정도 사명감을 갖게 됐죠. 꼭 개봉을 시켜서 제한 상영가의 부당함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아요. <자가당착>으로 텀블벅 후원을 받았는데 금방 모이더라고요. 깜짝 놀랐죠. 제한상영가 이슈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계시구나 싶었어요. 개봉 후 하나 아쉬운 점이 있는데, 헌법소원을 하지 못한 거예요. 판결나고 몇 달 안에 진행해야 하는데 그 시기를 놓쳤어요. 담당해주신 박주민 변호사님이 세월호 때문에 너무 바쁘셨어요. 


조: 한국에서 영화 관련법을 바꿨던 작품들은 다 독립영화에요. <파업전야>(1990)라는 영화가 사전심의제는 검열이라는 판결을 이끌어 냈어요. 또 제가 열심히 제작했던 <둘 하나 섹스>(1997)가 헌법소원까지 가서 등급보류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왔고 그것 때문에 제한상영가가 나온 거죠. 이 영화가 그 제한 상영가를 없앨 수 있는 계기였는데...


김: 어떻게 보면 <둘 하나 섹스>가 제한상영가를 만든 거 아녜요!(웃음)


조: 사실 상업영화같은 경우엔 그런 문제가 생기면 자진삭제를 해요. 제작자나 투자자가 어떤 장면에 대해 언급하면 모자이크 처리를 하거나 잘라내죠. 그러면 헌법소원까지 갈 일도 없죠. 그리고 자기 검열에 대한 부분에 관한 얘기가 나왔는데, 사실 그게 제일 무서운 거거든요.


김: 안 생겼다면 거짓말인 것 같고요. 조금은 생겼어요. 


조: 한국에서 등급심사를 받는 영화들 중 높은 비율이 청소년관람불가예요. 영화를 보면 왜 이게 청불이지 싶어요. 관객들의 볼 권리를 지키고 등급을 세분화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5년 만에 원치 않는 개봉을 하게 되신 거 축하드리고(웃음) 감독님의 근황을 들으며 마무리하겠습니다.


김: 요즘은 <무서운 이야기 3>라는 상업 옴니버스 영화의 한 꼭지를 맡아서 만들고 있습니다. <자가당착>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건 5년만인 것 같아요. 보면서 5년 전의 제 모습이 많이 떠오르네요. 그 때는 참 불도저처럼 영화를 만들었구나 싶어요. 여러분들과 함께 해서 기뻤습니다. 개봉 날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치 곁에서 사정없이 폭주하는 기관차를 보는 기분이다. 난해하고 불친절한 구석이 가득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내내 느껴지는 감독의 분노와 열정, 그리고 머릿속으로 자꾸 떠오르는 자가당착적 현실로 인해 영화를 보는 동안 마음속에 작은 소용돌이가 인다. 굼뜬 방식으로 오랫동안 공들여 만든 작품이고 탄생 후에도 오랜 시련을 겪다가 이제야 대중의 곁으로 왔다. 집요한 감독의 이 사연 많은 영화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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