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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기획전 '어제영화' 구교환 & 이옥섭 감독 DAY 인디토크(GV) 기록

by indiespace_은 2015. 9. 6.

기획전 [어제영화] 구교환 & 이옥섭 감독 DAY 

영화 속에 연애가 있고, 연애 속에 영화가 있는 이야기

<구교환, 이옥섭 감독 단편선> + <오늘영화> 인디토크(GV) 기록


일시: 2015년 8월 30일(일

참석: 구교환, 이옥섭 감독 | 조영천 촬영감독 | 임성미, 정향춘, 박현영, 이희웅 배우 

진행: 정지혜 씨네21 기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추병진 님의 글입니다.


<오늘영화>는 세 개의 작품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영화이다. 세 편의 영화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기를 쓰고 영화관에 가서 꿈같은 연애를 시작하고, 영화 속의 영화가 등장하는 ‘마트료시카’ 같은 영화를 보여주면서 끝없이 고민하고, 셀프연애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도 막상 연애는 잘 풀리지 않는다. ‘영화’ 라는 요소가 묘하게 스며든 이 작품들에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이번 인디토크에서는 <오늘영화>의 세 번째 단편 <연애다큐>의 두 감독님과 촬영감독님, 배우님들을 모시고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정지혜 씨네21 기자(이하 진행): 오늘 두 감독님과 주연 배우님 정도만 모시고 대화를 진행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식구가 늘어났어요. 구교환 감독님께서 뭔가 더 재미난 이야기를 해보자는 취지로 소집하신 것 같은데, 어떻게 자리를 마련하신 건가요?


구교환 감독: 서울에서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오늘영화>의 GV가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서 저희 <연애다큐> 팀이 오늘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꼭 한번 어머니와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싶었습니다. 어머니의 옷 컬러링도 참 마음에 드네요. 또 제가 입은 옷은 처음에 영화 찍었을 때 입었던 옷인데, 오늘이 왠지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입고 왔습니다.


진행: 구교환 감독님의 어머니께서는 이번이 영화 두 번째 출연이라고 들었습니다. 아까 살짝 들어보니 배우로서의 야망이 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되셨나요?  


정향춘 배우: 꿈은 실현된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는 꿈이 있습니다. (웃음) 예쁘게 봐주세요. 아들이 이 계통에서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미흡하지만 엄마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아들이 “엄마 한번 출연하실래요?” 라고 물어 보기에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진행: 대사를 너무 잘하셨는데, 시나리오에 있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어머니의 애드리브인 대사는 어떤 부분인가요?


정향춘 배우: 거의 다 즉흥적이었는데, (웃음) 주인공 이름이 ‘하니’ 인데 기억이 잘 안 났어요. 그래서 그 이름을 숫자 하나(1), 둘(2) 할 때 그 ‘하나’로 하자고 말했어요.


진행: 처음 촬영할 때 긴장되지는 않으셨나요?


정향춘 배우: 아들이 하는 일이라 긴장되지는 않았어요. 저는 늘 아들이랑 대화를 많이 해요. 현장에서는 아들이 “엄마 이렇게, 이렇게 좀 해주세요” 그러면, “그래? 그럼 그렇게 하지 뭐” 이렇게 큰 부담 없이 했어요. 그래도 미흡한 것이 좀 많았죠.


진행: 어떤 것이 가장 미흡하다고 느끼셨나요?


정향춘 배우: 영화배우들은 멋있게 나오잖아요? 그래서 저도 멋있게 나올 줄 알았어요. 근데 눈가에 주름이 너무 많이 나와서. (웃음) 혹시 다음에 또 영화를 찍을 기회가 있으면 눈웃음은 짓지 말고 미소만 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행: 구교환 감독님께도 여쭤볼게요. 이옥섭 감독님과 공동 작업을 하면서 어떻게 역할을 분담하고 의기투합 하신건지 궁금하네요. 처음 작업을 시작한 순간부터 돌이켜본다면, 어떤가요?


구교환 감독: 시나리오 같은 경우는 퐁당퐁당 왔다 갔다 했어요. 제가 쓴 것을 이옥섭 감독이 본 다음 각색하고, 그 각색본을 또 제가 각색하고. 이런 방식으로 했습니다. 제가 배우로 연기도 했기 때문에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명확히 해두어야 할 것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현장에서는 이옥섭 감독이 거의 연출을 하다시피 했죠. 


진행: 같이 호흡을 맞춘 임성미 배우님을 캐스팅하게 된 과정이 재밌더라고요. 지난 해 미장센단편영화제때 이옥섭 감독님과 구교환 감독님이 처음 임성미 배우님을 만났다고 하는데, 처음에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이옥섭 감독: 작년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구교환 감독이 <12번째 보조사제>에 나오는 임성미 배우를 보고 정말 칭찬했어요. 예전의 나 같다, 라면서 (웃음) 너무 궁금해서 저도 그 영화를 봤어요. 그리고 임성미 배우를 영화 현장보다 술자리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 술자리에 여성들이 되게 많았는데 임성미 배우한테 제일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 시상식 때 임성미 배우를 봤는데 느낌이 또 다르더라고요. 영화 속에서 임성미 배우가 옷을 여러 개 입고 나오잖아요? 제 친구들이 영화를 보고는 다 다른 사람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점도 마음에 들었고, 되게 귀여운 느낌이 ‘하나’ 역에 잘 맞겠다 싶어서 캐스팅하게 됐어요.



진행: ‘하나’ 로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신 임성미 배우님, 오늘 영화 속 뱀피 무늬 원피스를 입고 오셨는데 굉장히 멋있네요.


임성미 배우: 너무 힘들어요... (웃음) 감독님의 마지막 디렉션이라고 생각하고 입었습니다. (웃음) 


진행: (감독님으로부터) 오늘 미션을 받으셨나요?


임성미 배우: 네. 미션을 수행하는 걸 좋아해서 이렇게 수행했습니다.


진행: 감독님 말씀에 따르면 볼 때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주셨다고 하는데, 현장에서 ‘하나’를 연기하면서 구교환 감독님과 배우로서 호흡이 잘 맞던가요?


임성미 배우: 잘 맞았던 부분도 있었고, 제가 못 쫓아간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프리 프로덕션이나 촬영하는 기간이 조금 더 길었다면, 하는 생각도 항상 있었어요. 그래도 정신없이 재미있게 찍었던 것 같아요.


진행: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관객 분들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참외 먹는 장면이 참 좋았어요. 도자기를 손으로 쓰다듬는 장면도 좋았고요.


임성미 배우: 저는 그 부분이 제일 아쉬웠어요, 도자기 만지는 부분이. 더 즐겼어야 하는데. 앞으로는 더 많이 즐기면서 하려고 합니다.


진행: 두 감독님이 현장에서 즉흥적인 것들을 많이 요구하셨다고 들었어요. 그 참외 장면 같은 경우도 곧바로 수정해서 촬영에 들어갔다고 했는데, 그런 즉흥적인 부분은 어떻게 연출하셨나요?


구교환 감독: 원래는 참외가 아니라 포도였고 임성미 배우가 포도를 먹으면서 퉤 뱉어내는 이미지를 생각했어요. 그런데 참외의 ‘아삭’하는 사운드를 나중에 편집점으로 붙이면 되게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이미지나 사운드가.


이옥섭 감독: 촬영하는 중에 어머니께서 과일이나 밥을 많이 챙겨주셨는데, 임성미 배우가 갑자기 참외를 깎지도 않고 먹고 있는 거예요. (웃음) 소리가 너무 크고. 너무 좋다고 느껴서 갔던 것이었죠.


임성미 배우: 그때 밤새 촬영하다가 너무 힘들어가지고 ‘정신을 차려야지, 내가 안 그러면 촬영 딜레이 되겠다.’ 싶었어요. 마침 노란색이 눈에 띄더라고요. 그래서 덥석 집었어요. 사람이 뭔가를 씹으면 잠이 달아나잖아요? 뭐라도 입에 넣고 씹어야겠다 싶어서 계속 먹고 있었어요. 그 장면에 대해서 감독님들이랑 미리 얘기하는 동안 저는 계속 먹으면서 들었거든요. 그러다 다음날 참외로 바뀌었어요.


진행: 옆에 계신 박현영 배우님도 구교환 감독님과 <방과후 티타임 리턴즈>에서 같이 작업을 하셨고, 이번에도 같이 하셨죠. ‘이런 술친구 있으면 정말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에서 두 분이 술을 주거니 받거니 하고, 경찰서도 같이 갔죠. (웃음) 촬영은 즐겁게 하셨나요?


박현영 배우: 다른 주연 배우들이랑 다르게 저는 조연이니까 촬영 분량이 2회차 정도밖에 안됐어요. 제작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8회차를 스트레이트로 가는 경우는 드문 일인데, 이 영화는 그렇게 했어요. 굉장히 고되게 밤샘하며 하루도 쉴 틈 없이 쭉 간걸로 알고 있는데, 저는 띄엄띄엄하니까 에너지가 완벽히 충전된 상태로 연기할 수 있었어요. 또 구교환 감독님 집이랑 저희 집이랑 거리가 되게 가까워요. 그래서 그냥 걸어가면 돼요. 처음에 노래방 장면을 찍는데 집에서 한 두 정거장 정도였어요. 콜 타임도 낮 12시 인거예요. 정말 천국 같은 일이죠. 보통 콜 타임은 새벽이에요. (새벽이면) 저는 아침잠이 많아서 정말 괴롭거든요. 그런데 낮 12시니까 ‘어떻게 이런 촬영이 있지?’ 싶었어요. 그래서 슬슬 걸어가서 되게 신나게 촬영했는데 아쉽게도 통편집이 된 거에요 (웃음) 감독님이 노래를 부르면 제가 거기서 추임새를 넣고 둘이서 노는 장면이었어요. 


구교환 감독: 너무 아쉬운 게, 박현영 배우가 한 3분 동안 탬버린으로 무림고수처럼 노는 장면이 있었어요. (웃음) 마치 검무를 하는 것처럼. 너무 재밌는데, 아쉽게도 뺄 수밖에 없었어요. 



진행: 나중에 감독판에서 만나는 걸로?


구교환 감독: 아니, 뭐 그렇게까지. (웃음)


박현영 배우: 아무튼 저는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구교환 감독의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를 본 다음, 작년 미장센단편영화제에서 처음 만났어요. <4학년 보경이>도 그때 같이 봤는데 둘 다 너무 좋았어요. 너무 마음에 들고 친해지고 싶어서 인사도 했죠. 얼마 있다가 바로 이 영화를 찍는다는 연락이 와서 당연히 한다고 했어요. 역시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현장이었고, 특별한 게 있지는 않았는데 이상하게 되게 오래 만난 사람들처럼 편안했어요. 


진행: 인간적인 매력이 철철 넘쳤던 현장이었던 것 같네요. 이희웅 님은 전문배우는 아니고 감독님의 지인으로 알고 있어요. 극 중 현영 남편 역할로 등장하셨죠. 어떻게 출연하게 되신 건가요? 


이희웅 배우: 저는 구교환 감독이랑 친한 친구에요. 어렸을 때부터 꿈이 배우였는데, 집안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하다보니까 이런저런 사업을 하게 됐어요. 구교환 감독과 친구니까 자주 만나다 “출연 한번 해볼래?” 묻기에 하게 됐어요. 또 박현영 배우가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촬영 분량이 꽤 많았거든요. 고생이란 고생은 다했는데, 영화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제가 어디 있나 찾다보니까 영화가 끝나더라고요. (웃음) 대사도 많았는데... 아무튼 그렇습니다. 저는 꿈이 배우라서 아까 어머니 말씀처럼 꿈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기는 잘해요. 말도 잘하고. 근데 왜 편집됐는지 모르겠어요.


구교환 감독: 박현영 배우가 나온 장면들이 아쉽고 후회스러웠다면, 이희웅 배우의 장면들은 잘라도 괜찮은 장면들이어서... (웃음) 입을 안 벌렸을 때 더 잘하더라고요. 옴니버스 영화이고,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너무 미안했어요.


박현영 배우: 제가 한 가지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 하나가 있어요. 실제로 이희웅 배우가 오토바이 프로 선수였어요. 그래서 주인공 둘이 아파트 앞에서 캠핑하는 곳에 저희 둘이 오토바이를 타고 같이 와요. 두 커플이 같이 캠핑을 하고 얘기를 하는 장면이 있어요. 거기에서 주인공 교환이랑 저랑 있었던, 약간의 해프닝을 언급하는 장면이 나오고 그것 때문에 되게 어색해지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통째로 없어졌어요. 그리고 그 장면이 나오기 전에 이희웅 배우가 되게 고생했어요. 그때 저는 오토바이 뒷자리에 처음 타봤거든요. 테마파크에서 놀이기구 타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박진감 넘치고. (웃음) 한밤에 오토바이를 타고서 막 가는데 속력이 한 순간에 높였다가 갑자기 섰다 하니까 비명 소리를 참느라 정말 고생했어요. (웃음) 이희웅 배우가 혼신의 노력을 했는데 참 아쉽네요.


이희웅 배우: 또 덧붙이자면, 제가 그때 족발집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새벽에 족발을 싸가지고 가서 스태프 분들 챙겨주고 그랬어요. 다들 새벽에 촬영 끝나면 자는데, 저는 일을 하죠. 그날 그렇게 고생스럽게 촬영을 6시간 정도 했는데 그 장면이 없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지현을 잡으러가는 장면에서 제가 앞장서서 갔고, 좋은 오토바이를 타고 오라고 해서 성심성의껏 판매해야 될 오토바이를 가격을 낮추면서까지 타고 왔어요. 그런데 그 장면은 너무 짧더라고요. 뭔지도 모르겠어요. 쓱 보면 그냥 동네 오토바이 같은 느낌이 나요. 굉장히 억울하고 할 말은 많은데 구교환 감독이 미안해하니까 다음 영화에서는 대사를 주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추임새라도 주지 않을까.


진행: 조영천 촬영감독님은 구교환 감독님의 전 작품들에서 작업을 하셨어요. 최근에는 상업영화 <맨홀>에도 참여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지금까지 꽤 많은 작품들을 작업하셨는데, 구교환 감독님과는 잘 맞아서 계속 함께 작업하고 계신 건가요? 워낙 꼼꼼하고 여러 디테일을 많이 요구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괜찮으신가요?


조영천 촬영감독: 아마 집이 가까워서... (웃음) 구교환 감독님이 이수역 쪽에 살고, 제가 작년 8월까지 서울대입구역 쪽에 살았거든요. 겨우 세 정거장 거리였어요. 집이 가까워서 같이 작업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웃음) 요즘에는 구교환 감독님이 망원동에 자주 오셔서 제가 망원동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진행: 구교환 감독님과 처음 작업을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 인가요?


조영천 촬영감독: 저랑 학교 동기에요. 학교 다닐 땐 안 친했는데, <왜 독립영화 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를 만들 때 갑자기 연락이 오더라고요. 같이 했습니다. 아마 그 이전 작품을 찍으신 촬영감독님 집이 인천이라서, (그분과) 집이 멀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네요. 


구교환 감독: 오늘 인디토크 멤버를 보면 저는 학연, 지연, 혈연으로 영화를 찍었는데... (웃음) 조영천 촬영감독님의 촬영을 계속 봐왔고, 팬이었어요. 촬영 정말 잘하시거든요. 제가 부탁을 드리고 도움을 받은 거죠. 컷이 많이 나누어져있는 장면이 있었는데 저희가 그 분량을 다 못 찍는 상황에 닥쳤어요. 어떻게 찍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웃음) 그때 조영천 촬영감독님의 아이디어로 마술처럼 해결했어요. 아, 이렇게 얘기하면 우리가 무슨 대단한 영화를 찍은 같네요. (웃음) 갑자기 너무 경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웃음) 감안하시고 들어주세요. 앞으로 더 잘 찍겠습니다.


진행: 현장에서 구교환 감독님이 감독 겸 배우를 같이 하다보니까, 이옥섭 감독님께서 연출 쪽에 더 집중하셨을 것 같아요. 디렉션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것들은 내가 좀 더 중요하게 신경 써야겠다’라고 생각한 것들이 있었나요?


이옥섭 감독: 구교환 감독은 <4학년 보경이> 할 때에도 배우로 도와주셨는데, 항상 제가 요구하기 전에 먼저 되게 많은 걸 보여주셨어요. 테이크 마다 다른 것들을 보여주셔서 제가 그 중에서 선택할 수 있었어요. 즉흥적으로 재치 있게 해주셨고, 동선을 짜거나 하는 것들을 알아서 하셔서 저는 선택만 하면 됐습니다. 그런 점이 정말 좋았어요.


관객: 오늘 구교환 감독님의 작품을 처음 봤습니다. 저는 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인데, <방과후 티타임 리턴즈>를 보면 김이듬 시인의 시 ‘시골 창녀’가 나오잖아요. 영화를 만들 때 이렇게 다른 영역에서 영감을 받고 그걸 바탕으로 영화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어쩌다가 ‘시골 창녀’라는 시를 영화 속에 넣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구교환 감독: 제가 문학에 지식이 굉장히 얕아요. 딱 하나 좋아하는 시가 김이듬 작가의 ‘시골 창녀’이거든요. 제가 그 시를 좋아하게 된 상태에서 이옥섭 감독의 시나리오를 각색하고 연출하게 된 거에요. 이 시와 그 작품이 잘 통한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시의 덕을 많이 볼 수 있다는 생각도 했고요. 그리고 저는 저의 얕은 문화 지식 안에서 끄집어내려고 애씁니다. 특히 저는 만화를 많이 봐요.



관객: <오늘영화> 같은 경우는, 두 감독님께서 이러한 영화를 만들자고 구상하다가 내용을 붙이고 붙여서 탁구 하듯이 시나리오를 주고 받으셨다고 했잖아요? 어떤 방향으로 진행됐는지 궁금합니다.


구교환 감독: 저는 이옥섭 감독과 연애가 아니라 썸타고 있는 사이에요. (웃음) 처음에는 저희관계의 일련의 과정을 EBS국제다큐영화제에 지원해서 ‘셀프 연애다큐’ 를 만들자 생각했어요. 지원금으로 맛있게 밥 먹고 놀러 다니면서 만들자고 했어요. 그런데 셀프 다큐멘터리는 온전히 자신을 보여주어야 하잖아요.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저는 눈치 많이 보고, 내가 어떻게 보여야할지 고민하는 스타일인데, 막상 제가 온전히 발가벗겨질 것을 생각하니 두려웠어요.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상상만 하다가 접었습니다. 그러다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40주년 기념으로 상영 이력이 있는 감독에게 공모를 받았어요. 그래서 제가 ‘그렇다면 이걸 완전히 과장된 뻥을 넣어서 엄청난 극영화를 만들어보자’ 라고 생각했고 <연애다큐>를 제작하게 됐습니다.


관객: 구교환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은데, <연애다큐> 속의 감독님의 모습이랑 실제 감독님의 모습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또 어디까지가 연기이고 어디까지가 실제인지 궁금합니다.


구교환 감독: 그건 이옥섭 감독이 답변을 해야 하는데요. (웃음) 생각해보면 <연애다큐>의 교환이랑 하나가 어쨌든 연애다큐를 만들어서 출품을 할 것 아니에요? 저는 이 영화가 최종 편집본에 쓰이지 않는 B컷들로 이루어진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주인공이 미처 담지 못한 B컷들을 담아서 나온 것이 <연애다큐> 라는 것이죠. (이옥섭 감독을 보며) 저는 실제로 어떤가요?


이옥섭 감독: 영화 속에 나오는 교환이랑 실제 교환이랑 굉장히 비슷한 구석이 있어요. 엉뚱한 부분이 비슷한 것 같아요. 남을 배려하지 않고 이기적이고 돈 있으면 어떻게든 가지려고 하는. 농담이고요 (웃음) 재밌는 친구예요. 


진행: 오늘 시간이 더 길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지만 마지막으로 한마디씩 해주시겠어요?


정향춘 배우: 제가 부모로서 무슨 큰 꿈이 있겠어요? 작은 일을 잘 해야 큰 꿈을 이룰 수 있다고 하듯이 우리 교환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엄마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교환 감독: 제가 영화를 만들고 나서 쑥스러워서 부모님께는 못 보여드렸어요. 그런데 어제 처음 보셨어요. 본인 연기도 모니터링하시고. (웃음) 다음부터는 어머니랑 극장에 와서 같이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오늘 사실 너무 걱정됐어요. 이렇게 관객 분들이 많이 계실 줄 몰랐어요. 게릴라 콘서트 하는 마음이 이런 거구나... (웃음) 독립영화는 멀티플렉스에서 계속 틀어주는 게 아니잖아요? 길을 가다가 들어와서 보는 것이 아니고 시간을 맞춰서 이곳까지 찾아오신 건데,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 더 좋은 영화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희웅 배우: 감사합니다!


이옥섭 감독: 오늘 이렇게 시간 맞춰서 기획전 봐주시고, 이 황금 같은 일요일에 찾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랑 구교환 감독은 항상 저희 영화에 대한 반응을 궁금해 하는데, 관객과의 대화를 해야 반응을 알 수 있어요. 또 저희가 구글링을 하니까 사적인 블로그에 남겨도 다 찾아봅니다. 나쁜 말이든 좋은 말이든 남겨주세요. 촬영감독님, 배우님들도 다 와주셔서 감사하고, 오늘이 서울에서 하는 마지막 GV인데 상영은 계속 진행되니까 더 재밌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임성미 배우: 저는 관객과의 대화가 익숙하지는 않은데, 이렇게 직접 피드백을 받으니까 더 좋은 배우, 더 큰 배우가 돼서 관객 분들께 보답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다들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하는 분들이기에 관객 여러분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박현영 배우: 객석이 비어있고 오히려 게스트가 더 많으면 어떡하지 걱정했어요. (웃음) 그런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음에도 좋은 작품으로 뵙고 싶습니다. 계속 작은 영화들에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조영천 촬영감독: 항상 카메라 뒤에만 있다가 처음 관객과의 대화에 나와서 앉아보는데요, 물을 3통 정도 마신 것 같아요. 화장실을 두 번 정도 갔다 오고. (웃음) 새롭네요. 촬영팀으로 도와주었던 스태프 분들도 와주셔서 감사하고 또 여자 친구가 와주어서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구교환, 이옥섭 감독의 영화처럼 웃음이 끊이지 않는 유쾌한 대화가 이어졌다. 마치 한 가족처럼 끈끈한 정으로 맺어진 이들은 촬영 현장에서도 거리낌 없이 소통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면서 그야말로 ‘즐거운 영화’ 를 만든다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이 ‘즐거운’ 에너지가 영화 속에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만약 이 두 감독의 영화가 옴니버스가 아닌, 단 하나의 장편영화로 극장에 찾아온다면 사람들은 분명 이들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다. 부디 그 날이 머나먼 내일이 아니라, 바로 오늘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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