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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Review]<꿈보다 해몽> : ‘꿈’보다 ‘해몽’이 좋아야 하는 이유

by 도란도란도란 2015. 2. 24.

 <꿈보다 해몽> 

Synopsis

꿈자리가 사나운 여배우

여전히 인기 없는 공연만 하고 있는 한 무명 여배우가 오늘도 관객이 한 명도 들지 않은 공연장을 박차고 나온다.외로운 마음에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예전처럼 편하게 만날 수가 없다. 게다가 유명 배우로 성공한 옛 극단 동료는 오랜만에 전화해선 “꿈자리가 사나우니 조심해”라고 경고까지 한다.

꿈을 좀 아는 형사

무작정 향한 공원에서 홀로 외로운 마음을 달래던 여배우 앞에 문득 한 형사가 나타난다. 

형사는 근처에서 일어난 자살사건을 정리한 후 심란한 마음에 공원으로 나선 참이다. 

어느덧 소주를 나눠 마시며 답답한 마음을 나누던 둘은 우연히 어젯밤 꿈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꿈 꾸는 남자친구

언젠가부터 여배우의 꿈에 헤어진 남자친구가 자꾸만 등장한다. 꿈같은 호시절을 함께 했던 둘은 그들에게 닥친 현실의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헤어졌다.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우리가 서로를 봐주면 된다며 그녀를 위로하던 남자친구는 잊혀지긴커녕 여전히 그녀의 꿈과 현실 사이에 머물러 있다. 꿈에 지친 그녀인데, 왜 자꾸 같은 꿈을 꾸는 걸까? 


관객기자단 [인디즈] 전지애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인디즈] 한 줄 관람평

양지모 : 꿈이라는 공간의 형상화

이교빈 : 꿈을 꾸고, 꿈을 해몽하고, 해몽한 대로 다시 꿈을 꾸는

김민범 : 어젯밤 꿈을 떠올리며 짓는 표정들

이도경 : 속마음은 꿈으로 도망치고 우린 그걸 다시 현실로 데려오고

전지애 : 우리에겐 꿈보다 해몽이 중요하다



<꿈보다 해몽> : 보다 해몽 좋아야 하는 이유



<꿈보다 해몽> 대단히 직설적인 제목이다. 영화의 주요 내용이 해몽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연신(신동미 ) 무명의 연극배우로, 무명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그녀가 최근에 공연하는 연극은 관객 0명을 달성하고 있다. 역시나 관객이 명도 오지 않은 , 그녀는 공연장을 박차고 나와 가던 낙산공원에 간다. 공원 벤치에서 형사(유준상 ) 만나 그가 맡았던 자살사건에 대해 듣게 되고 연신은 자살사건과 기묘하게 닮은, 자신이 아침에 꿈에 대해 형사에게 말해준다.

 

갈대가 듬성듬성 솟아있는 벌판 가운데 오래된 자동차 대가 놓여있고, 창문 틈을 막고 있는 청테이프가 보인다. 연신은 조수석에 놓인 번개탄과 소주, 수면제를 응시하다 휴대폰을 집어 든다. 그러는 와중 트렁크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연신이 트렁크를 열자 형사가 보인다. 그리고 꿈속에서 만난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 연신은 잠이 깬다.

 




꿈에 대하여 들은 형사는 해몽을 시작한다. 남자친구와 자동차 때문에 싸운 있죠?연신은 해몽이 용하다며 놀란다. 남자친구가 헤어지고 망나니처럼 살까봐 걱정했죠?그것 역시 맞는 말이었다. 꿈을 해몽하여 현실로 끌어온 순간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단순히 사납다고 생각했던 꿈이 실은 현실에 기반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꿈이 헤어진 남자친구와 연관되어 해석된 순간 연신은 그에 대해 떠올리게 된다. 해몽으로 인해 무의미했던 꿈이 의미를 갖게 되면서 현실에 영향을 준다.

 

연신의 남자친구인 우연(김강현 ) 연극배우였다. 연신과 7년의 연애를 끝내고 그는 연극을 관뒀다. 그는 연신과 헤어진 오랜만에 낙산공원을 찾았다. 그녀와 술을 마시던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데 형사가 공공장소는 금연이라며 말을 건다. 연신에게 형사가 처음 건넸던 말과 동일하다. 연신과 형사가 그랬던 것처럼 우연도 형사에게 아침에 꿈에 대해 말해준다.

 

꿈에서 우연은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다른 차들의 왕래가 없는 국도에서 경찰관이 과속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우연은 과속을 했다는 이유로 경찰관에게 붙잡힌다. 면허증을 요구하는 경찰에게 면허증을 보여주려고 지갑을 찾지만 그는 마침 지갑을 집에 두고 왔다. 경찰은 면허증이 없다는 우연의 대답에 생뚱맞게 트렁크를 열어보라고 지시한다. 우연은 얼떨결에 트렁크를 열었고 그곳엔 아기 옷이 실려 있다. 경찰은 아기도 없으면서 아기 옷을 갖고 있으니 불법이라고 말한다.

 




우연의 꿈을 듣고 형사는 해몽을 시작한다. 지갑을 두고 왔다는 경제력에 자신이 없다는 거죠., 여자친구를 임신시켜서라도 붙잡아두고 싶었지만 아기를 키울 형편은 되지 않아 결국 여자친구와 헤어졌겠네요.우연은 해몽을 듣고 깜짝 놀란다. 개꿈에 불과했던 꿈이 현실의 상황과 정확하게 맞물렸기 때문이다. 우연은 형사의 해몽을 통해 다시 연신을 떠올린다.

 

연신과 우연이 꾸었던 해몽하지 않았다면 단순한 개꿈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형사의 해몽으로 인해 그들의 꿈은 현실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다. 연신은 형사와 얘기를 마치고 우연이 살던 동네를 찾아가고, 우연 역시 형사와 헤어지고 연신의 자취방을 찾아간다. 해몽이 없었다면 그들은 서로에 대해 떠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영화의 제목처럼 결국 중요한 것은 꿈보다 해몽 것이다. 만약 형사가 꿈들을 다른 현실로 해석했다면 그들은 서로가 살던 동네를 찾아가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해몽 단순히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헤어진 연인을 아직도 생각하시네요라는 평범한 이야기일 뿐이다. 연신이 우연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었더라면 그녀는 형사의 해몽을 비웃었을 것이다. 하지만 평소에도 우연에 대해 생각하고 내심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했기 때문에 그의 해몽을 인정한 것이다. 결국 해몽에 대한 판단은 연신이 내리는 것이다. 한국의 속담엔 이런 말이 있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그런데 영화의 제목엔 서술어가 없이 <꿈보다 해몽>뿐이다. , 해몽의 좋음과 나쁨을 판단하는 것은 꿈을 주인공의 몫이라는 얘기다.

 




사람들은 살면서 가지의 꿈을 꾼다. 하나는 수면 중에 일어나는 일련의 시각적 심상 꿈이다. 다른 하나는 실현하고 싶은 이상이나 희망 의미하는 꿈이다. 연신은 연극을 꿈꾸는 사람이다. 연신은 형사에게 이런 말을 한다. 무대에 올라갔을 어떻게 행동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너무 좋았다고. 그래서 무대에 계속 올라간다면 행복할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서 배우가 되었다고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아닌 행복을 좇아간다는 사실은 이제 꿈이라도 칭해도 만큼 비현실적인 일이 되었고, 그런 의미에서 연신은 깨어있을 때도 꿈을 꾸는 사람이 되었다.

 

연신과 우연이 아닌 우리들도 살면서 많은 꿈을 꾼다. 연신과 우연이 연극이라는 꿈을 꾸는 것처럼 역시 나름대로 꿈을 품고 산다. 꿈을 꾸는 과정에서 계획했던 것과는 다른 일이 발생하기도 하고, 속의 꿈처럼 꿈이라는 것을 모르는 지나치기도 한다. 나에게 생기는 여러 일들을 단순히 사나운 운세로 치부하며 넘긴 적도 많다. 하지만 <꿈보다 해몽> 보며 꿈을 꾸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해몽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꿈을 꾸는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해몽하고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 부정적으로 받아들일지 판단해야 한다. 어떻게 꿈을 해몽하는지에 따라 삶에 달라지기 시작한다. 연신과 우연은 <Influence in dreams> 연신이 공연하는 연극의 제목이자 포스터의 문구이기도 하다. 라는 연극을 통해 만난다. 관객을 앞에 두고 공연을 원하는 연신의 꿈과 연극을 관뒀지만 아직도 연극을 꿈꾸는 우연의 꿈은 서로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다. 연신의 공연엔 관객이 생겼고 우연은 다시 공연을 시작할 계기를 얻게 되었기 때문이다. 가상의 꿈이 해몽을 통해 현실의 꿈을 실현시킨 것이다.

 




잠이 들고 꿈을 우리는 언제 꿈이 시작하고 멈추는지 없다. 또한 꿈을 꾸면서 지금 꾸는 것이 꿈인지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한 특성은 실현을 좇는 이상인 꿈에서도 찾을 있다. 그렇기에 나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해몽하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질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내가 하는 모든 행동들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이 꿈의 일부일 있고 그러한 일부들은 삶을 이루기 때문이다. 돈이 최상위층을 독점하는 악랄한 사회이지만 그래도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낙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해몽이 필요한 꿈이 사납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상황을 헤쳐 나갈 있는 용기가 필요하기에 해몽을 좋게 하는 것이다. 해몽에 맞춰 생각하고 살다 보면 연신이 해몽을 통해 우연을 다시 생각하고 연극으로 돌아간 것처럼 우리의 삶도 다시 꿈을 찾을 있으리라 생각된다. 결국 관건은 해몽이다. <꿈보다 해몽> 모든 삶을 좋다라고 해몽할 있다면 결국 꿈도 좋다 말할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나에게 주었다. 좋다고 판단하고 좋게 행동한다면 어떠한 꿈이든 조금은 이루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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