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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우리네 삶은 우리의 것입니다.’ <카트> 인디토크

by 도란도란도란 2014. 12. 20.

우리네 삶은 우리의 것입니다.’ <카트> 인디토크

영화: 카트_부지영 감독

일시: 2014년 12월 17일

참석: 심재명 대표 (<카트> 제작자)

 관객기자단 [인디즈] 손희문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영화 <카트>는 우리의 일상에서 귀중한 노동의 문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의 문제를 담은 영화이다. 동시에 우리네 여성들이 처한 곤경과 나아가야할 미래에 대한 시각을 담은 희망적 이야기이기도 하다. 특히 상업영화라고 나뉘어지는 영화계 진영 속에서, 사회적의미가 있는 소재를 도입하고 풀어내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신호를 기대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여성이 주체성을 깨닫고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명필름 심재명 대표와의 만남을 글로 옮겨본다.

 


심재명 대표 영화는 2007년 홈에버 사태를 배경으로 510여일 동안 여성노동자들이 함께 파업하고 투쟁했던 그 사건을 모티브로해서 만들게 되었어요. 2009년부터 시작해서 6년 동안 기획, 제작, 완성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린 영화이고요.

그리고 마지막 크레딧에서 보신 것처럼 노동에 관심이 많으신 많은 분들이 소셜펀딩을 통해 후원해주셨는데, 5000명 정도 참여를 해주셨어요. 그런 여러가지 의미에서, 참 남다른 영화입니다. <카트>가 상영하는 극장이 몇 개 남지 않았지만 여러분들이 궁금한 게 있으시다면 질문해주시면 답하겠습니다.

 

관객 제가 오늘 앞서 상영한 <다이빙벨>을 보고 이어서 봤는데요, 정말 사회의 소리없는 외침들을 이렇게 알려주시는 노고에 힘찬 응원의 박수를 드립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좀 더 알려지지 못하고 소리치지 못하는 그런 편에 좋은 일들을 하셔서 일깨움에 도움이 되면 감사하겠습니다.

 

심재명 대표 말씀하신대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이야기들을 영화라는 매체에 담아서 보여주는 것은 의미가 있죠. <카트>같은 경우에는 적은 예산의 독립영화가아니라 제작비 30억원이 든 영화였어요. 실은 손익분기점을 넘기려면 140만명의 관객이 들어야 해요. 하지만 80만명의 관객밖에 들지 않았거든요.

영화를 만들면서 어디서 돈을 많이 썼냐하면, 마트 세트장이 24시간 하는 곳이 없었어요. 그래서 동탄의 700평 규모의 물류창고가 있었는데, 그곳을 빌려서 모든 마트에 세팅을 하고 물품 5천만원 어치를 사서 넣고, 그렇게 세팅을 해서 촬영을 했고요. 마트 밖의 장면은 모두 CG에요. 그곳이 원래 산들이 있는 한적한 외지인데, CG작업을 해서 밖의 풍경들을 서울이나 대도시처럼 표현했어요. 마트 700평 규모는 1400평 규모로 보이게 컴퓨터 그래픽 작업을 했고요. 또 영화 속에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 매번 100명 가까운 조연, 단역, 보조출연 분들이 나오셨죠. 그래서 생각보다 꽤 많은 제작비가 들었어요.

그런데 이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왜 이렇게 큰 규모와 예산으로 만들었냐고 물어보신다면, 상업영화도 이런 부분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사회적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관객 수가 조금 못 들어서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의 문제, 비정규직, 노동의 문제가 제시되는 이 지점에서 작은 역할을 하지 않았나하는 제작자로서의 마음입니다.

 





관객 제목이 카트인데, 사실상 카트라는 소재와 비정규직의 이미지나, 다른 지점과는 연결이 잘 안 되는 것 같은데 부연설명 부탁드려요.

 

심재명 대표 처음에는 카트라이더, 액션 게임 이야기도 많이 들었어요. 사건자체는 홈에버 사건이지만, ‘우리의 소박한 꿈을 지원해줘라는 제목으로 할까도 생각했죠.(웃음) 내용이 510일간의 투쟁을 담은 르포집이라서 선희의 약속이런 제목으로 갈까도 생각했었어요.(웃음) 말씀하신대로 제목만가지고 영화를 이야기하기에는 어떻게 보면 부족하지 않나하는 생각도 들지만, 만들 때는 한편으로 두 단어짜리 해적’ ‘군도’ ‘명량과의 트렌드와도 맞지 않나 생각은 했었어요. 제목을 이제 와서 바꿀 수는 없고요.(웃음)

 

관객 영화 잘 봤습니다. 개봉하고도 봤고요. 오늘 대표님의 인디토크를 듣고 싶어서 왔는데, 영화를 다시 봐도 몇 가지 눈물이 나는 장면이 있어서 잘 보기로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명필름에서 <관능의 법칙>부터 표준근로계약서를 쓰면서 작업에 참여했다고 들었습니다. <카트>도 마찬가지라는 기사를 봤었는데, 이 영화를 만들게 된 제작의도가 그런 것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심재명 대표 <관능의 법칙>이 표준근로계약을 적용한 첫 한국영화라서 이슈가 되었어요. 요즘에는 많은 영화들이 표준근로계약을 잘 지키면서 영화를 만들고 있고요. 카트의 제작의도는 저 역시 영화제작자이지만 여성이고 딸아이를 둔 아줌마이기도하고, 여성들의 삶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도 만들고 <관능의 법칙>이라는 영화도 만들게 된 거죠. 여성들은 전 세대에 걸쳐서 비정규직이 분포되어있고, 대우도 박하며, 소수자이고 약자이잖아요. 여러가지로 힘든 상황이에요. 그런데 점점 힘들어지는 반면 사람들은 모른척하거나 애써 외면한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영화인이고 제작자로서 특히 여성의 삶에 대한 고민, 책임감들을 생각해왔던 것 같아요. 카트도 그런 고민 중의 하나로 구현된 것 같아요.



 



관객 저는 아쉬웠던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영화 속에서 비정규직 여성분들이 얼마나 열악한 곳에서 활동하는 모습을 더 잘 보여줘야 했지 않나. 생리현상을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쫓기는 장면이나, 발이 퉁퉁 부어서 신발이 안 들어가는 장면 등을 넣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했어요.

 

심재명 대표 저도 더 디테일했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었어요. 시나리오 상에서는 이들이 중간에 점거를 하고 파업을 하는 중에 여자화장실에 줄을 서 있다가 옆에 남자화장실이 빈 것을 보고 들어가는 장면도 나오는데요, 디테일하게 파고드는 연출이나 장면에 대한 구현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단 아쉬움이 남네요.

 

관객 좋은 영화 감사합니다. 영화를 보러 오면서 사실 주인공인 여성들이 한 가정의 부인 혹은 어머니로만 표현되면 어쩌나라는 걱정을 했었어요. 그런데 중심인물인 여성 2명이 남편의 부재로 인해서 노동운동에 몸을 투신하는 계기가 되긴 하지만 그래도 가정이나 사회적 역할 수행으로서의 여성보다는 개인적인 직업이나 노동에 대한 열망이 있는 여성으로 표현된 게 좋았다고 생각하는데요, 앞으로 명필름 대표님 개인적으로나 한국영화 전반에 있어서 여성캐릭터를 좀 더 심도있게 다루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심재명 대표 사실 영화 시나리오 작업을 굉장히 오래했는데, 선희의 남편이 등장했다 말았다 해요. 어떨 때는 등장해서 파업이 밥 먹여주냐?’ 이렇게 말하는 장면도 있고요. 선희는 어쩌면 가장 이 영화에서 평범한 캐릭터인데, 점점 각성해가고 성장해가는 선희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 모습이 나오기도 하죠. 그런가하면 황정민씨 역인 옥순의 남편이 유치장에 와서 옥순을 끌고 가는 시나리오 버전도 있었어요. 남편들이 나왔다 사라지고 하는 부분이 많았는데, 모두 빼게 되었어요. 그 이유는 그렇게 짧게 남자들이 등장할 경우 관객 분들이 남자들을 너무 편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하실까봐 수정을 했죠.

저는 여성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헌신과 모성 이데올로기를 악용하거나 희생을 강요하는 것에 대한 반발심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한국영화 내에서 제대로 된 여성적 시각을 견지하고 여성의 삶과 주체성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 해요. 제가 계속 명필름에서 영화를 하는 이상, 우리 삶에 있어서 여성의 위치나 삶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영화를 힘들지만 계속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그런데 요즘은 사회가 더욱 더 보수화되는 것 같아요. <관능의 법칙>처럼 여배우들이 주체적으로 나서는 영화들은 대중성 측면에서 열세인 것 같아요. 하지만 힘들다 해도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여 여성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여러분 늦게까지 자리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영화에 관심 많이 가져주시고, 명필름에 많은 관심 가져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날 인디토크에는 유독 여성들의 질문이 많았다. 영화를 내 일처럼 진정으로 느끼며 문답을 주고받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과 마땅히 여성의 참여와 의식을 제언하던 심재명 대표의 모습 또한 가히 인상적이었다. 오늘의 공감과 탄식이 있었던 광경을 기점으로 한국영화의 또 다른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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