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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티끌만큼이라도 성장하는 그녀들의 이야기, 인디돌잔치 <앵두야 연애하자> 인디토크

by 도란도란도란 2014. 6. 26.


[인디돌잔치] <앵두야, 연애하자> 인디토크

일시: 2014년 6월 24일

참석: 정하린 감독, 강기화 배우

진행: 박현지 인디스페이스 홍보팀장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혜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인디스페이스에서 1주년 인디돌잔치 6월 상영작으로 정하린 감독의 <앵두야 연애하자>가 선정되었다. <앵두야 연애하자>는 신춘문예에 등단하고자 하는 작가 지망생 앵두’, 아르바이트에 전전하며 남성 편력을 가지고 있는 소영’, 일에 치여 살아가고 있는 윤진’, 그리고 안정적인 교사생활을 하고 있으나 모태솔로인 나은이렇게 4명의 여자가 같이 동거를 하며 일과 연애의 성장통을 겪는 영화다.


 

진행 : 1년 만에 인디돌잔치로 상영되었는데 소감 한 말씀 해주세요.

 

감독 : 개봉한지 1년이 지났다는 걸 이번 상영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이렇게 인디돌잔치에 선정되어 매우 기쁩니다.

 

강기화 : GV를 안 한지 너무 오래되어서 무슨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가 들어왔어요. 1주년으로 뽑혀서 기쁘고 극장에서의 상영이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아 관객들을 만나고 싶어 오게 되었습니다.

 

 

진행 :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쓰실 때가 영화 속 캐릭터들과 비슷한 나이였다고 알고 있어요. 시나리오를 쓸 때 어떤 마음으로 쓰셨는지 궁금합니다.

 

감독 : 시나리오 초고는 26살에 쓰고, 28살에 촬영을 했어요. 예전부터 계속 여자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드라마나 영화 같은데서 소비되는 여자들은 정작 제 주변에 있는 여자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20대 후반이면 완전히 아가씨가 되어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닥쳐보니깐 나는 안 그렇더군요. ‘나만 이런 건가해서 주위를 돌아보면 내 친구들도 저와 다를 바가 없었어요. 그래서 진짜 그녀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고, 저한테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들도 시나리오에 담아보았습니다.

 


 



진행 : 강기화 배우님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어떤 마음으로 동했는지 궁금해요.

 

강기화 : 감독님이 학교 선배라서 시나리오를 작업하고 있던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대본이 저에게 왔을 때 저는 제가 윤진역을 하고 싶다고 욕심을 냈어요. 제가 용의 눈물이란 드라마로 데뷔해서 20년 동안 배우생활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데, 아파보이는 이미지인지 매번 아픈 역할이나 상처받는 역할 위주로 하게 되더라고요. 비록 <앵두야, 연애하자>에서도 사랑에 대한 상처가 있긴 하지만, 현대의 커리어우먼을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에서 윤진역을 하고 싶다고 강력하게 말씀 드렸어요.

 

 

진행 : 그렇다면 다른 배우들 캐스팅은 어떻게 하신건가요?

 

감독 :소영역의 하시은 배우만 소속사 이사님께 장문의 메일을 보내서 캐스팅 할 수 있었고, 다른 배우들은 다 인맥이에요.(웃음) 류현경 배우는 학교 선배였고, 강기화 배우와 한송희 배우는 후배였어요. 애초에 알고 있던 친분을 적극 활용했죠.

 

진행 :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니만큼 촬영 분위기가 좋았을 것 같아요.

 

감독 : . 게다가 스텝들이 대부분 학교 사람들이어서, 다들 즐겁게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웃음)

 


 



진행 : 유독 여자들끼리는 싸움도 많고 서로 상처를 많이 주다가도 어느 순간 그 상처가 약이 되고, 위로가 되기도 해요. 그래서 영화 속 네 명의 친구들이 서로 위로해가고 성장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어요. <앵두야, 연애하자>에서 가장 나와 닮은 캐릭터나, 애착이 가는 장면이 있나요?

 

감독 : 시나리오를 같이 작업한 PD가 있는데, 그 친구에게 농담처럼 이건 다큐멘터리다라고 말 할 정도로 제 이야기가 정말 많이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한 장면을 딱 한 장면을 선택하기가 애매하네요.(웃음)

 

강기화 : 저도 한 장면을 선택하기가 어려워요. 친한 사람끼리 작업을 하다 보니 촬영을 하면서 이게 슛이 들어갔는지 안 들어갔는지 구분이 안 될 정도였어요. 촬영이 끝나도 한참동안 촬영장에 남아 함께 있곤 했던 것 같아요.

 

 

진행 : 감독님이 작업할 때는 20대였는데, 지금은 30대에 진입하셨어요. 연차가 많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기대했던 20대 후반과 지금의 30대의 느낌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요.

 

감독 : 가장 부정적으로 다가온 점은 30대가 되니깐 체력적으로 많이 안 좋아졌어요.(웃음) 그래도 저는 나이를 먹는다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느끼지는 않아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조금씩 더 성장을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영화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앵두와 친구들도 완전히 성장을 하지 못하잖아요. 아주 티끌만큼 성장하지만 그래도 그만큼씩 죽을 때까지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강기화 : 저는 지금도 무명생활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20대에는 멀리 있는 것만 봐서 가까이 있는 행복이나 즐거움을 보지 못했어요. 멀리 있는 행복만 좇고 일도 멀리서 찾고 꿈도 현실보다 너무 크게 그렸어요. 그러다보니 쉽게 좌절하고 포기가 많은 시기를 보냈죠. 30대가 되면서 이제는 가까이 있는 행복이나 사람, 꿈들을 찾게 되었어요. 그래서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내 주변 사람을 챙겨야지하는, 소박해졌지만 행복에 더 가까워진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30대가 되고 보니 저 스스로도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진행 : 개인적으로 연애관에 대해 궁금했어요. 4명의 여자들이 나오지만 연애관도 다른 것처럼, 영화 속 캐릭터에서 가장 비슷한 연애관을 가진 캐릭터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감독 : 저는 영화 속 주인공 네 명이 겪었던 일들을 비슷하게 다 겪었어요. 단 유부남을 만난 적은 없습니다.(웃음) 유부남이 아닌 바람둥이를 만났었고, 게이는 실제였어요. 그 남자가 게이임을 알고 난 이후 1주일 만에 바로 <앵두야, 연애하자> 초고가 나왔었죠. 이 영화 시나리오를 작업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준 사람인 것 같아요.(웃음) 이제는 편안하고 행복한 연애를 하려고 합니다.

 

강기화 : <앵두야, 연애하자>에는 해당되는 캐릭터가 없는 것 같아요. 저는 그저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 친구같이 지낼 수 있는 사람이면 좋을 것 같아요.

 

 


진행 : 다들 바라는 연애 꼭 하셨으면 좋겠네요. 이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감독 : 지금 진행하는 시나리오가 있는데, 3주째 대기상태에요. 하루빨리 재개되어 빨리 좋은 작품으로 찾아뵙고 싶어요. 쓰고 있는 시나리오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요. <러브 액츄얼리>처럼 여러 명의 배우들이 등장해 현재를 살아가며 사랑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강기화 : 저는 배우 생활을 하다가 다른 직업을 같이 준비하고 있어요. 드라마 작가로 2년 동안 공부하다가 이번에 OCN에서하는 <뱀파이어 검사>를 스핀오프로 시즌1이 다시 시작되는데 그 드라마의 작가로 들어가게 되었어요. 내년 2월에 방송할 예정이고 지금 한창 캐스팅 진행 중입니다. 다른 작가들과 공동 작업으로 주인공부터 설정부터 하나하나 회의해가며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진행 : 배우님은 정말 열심히 사시는 것 같아요. 감독님의 차기작 하루빨리 만날 수 있길 기대하고, 배우님이 준비하는 드라마도 잘 진행되길 바랍니다. 인디돌잔치는 매달 인디스페이스에서 진행되고 있으니 투표에도 꾸준히 관심 가져 주세요. 이렇게 인디토크를 마무리 합니다.

 

 

내 주변에 있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는 영화 <앵두야 연애하자>는 비단 20대를 살아가는 여자들의 모습이라 어찌 보면 웃픈영화일 것이다. 한 순간에 성장하지는 못할지라도 티끌만큼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감독의 말처럼, 우리들도 지금 이 순간 조금이라도 성장하고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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