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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s 페이스] 내 맘대로 내 멋대로 Review <어떤 시선>

by 도란도란도란 2013. 10. 30.


 인디's 페이스 (Indie's Face) 


상영 후 감독 배우들과 함께하는 인디토크와 인터뷰, 상영작 리뷰 등 인디스페이스의 다양한 소식들을 전하는 인디스페이스  기록 자원활동가 입니다. 극장 안 이야기들을 전하는 인디스페이스의 얼굴, <인디's 페이스>와 더욱 알찬 소식 만나세요 :D




*본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요즘 독립영화계에서는 아주 ‘핫’한 영화다. 필자에게는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보려고 하였으나 예매에 실패해 결국 보지 못하고 돌아왔던 영화이기도 하다. 바로 <어떤 시선>이다.

  <무산일기> 박정범 감독, <밍크코트> 신아가&이상철 감독, <혜화,동> 민용근 감독이 만났다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기획ㆍ제작한 <어떤 시선>은 다양한 관계 속에 드러난 여러 문제들을 잔잔하고도 강렬하게 전달한다.





우리, 친구 아이가!


  박정범 감독의 <두한에게>는 지체장애를 가진 두한과 그의 절친한 친구 철웅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았다. 아이폰이 사고 싶었던 철웅의 형은 동생인 철웅의 저금통을 빼앗으려 하는데, 동생의 푼돈을 빼앗으려는 형의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조금은 억지스러워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둘은 금세 화해를 한다. 여기에서 단순한 사춘기 소년들의 모습이 제대로 드러난다.

  철웅은 자신에게 “어쩔 수 없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두한에게 그 말이 제일 싫다며 질색을 한다. 영화 속에 철웅이 왜 “어쩔 수 없다”, “미안하다”는 말을 싫어하는가에 대해 자세히 나오지는 않지만 미루어 보건데 가정적인 환경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닐까 짐작해본다.

  철웅은 자신의 형을 위해 두한의 형의 아이패드를 훔친다. 철웅이 자신의 아이패드를 훔쳤다는 사실을 알고 두한의 형은 철웅을 불러 “니가 두한이 친구냐”고 여러 번 묻는다. 이 장면만큼 ‘친구’라는 단어에 대해 곱씹게 되는 때가 없는 것 같다. 철웅은 두한을 볼 면목이 없어 피하지만 두한은 끝까지 철웅을 찾아다닌다. 철웅을 찾아다니는 두한의 모습은 안쓰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기특하고 대견하다.

  엔딩부분에서 여자들의 치마 속을 보며 낄낄 웃는 두한과 철웅의 모습은 영락없는 사춘기 소년들이다.








봉구의 행운


  신아가&이상철 감독의 <봉구는 배달 중>은 택배 일을 하는 할아버지 봉구가 우연히 6살 행운이를 만나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았다. 영화는 잔잔한 물, 나뭇잎 등을 보여주며 아주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며 시작된다. 여기에 할아버지 봉구가 등장하며 갑자기 ‘뽕짝’ 음악이 들리면서 타이틀이 뜨는데, 여기서부터 ‘아, 영화가 범상치 않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의 코믹한 장면은 물론이거니와 진지하고 슬프기까지 한 장면에서도 ‘뽕짝’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봉구는 ‘환승’에 목숨을 걸다시피 한다. 이후 ‘환승’은 봉구가 다니던 택배회사의 모토였음을 알 수 있다. 봉구는 환승할 수 있는 버스 대신 유치원 차를 타지 않은 아이, 행운이에게 말을 건넨다. 봉구는 행운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주기 위해 함께 버스를 타지만 봉구가 행운이를 두고 내린다. 이에 봉구는 깜짝 놀라며 다시 버스에 타지만 이번에는 행운이가 내린다. 이런 설정은 코미디적 요소를 극대화시킨 것이지만 이 영화는 그저 웃다가 끝나는 영화가 아니다.

  글을 못 읽는다며 그동안 자신의 핸드폰에 도착한 문자들을 확인하지 못하던 봉구가 엔딩부분에서 행운이에게 배운 대로 문자사서함을 열어 미국에 있는 딸에게 도착한 영상메시지를 확인한다. 봉구가 손주와 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인하는 모습이 어쩜 이리 짠하고 슬프던지, 비행기 소리와 함께 영화가 끝나 해피엔딩을 암시한 것이 짠하다 못해 시리던 내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만들었다.





평화냐 의무냐, 그것이 문제로다


  민용근 감독의 <얼음강>은 순하고 착한 아들 선재와 엄마가 겪는 갈등과 해소를 담았다. 항상 엄마를 위하던 선재는 여호와의 증인으로서 평화를 위해 총을 들 수 없으니 군대는 갈 수 없다며 엄마에게 “평생 도망치면서 살고 싶지 않다”며 자신의 굳건한 의지를 보인다. 남편과 큰아들 또한 양심적 병역거부를 통해 군대 대신 감옥을 선택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선재만은 감옥에 보낼 수 없다며 말리던 엄마는 결국 “법이 안 바뀌는데 어쩌겠어. 엄마라도 널 지켜줘야지”라며 설거지 내기로 매일 같이 했었던 엄지손가락 씨름을 해서 자신을 이기면 아들의 뜻에 따르겠다고 말한다.

  이 영화는 유난히 이 사회를 향해 외치는 것 같은 대사가 많았다. 자칫 민감할 수 있는 종교를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종교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양심적 병역거부에 초점을 맞췄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원칙적으로 피할 수 없는 병역의 의무. 이 영화를 통해 이 ‘의무’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어떤 시선>은 10월 24일 개봉 후 6일차인 29일 현재 관객 수 8,000명을 돌파했다. 이 기세라면 1만 명은 거뜬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세 감독의 세 영화 모두 개성이 뚜렷하고 메시지가 확실하다. 가벼운 주제들은 아니지만, 무겁게만 풀어내지 않았으므로 여러분께 꼭 한번쯤은 보시길 추천한다.



/글=최이슬 자원활동가(iamyise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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