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진: 저는 오늘 진행을 맡은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 김덕진 이라고 합니다. 오늘 <두 개의 문>의 홍지유, 김일란 감독님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혁상 감독님, 진상규명위원회 이원호 사무국장님 참석하셨습니다. 용산참사 4주기로 오늘 남일당에서 서울역 광장까지 행진을 하면서 추모대회를 했는데 2천여명이 와주셨죠. 4년이 지났음에도 기대이상으로 많은 분들께서 잊지 않고 참석해 주셨습니다. <두 개의 문>이 6월 20일 개봉해 공식 집계로 7만 3천 여명이 관람하시고, 공동체 상영과 다운로드 서비스를 통해 그 이상의 많은 분들과 만나며 대장정의 막을 내립니다. 7개월여를 달려온 네 분의 소감을 들어보고 싶네요.
이혁상: <두 개의 문>을 통해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는데(웃음) 제 전작이었던 <종로의 기적>에서 하지 못했던 다양한 일들을 <두 개의 문>을 통해 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저는 비록 현장에 있지 않았지만 이 영화 덕분에 항상 마음속에 용산을 품고 용산에 대한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영화 상영은 끝나지만 다운로드 서비스는 계속 되니까 계속 관심 가져주세요.
홍지유: <두 개의 문>이 7개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극장에서 관객 분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오늘이 종영하는 날인데, 찾아주신 관객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두 개의 문> 때문에 안 울 것도 한 번 더 울고 반대로 힘이 나기도 했던 것 같아요. 함께 용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두 개의 문>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일란: 앞서 말씀하셨던 것과 비슷한 마음이에요. 많은 감동을 받았고 그래서 감사한 마음이 있는 반면 그 안에 아쉬운 점도 있는 것 같아요. 독립다큐의 배급환경이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혹은 관객 분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주셨더라면, 비록 이번은 완벽히 이루어지지 않을지라도 진실을 밝혀가는 과정에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기반을 어느 정도 마련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도 어찌 보면 다 많은 관객 분들께서 동참해 주셨기 때문에 생기는 아쉬움이 아닐까 생각돼요. 저희가 처음 도달하고자 했던 목표 중 하나가 다시 한 번 청문회를 열어 김석기와 같은 책임자들에게 그 날의 상황에 대해 묻고 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는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쉽네요.
김덕진: <두 개의 문>이 ‘연분홍치마’라는 집단에 다른 영화를 또 제작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됐나요? <두 개의 문>이 큰 화제가 되니까 ‘연분홍치마’ 부자 됐다는 말까지 나오는데(웃음) 실제로 살림살이가 좀 나아졌나요?
이혁상: 아직 입금이 되지 않아서요.(웃음) ‘연분홍치마’가 10년 정도 됐는데 그동안 활동해 오면서 부채가 없을 리 없죠. <두 개의 문>이 잘 된 것은 분명하지만 저희 생활은 계속 허덕이게 될 것 같아요.
김덕진: 이원호 국장님 역시 용산참사가 발생한 날부터 현장에 계셨었죠. 지금까지 누구보다 사건에 가까이 계셨는데, <두 개의 문>이 화제가 되면서 실제로 영화가 용산참사 진실규명 활동에 보탬이 되었다고 보시나요?
이원호: <두 개의 문> 배급활동을 하면서도 사실 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큰 사회적인 반응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는 안 했죠. 그런데 영화가 잘 되다 보니까 어느 순간 위기감이 느껴지면서 ‘우리가 활동을 더 열심히 해서 시너지를 높여야 하지 않나’하는 자책을 하게 되더라고요. 사실 많은 분들이 용산은 이미 끝난 이야기라고 하셨는데 <두 개의 문>을 통해서 ‘용산이 끝나지 않았구나.’,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있구나’ 생각해 주시니까 오늘 4주기 추모대회 때 지난 3주기보다 훨씬 많은 시민 분들이 함께 해 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덕진: <두 개의 문>과 관련해서 관객 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이 아직도 감옥에 계시냐고들 물으세요. 당시 8명이었고 연말에 두 명이 나오셔서 현재 여섯 명이 계시는데, 언론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지난 8월엔 민주당에서 전원 서명 하에 석방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내기도 했었죠. <두 개의 문>이 아니었다면 그런 일도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영화가 너무 화제가 되다보니까 이원호 국장님과 이러다 <두 개의 문>만 남고 용산 참사는 잊혀지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했어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오늘 추모대회에 참여해주신 분들만 봐도 <두 개의 문> 효과가 엄청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죠. 오늘 마지막 관객과의 대화니까 이런 질문을 하고 싶어요. 홍지유 감독님, 이렇게 영화 만드신 것 뿌듯하시죠? ‘아 내가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니’ 이런 생각해보셨을 것 같은데,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는 것이 <두 개의 문>의 어떤 장점 때문이라고 생각하세요?
홍지유: <두 개의 문>을 7만 명의 관객 분들이 봐 주실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 했죠. 처음 이 영화를 보셨던 활동가 분들이 이 영화가 소통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확신에 가까운 얘기를 해 주셨던 것이 생각나네요. 막연하지만 그 때 그 말들이 많은 힘이 된 것 같아요.
김덕진: 그 때 인권활동가 분들이 그런 확신을 주셨기 때문에 기운차게 시작할 수가 있었죠. 김일란 감독님께는 다른 질문을 드리자면, 보통 행간을 읽는다고 하죠. 이 영화를 만들 때 ‘관객들이 이 이 부분은 꼭 알아주면 좋겠다’ 했던 부분이 있으셨나요?
김일란: 관객 분들이 영화를 보고나서 많이 알아주신 것이 ‘철거민은 무죄다’라는 것이었어요. 일심재판이 끝나는 마지막 장면에 ‘철거민은 무죄다’라는 플랜카드가 바닥에 깔려 있잖아요. 수많은 사건 과정에 많은 증거들이 도출되는 상황에서도 유죄판결이 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왜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철거민과 경찰특공대가 우리가 떠날 수 없는 국가라는 큰 틀 안에서 이렇게 희생자가 되어야만 했었는가를 다시 한 번 고민하는 흐름의 과정 끝에 ‘철거민은 무죄다’라는 고민이 이어졌으면 했어요. 그리고 많은 분들이 다행히도 그 부분을 잘 알아주신 것 같아요.
김덕진: 이혁상 감독님은 이 작품에 깊이 관여 하셨지만 김일란, 홍지유 감독님보다는 객관적으로 바라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장 아쉬운 점은 뭔가요?
이혁상: 김일란 홍지유 감독이 공동연출자로 세 명의 이름을 올리자고 했는데, 거부했던 것이 가장 아쉽네요(웃음) 아무래도 두 분이 현장에서부터 열심히 활동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존경이었다고 생각해요. 아쉬운 점은 편집에 있어서 제가 주저했던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기존의 다큐와 달리 너무 확 나가버리면 부담스러워 하시는 분들이 있어서 주저한 부분이 있었는데, <두 개의 문>을 상영하면서 관객의 감정들과 소통하는 것을 깨우치게 됐어요. 다음 영화를 만들 때는 제 생각이나 느낌을 좀 더 밀고 나가도 괜찮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덕진: <두 개의 문>이 초반에 언론에서 담담한 시각으로 담았다는 얘기를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그런 것들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는 말도 많았는데, <두 개의 문> 속편을 만들면 더 깊은 얘기를 할 생각이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될까요?
이혁상: 그것에 대한 답은, 마지막에 보셨던 추모영상을 새로운 시작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감독님들과 작업하면서 조금 더 제 느낌과 감정들을 살려 함께 공감하고 나눌 수 있는 전략을 취했는데, 그런 것들이 앞으로 방향을 잡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김덕진: 이 엄청난 사건을 짧은 시간 안에 담는 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죠. 굉장히 찍어 놓으신 분량이 많은 걸로 알아요. 현장에 몇 개월을 함께 있으면서 한 순간도 카메라를 놓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더 아쉬움이 클텐데,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을 것 같아요.
김일란: 남일당 공간들이 다 없어지고 공터가 된 뒤 그 곳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쩌면 그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영혼이 아닐까 해요. 원통한 영혼들의 죽음의 의혹. 그게 바로 진상규명이고 그 진상규명을 생각하는 과정이 명예회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래서 그 분들의 원통함을 풀어주는 작업의 진행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면서 추모영상을 만들게 됐어요. 그것이 아무래도 <두 개의 문> 후속의 발단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김덕진: 이원호 국장님은 <두 개의 문> 속편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이원호: 네 적극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웃음) 사실 <두 개의 문> 처음 만든다고 감독님께서 시놉시스를 가져오셨을 때는 ‘연분홍치마’가 워낙 현장에서 오랜 시간 함께 했기 때문에 존중하는 마음은 있지만 ‘다큐가 지난 일을 어떻게 재현해 낼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만드는 과정에서는 저희가 도움을 많이 드리지 못하고 영화 배급운동을 함께 했는데, 이번에는 만드는 과정에서도 어떻게든 적극적인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김덕진: 용산참사를 다룬 다큐가 총 9편이 있어요. 그 외에도 책, 만화, 소설, 연극 등 지난 4년 동안 참 많이 나왔죠. 이 용산참사라는 참혹한 사건이 그만큼 문화 예술인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책임감을 주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봤을 때 ‘연분홍치마’ 멤버에서 홍지유 감독님이 가장 예술적 혼이 풍부하다고 보는데, 본인에겐 용산참사가 어떤 사건이었기에 이런 작업을 하신건가요?
홍지유: ‘반복된다’라는 것이었어요. 제가 경험한 철거민의 어떤 죽음이 98년도였어요. 그리고 다시 2009넌 어느 날 다 같이 모여 아침밥을 먹는데, 속보영상으로 용산참사의 현장을 보게 되면서 그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는 갑갑함? 그 속에서 죽거나 혹은 살아남으신 분들의 외침이 십년 전과 똑같았어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만 같은 절망감과 죄스러움으로 한참을 바라본 것 같아요.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어떤 이야기를 이렇게 세상에 꺼내놓을 수 있어서 지금 현재로써는 다행이지 싶어요. 반복되는 절망을 어떻게든 이겨보고 싶었습니다.
김일란: 저 역시 <두 개의 문>이라는 작품을 하면서 사실 가장 많은 특혜를 본 사람이 저 자신이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제가 봤던 <용서는 없다>라는 영화에서 마지막 나레이션에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용서다’라는 말이 나와요. 용산에 가기 전에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들이 저를 갉아먹으면서 힘들게 하던 상황이었어요. 그런 감정을 갖고 용산참사 현장에 갔는데 유가족 분들이나 투쟁하던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저는 치유를 받았던 기억이 있거든요. <두 개의 문> 작업을 하면서도 힘들었지만 계속 치유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있습니다.
김덕진: 사실 <두 개의 문> 속편을 제작해 달라는 말이 ‘연분홍치마’에게 그 힘든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괴로운 감정의 골을 느끼게 하는 가혹한 일이 아닐까 했는데, 지금 치유가 되셨다고 하니까 한 편으로는 다행이네요(웃음) 이혁상 감독님, ‘연분홍치마’라는 집단의 역할이 무엇이죠?
이혁상: <두 개의 문>을 보시고 ‘연분홍치마’를 처음 알게되신 분들은 낯설으실 수 있는데,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입니다. 저희도 영상을 하게 될 줄 처음부터 예상하진 못했어요.
김덕진: 이전에 ‘연분홍치마’가 다뤘던 소재들과 <두 개의 문>이 좀 다르긴 하죠. 그래서 처음 <두 개의 문>을 제작할 때 ‘연분홍치마’ 내부에서 걱정하는 부분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이혁상: 이전 작품들은 모두 성 소수자를 다룬 내용들이었어요. 어떤 분들은 ‘소재의 범위가 넓어졌다.’ ‘사회적인 문제들을 다룬다’라고 하시는데, 사실 성 소수자이기도 하지만 저희 역시 이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 시민으로서 용산참사를 다룬다는 것이 딱히 특별하진 않을 수도 있어요. 오히려 사회적인 소수자 시선으로 다른 어떤 사건을 바라보는 데에 ‘연분홍치마’만의 특별한 시선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했거든요. 경찰특공대의 시선을 통해서 용산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 기존의 언론에서 놓치고 있던 ‘연분홍치마’만의 시선으로 바라봤다는 특별함이 있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김덕진: 공감이 갑니다. 감수성이 참 중요한 작품일 수 있는데, 담담한 시선이라고 평가되는 가운데 아주 섬세한 장점이 있는 작품이죠. ‘연분홍치마’였기에 가능하지 않았는가 하는 영화평론가 같은 이야기를 해봅니다. 관객 분들의 이야기도 들어보도록 하죠.
관객: 영화 제목 <두 개의 문>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김일란: 영화에서 보이는 것처럼 그 날 경찰특공대가 얼마나 사전의 준비 없이 진압상황에 들어간 것인지 전달하고 싶었는데요. 그 단순해 보이는 사실 속에서 2009년 1월 20일 새벽 경찰특공대들의 진압이 철거민들의 최소한의 안전을 얼마나 간과했었는지를 파생시키고 싶었어요. 그 간과된 안전은 철거민뿐만 아니라 진압에 들어가는 경찰특공대에게도 마찬가지였다는 거죠. 안이 어떤 구조였는지, 몇 층이었는지 등의 남일당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었고, 또 누가 뛰어내렸을 때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매트리스와 같은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진압에 들어갔다는 것은 용산참사가 단순히 철거민의 문제가 아니라 경찰특공대의 문제이기도 한 거예요. 다시 말해서 용산참사라는 것은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의 문제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두 개의 문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진압에 들어갔다는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많은 것들을 추측하고 고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런 상징적인 제목을 쓰게 됐습니다.
관객: 저는 부탁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홍지유 감독님께서 반복되는 것이 싫었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그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부럽고 다행스러운 일인 것 같아요. 꼭 <두 개의 문> 속편을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김덕진: 저와 같은 마음이시네요.(웃음) 대장정이었습니다. 처음 시사회를 한 것이 작년 3월이었죠. 거의 1년을 <두 개의 문>에 매달려 왔던 대장정이었습니다. 이원호 국장님도 전남 강진까진 전국을 돌며 GV를 다니셨고 김일란, 홍지유, 이혁상 감독님은 호주까지 다녀오셨었죠. 거의 전 세계를 돌았어요.(웃음) 일일이 크게 보도되진 않았지만 상도 많이 받으셨고요. 모두 여러분들의 애정과 관심 덕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두 개의 문>으로 우리가 얻은 것이 있다면 ‘연분홍치마’ 뿐만 아니라 용산참사진상규명위원회도 이후의 활동과 영상으로 반드시 보답하겠다는 약속을 드려야 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이원호 사무국장부터 종영하는 소감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원호: 4년이라는 용산참사 진상규명의 문제는 2009년 1월 20일 당일에 있었던 일의 진실을 밝히자는 것에서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폭력이라는 것, 무리한 개발이라는 자본의 폭력에 제대로 책임자들의 책임을 묻지 못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폭력이 계속 이어져 오게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용산참사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것이고, 우선적으로 감옥에 계신 여섯 분의 철거민 석방을 외치며 계속해서 활동을 해 나갈 것입니다. 영화가 끝나고 올 한 해 5주기가 오기 전까지 용산참사 관련 이슈들이 생기지 않고, 주목받지 못할지라도 저희는 꾸준히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할 것이니 꾸준히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혁상: 많은 분들이 속편 얘기를 해주셔서 뭔가 후련해지는 느낌이 드네요.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요. <두 개의 문>이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인디스페이스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인디스페이스 관계자 분들과 특히 수고해주신 시네마달에 감사드립니다. <종로의 기적>은 계속해서 상영되니 ‘연분홍치마’의 전작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웃음)
홍지유: <두 개의 문>에 짧게 나오는 장면인데 관객 분들께서 많이 기억해 주시는 장면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가 진압당하는 장면이에요. 저희가 배급위원 분들과 공식적으로 시사회를 가졌던 날 축하해주러 오셨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지부장님께서 연분홍치마가 쌍용과 관련된 노동자 다큐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셨는데, 지금 시작하고 있거든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이야기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김일란: 이혁상 감독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인디스페이스에서 있었던 정말 많은 일들이 갑자기 새록새록 기억이 나네요. GV를 막 시작할 때는 마음이 많이 무거웠어요. 오늘 <두 개의 문>이 종영하지만 우리는 한편으로 계속 용산은 끝나지 않았다고 얘기하잖아요. 그 두 마음이 엇갈리는 기분이 들었는데, <두 개의 문> 속편 얘기가 나오니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짐을 더는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용산은 끝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하는 마음이 GV를 시작할 때보다 많이 가벼워졌어요. 그리고 관객분 말씀처럼 ‘무언가 반복되는 상황을 끊기 위해 뭔가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도 굉장히 기쁜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용산을 잊지 않겠다고 결의해 주시고 도와주신다면 그 가운데서 <두 개의 문> 속편을 만들 수 있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덕진: <두 개의 문> 독립영화가 7개월 정도 극장에서 상영되었다는 것이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가 훌륭하고 그만큼 용산참사를 기억하려 애써주시는 분들이 많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용산참사는 끝나지 않았고 진상규명활동은 계속 이어집니다. <두 개의 문>도 오늘 끝나는 줄 알았더니 새로운 시작을 예고하네요. 계속 관심 가져달라고 얘기하는 것이 부담스러우실지 모르겠지만 기왕에 이렇게 함께 해 주신 것 계속 주변에 더 알려주세요. 길지 않은 미래에 이 곳에서 <두 개의 문> 속편 GV를 진행하는 날 다시 사회를 볼 수 있다면 무한한 영광일 것 같습니다. 함께 해주신 분들 감사드리고 속편이 나오는 날 여러분 다시 정중히 초대해서 자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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