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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으랏차차 독립영화] [0119 GV] 경복│최시형

by 도란도란도란 2013. 1. 23.






경복 Big Good

최시형│2012│Fiction│Color/B&W│64min│최시형, 김동환

서울독립영화제2012 / 

13 전주국제영화제  / 17 인디포럼  / 14 정동진독립영화제 / 6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 


형근과 동환은 이제 막 스무 살을 앞두고 있다. 이 둘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하고, 떠나야 한다. 그곳이 어떤 곳일지는 모른다. 그리고 이들을 응원해 주는 사람들. 어디에 있건 무엇을 하건 함께한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참석: 최시형 감독

진행: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 김선 감독



김선(김): 영화 제목에 대한 의미가 참 궁금해요 왜 ‘경복’이라는 제목을 지었나요?


최시형(최): 사실 만들고 싶었던 영화는 뒷이야기가 더 있어요. 총 세 개의 영화가 있는데 각각 다른 상황 다른 공간에 두 친구가 계속 등장해요. 그래서 원래 제목을 ‘너와 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세 편 중에 한 편이 안 맞더라고요. 비슷한 제목을 찾다가 ‘동환’이라는 친구와 제가 경복고 동창이기도 하고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과 자주 모여 어울리던 곳이 경복궁역 근처이기도 해서 큰 복이라는 뜻으로 <경복>이라 제목을 짓게 됐어요.


: 사실 영화를 보면 기분이 좋은 것 같지만은 않아요. 아련한 슬픔 같은 것이 있어서. 사실 저는 작년 독립영화 중 <경복>을 가장 짠하게 봤어요. 제가 최시형 감독님을 오래전부터 알았는데, 영화에 등장하는 집이나 친구들을 전부 알고 있거든요. 저도 최시형 감독님과 그 집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해서 참 짠한 기억으로 남아 있네요. 그런데 그런 실제 친구들과 집을 담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예전부터 영화를 찍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돈이나 사람 등 여건이 맞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딱 저 시기에 영화를 찍으라고 하는 것처럼 모든 것이 딱딱 맞았어요. 윤성호 감독님 방 계약이 끝나서 다른 입주자가 들어오기까지 열흘정도의 시간이 남아 장소가 해결됐었고, 이종필 감독님이 한참 촬영을 하시다 그 때 딱 쉬고 계셨고, 5D Mark 2가 저 촬영 당시에는 많이 없었는데 지인이 협찬을 받아서 딱 손에 들어온 거예요. 정말 모든 기회가 딱 들어맞았어요. 그렇지만 아쉬웠던 건 열흘 이후 이미 새로운 입주자가 들어오고, 친구였던 주연배우가 유학을 가버려서 보충촬영을 할 수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어요.


: 그럼 배우를 쓰지 않고 굳이 친구들과 연기를 한 이유는요?


: 처음엔 나이가 좀 있으신 기존의 배우 분들을 캐스팅했는데, 제 생각에 촬영을 하면서 소모전이 길 것 같았어요.


: 그런데 실제 캐릭터들이 주는 진정성이랄까 그런 것이 있는 것 같아요. 과장되지 않고 딱 자기 자신을 보여주는 모습이 있는거죠. 사소한 것 같지만 여러분도 느끼셨을 것 같아요 그런 진정성이 영화를 떠받들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관객: 저는 영화에서 배우들이 실없이 웃는 장면들이 좋았어요. 말하면서도, 계약하면서도 담배를 피면서도 실없이 웃는 모습이 좋은데, 한편으로는 뭔가 대화가 생각이 안 나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우리도 대화하면서 그렇게 웃는 것 같기도 하고. 신기했어요. 저런 모습들을 어떻게 디렉팅 하셨는지.


: 첫째는 사실 원래 그렇게 실없이 잘 웃는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둘째로는 제가 섭외 시작에 패턴처럼 ‘어떤 인물이 있다. 인물이 등장한다. 웃는다. 웃으면서 끝난다’라는 것을 기본적으로 생각했어요. 사건 때문에 감정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사람 때문에 그렇게 변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관객: 앞부분을 흑백으로 표현하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 흑백은 거의 대부분 공간이 하나, 두 개잖아요. 고정된 공간이라 저 역시 그렇고 영화를 보는 관객 분들도 질릴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대부분의 프레임을 차지하는 것들이 인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공간을 최대한 신경 쓰고 싶지 않아서 흑백으로 했어요. 또 과거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분명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있어서 색을 뺀다는 느낌을 주다보니 자연스럽게 흑백이 됐어요. 그리고 제가 흑백을 좋아하기도 하고 옛날영화 중에서도 어떤 느낌을 내고 싶었던 게 있어서... 화면비도 전주에서 처음 틀면서 4:3을 해야하 나 갈등이 많았어요. 화면비는 느낌인 것 같아요 느낌.


: 어린 시절 4:3 TV를 보며 자랐기 때문에 4:3 사이즈를 보면 옛날느낌을 많이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이런 영화는 그 비율이 참 잘 어울리죠. 또 영화에서 참 재미있는 구성이 현실에서는 사실 일어나기 힘든데, 집 보러 온 사람을 인터뷰 했어요. 영화 전개상 자기 또래 이야기를 하는 느낌인데 인터뷰 장면을 넣은 이유가 뭔가요?


: 처음부터 ‘인터뷰 장면을 찍자’라고 했던 것은 아니고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촬영감독과 협의를 했던 내용이 그렇게 표현 됐어요. 영화는 주연과 조연이 나뉘어 있잖아요. 한 장면 장면에선 분명 조연도 주인공이고요. 그렇게 씬도 하나의 영화라고 생각하면 분명 이 사람이 주인공인데, 다른 사람이 리액션 하는 것이 싫었어요. 꼭 그렇지 않더라도 방을 구하러 온 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주인공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 동시대적인 사람에게 자기 자신을 투영해서 비교분석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집을 나가려고 하지만 몸과 음악밖에 가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두 친구가 계속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바깥상황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관객: 마지막에 이수가 왔는데 셔터가 내려져 있잖아요. 그 장면에서 조명이 제멋대로 켜졌다가 꺼지곤 하는데, 거의 비닐봉투와 담배를 버리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그런 선택을 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저는 그런 상황을 별로 신경 쓰지 않아요. 사실 그 장면을 찍을 때 50테이크 이상까지 갔어요. 일부는 제가 마음에 안 들었고 일부는 주인공이 마음에 안 들어 해서 계속 촬영을 했어요. 조작 같은 경우는 연기를 엄청나게 방해할 정도가 아니라면 조금 뻔뻔스럽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제가 사실 한 장면 때문에 영화를 시작했는데, 어떤 인물이 떠나야 한다. 그래서 물건을 챙겨야 한다. 그 인물이 피아노를 좋아하는데, 너무 무겁다. 무거워서 못 가져간다. 십대의 감정 중에도 무거워서 가져가지 못 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일단 두고 간다. 가기 전에 한 번 쳐보자. 그거였어요.


: 그래서 둘이 피아노 치는 장면이 제일 먼저 떠올랐겠네요. 이 영화에 담배가 많이 나오는데 몸에 좋지 않지만 담배가 사실 아이러니하게도 어른으로 넘어가는 매개체의 의미를 주잖아요. 영화에서도 빛과 어둠을 보여주는데 하나는 어두운 공간, 또 하나는 밝은 공간. 어떻게 보면 빛과 어둠의 도식적인 부분이 총 집약된 장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여인 세 명이 집안을 둘러보는 장면이 꽤 길어요.


: 여자 세 명이 등장하는 이유는 이 주인공들이 이 공간에서 좋은 마음을 갖고 살다 떠났다는 의미를 주고 싶었어요. 주인공들이 그 곳에 살다 떠났으니까 이제 그 집에서 살게 되는 사람들이 주인공인 것이잖아요.


: 이런 것들이 순환구조를 만들어내는 것 같아요. 주인공들이 떠나고 그 공간에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게 되는 성장영화의 틀을 잘 답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여인들이 갑자기 웃는 장면이 어색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주인공의 과거를 축복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끝으로 감독님 계획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 단편영화에 배우로 출연하기로 된 것이 있어요. 그 외에도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있는데, 거대한 것은 아니고 무엇이든 그저 재미있게 하고 싶어요. 가끔 농담 삼아 얘기하는 말 중에 삶이 영화 따라 간다는 말이 있는데, <경복>에 나온 인물들이 모두 잘 돼서 개인적으로 좋아요. 제목을 잘 지어야 할 것 같아요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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