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하게, 사려 깊게 마음을 쓰다듬는

 [필름 투게더] 연필로 명상하기 

<소중한 날의 꿈>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인디토크(GV) 기


일시: 2015년 11월 14일(토) 오후 3

참석: 안재훈 감독

진행: 김상훈 장학사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수빈 님의 글입니다.


‘치유의 힘이 있는 그림, 감동이 있는 빛깔’. 한국 애니메이션의 대표주자 ‘연필로 명상하기’ 스튜디오의 대표작 두 편이 오랜만에 관객들을 만났다. 인디스페이스 개관 8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된 기획전 [필름 투게더: 우리는 함께 영화를 만들었다]의 일환이다. 담백한 위로의 힘을 지닌 ‘연필로 명상하기’의 대표작 <소중한 날의 꿈>이 먼저 상영되고, 한국 근대문학의 결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긴 것으로 평가받는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이 이어서 상영됐다. 두 편의 상영이 끝난 후 안재훈 감독이 직접 참석해 영화에 얽힌 후일담을 풀어내는 인디토크 시간이 이어졌다. 이번 인디토크는 안재훈 감독이 직접 가져온 그림과 사진을 보며 제작과정에서 얽힌 추억을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돼 더욱 특별했다. 오가는 이야기의 온기로 인디토크가 진행되는 동안 상영관 안은 유달리 따뜻했다.



김상훈 장학사(이하 김): 영화와 관련된 여러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보겠습니다. 작년에 교육청 행사 때문에 관내에서 500명을 모시고 대규모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보통 행사가 끝나면 관객 분들이 다 가시는데 다른 영화들과 달리 감독님 영화를 상영했던 행사만 수백 명이 남아서 감독님이 관객들에게 일일이 손 그림을 그려줬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기억을 안고 슬라이드를 하나씩 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작업실의 모습이 나와 있네요. 직접 가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제가 생각하는 창작자의 모습이 묻어나는 곳인 것 같습니다. 다음 슬라이드는 <메밀꽃 필 무렵>의 한 장면이네요. 참고로 제가 국어를 전공했는데 영화의 시작부분이 원작과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첫 장면이 행인들이 시장을 지나가며 왁자지껄하게 시작하는데요. 그걸 보고 왜 그렇게 구성했나 싶었습니다.


안재훈 감독(이하 안): 원작에 보면 ‘콩 볶듯이’라는 표현으로 봉평장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메밀꽃 필 무렵>을 보면 앞 속의 왁자지껄한 목소리 때문에 불편해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여기 성우 분들은 연기를 못하지 않아요. 베테랑들이신데도 약간 어색하게 들리는 이유가, 보통 행인의 대사는 주인공을 받쳐주면서 흘려가는 정도로만 나오는데 저는 영화의 처음인 만큼 행인들 느낌조차도 이효석 선생의 작품의 느낌을 그대로 따오고 싶더라고요. 이효석 선생님을 나중에 봬도 ‘이렇게 까지 깊이 있게 연구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관객 분들은 이북사투리가 약간 어색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 다음 <운수좋은 날>에서는 행인의 대사를 상황에 맞게 넣었습니다.


김: 이효석 선생에 대한 오마주라고 할 수 있네요. 국어 교사들은 특히나 앞부분을 인상적으로 보던 것 같습니다. 다음 장면을 보겠습니다. <봄봄>의 한 장면입니다. 보시면서 느끼셨겠지만 판소리가 등장하죠. 판소리를 접목시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또 판소리를 도입하자고 생각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습니다. 판소리를 넣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안: 김유정 선생의 글에서는 리듬감이 느껴집니다. 이걸 잘 표현할 수 있는 게 판소리라고 생각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우리 것이 내가 하는 길과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 그런 걸 억지로 넣으면 어색해지죠. 판소리라는 소재를 아껴두고 있었는데 <봄봄>을 만나니 딱 어울렸습니다. 김유정 선생이 젊을 때 국악 하는 사람을 사랑했다고 합니다. 제 추측으로는 누군가를 사랑하면 그 사람의 결을 자기도 모르게 따라가게 되잖아요. 그래서 작품에 판소리를 넣었을 때도 자연스럽게 어울렸던 것 같습니다.


김: 얼마나 많은 자료조사를 하시는지 알겠습니다. 저도 김유정 선생의 이야기는 처음 듣네요. 하나의 작품을 만들 때 창작자가 얼마나 많은 고뇌를 하는지 알 수 있는 슬라이드인 것 같습니다. 다음 슬라이드는 <운수 좋은 날>의 한 장면이네요. <운수 좋은 날>을 보면 ‘치통집’이 나옵니다. 거기는 주인공이 술을 한잔하는 곳이고 그 옆에는 ‘깃자집’이라는 설렁탕집이 있습니다. 이름에 어떤 사연이 있나요?


안: 현진건 선생은 술을 엄청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그 때 자주 드나든 술집이 ‘깃자집’, ‘치통집’이었다고 해요. 옛날에 동아일보를 다니셨으니까 여기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겠네요. 현진건 선생이 밤낮으로 술을 마시며 뭘 참아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손기정 선생 일장기 말소사건(현진건 선생은 동아일보 재직시절 손기정 선수 일장기 말소사건으로 1년 동안 실형을 살다가 출옥한 바 있다)을 겪었듯이 조선 사람들의 아픔에 대해, 어떻게 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술을 많이 드셨을 것 같습니다. 요즘에는 ‘깃자집’, ‘치통집’ 이런 게 없지 않습니까. 그것처럼 요즘에는 극장의 이름이 없습니다. 대전에 갔을 때 얘기인데요. 어떤 택시기사가 말하기를 요즘은 극장이 다 같은 멀티플렉스라 이름이 없어서 극장의 위치를 찾기 헷갈린다고 합니다. 저는 극장이 극장 고유의 이름을 가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현진건 선생이 다녔던 술집 이름들을 보면서 여기 함께 하시는 분들이 이름에 대한 기억들을 한 번 더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김: 가게 이름에도 다 의미가 있네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감독님 말씀이었습니다. 다음 슬라이드도 <운수 좋은 날>이네요. 보시면 중앙에 행인이 있는데, 저는 저 분이 굉장히 낯익습니다. 누구시죠.


안: 이효석 선생입니다. 작품을 할 때 동시대에 사신 분들을 등장시켜 재밌게 하려고 합니다. <메밀꽃 필 무렵>과 <봄봄>은 다른 행인이 들어갈 여지가 없어서 <운수 좋은 날>에 다 넣었습니다. 전철이 등장하는 장면을 잘 보시면 우리나라 독립운동가 분들이 전철에 다 앉아계십니다. 이런 게 애니메이션 하는 묘미 같아요. 앞으로도 우리 스튜디오 작품에서 우연히 그려지는 행인은 없을 겁니다.


김: 쉽게 말하면 현진건 선생 작품에 이효석 선생이 카메오 출연하신 거네요. 지금까지 우리가 본 이 세 편의 애니메이션은 의미가 큰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학생들에게 꼭 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보면서 문학적 감각을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슬라이드부터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은 <소중한 날의 꿈>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애니메이션 동호회 회장을 하기도 했죠. 일본에서 VHS 테이프를 받아서 직접 자막을 뜨기도 하고, 기다리던 작품이 상영하면 달려가서 보곤 했습니다. <소중한 날의 꿈>도 그 중 하나입니다. 오늘 많은 얘기를 나눠봤으면 합니다. 첫 번째 슬라이드를 보면 비행기처럼 생긴 ‘비차’라는 게 나옵니다. 설명을 직접 들어볼까요.


안: <소중한 날의 꿈>에서는 비행기가 중요한 의미로 쓰입니다. <소중한 날의 꿈>은 성장의 길목에 선 주인공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장치가 ‘존재’에 대한 걸 생각하게 할까 고민을 많이 했고 ‘비행기’가 그런 느낌을 줄 것 같았습니다. 저는 비행기를 타고 있으면 ‘나는 도대체 뭘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해요. 이렇게 큰 게 하늘에 뜨고, 이걸 가능하게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인류가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을 한 사람들을 통해 주제를 보여주려 했습니다. 라이트 형제가 첫 번째 비행기를 띄우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죽었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비행의 역사로 기록되는 거죠. 공교롭게도 비행의 역사에 한국에서의 일이 빠져있었습니다. 그래서 찾다보니 임진왜란 때 비행선이 있었더라고요. 임진왜란 때 그 물체가 어느 정도 거리를 날았는지 등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왕실에서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은 세계유산인데 과학 관련 자료 같은 건 그렇지 못합니다. 심지어 거북선도 기록으로 안 남아 있죠. 비차도 그랬습니다. 직접 항공학과 교수들을 찾아다니며 조사했습니다. 아무리해도 해답이 안 나왔지만 연의 형태가 가장 근접했던 것 같아 연 모양에 가깝게 그렸습니다. 작년에 개봉한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에 나온 비차도 모양이 비슷해서 이게 실제에 근접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비차에 대해 설명할 기회가 있으면 뿌듯하고 이것에 대해 공부했던 기억들이 떠오르네요.


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천공의 성 라퓨타>(1986), <바람계곡의 나우시카>(1984) 등의 작품에서 감독이 담은 여러 가지 의미를 끌어내곤 합니다. <소중한 날의 꿈>은 안재훈 감독의 필모그래피에서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 낼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제작 단계에서 스태프들과 관련된 이야기가 담긴 장면입니다. 잘 보시면 등장인물의 가방 뚜껑이 열려 있죠. 왜 열려있나요.



안: 이 장면을 우리 피디님이 꼽아주셔서 좋습니다. <소중한 날의 꿈>은 단 한 장면도 제 손을 거치지 않은 게 없을 정도로 제가 다 관여를 했습니다. 손가락 움직임 하나까지도요. 소품을 그릴 때 한두 개는 제가 그리고 나머지는 스태프에게 넘겼는데 제가 주문한 건 ‘가방만은 빼놓지 말고 그리라는 것’입니다. 나중에 그린 걸 보니까 가방이 열려있더라고요. 보고 너무너무 기뻤습니다. 그냥 가방만 그리라고 했는데, 똑같이만 그려도 칭찬받을 텐데 다 똑같이 그리면서 하나만 디테일하게 열린 것으로 설정해 놓은 거죠. 실제로 70, 80년대 쓰던 가방들은 딱 저렇게 열려요. 사소한 것 때문에 기분이 좋았고 그래서 너무너무 기억에 남는 일화입니다.


김: 봉준호 감독은 디테일한 설정들 때문에 ‘봉테일’이라고 불리죠. ‘연필로 명상하기’의 스태프들도 디테일에 모두 일가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별의 목소리>(2002), <초속 5센티미터>(2007)를 좋아하는데 안재훈 감독님께 감독 한 명의 역량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니 어떤 작품도 혼자 할 수 없음을 강조하시더라고요. 스태프 전체를 소중히 여기는 감독의 면모를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음 슬라이드에는 시 한편이 나옵니다. 출처가 어떻게 되나요?



안: 제가 고등학생 때 쓴 시입니다. 어릴 때 애니메이션은 너무 생소했고, 시인이 되는 게 꿈이었습니다. 시집을 내려고 시를 많이 썼죠. <소중한 날의 꿈>의 수민이가 그런 독특한 아이입니다. 33살이면 죽고 싶어 하죠. 그 내용은 실제로 제 고등학교 일기장에 쓰여 있던 것입니다. 33살쯤 되면 하고 싶은 거 충분히 다 해서 죽고 싶을 것 같았습니다. 수민이의 독특하면서도 심각하지 않은 분위기를 나타내기 위해 시를 써야 하는데 어른이 되니 쉽지 않더라고요. 시를 써도 영화에 나온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과 비슷한 느낌으로 갈까봐 걱정이었습니다. 해답이 없어서 어릴 때 쓰던 시를 가져오게 됐습니다. 수민이가 쓴 시로 작품에 넣게 되었죠.


김: 국어교사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문단의 인재를 애니메이션에 뺏겼다는 생각이 듭니다.(웃음) 다음 슬라이드에는 ‘송혜진 작가의 그림’이라는 제목이 붙어있습니다. 여기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안: 송혜진 작가는 <소중한 날의 꿈> 시나리오를 쓰신 분입니다. 제가 오랜 기간 글을 쓰고 작가에게 맡길 정도가 됐다 싶어서 섭외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서울독립영화제에 가서 많은 영화들을 보는데 <안다고 말하지 말라>(2002)라는 작품을 보고 너무 좋더라고요. 그 분을 찾아가서 제가 애니메이션을 하는데 작품을 부탁하고 싶다고 했죠. 제 글을 다 읽고 나서 작가님이 쓰시는 글과 제가 하고 싶어 하는 게 달라서 못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 일기를 보여드리니 진짜 이야기는 일기에 있고, 이전에 보여드린 글은 마치 정치인이 이야기를 각색하는 것처럼 느껴진 것 같더라고요. 보시는 사진은 그 분이 어릴 때 고등학교 풍경을 그린 그림입니다. 그 그림에서 “지금을 기억하자”라는 <소중한 날의 꿈>의 대사가 떠올라서 작품에 꼭 넣고 싶었습니다. 제가 스캔본을 가지고 있어서 이랑이가 교실 풍경을 스케치 하는 장면에서 넣게 되었습니다.


김: 송혜진 작가는 <인어공주>(2004), <아내가 결혼했다>(2008) 등의 작품을 쓰시며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분입니다. 다음 슬라이드는 주인공들이 배드민턴을 치는 장면입니다. 보면 ‘남의 탓’이라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상황인가요?



안: 오늘은 관객 분들과 만나는 방식을 바꿨는데 예전 기억들을 되돌아볼 수 있어 좋네요. 대사는 제가 먼저 쓰고 스태프한테 여기에 맞춰서 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스태프 분이 그러는 겁니다. “여기 애들은 왜 다 남의 탓만 해요?”라고요. 제가 쓴 게 다 남의 탓하는 내용이었던 겁니다. 그 말들을 보면서 왜 아이들이 그러나 싶었던 거죠. 그 말 듣고 대사를 다시 봤어요. 제가 남의 탓을 많이 하는 편이 아는데 무의식에 남의 탓을 하는 것들이 쌓여 있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그 스태프의 말이 굉장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김: 감독님은 스태프와 소통을 많이 하고 그 분들에게서 창작 에너지를 얻는 것 같습니다. ‘연필로 명상하기’는 한국의 대표적 애니메이션 제작 집단입니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감독님과 함께 일하고 싶어 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스튜디오를 가보시면 아늑하고 참 좋아요. ‘자유학기제’라고 해서 학생들과 직업체험을 가고 있는데, 학생들도 스튜디오를 참 좋아하더라고요. 분위기가 따뜻합니다. 다음 슬라이드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박신혜 배우입니다. 이 분이 왜 등장했나요. 어떤 인연이 있었나요?



안: <소중한 날의 꿈> 극장용을 만들 때 많은 분들이 성우 분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만드는 절차에서 전문 성우들, 혹은 지망생 분 등과 함께 극장에서 보면서 배역에 어울릴만한 사람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그 분들이 등장인물이 캐릭터 적이라기보다 연기를 많이 요하기 때문에 배우를 추천해주시더라고요. 유명한 아이돌도 많이 지원해줬습니다. 참여하려는 분이 많았죠. 박신혜 배우와도 극장을 빌려 작품을 둘이 봤습니다. 저는 늘 작품을 할 때 함께 하는 성우나 배우가 꼭 스튜디오에 오길 원합니다. 애니메이터들은 자기가 하는 작품의 목소리 담당을 볼 일이 잘 없지 않습니까. 신혜씨도 스튜디오에 와서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는 시간을 가졌죠. 본인이 직접 그려보고 싶다고 해서 그림도 그렸습니다. <소중한 날의 꿈>을 할 때는 박신혜 배우가 지금보다 인지도가 높지는 않았는데 그 때부터 잘되길 바랐습니다. 오연서 배우도 마찬가지고요. 행운처럼 그런 배우들과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고 스태프들을 존중해주었습니다. 안 그래도 주변 애니메이션 감독에게 부러움을 많이 삽니다. 어쨌든 더빙을 성우가 하든 배우가 하든 그림들을 그려낸 사람들과 최대한 눈도 맞추고 이야기도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다른 나라 애니메이션이 갖지 못하는 것을 갖기 위해서이죠. 영화에 나오는 표현을 따르자면 ‘공룡의 발자국’과도 같은 일입니다.


김: 일본 애니메이션은 성우들의 인기가 상당합니다. 하지만 국내에는 목소리 연기에 대한 지적이 필연적으로 따라붙죠. <소중한 날의 꿈>은 목소리 연기가 안정적인 작품 중 하나입니다. 참고로 국내 애니메이션의 수준은 상당히 높은데 손으로 그리는 애니메이션의 비중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소중한 날의 꿈>은 따뜻한 손의 느낌이 담긴 그림입니다. 감독님이 흥행을 의도했다면 당시 인지도가 지금처럼 높지 않았던 박신혜 배우가 아니라 좀 더 유명한 분들을 캐스팅했을 것입니다. 유명세 있는 분들과 함께 해보고 싶었지 않았나요?


안: 작품을 만드는 분들은 아마 아무도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런 생각을 못 할 겁니다. 배급과정에서야 어떤 것들이 도움 되겠다는 생각은 할지 몰라도요. 목소리가 어울리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김: 다음 슬라이드는 라디오 애청자들에게 너무 익숙한 이름, 고(故) 정은임 아나운서입니다. 왜 등장하는지요.



안: 오늘이 의미 있는 인디스페이스 개관 8주년 행사라서 공개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미 돌아가신 지가 오래된 분을 제가 하는 행사에서 보여드리는 것은 제 마음의 방향이 아닙니다. 고(故) 정은임 아나운서는 생존해계실 때 사회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에 대해 목소리를 내시는 분이셨습니다. 저 분을 그런 분인지도 모르고 우연히 처음 뵀던 게 인디포럼 뒤풀이에서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그 때 구석에 앉아있었죠. 정은임 아나운서도 제 테이블에 앉으셨습니다. 그 때 제가 애니메이션을 준비하는 게 있는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근사하게 하고 싶다며 그림을 보여드렸습니다. 정은임 아나운서가 완성이 되면 시사회 때 꼭 사회를 봐주시겠다고 하시면서 이 주소(방송국 주소)를 써주시더라고요. 이걸 보고서야 그 분이 아나운서라는 걸 알게 되고 어떤 일을 하시는지 알게 되었죠. <소중한 날의 꿈>은 다들 완성될지 의심하던 작품인데 그 이후 더 열심히 하게 됐습니다. 저희 집에 저 글씨가 액자에 담겨 있는데 <소중한 날의 꿈>을 보고 또 저걸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한 분 한 분 다르게 만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입니다.


김: 여러 가지 인연이 작품에 묻어나는구나 싶습니다. <소중한 날의 꿈>은 오랜 노력과 시간이 투자된 작품입니다. 다음 슬라이드는 엔딩크레딧에 나오는 장면이죠. 저는 극장에서 이 장면을 놓쳤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면서 영화를 보느라 엔딩크레딧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보시면 삼촌이 수화를 하는데 자막처리가 안 돼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실수인줄 알았어요.



안: 제가 애니메이션을 하면서 가장 처음 가르친 분이 청각장애인입니다. 수화는 수화대로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대로 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이후 어느 순간부터는 웬만하면 종이로 소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작품에 소재를 쓰는 게 이해가 없이는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삼촌 캐릭터를 청각장애인으로 하는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어쨌건 제 인생에서 그 스태프분과 지내면서 느꼈던 것들을 토대로 조금이라도 제 마음을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밖에서 일들을 하고 스튜디오에 돌아오면 저 스태프에게 사람들 욕을 하고 싶었는데 그걸 차마 글로 쓸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저 분이 수화하는 걸 보고 있으면 그냥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저 사람의 행동과 모습만으로 관객들에게 위안을 주고 싶었습니다. 캐릭터의 모델은 손석희 아나운서인데 얼굴만 봐도 위로가 되죠. 용기 있게 넣었습니다. 수화의 실제 내용은 <소중한 날의 꿈>에 나오는 노래 가사입니다. 어른이 돼서 많은 해답을 요하는 순간에 놓일 텐데 답은 어린 시절에 있다는 내용입니다.


김: 한 장면 속에도 여러 이야기가 담겨 있구나 싶습니다. 저는 이 작품을 여러 번 봤었습니다. 관객 수를 늘리기 위해서죠. 명품이란 건 ‘시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작품을 처음 봤을 땐 작품에 대해 아쉬움이 많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따스함을 느끼게 해준다고나 할까요.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을 보면서는 감독님이 얘기하려는 감성을 생각해봅니다. 곧 <소나기>와 <무녀도>가 나옵니다. 많은 기대를 가지게 되는데요. 인디스페이스를 찾는 관객들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보면서 많은 걸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독님께 관객들과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


안: 오늘 인디스페이스 개관 8주년 기념으로 한 번 더 상영하게 됐는데요. 단편 문학은 극장에 대한 저의 ‘운동’이 아니라 ‘참여’에 가깝습니다. 세상의 새로운 이야기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지만 이건 상업 애니메이션의 범주에서 싸워가야 할 것이고, 단편 문학 애니메이션은 다른 의미입니다. 저는 제 방식, 제가 좋아하는 문학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제 작품을 보러 왔다가 이 공간도 알게 된 분들이 많으실 텐데, 이런 것들이 다 연결돼서 10년이 지나면 단편 문학 애니메이션과 이를 통해 알게 된 공간까지 생각하게 될 겁니다. 학교 선생님들, 부모님들도 멀티플렉스에 학생들과 자녀들을 우르르 넣고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 조금 불편해도 이런 공간에 와서 우리 문학을 만나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고리들이 건강함을 전하면서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저도 여기 좌석 앞이 아니라 선생님, 부모님들이 앉으신 관객석 쪽에 앉아서 영화를 보는 행복을 느끼고 싶습니다.


김: 감독님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저도 감독님 덕분에 인디스페이스에 처음 와봤고 ‘인디 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여기 있는 어린 소년 소녀들이 오늘의 기억을 가슴에 묻고 감성을 키워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관객: <소중한 날의 꿈>에 등장하는 달리는 코치님이 차범근 감독을 닮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엔딩크레딧 ‘도움을 주신 분’에 이름이 올라가더라고요. 차범근 감독과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안: 차범근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은 건 너무 많은 욕심 중 하나였습니다. 영화를 만들면서 자료를 찾기 위해 옛날 신문을 남산도서관에서 많이 봤습니다. 그 때 차범근 감독 기사를 읽으면서 혼자 눈물이 많이 나더라고요. 지금은 외국에 나가 있는 운동선수들의 이야기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 차 감독은 혈혈단신으로 독일에 가서 소시지와 햄을 입에 욱여넣으며 생활하셨습니다. 우연히 독일에 간 기자들이 한국에 오면 차범근 감독과 관련된 기사를 냈는데 그 기사들이 마음을 뭉클하게 하더라고요. 그런 걸 너무 미화하는데, 저는 순수하게 그걸 봤을 때를 말하는 겁니다. 그 시대에 그렇게 사신 분의 이야기가 뭉클했습니다. 한 번 더 기억됐으면 좋겠다 싶었고 제 요청에 대해 감독님이 허락하셨습니다. 조건은 감독님과 아드님 차두리 선수의 캐리커처 그려주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처럼 관객 분 한 분이라도 더 궁금해해주고 한 청년이 그렇게 했었다는 걸 기억해주는 데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관객: 문학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경우 수업시간에 문학을 가르치는 전형적인 패턴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식의 생각을 갖고 있으신지요. 두 번째 질문은, 엔딩크레딧 올라갈 때 중국 프로덕션에 관한 내용이 나오던데 함께 협력하여 작품을 만드셨는지요.


안: 교과서에 있는 교과목의 변화까지는 감히 생각을 못합니다. 다만 아이들이 ‘연상’을 통해 문학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도 수업시간에 문학을 밑줄 치면서 배웠는데, 가장 좋은 건 머릿속에 그리면서 보는 것입니다. 연상을 할 수 없는 부분을 그림이 보탰으면 좋겠습니다. 문학이란 건 그 나라의 정서가 녹아있는 것입니다. 우리 문학이 세대 간 연결을 할 수 있음에도 단절돼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제대로 공감이 되면 언어를 비롯해 많은 것들이 교류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학을 통해 정서로 소통하고 싶습니다. 또 하나는, 우리나라 아이들은 어릴 때 ‘뽀로로’ 같은 걸 보면서 정작 지성과 감성이 클 때쯤에는 다른 나라 애니메이션을 보게 됩니다. 물론 다른 나라 애니메이션도 봐야하지만요. 아이들이 <돼지의 왕>(2011)같은 작품들을 바로 볼 수는 없으니까 중간 단계에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국 스태프들과 작업을 많이 합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에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방식)의 역사가 있지 않습니까. 그게 긍정적이었나 부정적이었나 하는 건 많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우리가 미국, 일본과 작업하며 얻었던 상처들이 있는데, 중국 분들과 작업하면서는 OEM 방식이 아니라 그들과 우리가 하는 건 ‘문화’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창작자’로서 다가가야 교류가 되고 기회가 되는 거죠. 단순히 일을 주는 게 아니라요. 지금은 그 분들이 우리 문학을 하지만 언젠가 우리가 그들의 문학을 하면서 교류할 수도 있습니다. 장춘에 가서 중국 애니메이터 분들을 두 세 달 만에 보면 붙들고 울기도 합니다. 교류를 더 많이 하고 싶어요. 하지만 오히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은 미국, 일본과의 OEM에서 중국과의 OEM으로도 많이 넘어가고 있다고도 합니다. 이대로 가면 중국이 훌륭한 시장이 아니라 위험한 부분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본보기와 길이 되고자 차분히 조금씩 가고 있습니다. 영혼까지도 교류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김: 긴 시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독님의 문학 애니메이션은 국어과 교사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추후 학교현장에 많이 보급되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감독님을 존경합니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온기 때문에 마음에 허전함이 찾아올 때마다 감독님 작품을 찾게 됩니다. 관객 분들이 집에 돌아가시는 길 행복하셨으면 좋겠고, 추후 감독님의 작품이 나올 때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머릿속으로만 그려온 이 풍경을 눈앞에 마주하고 있자니 ‘황홀경’이라는 단어가 머리를 맴돌았다. ‘연필로 명상하기’ 스튜디오는 연필의 힘만으로 관객들에게 이미 익숙한 문학작품을 완전히 새롭게 ‘체험’토록 했다. 인디토크를 통해 그들의 작업과정에 담긴 이야기들을 듣고 나니 ‘연필로 명상하기’표 그림이 지닌 힘의 원천을 알 수 있었다. 소품 하나의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 장인의 태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자세 등이 그 바탕에 있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감동과 치유가 있는, 우연히 건네받은 선물 같은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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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인디플러그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bit.ly/1LwIYSK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 망각의 순간 시작되는 재발견



*관객기자단 [인디즈] 심지원 님의 글입니다.


2차 창작은 더 이상 드문 경우의 수를 담지하는 창작 활동이 아니다. 상당수 흥행 영화들이 1차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이 때 원작은 시대 변화 추이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존재한다. 그 중에서도 소설은 오랜 기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왔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좀 더 새로운 이야기, 신선한 발상을 좇는다. 그리고 제작자들은 기존의 이야기 가운데 재편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작품의 2차 창작에 매진하는 것이 현시대의 추세다.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역시 2차 창작을 거쳐 탄생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여타 2차 창작물들과는 다소 다른 부분에 여럿 방점을 찍고 있다. 특히 마냥 신선하다고만 할 수 없을 우리나라 근현대 문학 작품이 원작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는 곧 영화의 목적이 ‘참신함을 통한 흥행’이 아닌, ‘한국 문학의 재발견’이리라는 추측으로 이어진다. 완전히 새롭지는 않으나, ‘재발견’이라는 단어만으로도 가슴 뛰는 한국 현대 명작 세 편이 지난 해 스크린에 옮겨졌다.



<메밀꽃 필 무렵>은 특히나 시청각적 요소에 주력했음을 시사하는 장면들이 여럿 눈에 띤다. 그 중에서도 새하얗게 흐드러진 메밀꽃밭과 그 곁을 자분자분 걸어가는 인물들을 잡은 롱숏은 이 영화 최대의 묘미다. 단어 하나, 문장 한 구만으로도 주인공 생원의 감정을 충분히 담아낸 소설 속 ‘암시’가 영화에서 온전히 재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영화로서 <메밀꽃 필 무렵>이 갖는 서정성은 상당하다. 성서방네 처녀와의 만남부터 이별까지, 그 짧은 순간에도 치밀하게 생원에 따라 붙으며 긴장감을 조성하는 OST는 작품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창조적 은유로 대변되는 작가 이효석의 감각이 담긴 소설 속 문장들을 고스란히 영화의 대사로 재현한 점 역시 그러하다. 거꾸러질 때까지 메밀꽃 밭길을 걸으며 달을 보겠다던 생원은 성서방네 처녀와 재회했을까. 그 뒷이야기는 생원이 눈에 담은 달만이 알 일이다. 



<봄·봄>은 제목만큼이나 화사한 색감과 더불어, 바보스럽지만 순수한 주인공의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매번 장인에게 당하면서도, 결국엔 다시 소처럼 우직하게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 ‘나’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이 벌이는 소소한 해프닝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웃음 짓게 한다. 그 내용을 모르는 이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이기에, 다소 진부할 것이라는 예측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봄·봄>을 포함하여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을 구성하는 모든 작품들이 가진 약점이다. 그러나 소설에는 ‘나’라는 인물의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제시되는 내레이션이 영화에서는 친근한 박자와 선율이 가미된 판소리의 형태로 재현되면서 그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간다. 러닝 타임 내내 물씬 느껴지는 우리나라 고유의 토속적 흥취,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된 유쾌하고 흐뭇한 감정이 영화 <봄·봄>의 가장 큰 매력이다. 



쉴 새 없이 손님을 맞이하고, 그 어느 때보다 벌이가 쏠쏠한 하루다. 더할 나위 없이 ‘운수가 좋은 날’을 보내고 있는 김 첨지의 하루가 실은 이토록 고됐는지, 그리고 그 뒷모습이 그토록 애처로웠는지. 이전에는 미처 지각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영화 <운수 좋은 날>은 좋은 재발견의 기회가 될 것이다. 앞서 위치한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것과 더불어, 상세한 거리 풍경 묘사가 눈에 띠는 <운수 좋은 날>을 표현할 수 있는 한 단어를 꼽으라면, 망설임 없이 ‘처연(凄然)’이다. 마음이 조급해질수록 애써 이를 부정하고, 한시라도 더 바삐 움직이려는 김 첨지의 처연함은 우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소설 ‘운수 좋은 날’은 우리의 학창 시절 ‘역설법’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였다. 문학 작품을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역설의 쓰디쓴 감각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교과서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한국 문학 속 역설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흔치 않은 기회다. 


한국 문학의 적극적 애니메이션화의 불씨를 당긴 이 작품이 여러 방면에서 모든 관람층을 만족시킨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어떻게 하면 어른들로 하여금 추억에 잠기게 하는 동시에 자라나는 어린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 한국 근현대 문학 작품의 2차 창작을 이어 갈 이들의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이 한국 애니메이션의 노선에서 유의미한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쫙 그은 밑줄 아래, 깨알 같은 글씨로 선생님의 말씀을 받아 적어가며 작품을 정독했던 학창 시절은 추억으로 남겨두자. 교과서라는 강력한 스포일러는 이제 그만 뒤로 하고, 한국 문학의 아름다움에 대한 새로운 감상을 시작해도 좋을 때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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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3~10/29 인디스페이스 시간표 

<다이빙벨> 이상호, 안해룡 | 77분 | 15세 이상 관람가

<60만번의 트라이> 박사유,박돈사 | 106분 | 12세 이상 관람가

<순천> 이홍기 | 64분 | 전체관람가

<블랙딜>  이훈규 | 87분 | 12세 이상 관람가 (매주 일/수요일 상영)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안재훈, 한혜진 | 90분 | 전체관람가 (매주 토/수요일 상영)

10/23/

10/24/

10/25/

10/26/

10/27/

10/28/

10/29/

10:30-11:47

다이빙벨

10:30-11:47

다이빙벨

11:00-12:3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0:30-11:57

블랙딜

10:30-11:47

다이빙벨

10:30-11:47

다이빙벨

10:30-11:47

다이빙벨

12:00-13:46

60만번의 트라이

12:00-13:46

60만번의 트라이

12:40-13:57

다이빙벨

12:10-13:56

60만번의 트라이

12:00-13:46

60만번의 트라이

12:00-13:46

60만번의 트라이

12:00-13:46

60만번의 트라이

14:10-15:27

다이빙벨

14:00-15:17

다이빙벨

14:10-15:13

순천

14:10-15:27

다이빙벨

14:00-15:17

다이빙벨

14:00-15:17

다이빙벨

14:00-15:17

다이빙벨

15:40-16:43

순천

15:30-16:33

순천

15:30-16:47

다이빙벨 +GV

15:40-16:43

순천

15:30-16:33

순천

15:30-16:33

순천

15:30-16:33

순천 (종영)

17:00-18:17

다이빙벨

16:40-17:57

다이빙벨

17:00-18:17

다이빙벨

16:40-17:57

다이빙벨

16:40-17:57

다이빙벨

16:50-18:2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종영)

18:30-19:47

다이빙벨

18:20-19:37

다이빙벨

18:00-19:46

60만번의 트라이

18:30-20:16

60만번의 트라이

18:30-19:40

[한다감

경계도시

18:10-19:56

60만번의 트라이

18:30-19:47

다이빙벨

20:00-21:17

다이빙벨 +GV

20:00-21:46

60만번의 트라이

+매진

20:00-21:17

다이빙벨

20:30-21:47

다이빙벨

20:00-21:44

[한다감

경계도시+GV

20:10-21:27

다이빙벨

20:00-21:27

블랙딜

 

Event& Info. 

<다이빙벨> 인디토크 (GV)

 일시: 10월 23일(목) 20:00 with 이상호 감독 외

 일시 : 10월 25일(토) 15:00 with 이상호 감독 외 


<블랙딜> 재개봉 

(※매주 일요일/수요일 상영)

 일시: 10월 26일(일) 10:30 | 29일(수) 20:00


[종영안내] 

<순천> 10월 29(수) 15:30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10월 25일(토) 10:30 | 29일(수) 16:50



[한국의 다큐멘터리 감독들] 홍형숙 감독

● 일시:10월 27일(월) 18:00 <경계도시> | 20:00 <경계도시2> + 대담

● 대담회 참석자: 홍형숙 감독

● 입장료 : 6,000원 (인디스페이스 후원회원/멤버십 무료입장)

● 주최/주관 : 신다모(신나는 다큐모임),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예매 안내  (실시간 예매 가능)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 인터파크 http://bit.ly/LzoD1D

● 네이버 http://bit.ly/OVY1Mk

● 다음 http://bit.ly/1srfYB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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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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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대 속 세 가지 이야기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리뷰

영화: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감독: [연필로 명상하기] 안재훈 한혜진

원작: 김유정 [봄•봄],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현진건 [운수 좋은 날]

관객기자단 [인디즈] 윤진영 님의 글입니다 :D







◈ [인디즈] 한 줄 관람평

윤정희: 현대 문학 작품과의 특별한 조우. 진작에 만들어졌어야 했다.

김은혜: 한국문학이 수채화풍 애니메이션과 만나 또 다른 문학을 만들었다. 앞으로도 이런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

이윤상: 아름다운 문장이 살아 움직이는 기적같은 영화, 보고나면 마음이 착해진다.

신효진: 더 이상 암기를 위해 별표치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작화와 연기에는 나도 모르게 밑줄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윤진영: 서정적인 장면의 아름다움, 판소리의 재치, 애잔한 음악의 3박자.




 세 편의 소설이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영화가 되어 찾아왔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김유정의 ‘봄봄’,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선명한 이미지가 있다. 달 밝은 밤, 소금을 흩뿌린 듯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밭이나 심술궂은 장인님의 얼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설렁탕, 아이의 지친 울음소리와 비린내 같은 것 말이다. 가장 한국적인 이미지들로 소설이 영화가 되었다. 영화는 독립적인 세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이야기인 ‘메밀꽃 필 무렵’은 서정적인 이미지가 가장 아름다웠다. 영화는 봉평 장터의 활기 가득한 소란스러움과 함께 시작한다. 이 이야기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메밀꽃이 끝도 없이 펼쳐진 달밤에 허생원이 지난 이야기를 꺼내는 장면이다. 그 하룻밤의 추억을 오래도록 곱씹으며 살아가는 그의 모습과 아름다운 그림, 그리고 음악이 무척 잘 어울렸다. 마지막에 허생원이 동이를 바라보는 그 여운이 흩날리는 메밀꽃과 함께 마음에 오래 남는다.







 두 번째 이야기 ‘봄봄’은 김유정 문학 특유의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봄봄’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동력이자 이야기 전체의 분위기를 잡는 것은 바로 판소리이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판소리는 앞의 ‘메밀꽃 필 무렵’을 잠시 잊고 슬며시 웃음을 짓게 만든다. 심술궂은 장인님과 어수룩한 주인공의 싸움도 재미있고 토속적인 분위기가 따뜻한 느낌을 준다. 꽃가루가 코를 간질이고 마음이 괜스레 들뜨는 봄에 점순이와 주인공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비록 주인공이 눈치가 없지만 뭐 어떠랴. 







 세 번째 이야기 ‘운수 좋은 날’은 마지막 장면이 강렬하게 마음에 남는 비극이다. 근대화가 진행되고 있는 일제 강점기 서울, 전차가 다니는 곳에서 인력거를 끄는 김첨지의 모습은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눈도 아니고 비도 아닌 진눈깨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이상하게 운수가 좋던 그 날의 처량한 분위기가 음악으로 정말 잘 표현되었다. 배우 장광과 류현경의 목소리 연기도 인상적이다. 인력거가 무거워지면 몸이 가벼워지고, 인력거가 가벼워지면 이상하게 몸이 무거워지던 돈을 벌수록 이상하게 마음이 초조해지던 비극적인 아이러니 속에서 거친 말과 무뚝뚝함 속 김첨지의 투박한 애정이 안쓰럽고 애잔하다.


 이 세 가지 이야기는 동시대를 살아간 작가들의 이야기이다. 그 시대 우리나라의 모습이 너무나 다른 세 가지 이야기가 되었다. 1920-1930년대에 발표된 소설, 식민지 시대를 살던 작가들의 소설이 이 영화에서 하나로 묶였다. 장돌뱅이의 애환, 농촌의 풍경, 도시 하층민의 삶이 그려진 이 세 가지 모습의 영화를 보며 아름다움에 감탄하고, 재치에 웃고, 비극에 애잔했다. 한국단편문학이 앞으로도 더 많이 애니메이션으로 나오길 기대해본다. 




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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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일 독립영화 보는 날 


인디스페이스, 매월 1일은 독립영화를 보자!


매월 1일을 “독립영화 보는 날”로 제정합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자화상, 그리고 다양한 상상력으로, 재기발랄한 감성으로

한국영화의 토대가 되어온 영화가 바로 독립영화입니다.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는 매달 1일을 “독립영화 보는 날”로 제정하고

이 공간에서 독립영화의 새로운 담론을 이야기하고, 관객과의 커뮤니티가 확장되기를 꿈꾸어 봅니다.

독립영화 아지트.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독립영화의 매력을 흠뻑 느껴보세요.


 독립영화 보는 날의 특별한 혜택 

◦ 모든 상영작 천 원 할인 (조조, 단체 할인, 단편 상영작 제외, 단 멤버십 중복할인 가능)

◦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하는 독립영화와의 특별한 만남

◦ 인디스페이스만의 다양한 경품 이벤트까지.

 


 상영작 


  



 

:: 9월 1일 (월상영시간표 ::


11:00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12:50 족구왕

14:50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16:40 숫호구

18:20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20:00 족구왕 +GV



 EVENT 01 

매회 관람료 천원 할인!

조조, 단체관람료는 중복할인 불가.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독립영화애인" 중복할인 가능.


 EVENT 02 

인디스페이스 10+1 쿠폰 발행!

매월 1일 독립영화 보는 날, 모든 관객분들께 특별한 쿠폰을 발행해 드립니다.

10편의 영화를 보고 스탬프를 모으면 1편의 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10+1 쿠폰!

매월 1일, 독립영화 보는 날에만 발행됩니다.



 EVENT 03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나는 독립영화愛人이다'에 가입하세요 :D

8월의 독립영화 보는 날, 멤버십에 가입하시면 특별한 선물을 드립니다.


 EVENT 04 


"독립영화 보는 날" 독립영화 포스터 증정!

매월 1일 독립영화 보는 날에만 만나는 독립영화 포스터 나눔!

로비에 비치되어 있는 포스터를 자유롭게 가져가세요 :)



 EVENT 04 


청춘영화의 끝판왕 <족구왕> 인디토크! 감독, 배우 인디스페이스 출격!


일시: 9월 1일(월) 오후 8시 상영 후

참석: 우문기 감독, 배우 안재홍, 황승언, 강봉성, 박호산, 류혜린, 진태철, 최형선


 EVENT 05 


<족구왕> 1만 관객 돌파! 스페샬 이벤트!

9월 1일, 독립영화 보는 날! <족구왕> 관람시 매회 선착순 10명의 관객에게 

<족구왕> 스페셜 영화카드 5종+타투스티커 세트를 드립니다.


● 9월 1일(월) 12:50 | 20:00 +GV 상영


족구왕 만명 돌파 기념 스페셜 영화카드 5종!

영화카드는 70~90년대 한국의 대표적인 영화 홍보물로

명함크기의 카드에 앞면은 포스터, 뒷면은 캘린더로 이루어져 있다.

90년대 초반 사라져버린 영화카드는 최근들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어벤져스>  

등 할리우드 히어로물의 영화 홍보물로 다시 만들어지면서 콜렉터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90년대 이후,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족구왕>이 영화카드의 부활을 알린다! 





Posted by indian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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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01.~09.05 인디스페이스 시간표

<야간비행> 이송희일 | 134분 | 청소년관람불가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안재훈, 한혜진 | 90분 | 전체관람가

<족구왕>  우문기 | 104분 | 15세 이상 관람가

<숫호구> 백승기 | 80분 | 청소년 관람불가


09/01/

09/02/

09/03/

09/04/

09/05/

11:00-12:3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1:00-12:3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0:30-12:0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0:30-12:14

족구왕

10:30-12:14

족구왕

12:50-14:34

족구왕

12:50-14:34

족구왕

12:10-13:54

족구왕

12:30-14:0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2:30-14:0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4:50-16:2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4:50-16:2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4:10-15:4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4:10-16:24

야간비행

14:10-16:24

야간비행

16:40-18:00

숫호구

16:40-18:00

숫호구 +종영

15:50-17:34

족구왕

16:30-18:14

족구왕

16:30-18:14

족구왕

18:20-19:5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8:20-19:5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7:50-19:2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8:30-20:0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8:30-20:0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20:00-21:44

족구왕 +GV

20:00-21:44

족구왕

19:30-21:11

[3주기특별상영] 어머니 +GV

20:10-22:24

야간비행 +GV

20:10-22:24

야간비행




 EVENT & INFO.                                                       


이소선 어머니 3주기 특별상영

● 일시: 9월 3일(수) 19:30

● 참석: 태준식 감독 외



<족구왕> 인디토크(GV)

● 일시: 9월 1일(월) 20:00

 참석: 우문기 감독, 우문기 감독, 안재홍, 강봉성, 황미영, 황승언



<숫호구> 종영안내 : 9월 1일(월), 2일(화) 16:40 상영 후 종영




예매 안내  (실시간 예매 가능)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 인터파크 http://bit.ly/LzoD1D

● 네이버 http://bit.ly/OVY1Mk

● 다음 http://bit.ly/1srfYB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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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의 안재훈 감독과의 인터뷰

애니메이션을 통해 다시 만나는 한국 단편문학, 새로운 화두를 던지다.



20대의 풋풋한 사랑 [봄•봄], 40대의 처참했던 슬픔 [운수 좋은 날]

그리고 60대의 아련한 추억 [메밀꽃 필 무렵]... 

슬퍼도 웃어야 했던, 고달퍼도 살아가야 했던 세 사람의 인생과 마주하다!



 INFORMATION 

제목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작품        김유정 [봄•봄],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현진건 [운수 좋은 날]

감독        안재훈, 한혜진

제작        ㈜연필로명상하기, EBS, 김영사

배급        이달투

장르        옴니버스 감성 애니메이션

개봉        8월 21일

러닝타임   90분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윤상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8월 8일, 이화동에 위치하고 있는 ‘연필로 명상하기’ 사무실에서 안재훈 감독과의 인터뷰가 있었다. 영화 <소중한 날의 꿈>의 배경이 되기도 한 한적한 골목 끝에 위치한 ‘연필로 명상하기’ 사무실은 입구부터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그림들로 꾸며져 있었다. <소중한 날의 꿈>이 관객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문구가 사무실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누구든 반겨줄 것 같은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오는 2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들어보고, 읽어봤을 김유정의 '봄•봄',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그리고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을 국내 최초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작품으로 제 18회 서울 국제 만화 애니메이션 페스티벌 개막작과 영상물등급위원회 ‘좋은 영화'에 선정됐다. 인터뷰를 진행한 8월 8일은 EBS에서 21일 개봉에 앞서 총 3편으로 구성된 이번 작품 중 첫 편인 이효석 원작의 <메밀꽃 필 무렵>을 방영하는 날이었다.

 


                       ▲ '연필로 명상하기' 작업실 입구




Q: ‘연필로 명상하기’ 는 어떤 곳이고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다른 작업실들과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면.


A: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되었다. 다른 스튜디오와 비교해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스튜디오에 와서 자기의 꿈도 발견하고 또 꿈만 꾸다 실패하신 분들이 책상에 앉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스튜디오가 오랜 전통을 가진다는 게 이상하다. 모든 사람들은 자기의 스튜디오를 가지는 게 꿈인데 나와 영원히 함께 한다는 건 어폐가 있는 것 같다. 이곳을 거쳐 간 애니메이터들이 자유롭게 스튜디오를 나가서 차리고 안 되면 다시 돌아오고 하는 그런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

 


Q: 애니메이션에 관심 있어 하시는 분들이 실제로 많이 찾아오시는지 궁금하다.


A: 방학 때 외국에서 공부하시는 분들, 혹은 대기업을 다니다가 때려 치고 그림을 그려보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휴가 내기 전에 진짜 자기한테 맞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찾아오신다. 그런 분들을 위해 두 자리 정도는 비워 둔다. 



Q: <소중한 날의 꿈>이 얼마 전에 3주년 상영회도 했는데 그렇게 오랫동안 많은 관객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A: 내가 볼 때 정말 대단한 것을 가진 사람은 별로 없다. <소중한 날의 꿈>이 딱 그 모습인 거 같다. 아무리 자기가 소중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해도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 없다면 그 세상은 문제가 있다. <소중한 날의 꿈>이 독과점이라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내가 꾸는 꿈이 결국은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정성을 다하는 것이고 그러면 한 순간에 부귀영화를 누릴 순 없지만 꾸준히 오랜 기간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 끝난 게 끝난 게 아니라는 것, 또 진심을 다하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것 같다. 관객 분들을 보면 영화만큼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다.




▲ '연필로 명상하기' 작업실 모습. 작업실을 거쳐간 사람들과의 사진들, 그리고 <소중한 날의 꿈>의 한 장면을 표현한 피규어




Q: 어떻게 한국 단편 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생각을 하셨는지, 그리고 왜 이 세 작품인지.


A: 누구나 자기가 가진 직업에 거창한 마음을 부여해야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애니메이션을 하면서 내 직업에 대해 거창하게 생각한 적 없는데 이 한국 단편문학에서만큼은 거창한 마음이 생긴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관객의 삶과 함께 해오지 못했기 때문에 역사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한국문학은 어쨌든 한 100년의 세월을 스스로의 힘으로 견뎌왔다. ‘한류’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 나가는 모든 것들이 오히려 내부의 소중한 것들을 점점 더 없애는 것 같다. 이런 때에 우리 문학을 우리 애니메이션이 만나면 가치와 의미가 있는 일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한 나라의 문화가 성장을 하려면 아이와 어른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즈니의 미키마우스부터 이어지는 수많은 교집합과 합집합이 우리 문화엔 없었다. 우리나라도 ‘허 생원’과 ‘김 첨지’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서울 국제 만화 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의 개막작으로는 어떻게 선정되었고 기분은 어떠셨는지.


A: 개봉시기와 흐름이 잘 맞아서 선정된 것 같다. 그리고 우리 문학을 선택해준 데에 대한 기쁨이 있었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어찌 보면 아이들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애니메이션을 보러 왔을 때 어른들도 볼 수 있는 게 개막작이라 좋은 것 같다. 사실은 작품을 만들어 보여줄 때는 기쁜 점이 없다. 자기가 그린 그림을 자기가 만족하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 순간은 쥐구멍으로 숨고 싶은데 어쨌든 보여줘야 하는 거니까 마음 다잡고 앞에 서 있는 것이다(웃음). 마음속으로는 한 장 한 장 넘어갈 때 마다 다시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아마 한 작품도 못 만들 것이다.




▲ 안재훈 감독의 작업하는 모습




Q: 첫 상영이었던 것 같은데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A: SICAF 이래 개막작이 항상 매진이었던 건 처음 이었다고 하더라. 고마워하는 관객 분들이 많았다. 우리 문학을 문학으로 알게끔 애니메이션이 가치를 높여주니까 어른 분들은 굉장히 고마워하고 아이들도 의외로 우리문학에 의식 있는 학생들이 많더라. 감사하다는 말을 들어서 묘했다. <소중한 날의 꿈>은 ‘안재훈이 창작자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데 단편문학은 내 이름이 빠져도 돼서 너무 좋다. 아이들이 이효석과 김유정과 현진건 선생을 만나는 것이니 그냥 누구나, 함께 온 부모님들도 영화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할 수 있다. “저건 저 애니메이션이 잘못 표현했어.”, “저건 괜찮네.” 이렇게 얘기 할 수 있으니까. 아마 이 작품은 관객들과의 대화를 하지 않아도 부모님들이 알아서 해주시지 않을까? 



Q: 영화 보고 좋았다고 생각했던 게, 공부랑 시험을 위해서 봤던 문학 작품이었는데 그게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니까 옛날엔 이렇게 봤던 작품을 다시 보게 되는 점이었다. 근데 지금 어린애들을 생각해보면 시험으로 배우기전에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접하기 때문에 나중에 배울 때 또 다른 반가움을 느낄 것 같았다.


A: 작가 선생님들의 삶을 보면 요절하신 분들이 많다. 생활고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와중에도 유머감각을 잃지 않았던 걸 보면 요즘 젊은 사람들과 똑같다. 같이 행복하게 살고 싶고, 굶고 싶지 않은 마음들로 이런 고통들 속에서 작품들을 남기셨는데 우린 너무 무책임하게 밑줄 치면서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효석, 김유정, 현진건 등 정말 이름만 외웠다. 반면에 외국작가의 삶엔 관심이 많다. 빅토르 위고, 헤밍웨이는 어느 커피숍에서 뭘 마셨는지 까지. 정작 우리 시대를 담은 작가들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림을 그리다 보면 뭉클뭉클하다. 너무 잘못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한민국에서 이걸 안 읽은 사람은 없겠지만 다시 읽으면 정말 다르다. 그림을 그리면서도 ‘아, 이런 내용이 있었나?’ 싶었고 너무 너무 달랐다. 말씀하신 대로, 반대로 아직 읽어보지 못한 아이들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정말 그럴 것 같다. 그 아이들은 처음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접하고 나중에 문학으로 읽으니 느낌이 다를 것 같다. 

 



▲ 안재훈 감독 인터뷰 하는 모습




Q: 이렇게 사람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 받은 엄청난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긴다는 게 행복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부담감도 컸을 것 같은데.


A: 너무 부담이 됐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역사가 짧진 않은데 우리 단편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긴 건 처음이다. 다른 사람들이 다 “어, 이게 왜 처음이지?” 한다. 당연히 누군가가 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처음이다. 모두가 다 아는 내용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생각은 안 한 것이다. 외국의 명작은 각색이 그나마 쉽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많은 창작물들을 봐왔기 때문에 용서의 범위가 넓다는 것이다. 반면에 한국단편문학은 그런 걸 본 적이 없다. 



Q : 제작과정이 궁금하다. 다른 애니메이터 분들과는 어떻게 제작하고 소통하시는지.


A: 우선은 선생님들의 작품을 원고지에 똑같이 쓴다. 이번에는 나 혼자 했는데 아마 다음 작품부터는 모든 스태프들에게 원고지에 다 쓰라고 시킬 것이다. 그 순간이 사실은 내가 애니메이션을 한다는 것을 넘어서는 순간이 아닌가 싶다. 그 다음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자료를 모으는데 우리나라는 워낙 기록이 많이 안 남아있다. 2~30년대에 카메라가 많지 않으니까 외국 선교사분들이 찍은 사진을 긁어 모으거나 이런 작업들을 통해서 하나하나 진행한다. <소중한 날의 꿈> 같은 경우에는 내가 창작자이니 스태프들이 나에게 잘 못 따졌는데, 단편문학 같은 경우에는 작품을 본 느낌들에 대해서 당당하게 서로 이야기하며 진행했다. 




▲ '연필로 명상하기' 의 또 다른 식구 '나동이'를 안고 있는 안재훈 감독




Q: 인상적이었던 것이 블로그에 작품을 필사한 것을 올려놓으신 거였다. 홈페이지 보니까 시부터 메모들도 직접 손으로 쓰신 게 많던데, 좋은 작품을 필사하거나 글씨를 쓰는 일이 감독님한테 어떤 의미가 있는지.


A: 나는 일단 친구가 없고 사회생활을 안 하기 때문에 그 순간이 나를 가장 사람으로 예뻐 보이게 하는 순간이다. 애니메이션 하면서 친구가 없는 게 도움이 됐는데 이제 살날이 얼마 안 남으니 친구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웃음). 사무실에 일요일에 혼자 나와서 글 쓰는 것. 근래에는 ‘명함’에 대해 써놓은 글이 있다. 명함을 너무 많이 받는데 어느 순간에 그런 생각이 들더라. 옛날에는 명함에 그림도 조금 그려놓고 했다. 명함은 쌓여 가는데 내가 이 사람들을 사람으로는 알지는 못해서 그게 너무 무섭더라. 이제부터 명함을 안 받고 여태까지 받은 사람들을 한 번씩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과연 이래가지고는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갔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을까. 지금도 이렇게 우리들이 같이 앉아있지만 이 순간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백 년이 지난 뒤에 2014년 8월 언제, 이 다섯 명이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건 아무도 기억 못할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글을 쓰는 게 참 행복하다.

 


Q: 세 작품이 분위기가 다 다른 것 같다. <봄봄>은 판소리로 진행되고, <운수 좋은 날>은 그림 체가 다른 것 같다. 각 작품마다 감독님이 중요하게 생각하신 부분들이 있다면.


A: 우선 작가 선생님들이 작품마다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을까 생각했다. <메밀꽃 필 무렵>은 거리에서 만났던 우리의 어른들, 사연을 가진 젊은이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봄봄>은 아무래도 해학적인 작품이니까 풍채나 느낌들을 조금 더 해학이 나올 수 있게 했다. <운수 좋은 날>은 조영각 프로듀서라고 ‘서울 독립 영화제’ 집행 위원장인데, 그 양반이 딱 모델이다. 저 사람 얼굴 느낌을 닮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또 경성시대 사람들의 얼굴느낌을 생각했다. 처음부터 세 작품 모두 분위기가 달랐으면 하는 게 바람이었다. 




▲ 이 날 안재훈 감독은 인터뷰로 작업실을 방문한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얼굴을 직접 그려주었다.



Q: <소중한 날의 꿈>은 배우들이 성우를 했었는데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작품을 만드실 때 따로 목소리 생각을 하셨는지.


A: 고어체나 문어체나 각 작품의 특성을 살려야 하다 보니까 시작부터 배우들이 힘들 거라는 것을 알았다. 이 작품은 원작의 느낌을 살려야 해서 성우 분들로 아예 할 때부터 생각했다. ‘김 첨지’ 같은 경우는 더 힘들었다. 고민을 많이 했는데 역시나 배우 경험도 있고 성우경험도 있으신 장광 선생님이 가장 어울리겠다고 생각을 했다. 류현경씨는 이후로도 작품을 같이 하게 될 텐데, 발성이나 여러 가지 부분들이 어울리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류현경씨는 특이한 당당함 같은 게 있다. 역시나 <운수 좋은 날>을 하는데 감독이 생각했던 목소리를 넘어서서 자기 것으로 만들더라.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는 애니메이션 프로듀서 분들도 다 놀래셨다. 아예 대본도 다 외워서 오셨다. 이런 것은 굉장히 멋진 싸움이다. 감독이 이미 ‘김 첨지 아내’의 느낌을 갖고 있는데 그 느낌을 넘어서서 나를 설득시킨다는 것은 굉장히 놀라운 것이다. 대단한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됐다. 성우 부분은 많은 애니메이션 감독님들이 나를 부러워하는 지점이다. 항상 하신 분들이 너무 열심히들 해준다. 



Q: 음악이 굉장히 많이 나왔던 것 같다. 음악 작업은 어떻게 하시는지.


A: 대부분 그리면서 큰 구성은 한다. 거기에 맞는 비슷한 음악들을 몇 곡씩 넣어서 음악 프로듀서랑 상의를 한다. <메밀꽃 필 무렵>은 우리 음악 느낌이 있는 퓨전 음악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었고 <봄봄>은 그 많은 내레이션과 독백을 독창을 통해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운수 좋은 날>은 경성시대에 어울리는 음악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그 집 앞’이다. 내가 어릴 때부터 좋아했다. 짝사랑하는 사람들의 집 앞을 지나가는 느낌은 사람들마다 다 있는데 가사가 너무 예쁘다. 딱 이 노래가 김 첨지와 김 첨지의 집 앞에 가장 어울리는 느낌이라 넣었는데 잘 어울려서 좋았다.

 



▲ '연필로 명상하기' 작업실의 모습




Q: 감독님이 좋아하시는 한국 애니메이션은?


A: 너무너무 많다. 연상호감독, 장형윤감독 작품들 다 극장가서 혼자 본다. 누가 옆에 있음 방해 되니까 혼자 가서 보는 편이다. 연상호 감독의 씩씩함이 참 좋고 장형윤 감독의 재기발랄함을 좋아한다. 또 이대희 감독이 갖고 있는 쑥스러움도 너무 좋아해서 그분들이 자기만의 빛깔을 갖고 작품을 더 많이 만들고 이런 발자국들을 하나씩 만들어 가다 보면 거대하고 근사한 공룡 발자국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애니메이션은 누구 한 사람이 거창하게 떠안고 가는 게 아니라, <소중한 날의 꿈>이 이만큼 뛰면 <돼지의 왕>이 또 이만큼 뛰고, 연상호감독이 좀 더 젊어서 한번 더 뛰고, <우리 별 일호와 얼룩소>가 뛰고, <파닥파닥>이 뛰고, 이렇게 하나하나 가다 보면 나중에 이 그림이 근사한 한국 애니메이션 지도가 될 거라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애니메이션 감독님으로써 꿈은?


A: 나는 아직 꿈을 못 정했다. 매번 말하다시피 사람이 어떤 목표를 내 꿈이라고 말하는 건 너무 슬프다. 꿈이 대통령이어야 하는 건 좀 웃긴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목표일뿐이고 대통령이 하는 일이 꿈이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은 내 꿈이 무엇일까를 계속 고민한다. 정말 그 꿈을 만나서 꿈을 위해 살았으면 좋겠다. 그 꿈이 정말 근사한 꿈이 됐으면 좋겠다. 꿈을 빨리 갖는 게 꿈이다. 지금 내가 따로따로 갖는 것들은 꿈이 아니라 목표인 것 같다. 



Q: 단편문학애니메이션은 계속 진행되는 건가.


A: 1년에 3개씩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이 맘 때쯤엔 그야말로 대단한 <소나기>를 만나실 수 있다. ‘이게 바로 소나기구나’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자랑할 수 있는 이유는 콘티를 내가 아닌 스태프가 그렸기 때문이다. 내가 그렸으면 이렇게 자랑할 수 없다(웃음). 요즘 아이들의 요즘 사랑이 어떤지 모르지만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나도 빨리 보고 싶다. 그리고 <벙어리 삼룡이>. <벙어리 삼룡이>를 다시 읽고 나서 깜짝 놀랐다. 단순하게 그냥 벙어리인 사람이 주인집의 아씨를 사랑한다는 얘기가 아니더라. 그 안에는 장애 아닌 장애를 가진 사람의 자기에 대한 연민과 비하와 울분과, 이런 모든 것들이 담겨있다. <노트르담의 꼽추>나 <레 미제라블> 같은 대단한 서사를 갖고 있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우리 문학을 몰랐는지 모르겠다. 내년 에 만나게 될 것이다. <소중한 날의 꿈>은 두렵게 기대됐는데 이 단편문학은 정말 기대된다. 이 작품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어떤 화두를 던질까 궁금하다.

 


▲ 인터뷰가 끝난 뒤 안재훈 감독과 관객기자단 [인디즈]의 기념촬영



인터뷰를 하는 내내 진심으로 한국 문학을 사랑하는 감독님의 마음이 느껴졌다.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을 시작으로 앞으로 1년에 3편씩 한국단편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극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소식이 참 반가웠다. 여전히 꿈을 찾고 계시다는 안재훈 감독님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연필로 명상하기’의 앞으로의 행보와 작품이 더욱더 기대된다. 



글: 관객기자단 [인디즈] 1기 이윤상

사진: 관객기자단 [인디즈] 1기 김은혜


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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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28일(일) 12:20

29일(월) 12:20

30일(화) 18:00

10월 1일(수) 12:30

4일(토) 11:00

8일(수) 20:00





... 이후 상영일정은 추후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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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토크 (GV)::


● 일시: 9월 13일(토) 오후 3시 상영 후

● 참석: 안재훈 감독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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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8월 23일(토) 오후 2시 10분 상영 후

● 참석: 안재훈 감독 외

● 진행: 박혜진 전 아나운서



::EVENT::


하나. <메.운.봄> 특별제작 엽서/포스터를 잡아랏!



매회 선착순 3명의 관객에게 영화의 잔잔한 여운을 그대로 담은 <메.운.봄> 특별 제작 엽서 

또는 <메.운.봄> 개봉포스터를 드립니다. (개봉일부터 소진시까지)



둘. 아이와 함께 만나는 <메.운.봄> 할인 이벤트


아이에게 전하고 싶은 한국문학의 아름다움을 애니메이션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으로 알려주세요.

인디스페이스 초등학생 이하 <메.운.봄> 관람시 관람료가 5,000원!




 SYNOPSIS 


20대의 풋풋한 사랑 [봄•봄], 40대의 처참했던 슬픔 [운수 좋은 날]

그리고 60대의 아련한 추억 [메밀꽃 필 무렵]... 

슬퍼도 웃어야 했던, 고달퍼도 살아가야 했던 세 사람의 인생과 마주하다!


김유정의 [봄•봄] 중에서...

“성례구 뭐구 미처 자라야지!”

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장차 내 아내가 될 점순이의 키 말이다.

내가 여기에 와서 돈 한푼 안 받고 일하기를 삼 년 하고 꼬박 일곱 달 동안을 했다. 그런데도 미처 못 자랐다니까 이 키는 언제야 자라는 겐지 짜장 영문 모른다.

난 사람의 키가 무럭무럭 자라는 줄만 알았지 붙배기 키에 모로만 벌어지는 몸도 있는 것을 누가 알았으랴.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

“달밤에는 그런 이야기가 격에 맞거든”

“달밤이었으나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됐는지 지금 생각해도 도무지 알 수 없어”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중에서...

산 사람의 눈에서 떨어진 닭똥 같은 눈물이 죽은 이의 뻣뻣한 얼굴을 어룽어룽 적시었다. 문득 김첨지는 미친 듯이 제 얼굴을 죽은 이의 얼굴에 한데 비벼대며 중얼거렸다. 

"설렁탕을 사다 놓았는데 왜 먹지를 못하니, 왜 먹지를 못하니…… 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INFORMATION 

제목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작품        김유정 [봄•봄],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현진건 [운수 좋은 날]

감독        안재훈, 한혜진

제작        ㈜연필로명상하기, EBS, 김영사

배급        이달투

장르        옴니버스 감성 애니메이션

개봉        8월 21일

러닝타임   90분








Posted by indian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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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01 17:04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014.08/21~08/27 인디스페이스 시간표

<족구왕>  우문기 | 104분 | 15세 이상 관람가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안재훈, 한혜진 | 90분 | 전체관람가

<숫호구> 백승기 | 80분 | 청소년 관람불가

08/21/

08/22/

08/23/

08/24/




11:00-12:44

족구왕

11:00-12:44

족구왕

10:30-12:04

워커즈

10:30-12:0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8.25-8.31

EBS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13:00-14:3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3:00-14:3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2:10-13:54

족구왕

12:10-13:54

족구왕

14:40-16:00

숫호구

14:40-16:00

숫호구

14:10-15:4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GV

14:10-15:4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6:10-17:4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6:10-17:4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16:50-18:10

숫호구

-

18:00-19:44

족구왕

18:00-19:44

족구왕

18:20-19:5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20:00-21:30

메밀꽃, 운수좋은날

그리고 봄봄

20:00-21:27

블랙딜 (매진)

20:00-21:44

족구왕




Event & Info.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인디토크(GV)


● 일시: 8월 23일(토) 오후 2시 10분 상영 후

 참석: 안재훈 감독 외




제11회 EBS국제다큐영화제 














일시: 8월 25일(월) - 8월 31일(일)

장소: EBS스페이스, 상명대학교, 서울 역사박물관, 인디스페이스 KU시네마테크, 

        롯데시네마 누리꿈(상암)





예매 안내  (실시간 예매 가능) 

● 맥스무비 http://bit.ly/9BCgci

● 예스이십사 http://bit.ly/an5zh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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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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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풋풋한 사랑 [봄•봄], 40대의 처참했던 슬픔 [운수 좋은 날]

그리고 60대의 아련한 추억 [메밀꽃 필 무렵]... 

슬퍼도 웃어야 했던, 고달퍼도 살아가야 했던 세 사람의 인생과 마주하다!



 INFORMATION 

제목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작품        김유정 [봄•봄],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현진건 [운수 좋은 날]

감독        안재훈, 한혜진

제작        ㈜연필로명상하기, EBS, 김영사

배급        이달투

장르        옴니버스 감성 애니메이션

개봉        8월 21일

러닝타임   90분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혜 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D







따뜻한 한국적 감성이 그대로 영상에 묻어난 한국단편문학애니메이션,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 언론시사회 현장



지난 6일 한국단편문학애니메이션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되었다. 각 작품 당 1년 6개월의 제작 기간을 걸쳐 만들어진 이 값진 결과물은 각 단편 소설의 특징이 그대로 그림이 표현되어 원작의 감성이 애니메이션으로 고스란히 옮겨왔다는 평을 받았다. 이날 언론시사회에는 안재훈 감독을 비롯해 작품에서 목소리 연기를 한 배우 장광, 전혜영, 국악인 남상일이 참석했다. 누구나 한 번 쯤은 읽어보았을 단편 문학들이 <소중한 날의 꿈>으로 한국적인 애니메이션의 본보기를 보여준 안재훈 감독의 작화와 만나 화제가 된 만큼 취재진의 열기도 뜨거웠다.



- 왼쪽부터 안재훈 감독, 배우 장광, 배우 전혜영, 소리꾼 남상일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소감을 묻자 안재훈 감독은 “이렇게 다시 한 번 우리 문학이 알려지는 자리가 되어 기쁘다”고 답했다. <운수 좋은 날>에서 김첨지 역을 맡았던 배우 장광은 “성우로 활동을 시작해서 많은 작품을 했었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어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봄봄>에서 도창을 맡은 소리꾼 남상일은 “이렇게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안재훈 감독



‘어떻게 해서 이번 작품을 EBS와 함께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안재훈 감독은 “개인적으로 내가 60살이 넘어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우리 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수 있다면 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이 이야기가 한 관계자의 귀에 들어갔는데, <소중한 날의 꿈>을 만들 정도라면 지금 시작해도 전혀 문제없을 것이라 응원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 단편 문학들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싶은 이유에 대해 안재훈 감독은 “이 작품들은 최근 교과서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작품이다. 또한 지금의 아이들은 한국문학을 읽어도 이를 머릿속으로 그려낼 수가 없다. 이렇게 애니메이션을 통해 우리의 옛 풍경과 시대를 다시 보았으면 한다. ‘다문화’나 ‘한류’ 등 한국문화의 넓이는 점점 커지고 있는데 그에 비해 ‘우리’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내용과 연결고리들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었다. 이렇게 한국단편문학을 통해서 연결고리를 하나씩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며 “대단한 의미와 가치보다는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고 답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가장 근사한 일은 우리 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할 만큼 한국문학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엔딩크레딧에 올라온 다양한 국적의 스텝 이름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자 안재훈 감독은 “의외로 중국에서 <소중한 날의 꿈>이 공동체 상영의 형식으로 중국 전역에서 상영되었다. 그때 인연을 맺은 사람들과 작업을 같이 하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스튜디오에 레바논부터 인도, 독일 등에서 온 외국인도 있고 외국에서 애니메이션을 배우고 있는 친구들이 잠시 한국에 들어와 있는 동안 배우러 오기도 한다”면서 “재능 있는 친구들이 전 세계에 나가 능력 있는 애니메이터가 되었을 때 여기서 그들의 손으로 만진 한국적인 감성이 그들의 밑받침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판소리는 만화책이라고 생각한다. 영상이 시각적으로 표현한다면, 판소리는 그 연장선으로 시각적인 것을 말이나 소리로 표현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던 소리꾼 남상일



<봄봄>에서 도창을 할 때의 제작과정이 궁금하다는 질문에 소리꾼 남상일은 “사실 연습을 안했다. 예전에 오페라단과 함께 이 작품으로 도창을 해본 경험이 있었다. 또 녹음하러 갔을 때 즉석에서 대사가 추가되거나 다른 연출을 요구하시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그렇게 있는 그대로 꾸밈없이 보여주다 보니 다들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더욱이 강상구 작곡가께서 음악을 정말 멋들어지게 만들었다.”고 답했다.



목소리 연기에 도전한 소감을 묻자 전혜영 배우는 “감독님께서 저를 생각하며 점순이를 그렸다고 하더라. 외모나 성격이나 나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발음이나 톤 등 목소리 연기가 일반적인 연기하는 것과 다른 점이 많아서 질문도 많이 하고 연습도 많이 했었다. 그리고 감독님과 주변 사람들이 많이 도와주고 조언해주셔서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답했다.




-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으면 하느냐는 질문에 안재훈 감독은 “각자가 아는 영역에서 아는 척 할 수 있는 부분이 단편문학이라 생각된다. 다시 한 번 우리문학이 화두가 되어 시험으로 읽히는 것이 아닌 감성으로 읽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답했다. 장광 배우는 “한국 애니메이션이 시작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그 짧은 기간 내에 빠른 속도로 성장한 한국 애니메이션을 이 영화를 통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혜영 배우는 “어렸을 적 외국 애니메이션을 보며 자란 세대다. 내가 어렸을 적에 이런 작품을 보았으면 정서적으로도 정말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 정도다. 지금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이 보기에도 정말 좋은 작품이고, 앞으로도 한국 애니메이션이 더 발전했으면 하는데 이 작품이 그 발단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남상일은 “전통을 하는 입장에서 이런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 좋다. 나는 전통을 옛것을 전해 현시대와 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이 섬세하고 우리의 정서가 듬뿍 담긴 ‘전통 애니메이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 역사를 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 불러만 달라”고 말해 웃음꽃을 자아냈다.







한 평론가는 “우리 문학이 가지고 있는 감성들을 애니메이션의 영상미와 만나 영상콘텐츠와 문학콘텐츠가 모두 활기를 가진 일거양득의 작품”이라고 말했다. 한국단편문학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의미 있는 작품인 만큼, 어른들은 학창시절에 읽었을 한국단편을 감성으로 다시 보는 계기가, 지금 청소년들은 영상을 통해 한국단편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투박하면서도 아기자기한 한국적인 작화를 만나게 됨으로써 한국 애니메이션에도 관심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한다.





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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