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에 해당되는 글 38건

  1. 2019.05.31 [06.06-06.12 상영시간표] 영화를 말하다 /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 우리 지금 만나 / 보희와 녹양 / 시민 노무현 / 김군 / 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 / 파업전야
  2. 2019.05.30 [06.08] 오렌지필름 | 무슨 말이 필요해!
  3. 2019.05.29 [인디즈] 초여름을 부르는 영화 〈보희와 녹양〉 안주영 감독 인터뷰
  4. 2019.05.28 [인디즈] 살아가는 공간으로서의 이태원에 대하여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이태원> 인디토크 기록
  5. 2019.05.28 [뉴스레터_20190528] <우리 지금 만나> 인디토크 | 인디돌잔치 <오목소녀> |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 영화를 말하다
  6. 2019.05.28 [뉴스레터_20190521] <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 <1991, 봄> 인디토크 | 인디돌잔치 <오목소녀> |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 영화를 말하다
  7. 2019.05.27 [인디즈] 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여성의 목소리로 담아낸 광주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외롭고 높고 쓸쓸한〉인디토크 기록
  8. 2019.05.26 [05.30-06.05 상영시간표] 영화를 말하다 /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 우리 지금 만나 / 보희와 녹양 / 시민 노무현 / 김군 / 굿바이 마이 러브NK: 붉은 청춘 / 파업전야 / 국경의 왕
  9. 2019.05.21 [인디즈] 진정한 독립영화의 맛을 느끼고 싶으신가요? <라오스> 특별상영 인디토크 기록
  10. 2019.05.20 [05.29] 인디포럼 월례비행 <보이지 않는 배우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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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필름 6월 | 무슨 말이 필요해!

일시 2019년 6월 8일(토) 오후 7시 30분

상영작 <반성이 반성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유월> <마이네임이즈>

GV 참석: <반성이 반성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송주원 감독, 김윤하 배우, <유월> BEFF 감독, 심현서 배우, 최민 배우 / 진행: 차정윤 감독(<나가요> 연출)

관람료 8,000원



 예매하기 

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좌석 선택 가능)

예스24 http://bit.ly/an5zh9

다음 http://bit.ly/2qtAcPS

네이버 http://bit.ly/OVY1Mk




<반성이 반성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Like reflection does not reflect reflection> 송주원 | 2017 | 42


연출/안무: 송주원

촬영/편집: 이지민 

촬영부: 배꽃나래

세트미술: 길종상가

의상: 손정민 

음악: Sagitta 'Happy Birthday', '남태평양 파도소리', 박지하&김오키 'Premiere Action', 김오키 '풀' 

출연: 김윤하 


시놉시스

김수영의 시 '절망'을 모티브로 시공간을 확장한 과거와 현재, 가상의 시간을 제안하고 한 여성의 일상을 내러티브로 삶에 대한 사고와 이해 그 실천에 대하여 질문하고 상상한다. 밤과 낮, 같은 듯 다르게 반복되는 상황과 그녀의 행동을 통해 일상의 판타지 속에 매몰된 신체의 감수성을 찾고자 한다. 


상영 및 수상

2018

제2회 천안춤영화제 

제23회 인디포럼

​2017

제1회 서울무용영화제



<유월 Yuwol: The Boy Who Made the World Dance> BEFF | 2018 | 25


연출: BEFF

촬영: 김힘찬

안무: 이정은

공동 안무: 김종우

출연: 심현서, 최민


시놉시스

한시도 몸을 가만두지 않고 춤추는 소년 유월은 어느 날 사립초등학교에 발발한 집단무용증(a.k.a. 댄스바이러스)의 원흉으로 지목당하며, 질서에 목매는 담임선생 혜림과 옆반 선생들에게 추격당하기 시작하는데…   


상영 및 수상

제2회 서울무용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마이네임이즈 My Name is> 한정길 | 2017 | 14


연출/촬영/미술/편집: 한정길, 오진주

음향: 전보람

믹싱: 최수연 

제작: 백수아 

편집: 김현아

출연: 오진주, 임서진


시놉시스

소연은 다음 주에 있을 발레 콩쿠르를 위해 연습을 한다. 언니는 면접을 보러 다니고 소연이 현실을 받아들이길 원한다. 언젠가부터 같은 우편이 집에 도착하고 언니는 이를 소연에게 숨기는데 소연은 발레 선생님으로부터 어떤 소식을 듣게 된다. 


상영 및 수상

제3회 안양국제청소년영화제

제8회 충무로단편영화제 청년, 대학생 부문-우수작품상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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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을 부르는 영화

 〈보희와 녹양〉 안주영 감독 인터뷰 





*관객기자단 [인디즈] 오윤주, 이성빈 님의 글입니다.

**영화의 결말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어느새 봄이 지나가고 옷이 점차 얇아지는 계절이 돌아왔다. 그리고 안주영 감독이 첫 장편 〈보희와 녹양으로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찾아왔다. 아이들은 사춘기를 겪고 있는 우리의 과거와 많이 닮아있고, 많이 달라져있다. 매년 더 더워지고 있는 여름을 ‘보희녹양이처럼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마주해보는 것은 어떨까? 

 




인디즈 이성빈(이하 이성빈): 먼저 간단하게 인사와 영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주영 감독(이하 안주영): 저는 〈보희와 녹양 연출자 안주영이고요. 저희 영화는 밝고 명량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이성빈: 저희가 영화를 보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 중 하나가 영화의 시선이었습니다. 최근 영화계에서는 소수자나 아이들, 약자를 중심으로 다룬 영화들이 과도하게 인물들을 괴롭혀서 불행 포르노라는 말이 유행처럼 떠돌아다니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희와 녹양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가벼운 소재가 아님에도 극의 톤을 두 아이와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 밝게 유지하는데요. 그런 시선이 관객에 대한 배려이자 아이들을 담아낸 감독이 가지는 최소한의 배려처럼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감독님께서는 영화를 찍으며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표현되길 바라셨나요?

 

안주영: 보희와 녹양이가 마주하는 어른들의 사건은 말하자면 불행한 일이 대부분이지만, 기본적으로 영화를 밝은 톤으로 이끌어가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어두운 부분도 사회의 일부지만 이 영화에서는 아이들을 더 불행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철이 덜 들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어른으로서 아이를 보기보다는 저도 어린 시절을 겪어왔으니 제가 어린 시절에 느꼈던 것을 최대한 반영해서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한쪽이 위에 서서 바라보면 재미없으니까 조금 낮추어서 나란히 바라보려고 했습니다. 또한 그렇게 동등한 시선으로 다가가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밝은 분위기가 나왔던 것 같아요. 어른의 시선으로 봤으면 청소년의 안 좋은 모습이 더 강조되어 영화가 나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인디즈 오윤주(이하 오윤주): 감독님은 단편작인 〈앞구르기에 이어서 계속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찍고 계신데, 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계신 건가요?

 

안주영사실 일부러 그렇게 찍으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근데 어쩌다보니 계속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찍고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스스로에게 궁금했습니다. 나는 왜 자꾸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 건지. 나름대로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아이들만이 갖고 있는 자유로움이 좋아서인 것 같아요. 어른들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아이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제약이 없는 행동들에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오윤주: 〈보희와 녹양을 보면 젠더에 대한 이야기는 꼭 나올 것 같은데요. 이 영화에서는 단순히 여자다운 남자, 남자다운 여자를 넘어선 더 자유로운 인격체를 창조하신 것 같아요. 캐릭터들이 다채롭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감독님께서는 캐릭터를 구상하실 때 어떤 생각을 갖고 만드셨나요?

 

안주영: 말씀해주신 것처럼 남성적인 것과 여성적인 것을 일대일로 스위치하려는 건 아니었습니다. 만약 보희와 녹양이의 성격을 그냥 성별만을 기준으로 바꾼다면 또다시 이분법적인 게 되어버리니까요. 저는 보다 넓게 각자 개인이 타고난 성향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여자, 남자를 떠나 개인의 성향을 인정을 받고 그대로 자라면 안 될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녹양도 보희도 씩씩한 모습도 있고 여린 모습도 있으니까 그걸 다 섞어보고 싶었어요. 어차피 모두가 다 그런 면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모두 특정한 면이 더 부각이 되어 보일 뿐이지 여러 가지 성향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오윤주: 이건 가벼운 궁금증인데요. 극에서 보희가 신경성 기흉이라는 질병을 가지고 있었는데, 하필 신경성 기흉이라는 설정을 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안주영: 사실 그 설정은 제가 아는 분의 모습에서 가져왔는데요. 어릴 때 같이 사진 찍으러 다니던 선배들 중 한 분이 되게 얌전하고 과묵한 스타일이셨어요. 그 분이 기흉을 앓고 계셨는데, 긴장을 하면 더 발생이 잘 되는 그런 병이라고 하더라고요. 하루는 그 분이 좋아하는 여자와 같이 있다가 기흉으로 실려 갔다는 에피소드를 들었습니다. ‘얼마나 긴장하고 소심하면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보희에게도 신경성 기흉이라는 설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성빈: 최근에 보희 역을 맡은 안지호 배우님의 또 다른 영화〈나의 특별한 형제가 개봉을 했는데요〈나의 특별한 형제에서는 반대되는 느낌의 캐릭터를 보여주었습니다. 감독님께서 가까이에서 본 안지호 배우님은 어떤 성격을 가지고 계신가요?

 

안주영: 제가 가까이에서 본 안지호 배우님은 보희에 가까운 성격을 가진 것 같아 보였어요. 제가 안지호 배우의 가족이나 친구는 아니기 때문에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보희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보희보다는 조금 더 장난스러운 아이의 느낌이지만요.

 




오윤주: 영화를 보면서 성욱과 보희의 관계가 흥미로웠는데요보희와 성욱은 둘 다 어린 시절 부모에 대한 결핍이 있는 걸로 보여요그래서인지 어느 부분에 가서는 성욱이라는 캐릭터가 보희의 바람에서 나온 캐릭터일까 궁금하기도 했어요극의 초반에 보희가 아버지가 남자다운 사람이면 좋겠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성욱은 그러한 마초적인 느낌도 갖고 있으니까요.


안주영: 사실 성욱은 보희의 아빠를 대신하는 역할이나 그런 남성적인 아버지라는 바람에서 나온 캐릭터라기 보다는 녹양이의 다른 버전이 한 명 더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보희 주변에 이런 녹양도 있고 저런 녹양도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성욱이라는 캐릭터는 보시는 분들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지게끔 만든 것 같기도 해요다만 제가 가장 원하는 것은 성욱이 보희의 친구처럼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오윤주그렇다면 보희와 녹양이는 어떤 관계일까요?

 

안주영둘은 쌍방향적인 관계예요. 영화 속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면들이 있어요. 플롯 안에서 중요한 장면은 아니지만, 보희와 녹양이 둘이 같이 있다가 헤어지는 장면들을 좋아해요. 집으로 혼자 가고, 혼자 무언가 하려고 하는 장면들. 둘이 같이 있음으로써 나오는 것들도 좋지만, 사실은 그렇게 혼자 설 수 있기 때문에 둘이 좋은 게 아닌가 싶었어요. 너무 서로에게만 매달려서 의지하는 게 아니라 각자 스스로도 서있을 수 있기 때문에 둘의 관계가 더 좋아지는 것 같아요.

 

이성빈: 보희와 녹양을 둘러싼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왜 영화의 제목을 '보희와 녹양'로 정하셨나요?

 

안주영: 다른 사람들도 서로 비슷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보희와 녹양의 관계는 좀 더 동등하고 상호보완적인 관계라고 생각했어요. 이야기 플롯 자체는 보희가 아빠를 찾아가는 이야기지만, 그 동력은 계속 녹양이 주고 있으니까요. 어쩌면 이 이야기는 녹양이가 없으면 이어나갈 수 없는, 둘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오윤주: 어떤 장면에서는 녹양이가 보희에게 설레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확대적인 해석일수도 있지만 어쩌면 보희의 엄마와 아빠 같은 관계로 두 사람의 관계가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는데요.

 

안주영, 전혀 그렇지는 않아요. 마지막 결말은 좀 더 열어두고 싶었습니다. 둘의 로맨스는 만들고 싶지 않은데 왜 그런 설레는 듯한 장면이 들어갔냐고 여쭤보신다면, 이 시기에는 친구로서 사랑하는 마음과 로맨틱한 마음의 경계가 불분명하다고 생각해요. 성적인 욕망이 더 커지면 구분짓기 편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인 감정의 베이스는 나이가 어릴 때에는 아 다르고 어 다른 느낌인 것 같아요. 두 사람이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성빈: 아버지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아버지를 성정체성이 단순 반전의 도구만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또 보희의 성정체성을 염두해두신 부분도 있으신 건가요?

 

안주영: 일단은 게이라고 해서 다 섬세하고 여성스럽다는 이야기는 고정관념이잖아요. 되게 마초적인 분들도 있고요. 그런 묘사를 떠나서 아빠를 게이로 설정한 것은, 처음에 보희가 아빠를 만나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쓰다가 어느 순간 굳이 두 사람이 못 만나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치만 아빠가 집을 떠나게 된 이유가 불가항력적이고 드라마틱한 이유나 재고의 여지가 없는 이유는 아니길 바랐습니다. 그보다는 좀 더 개인적인 이유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조금씩이라도 젠더적인 선을 계속해서 와해하려는 시도를 했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것을 이상하게 보지 않는 시선을 가져가고 싶었습니다. 아빠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지만, 보희가 아버지의 모습을 보고 너무 싫다!’라거나 단순히 그래서 그랬구나!’라는 식으로 반응하지는 않아요. 단지 한 번 더 아빠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 되는 문제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성빈: 젠더 감수성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조금 더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저는 〈보희와 녹양이 페미니즘 영화라는 생각도 함께 했는데요, 감독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해요.

 

안주영: 일단 제가 여자이고, 그런 제가 영화를 만들었으니 페미니즘 영화라고 생각하고 있기는 합니다. 여성이 사회에서 위치하고 있는 자리에 대해 생각하고 문제제기를 할 수 있다면 모두 넓은 의미의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이 영화는 그것을 다루고 있고요. 사실 단순한 것 같아요. 저는 이 영화를 보시는 관객 분들이 타인을 보는 시선에 있어서 관대해지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저조차도 여태까지 학습한 것이 있기 때문에 누가 저보고 남자답다고 하면 싫어하면서, 누군가를 보고 자동적으로 여성스럽다고 생각할 때도 있어요. 그런 것들을 표현하면 남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의식적으로라도 그런 것들을 깨려고 하고, 보시는 분들도 그래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노력이 조금씩 진행되면 지금 사회에서 벌어지는 충돌이나 폭력적인 젠더 이분법이 완화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윤주영화를 보면서 대안가족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는데, 감독님께서는 어떤 마음으로 다양한 구성원들을 그려내셨나요?

 

안주영: 저는 사실 그렇게 긍정적인 인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이렇게 그려진 대안가족이 영원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웃음) 제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지금 옆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한번쯤 다시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그게 실제로 가족이든 친구든 아는 형이든 지금 나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존재들이니까요. 만약 제가 대안가족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싶었다면 다 같이 모여 밥을 먹는 씬으로 끝낼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던 이유는 보희라는 개인, 혹은 녹양이라는 개인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점에 더 포커스를 맞춰 이야기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이성빈: 영화에서 한강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은데요. 수영을 하지 못하던 보희가 수영을 하게 되는 공간이자 어릴 적 엄마와 추억이 있는 공간이기도 하니까요. 감독님께서 생각하시기에 한강은 어떤 의미였나요?

 

안주영일단 아이들이 노는 주된 공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 도시에 그렇게 큰 강이 흐르고 있다는 게 되게 이상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외국의 어떤 강처럼 사람들이 들어가서 마구 노는 곳은 아니고. 왠지 깨끗한 느낌도 아니고요.(웃음)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데, 말하자면 한강은 되게 가까운데 막상 들어가기에는 겁이 나는 공간 같아요. 저도 사실 한번쯤은 들어가보고 싶은데 못 들어갔거든요. 그래서 배우를 대신 뛰어들게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또 수영은 어릴 때 많이 하게 되는데, 많은 이들이 수영을 하며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해요. 보희에게 수영은 자연스럽게 몸이 기억하는 자생능력같은 거예요. 보희는 수영을 원래 할 줄 아는 아이지만 자기가 더 이상 못한다고 생각하잖아요. 사람이 위기에 닥치면 발휘하게 되는 자기도 몰랐던 자신의 힘, 그런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이성빈또 〈보희와 녹양에서는 영화카메라라는 소재가 자주 등장하는데요. 카메라는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잖아요. 이 영화는 과거의 한 순간을 이야기하는 영화이기도 하고요. 영화 속 ‘영화‘카메라는 어떤 의미인가요?

 

안주영: 요새는 다 핸드폰에 카메라가 있으니까 카메라에 대한 느낌이 좀 달라진 것 같은데, 예전에 카메라를 따로 들고 다니던 때를 생각해보면 찍는 사람은 정해져 있고 찍히는 사람도 정해져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또 막상 사진 찍힐 때는 잘 모르는데, 나중에 찍힌 걸 보게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많은 감정들이 올라오는 경험을 하게 돼요. 그런 의미에서 녹양이 계속해서 보희를 끌어올려주는 역할인 거예요. 보희는 쟤(녹양)가 왜 저렇게 찍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나중에 이런 기억은 큰 원동력이 되거든요. 이런 의미에서도 녹양이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녹양이가 먼저 아빠를 찾아가자고 말해주고 부추기고 계속해서 보희로 하여금 뭔가를 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이니까요.

 

오윤주첫 장면부터 두 사람이 영화를 함께 보면서 시작해요. 녹양이는 동영상을 찍고, 영화를 통해서 보희가 아버지를 이해하기도 하는데요. 영화는 결국 치유의 의미인 걸까요?

 

안주영: 치유라고 하기는 거창한 것 같고요. 사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서 영화를 많이 이용하죠.(웃음) 근데 결국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같이 공감하고 공유하기를 바라는 거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영화가 서로에게 치유와 비슷한 감정을 주는 것 같긴 해요.

 





이성빈너무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마무리 인사로 관객분들이 〈보희와 녹양을 어떻게 관람하시길 바라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주영: 저희 〈보희와 녹양을 보며 지나온 나의 과거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보고 공감도 해주시고 즐겨주신다면 굉장히 감사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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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공간으로서의 이태원에 대하여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이태원〉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9년 5월 18일(토) 오후 2시 상영 후

참석 강유가람 감독 

진행 김보라 감독 (<벌새> 연출)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윤정 님의 글입니다. 




 

공간의 서사 속에서 우리는 그에 발맞춰 살아간다. 그 속에서 삶의 뿌리를 내리고 함께 숲을 이루는 것이 우리가 사는 것이고, 우리의 공간이 살아가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는 용산부터, 지금에는 을지로까지 불안정한 공간에 대한 서사의 시작은 그전과는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강유가람 감독의 <이태원>은 기지촌의 역사를 가진 이태원이라는 공간에서 살아온 삼숙, 나키, 영화라는 세 인물을 통해 이태원의 과거와 현재를 보여준다. 주말에 많은 이들이 찾아와 소비하는 공간이 아닌 살아가는 공간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본, ‘퀴어한 것 속에서 조화를 이루는 이태원이라는 공간의 서사에 대해 감독은 이야기한다. 이태원이라는 공간이 가진 특성 때문인지 몰라도 영화 속 삼숙, 나키, 영화 세 인물의 캐릭터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각자의 매력이 넘친다. 다채로운 공간과 인물의 색이 녹아있는 <이태원>이라는 작품을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며, 강유가람 감독과 김보라 감독이 함께한 인디토크를 소개한다.  

 



 

김보라 감독(이하 김보라): 오늘 대담을 진행하게 된 김보라입니다. 강유가람 감독님 소개 먼저 듣고 시작을 하겠습니다.

 

강유가람 감독(이하 강유가람): 날 좋은 토요일 오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태원 연출한 강유가람입니다.

 

김보라: 팬으로서 감독님의 여러 작품들을 보았는데요, 10년에 걸쳐서 공간에 대한 작업을 하고 계시잖아요. 이태원이라는 영화 또한 공간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인데 처음 기획하실 때의 의도와 완성하고 나서의 결과물 사이에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어떤 변화들이 있었나요?

 

강유가람: 영화를 시작하기 전, 처음에는 이태원이라는 공간을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실제로 인물을 만나기 전까지 엄두를 내지 못했어요. 지인을 통해서 나키라는 인물을 만나며 이 분의 이야기를 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기지촌에 살고 있는 여성으로서 삶의 굴곡이나 아픔 같은, 제가 상상하는 상이 있었고 이런 것들을 영화 속에 많이 담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편견이었을 수도 있는데, 이 인물들을 만나기 전 저의 생각들이 있었던 거죠. 그런데 실제로 이태원의 영화 속 인물들을 만나고 나니 이분들이 자신의 삶을 피해자처럼 보여주는 것을 바라지 않으셨고 저 또한 이 여성분들이 한 시기에 기지촌 여성의 삶을 살았다고 하더라도 이후에는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분들에 대해 한정적으로 묘사를 짓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동네 사람, 이웃 주민으로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김보라이태원에 나온 세 명의 캐릭터가 각각 다 다르잖아요. 예를 들어 나키나 영화가 기지촌에서의 경험에 대해 솔직하게 긍정하는 반면에 상숙은 계속해서 자신이 양갈보라고 불리우는 것에 거리를 두는 말을 하고, 자기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얘기를 하잖아요. 그리고 또 우사단로에 문화를 만들어가는 청년들은 다른 입장이 있고요. 저는 영화를 보며 마음에 남았던 것이, 청년 한 분이 윤락여성과 윤락업소에서 일하시는 분이라는 표현을 쓰시는데 그 표현을 쓰시기 전에 약간 머뭇거리세요. 그런 표현을 쓰면서 자신들이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주역이라 생각을 할 때, 이 영화 속 세 명의 노년 여성들을 보고 그들이 어떤 마음들을 가졌을까 궁금해요. 그들이 이태원이라는 공간에 대해서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셨어요?

 

강유가람: 일단 청년들이 공동체를 만들어가면서 우사단로라는 공간이 밝아지는 것이 사실이에요. 그전에는 어딘가 무서운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오면서 활기가 넘치는 우사단이 된 건 사실이거든요. 저도 그분들의 의도는 좋았다고 생각을 하는데, 말씀하신 부분처럼 이태원이라는 공간에 어떤 분들이 살고 계시는지에 대한 이해는 제가 생각하는 부분과는 맞지 않는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이태원 촬영을 하면서도 제가 세 명의 여성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얘기도 드렸기 때문에 영화 보러 오셨을 때엔 그 부분에 대해서 특별히 언급을 하지는 않으셨어요. 영화를 보시고 실제로 이태원이라는 공간이 기지촌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 역사와 관련된 분들이 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인지하고 이태원이라는 공간을 너무 소비하지 않는 방식으로 생각하게 된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그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깊이 나누지 못했어요.

 

김보라감독님께서 영화 속 인물 중 어떤 분에게 가장 이입하여 이 영화를 찍었을까 궁금해요. 저는 오프닝부터 상숙의 이야기가 비중 있게 나오니까 처음에는 상숙님이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이태원에서 인상 깊은 것 중 하나가 자주 등장하는 클로즈업 장면인데요, 그런 장면은 주로 나키에게 있더라고요. 나키의 매니큐어가 칠해진 손발톱, 속눈썹, 칫솔이 담긴 컵, 싱크대의 때, 그리고 깎다 만 사과 같은 것들요. 그리고 봉급이 깎였을 때의 나키의 옆모습 장면은 너무 아름다웠던 것 같아요. 제가 극영화를 하다보니 그런 것들이 더 눈에 보였는데, 다른 캐릭터 보다는 유독 나키에게 그런 지점이 보여서 개인적으로 궁금하더라고요. 클로즈업으로 찍으실 때 어떤 의도를 하셨는지, 그리고 영화를 만드시면서 어떤 캐릭터에 이입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강유가람: 다큐멘터리를 찍다보면 출연자분들이랑 굉장히 다양한 관계를 맺게 되는데, 이태원을 찍으면서도 세 분 다 캐릭터가 너무 다르고 각자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서 더욱 그랬어요. 나키님을 만날 때는 저도 모르게 짠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나키님의 삶의 조각들을 보게 되었어요. 나키님께서 굉장히 열심히 사시거든요. 치킨집 알바도 하시고 주점 알바도 하시고 종교활동, 몸을 돌보는 활동까지 되게 다양한 방식으로 노동하면서 열심히 사는 모습이 저에게 주는 울림이 있어서 클로즈업을 통해 보게 되었던 것 같아요. 삼숙님 같은 경우는 되게 대장부 같은 스타일이고 굉장히 멋있는 캐릭터잖아요. 그런데 저한테 묘한 감정을 일으켰던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해 거리를 두고 다른 기지촌 여성들과 나는 달라라고 처음부터 말씀하셨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영화 속에 어떻게 녹일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이 되었어요. 영화를 보여드릴 때도 떨면서 보여드렸고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이실까 걱정이 되었죠. 영화님 같은 경우는 되게 거침없으신데, 삶에 대한 쿨한 태도가 있는 것 같아요. ‘내가 그런 삶을 살았던 게 뭐 어때서라는 태도고, 어떠한 연민도 없는 태도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김보라아마 다른 분들도 많이 공감하셨겠지만 이태원에 나온 세 분의 캐릭터가 너무 매력 있잖아요. 너무 생생하고 매력 있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이 사람들을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게 된 것이 기쁘다는 생각을 했어요.


 



관객: 영화 너무 잘 봤습니다. 지인분의 소개로 이 분들을 만나셨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만나시게 된 건지 궁금하고, 다른 선택지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세 분만 나오시게 된 건지, 그리고 그 마을에 감독님의 작업실이 있으셨던 것 같은데 세 분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영화의 완성까지 오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강유가람: 드롭인센터라고 각 지역 여성에게 물품 지원, 각종 상담, 법률 지원을 하는 센터에 저의 지인이 계셨고, 그것을 계기로 나키님과 굉장히 길게 관계가 있었어요. 나키님이 처음에는 촬영하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으셔서 긴 시간 동안 계속해서 만났고, 나키님이 자기 말고 이태원에 대장부 같은 여자 있는데 만나보라고 하시면서 삼숙님께 저를 데리고 가셨어요. 그렇게 삼숙님을 만났는데 40분 정도 자신의 삶의 역사를 쏟아내시고, 그 포스가 있어서 담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제안을 드렸어요. 오프닝에 등장하는 영상은 삼숙님께서 직접 찍으신 거예요. ‘내 유서다라고 말하고 주셨는데(웃음) 그만큼 삼숙님께서 기록에 대한 열망이 있으셔서 카메라를 어려워하지는 않으셨던 것 같아요. 영화님도 친구의 소개로 만나게 되었는데 좀 친해지면서 영화님도 다큐멘터리에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났던 분들이 한 네 분 정도 되었던 것 같은데 캐릭터를 찾아가면서 카메라에 담을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서, 최종적으로 세 분을 카메라에 담게 되었어요. 지역 공간의 변화를 따라가고 싶은데 당시 제 작업실이 용산 쪽에 있어서 우사단로에 작업실을 운영하시는 분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 곳에서 공간을 쉐어하는 방식으로 머물다가, 후커힐 쪽의 작업실로 이동하면서 찍었어요. 청년분들의 경우에는 마을회의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했던 것 같은데, 그 회의에 가서 촬영해도 되겠냐고 여쭤보고 담게 되었습니다.

 

김보라나키님이 상숙님을 소개해 주셨다고 하셨는데, 어쩐지 두 분은 서로 안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두 분의 관계는 어땠을까 궁금해요.

 

강유가람: 그것도 이태원속에 담지는 못했는데 두 분은 처음 이태원 왔을 때부터 오래 알고 지내셨어요. 삼숙님이 예전에 현재 바 2층에 하숙집 같은 것을 하셨나 봐요. 그래서 거기에 나키님이 사셔서 원래 알던 사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삼숙님께서 나키님 걱정을 많이 하시죠. 자기처럼 미군이랑 결혼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시기도 하고요. 두 분이 서로 안부는 주고받지만 엄청 친하지는 않은 그런 관계인 것 같아요.

 

 



관객: 영화 잘 보았습니다. 저는 감독님의 모래(2011)를 보았을 때 가족들, 특히 아버지가 영화의 끝에서 되게 많이 변한다고 느껴졌는데, 친밀한 관계였기 때문에 같은 시간 안에서도 다른 사람보다 더 크게 변할 수 있는 거라고 느꼈거든요. 그렇게 내밀하게 찍을 수 있었던 건 가족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태원을 보면서 그분들과 가족처럼 신뢰관계를 깊게 쌓으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좋았습니다. 카메라 밖에서 영화 속 캐릭터들과 어떻게 신뢰 관계를 구축했는지 궁금합니다.

 

강유가람: 사실 저는 모래에서는 가족, 아버지를 촬영했기 때문에 누군가를 촬영하는 것에 대해 겁 없이 시작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여성분들을 만났을 때는 제가 잘 모르는 분들이기도 하고 감히 제가 상상하기 어려운 시간을 보낸 분들이라는 생각을 해서 너무 조심스러웠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카메라를 들고 갈 수는 없었던 것 같아요. 방문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면서 차차 촬영해나갔죠. 그런데 삼숙님 같은 경우는 얘기하는 걸 좋아하셔서 카메라가 있건 없건 기본 1시간은 쭉 말씀하시거든요. 일하는 모습이나 표정처럼 말로 표현되지 않는 것을 많이 담고 싶어서 인터뷰가 없어도 계속 가서 카메라 들고 가서 촬영했죠. 본격적으로 촬영 시작했을 때부터는 일주일에 세 번씩 돌아가면서 만났어요. 저 스스로 편견이 있다고 말씀을 드렸던 것처럼, 제가 듣고 싶었던 이야기, 기지촌 여성으로 이태원에서 살아가면서 어떠한 감정과 갈등을 느꼈는지 등을 여쭤보는데 그런 인터뷰들의 결과물을 나중에 들었을 때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제가 상상했던 답변이 아니라서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제가 뭔가 이끌어내려고 하는 것이 저 스스로도 부끄럽기도 하고 그분들도 그에 응하지 않으셨죠. 그래서 그분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위주로 편집하게 되었어요. 그것이 훨씬 더 자연스러웠던 것 같아요.  

 

김보라: 강유가람 감독님께서는 계속해서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작품을 만드는데, 영화 속에서 분명히 말하지 않은 것들이 있을 것 같거든요. 삼숙님께서 계속해서 미군이나 미국 사람들에 대해 호의적으로 말씀하시는 게 인상 깊기도 했고요. 나키에게 미군들은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대상인데 둘의 기억이 너무 다르잖아요. 말하지 않은 서브텍스트 안에서 어떻게 그것들을 조율하셨고 어떤 입장을 취하셨을까요?

 

강유가람: 삼숙님 같은 경우는 소위 말하는 양갈보라는 낙인에 대해 오히려 가장 자유롭지 못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터뷰 중에서 미군 남편이랑 길에서 양갈보라는 이야기 듣고 다시는 남편과 밖에 안 나갔다고 했잖아요. 그만큼 주변의 시선에 속박되셨던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미국이나 미군에 대해서 호의적인 감정을 이야기하지만 그 내면에는 또 다른 부분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실제로 기지촌에서 사셨던 분들 모두 자신의 위치에 따라 가지는 경험치가 다른 것 같아요. 사실 삼숙님은 클럽주였기 때문에 본인이 웨이트리스를 관리하는 사람이었고 자신의 위치에 대해 변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클럽을 운영하면서 실제로 한국 조폭들과 갈등이 많았다고 하셨는데 이러한 경험 또한 삼숙님의 견해를 만들었을 테고요. 나키님 같은 경우에는 클럽 운영도 하셨고 웨이트리스로 사셨던 적도 있는데, 삼숙님이 운영했던 클럽보다 작은 소규모 클럽이었으니 또 다르게 미군들과 부딪히는 일들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확실히 각자가 가진 경험에 따라 각자의 생각이 달랐던 것 같아요.

 

 



관객: 영화를 보면 살아가는 공간으로서의 이태원이 나오고, 지금의 청년들이 소비하는 공간으로서의 이태원이 등장을 하잖아요. 소비되는 공간으로서의 이태원만 알고 있던 사람들이 이태원의 이면과 역사를 알게 하고, 기억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주셔서 일단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노력이 없으면 이태원이라는 공간은 더 빨리 쾌락적이고 상업적으로 소비되는 공간으로 변화할 것 같은데, 감독님은 개인적으로 이태원이라는 공간에 어떤 감정을 가지고 계신지, 또 이태원이라는 공간이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변화하기를 바라시는지 궁금합니다.

 

강유가람: 사실 이태원을 직접 가기 전 제가 가진 이태원에 대한 인상은 공포의 공간이었거든요. 미군 범죄가 난무하고 큰일 날 것 같은 공간이었는데 어느 순간 달라졌던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도 잘 아니까 찍는다기보단 모르니까 알아가는 마음으로 임했고, 제가 영화 속 우사단길 청년분들이랑 크게 다르지 않은 방문자 혹은 이방인 같은 존재였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낯선 느낌을 많이 포착해서 영화 속에 담았던 것 같아요. 이러한 곳에서도 보통 동네 주민인 여성들이 살고 있는데 미리 다르게 보기 때문에 낙인 찍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이태원이라는 공간이 무섭다기보다는 친근한 방향으로 변화된 것 같아요. 지금은 이태원 재개발이 잠시 주춤하고 있기는 하지만 영화님이 사는 보광동 같은 경우에는 옥수동처럼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지 않을까 싶어요. 이처럼 소거해버리는 방식으로 이 지역을 없애는 것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남을 수 있게끔 변화할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이와 같은 상생이 참 어렵다는 생각은 들어요.

 

김보라: 이어서 질문을 하자면 삼숙님께서 그런 얘기를 하시잖아요. “미국 사람들은 역사적인 걸 좋아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헐어버리잖아그 말이 저는 감독님께서 이태원에 담고 싶은 것과 많이 연결된다고 느꼈어요. 감독님께서 모래(2011), 진주머리방(2015), 그리고 이태원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위태로운 시기에 놓인 공간의 역사성을 포착하고 계시잖아요. 거의 10년에 걸친 시간 동안 공간에 대한 변화와 떠나가는 것에 대한 그리움이 늘 감독님 영화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공간에 대한 서사를 말하게 된 배경이 있을까요?

 

강유가람: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이사를 너무 많이 다녔거든요. 아버지 건설회사 일 때문에 공사하는 지역으로 따라다녀서 항상 발붙일 곳이 없는 느낌을 굉장히 많이 가졌어요. 그래서 그런지 어떤 지역이라던가 공간, 제가 잠깐이라도 머물렀던 공간에 대한 기록을 붙들려고 하는 점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저만의 공간을 꾸리고 싶었는데 그게 어렵다 보니까 공간에서 밀려나는 사람들에 대한 감각이 생긴 것 같고, 어떤 동인이 있다기 보다는 제가 평소에 가지고 있는 감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보라: 마지막 장면을 인상 깊게 보아서 질문 드리고 싶어요. 석양이 지는 클럽 모습으로 마지막을 마무리 지으신 이유가 있을까요?

 

강유가람: 그랜드 올 오프리의 불이 켜지면서 영화가 끝이 나는데, 삼숙, 나키, 영화라는 이 세 분이 참 열심히 삶을 사시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분들이 삶을 사는 방식이 특별하다는 게 아니고, 이렇게 일상을 계속 살아가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일인 것처럼 느껴졌어요. 제가 상상할 수 없는 시간을 계속 살아오신 것, 그리고 그것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마지막에 불 켜진 그랜드 올 오프리의 간판을 통해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관객: 개인적인 호기심인데, 공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위한 제작지원비가 나온다면 다음엔 어떠한 공간에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고 싶으신가요? 2019년 지금 감독님이 관심 갖는 지역이 있을까요?

 

강유가람다시 이태원을 찍고 싶을 것 같아요. 이전에 있었던 미군 클럽들은 쇠락의 끝이라고 봐야할 것 같고, 그 지역에 다른 방식의 유흥산업인 트랜스젠더 클럽과 같은 공간이 늘어나고 변화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또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로 이태원이란 공간을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김보라계속해서 공간에 대한 작업을 하고 계신데요,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차기작이 있으시다면 간략한 소개를 들으며 자리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강유가람90년대 말 활동했던 3,40대 페미니스트가 지금은 어떠한 삶을 살아가는지에 대해서 작업 중이고 올해 작업을 마무리할 생각입니다. 이태원을 만들면서 영화 속 세 분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저 스스로 많이 성장할 수 있는 과정이었는데, 다음 작품에서도 저의 주변 분들을 통해 새롭게 배워나가는 과정을 이어나갈 것 같습니다. 긴 시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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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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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도란도란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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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여성의 목소리로 담아낸 광주

독립영화 반짝반짝전  〈외롭고 높고 쓸쓸한〉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9년 5월 18일(토) 오후 5시 상영 후

참석 김경자 감독ㅣ주인공 윤청자 

진행 김영희 연세대학교 교수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정은 님의 글입니다. 





5·18민주화운동 39주년을 맞아 외롭고 높고 쓸쓸한이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을 통해 인디스페이스를 찾아왔다. 많은 역사에서 그러하듯 5·18민주화운동의 기록 역시 피해자가 아닌 항쟁 주체로서 여성의 이야기를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은 광주의 여성들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행동하고 국가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는 다른 이들과 연대하는 모습을 담아낸다. 조심스럽고 사려 깊은 시선과 감각으로 항쟁 주체로서 활동했던 광주 여성들의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는 영화가 끝난 후에는 관객들의 공감과 응원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김영희 교수(이하 김영희): 저는 연세대학교 젠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국어국문학과 교수 김영희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윤청자 출연(이하 윤청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윤청자입니다.

 

김경자 감독(이하 김경자): 안녕하세요. 광주에서 독립영화 만들고 있는 김경자입니다.

 

김영희: 오늘 이 자리가 진행하기에 난이도가 높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는데요. 두 분께서 천천히 말씀해주시면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실 수 있을 것 같은데 적극적으로 말씀을 하실 것 같지는 않아서요.(웃음) 여러분들께서 질문을 많이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 5·18민주화운동 39주년이라는 뜻 깊은 날에 여러분들과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요. 윤청자 선생님은 이 영화 몇 번 보셨어요?

 

윤청자: 저는 오늘까지 두 번 봤습니다.

 

김영희: 혹시 영화 어떻게 보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윤청자: 제목이 말하는 대로 외롭고 쓸쓸하네요. 작품을 만들기까지 정말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그 여정 속에서 옆에 계신 김경자 감독님이 우리를 따라다니면서 영화의 주제처럼 너무 무겁게는 하시지 않으려고 했어요. 오늘 객석이 꽉 찼으면 좋았을 텐데 빈 자리를 보니 외롭다는 생각이 들어서 감독님께 미안하네요.

 

김영희: 혹시 첫 번째로 보셨을 때와 오늘 두 번째로 보셨을 때 느낌이 다른 점이 있으셨나요?

 

윤청자: 박영숙 선생님이 오늘 5·18 행사장에 당시 방송을 하셨던 마음으로 가셨어요. 박영숙 선생님을 포함해서 영화에 나오셨던 선생님들을 많이 귀찮게 했어요. 우리가 어떻게 해서라도 역사를 후대에 알려야 되는데 힘들다고 안 하면 살아있는 자로서 부끄러운 일이라고 이야기했어요. 그런 굉장한 열기로 많은 대중들 앞에 서게 되었어요. 우리의 트라우마를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서 용기 있게 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여기에 출연하신 모든 분들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지지 않고 좋은 작품을 완성해주신 김 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우리가 참 많은 일들을 겪었지만 이런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특히 여성들의 이야기는 아무도 관심이 없었어요. 우리는 우리가 당연히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지만 김 감독님 같은 경우는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온갖 어려움을 쫓아다니셨어요. 다시 보니 너무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시간이 됐네요.

 




김영희: 저는 사실 영화를 관람하기 전에 윤청자 선생님의 말씀을 광주, 여성이라는 구술 자료집에서 보았어요.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 그분이시구나생각했어요. 자료집에서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깊이 남아 있는 게 있는데요. “나는 여전히 성찰하고 있고 광주에 대해서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 도청에서 누나, 나가라고 했던 어린 것들을 두고 나왔는데 내가 어떻게 광주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라고 이야기하셨던 게 마음에 되게 오래 남았어요. 여러분들도 관심 있으시면 선생님께서 영화에서 못 다 하셨던 다른 이야기가 실려 있으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듣기로는 오월민주여성회가 공식적인 행사에 초대받은 게 작년이 처음이라고 들었어요. 그렇죠?

 

윤청자: 초대는 계속 받았는데 우리가 갈 수 없었습니다. 내년이면 5·18 민주 항쟁 40주년이 되는데 여전히 역사는 왜곡되어 있고 광주는 여전히 빨갱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쓰고 있고요. 대한민국 국민이 광주에 대해 성찰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하듯이 광주는 많은 피를 흘렸습니다.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터 참석을 하기 시작했죠. 마지막 밤을 함께 보냈던 동지들에게 아무것도 해 준 것이 없기 때문에 행동하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후대들에게 자랑스럽고 위대한 광주 시민들의 민주주의 정신을 알리고 싶었어요. 우리가 참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용기를 내서 이 역사가 잊히지 않도록 어디서든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후대들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소성리나 제주도 4·3사태와 같은 아픈 역사를 가진 이들과 함께 공동체정신을 발휘하는 게 큰 용기가 되었다고 감사를 받기도 해요. 그런데 오히려 우리가 더 위로를 받고 왔어요. 광주는 여전히 아름다운 공동체를 형성하는 아름다운 도시입니다.(웃음)

 

김영희: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요. 저는 이 영화를 세 번 봤는데요. 볼 때마다 조금씩 느낌이 다르기는 했지만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미덕 중에 하나는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 그리고 편집을 하는 감독님이 가지고 계신 조심스러움이라고 생각했어요.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편집하는 다양한 태도가 있을 수 있는데요. 김경자 감독님은 굉장히 조심스럽게 영화를 찍고 편집하고 실제로 영화에 등장하시는 인터뷰이들이 이 영화를 보실 때 어떻게 보실 지를 항상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감독님께서 이 영화를 준비하시고 마지막으로 작품이 나오기까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것이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김경자: 제가 카메라를 든 지 10년 정도 되가는데요. 다큐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억압에 순응하지 않는 저항하는 삶을 담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광주에 살고 있는 저로서 광주의 오월을 찍고 싶었어요. 그리고 제가 여성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오월의 여성들에 관심이 갔어요. 2012년에 영화를 시작할 즈음에 광주에서 여성들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적은 게 아닌가 하는 막연한 느낌으로 출발을 했고요. 여성들의 경험과 목소리만 묶으면 어떤 느낌일지, 이런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을 했어요. 그런데 선생님들을 만나고 옆에서, 뒤에서 늘 함께 하면서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서 너무 좋으면서도 내가 오월을 담기에는 너무 작은 사람은 아닌지 싶은 갈등이 많이 들었고요. 중간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들어서 도망도 갔어요. 그런데 결국은 내가 애정을 가진 선생님들을 내가 찍었으니까 부족하더라도 내가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2017년 초에 광주여성재단과 마무리하겠다고 약속하고 그 해에 완성했는데요. 오월(2016)라는 작품도 있지만 여성들의 목소리만, 여성들의 경험만 묶었을 때 어떤 느낌을 줄 수 있을지 보여주는 것이 이 다큐의 가장 큰 목적이었던 것 같아요.

 

 



관객: 안녕하세요. 다큐멘터리 너무 잘 봤고요. 저는 영화를 보면서 많은 감정이 들었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교과서에서 5·18민주운동을 배운 이후 세대의 사람인데요. 광주에 있었던 여성들의 역사를 한 번도 접한 적이 없었고, 왜 이런 중요한 역사들이 조명 받지 못 했는지를 생각하게 되어서 분노했고요. 이런 이야기를 전달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었어요. 이 영화를 만들기까지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나 난관에 부딪혔던 순간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김경자: 2012년에 선생님들을 만나기 시작했을 때는 모두 개별적인 존재들이었는데, 광주여성단체연합에서 힐링캠프라는 프로그램을 했어요. 당시 그곳에서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촬영하면서 내가 그곳에 있을 수 있다는 게, 내가 카메라를 들 수 있다는 게 굉장히 감사했어요. 이 순간에 카메라를 들기를 너무 잘했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고 힘들었던 건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다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선생님들이 아직도 마음속에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계시는데 저는 정말 막연히 시작을 했어요. 잘 마무리할 수 없을 것 같은 부담이 저를 늘 누르고 있어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 실은 잘 찍고 어떻게 편집할 지에 대해서 시간을 많이 보낸 게 아니라 너무 미안한 마음 속에 지냈어요. 그러다 중간에 도망갈 기회가 생겼는데, 선생님들이나 외부에서는 안타깝게 생각하셨지만 저는 한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도망을 갔는데도 편하지가 않은 거예요. 늘 선생님들이 마음에 걸리고 마음이 무거워서 어떻게 되든 간에 제가 마무리를 하고 짓눌림을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으로 돌아와서 편집했죠.

 

김영희: 사실 5·18 광주는 많이 이야기된 것 같지만 아직 우리가 듣지 못한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5.18과 관련해서 폭력의 피해자로서 여성 혹은 가족을 잃은 유가족으로서 여성의 이야기들은 들을 수 있었지만, 당시에 항쟁 주체로서 참여했던 여성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대단히 어려웠다고 생각해요. 그 점에서 감독님이 만드신 영화가 저에게 크게 다가왔는데요. 사실 이런 작업을 할 때 이 이야기를 듣는 것이 너무 소중하고 귀하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어떻게 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단순히 이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정당화할 수 없는, ‘어떻게 들을 것인가에 관한 문제예요. 공감한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아픔을 다 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는 감각, 혹은 그냥 단순히 이분들 참 외롭고 높고 쓸쓸하구나라고 화면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과 우리가 연대하고 있다고 느끼고 동참하는 감각으로 함께한다는 것은 무엇일지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제가 사실 감독님하고 GV가 세 번째예요. 감독님은 항상 그 점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시고 조심스럽게 움직이신다는 생각을 했는데요. 선생님은 감독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 지 궁금했어요.

 

윤청자: 우리들은 여성이었기 때문에 말을 들어줄 사람이 없었어요. 결혼하고 나서도 남편하고 자식도 모르는 거예요. 5·18 민주 항쟁 운동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가 주홍글씨처럼 남아버렸어요. 저는 이야기할 때 5·18 민주 항쟁을 아직까지도 왜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을 보면 화를 내면서 따지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걸 카메라에 담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자기 자신에 대한 것들을 다 까발리게 되는 거예요. 박영순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기까지 아무도 몰랐어요. 차영숙 선생님은 아예 도피하려고 경상도에서 살았는데 안동에서 홍어 요리를 파시는 선생님도 자신을 표현할 수가 없는 거예요. 최근까지도 홍어에서 시체 썩은 냄새가 난다면서 우리를 조롱하고 능욕하는 개새끼만도 못한 것들도 있어요. 아무렇지 않게 우리에게 계속 상처를 주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 감독님이 무슨 재주로 그런 것들을 막을 수 있나요. 촬영하면서 그런 시선들이 너무 힘드시니까 못 하겠다고 하셨겠죠. 저라도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었을 겁니다. 아까 꽃집 문 닫고 가는 장면 보셨죠? 그런 사람들이 용서가 안 되니까 누가 뭐라고 하든 말든 상관없어요. 꽃 사러 오는 손님들도 선생님이 또 시위하러 가셨구나라고 해요. 어쩌면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것에서 자유롭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촛불까지 갔을 거예요. 당연히 국민으로서 나가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좋은 작품이니까 홍보 많이 하시고 많은 친구들과 함께 보러 오세요. 5·18 민주 항쟁과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여기 오신 분들 정말 대단하시고 멋지십니다. 감사드립니다.(웃음)

 

김영희: 대단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봐야 할 것 같은데요. 혹시 또 소감이나 질문 있으신 분 있을까요?

 

 



관객: 좋은 작품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제목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백석의 시 제목을 인용한 제목이고 마지막에는 시와 함께 노래가 흘러나왔는데요. 제목을 선정하고 시를 삽입하게 된 이유나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김경자: 2017년에 편집을 마무리하는 내내 제목 때문에 너무 고민이 많아서 머리를 쥐어 뜯었어요. 그러다가 오월 선생님들과 몇 분들과 같이 김현성 작곡가님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어요. 외롭고 높고 쓸쓸한을 들으면서 여러 곡 중에서도 이 곡으로, 이 제목을 해야 한다는 느낌이 딱 왔어요. 어렵게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요청을 했는데요. 선생님들을 만나 오랜 시간 옆에서, 뒤에서 따라다녔을 때나 함께 있을 때의 느낌은 외롭고 쓸쓸하셨어요. 이런 표현이 차명숙 선생님의 발언에서도 나오는데요. 그런데 이분들이 광주에만 머물러있는 게 아니라 다 보여드리지는 못 했지만 함께 혹은 각자의 자리에서 다른 이들과 연대하는 삶을 살고 계세요. 저는 이런 부분이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이 제목이라고 생각했죠. 그 노래를 듣는 순간 너무 좋았어요. 감사하게도 작곡가분께서 허락해 주셨고요.

 

김영희: 저도 감독님하고 제목에 대해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요. 선생님들께서 본인들이 상처가 있지만 그것에 갇히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손잡고 나가시는 그 뜻이 정말 높은데요. 사실 5·18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주목 받는 속에서도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서 외롭기도 하고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그때를 살아온 사람으로서 갖고 있는 여러가지의 아픔과 언어로 형용할 수 없는 것들 때문에 항상 마음에 두고 계신 게 있는 것 같아요. 제목에 대해서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윤청자: 저도 정말 좋습니다.(웃음) 차명숙 선생님이 되게 외롭게 안동에서 살면서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그러면서도 광주에서 무슨 일이 있으면 오셔서 함께 하셨고요. 우리가 외롭고 쓸쓸한 가운데에서도 오늘 이 자리에 서울에 계신 우리 선생님들이 두 분께서 오셨어요. 광주가 얼마나 따뜻한 공동체였나 하면요, 아까 영화에서도 보셨을 거예요. 열흘 간의 항쟁 기간 속에서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있는 거예요. 항쟁 기간에 서울에서 계신 박순희 선생님과 함께 노동 운동을 하셨던 분들이 투쟁하고 있는 우리들을 위해 당시 돈으로 400만원이 넘는 돈을 모아서 보내주었어요. 가장 없고 힘든 사람이 그 사정을 알 듯이 그때 보태 준 힘은 혼자 사는 세상은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줬어요. 40년 가까이 되는 이 여정에 위기도 있었지만 늘 함께 응원해주었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서울에서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합니다.

 

김영희: 가운데 앉아 계신가요? 박수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순희 선생님: 잠깐 말이 나왔으니 마이크를 달라고 했는데요. 후배가 독립다큐영화를 찍어서 상영을 한다고 하기에 처음엔 광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인가보다 했어요. 그리고 오늘은 5·18 광주 민주 항쟁 39주년인데요. 이런 좋은 자리였더라면 더 많이 홍보할 걸 그랬죠. 감독님 수고 많이 하셨고 내용도 좋지만 홍보도 많이 하셨으면 좋겠어요.(웃음) 홍보를 더 많이 해서 서울에서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났어요. 그리고 요즘 아무리 여성상위시대라 불리고 여성의 목소리가 높다고 해도 여성들의 활동은 아직도 드러나지 않아요. 특히 광주 항쟁에 대해 여성들이 주체가 되어서 연대하고 그 시대의 현장에서 목표를 가지고 활동을 했던 것이 40여년 가까이 이어와서 지금 국가 폭력에 의해서 어려움을 겪고 분노하고 있는 소성리 같은 곳에도 가고요. 그렇게 대단한 작업을 하셨으니 조금 더 용기 있고 활발하게 외치면서 선전을 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아직까지 여성들의 목소리가 많이 죽어 있다는 사실이 이번 독립영화 반짝반짝전을 통해 씩씩하게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당부 드립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박수)





김영희: 영화에 들어갔던 삽입곡 김현성 작곡가님도 자리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잠깐 인사 부탁드려요.

 

김현성 작곡가: 오늘 영화를 큰 화면으로 몰입해서 보니까 좋네요. 외롭고 높고 쓸쓸한이 제 노래 제목이기도 합니다만, 윤청자 선생님이나 영화에 등장하시는 분들의 삶이 외롭고 쓸쓸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높게 솟아 있다는 걸 느꼈어요. 외롭고 높고 쓸쓸하지만 빛나는 것들도 있는 삶에 감명을 받았고요. 오늘 빈 자리들은 아마 영혼들이 와서 앉아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비롯해서 다른 자리에서도 더 큰 화면을 통해서 왜 외롭고 높고 쓸쓸한지 꼭 알려지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이 노래를 2012년에 발표했고 여러분들이 알고 계신 이등병의 편지는 이미 대학교 1학년때 만든 노래라서 삼사십 년 가까이 됐네요. 오늘 이 영화를 참 의미 있고 뜻 깊은 날에 볼 수 있어서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박수)

 

김경자: 아까 제목 질문해주신 분께 못 다한 말씀드려요. 제가 찍었던 모든 장면에 애정을 가졌고 나오신 모든 분들께 애정을 가졌는데요. 특히 제가 좋아하는 장면은 마지막 부분에 나온 윤청자 선생님의 뒷모습이거든요. 한 번도 이런 말씀을 드린 적이 없는데요. 그날 청자 선생님께서는 앞에 나서셔서 특별한 발언을 하신 것도 아니지만 그 한 자리 차지해서 박영순 선생님의 힘이 되기 위해서 함께 하셨어요. 그런 게 굉장히 높은 지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 모든 장면을 사랑하지만 두리번거리는 청자 선생님의 뒷모습을 정말 사랑하거든요. 어제 광주 자연드림 친구들과 같이 영화를 보면서도 그 이야기를 했어요. 아까 너무 좋은 말씀 해 주셨는데 오늘 청자 선생님과 오면서도 이 말씀을 드렸어요. 앞으로는 제가 정말 적극적으로 영화를 알리겠다고요. 이 자리에서 여러분들과 약속합니다. 제가 더 적극적으로 이 영화를 알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박수)

 

김영희: 감독님이 작년 내내 고민하셨어요. 이 영화를 저희 학교에서도 봤는데요. 저희가 공개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부르겠다고 했더니 조금 더 고민해 보신다고 하셨어요. 이런 저런 생각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사실 저희가 광주 영화를 다큐로 만들면 사용할 수 있는 자료화면이 굉장히 많아요. 기존에 나와있는 다큐도 되게 많기도 하고요. 그리고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더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도 있었을 거예요. 아마 찍은 분량은 훨씬 더 많겠죠? 예를 들면 차명숙 선생님께서 갇혀서 여러가지 경험을 하셨던 장소에 찾아가서도 아마도 더 사람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할 만한 그런 장면을 찍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에게는 이 영화의 미덕이 그렇게 보여주지 않은 지점에 있거든요. 그런 부분을 덜어내고 아까 말씀하신 대로 한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꽃집 문을 닫고 가시는 모습, 소성리 주민들과 연대하시고 뙤약볕을 피하라고 우산을 나눠 주시는 모습을 넣으신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을 했어요. 어떤 분들에게는 우리의 마음을 더 움직이게 하지, 왜 이럴까?’ 싶을 수도 있지만 저는 그게 되게 좋았어요. 이 감독님이 이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전달하는 모습이 정말로 정성을 들여 들으려고 한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김경자선생님들과 오래 만났기 때문에 촬영 분량이 많았어요. 그 많은 부분 중에 선생님들의 몸과 마음이 아프신 이야기도 굉장히 많아요. 그리고 5·18 당시를 다루는 잔혹한 장면도 얻기는 했지만 최대한 여성들의 목소리와 경험을 전체적으로 한 덩어리로 잘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어요. 관객들로 하여금 자극이나 감정의 동요를 불러 일으키게 하는 부분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여성들의 경험을 여성들의 목소리로 잘 전달하는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관객: 영화 정말 잘 봤고요. 저도 광주 출신이라서 제가 경험하지 못 했던 5·18이 더 궁금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희는 초등학생 때부터 다큐멘터리를 보고 5·18 민주묘지에 갔지만 누군가 직접 5·18이 어땠는지는 말씀을 잘 안 해 주시더라고요. 어른들께 여쭤봐도 얼버무리시는 경우가 많아서 늘 궁금했던 것 같은데요. 이렇게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그 당시의 이야기를 많이 하는 영화들이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여성 분들의 이야기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는데 이런 이야기를 담아 주셔서 너무 소중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감명 깊었던 건, 우산을 나눠주는 것처럼 조그만 부분에서도 연대를 하시는 모습이었어요. 그리고 소성리나 다랑쉬 마을 같은 곳에도 다니시면서 연대하시는 모습이 너무 멋있고 감동적이었어요. 그런데 광주 시민들도 어린 사람 중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은 있겠지만 아닌 사람들도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저도 오월민주여성회 같은 단체를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어서 놀랍기도 했고, 저에게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마지막 장면에서 선생님들이 도청 앞이나 거리에 서계시다가 사라지는 모습을 연출하신 부분이 되게 인상 깊었어요. 그 장면을 어떤 생각으로 연출하셨는지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김경자: 제가 만난 선생님들은 그때 당시 활동하셨던 여성 분들 중의 일부고요. 영화에서 보여줬던 것 또한 선생님들의 일부예요. 이 자리에 선생님이 계시지만 다른 선생님들도 있을 수 있고요. 선생님들이 지금, 여기에 서계시지만 시간이 지나면 풍경만 남겠죠. 그런 의미를 담아서 마지막 부분을 구성하였고요. 그리고 제일 마지막 부분에 현장 사진을 넣은 건 광주의 아픔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진상규명이 되야 한다는 마음으로 넣었어요. 또 제가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고자 하였지만 이 또한 정말 일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수많은 여성 중에 일부의 목소리 중에 일부를 담았다는 그런 의미를 담아서 마지막을 구성하였습니다.

 

 

관객: 질문은 아니고 소감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초반에 어머님들께서 모여서 임을 위한 행진곡 가사를 바느질로 작업하시는 모습을 잡아 주셔서 어떤 의미가 있을지 고민했는데요. 80분 가량의 시간이 3분 안에 다 녹아 들어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아까 교수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5·18에 관련된 영화나 프로그램들이 많이 나와 있는데요. 그것들이 과거의 기록이라고 한다면 외롭고 높고 쓸쓸한은 어머님들께서 현재 소성리나 제주도 분들을 만나고 전달하는 것들을 통해서 위로와 격려, 연대가 진행형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오월민주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정신과 정체성을 잘 살려서 표현하셨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마지막에 외롭고 높고 쓸쓸한 노래가 나오면서 참여하셨던 분들을 잡아 주신 점이 굉장히 감동적으로 다가왔어요.

 

김영희: 윤청자 선생님 말씀도 잠깐 들어볼까 싶은데요. 영화에 보면 5·18 당시의 사진이 한 컷 나오는데 도청 앞 분수대 앞에 있는 여성들 사진이에요. 그 사진을 본 순간 !’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유는 저희가 항쟁의 주역이라고 하면 주로 시민군들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제가 조금 더 찾아보니까 당시 도청 앞 사진들을 보면 여성 분들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이 영화와 이전 구술 작업에서도 느껴진 건데 여성분들이 발언하시는 모습을 보면 피해자라는 감각으로 나오지 않아요. 그리고 과거에 내가 이런 일을 했던 사람이다.’라는 걸 말씀하시지 않는다는 걸 느꼈어요. ‘내가 제일 아프다, 나 너무 힘들다가 아니라 그때 당시의 주역으로서 지금을 살아가면서 그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돌아보려고 하고 손 내밀고 연대하고요. 과거에 어떤 일을 했던 사람으로서 현재 자신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현재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통해서 이야기하려고 하시는 느낌이 있었어요. 한 번 선생님의 이야기를 해 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윤청자: ‘오월 여성 평화를 품다가 오월여성민주회의 주제입니다. 이제는 세상 어디든 평화만이 살 수 있는 길이고요. 그래서 작년에는 선생님들이 오키나와를 갔습니다. 소성리를 다니는 것처럼 오키나와에 계신 분들을 찾아 갔어요. 그분들께서는 너무 충격이었다고 하셨어요. 오키나와도 제주 강정마을처럼 늘 평화를 위해 싸우시더라고요. 나이가 70세가 넘으시는 분들이 매일 활동을 하셨어요. 시간이 나면 가셔서 구호 외치고 일도 하시고요. 세상의 평화를 향한 운동을 하고 계시는 그분들이 우리의 평화를 품다라는 주제가 너무 좋고 평화를 외친 보람이 있다고 하셨어요. 오월의 정신은 부모가 자식을 잉태해서 안고 있을 때처럼 온갖 사랑이 품 속에 다 있어요. 우리도 오키나와를 다녀온 이후에 광주를 외친 보람이 있다고 느꼈어요. 여성만이 평화를 이야기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정의의 사도라는 걸 느끼기도 했고요.(웃음) 그래서 너무 좋았고 이 연대를 세계의 여성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되어 보자고 이야기했어요. 오월의 중심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은 세상 속에서 반장을 하든 동장을 하든 일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정말 위대한 사람들이었어요. 5·18에 참여했던 당사자들이 가만히 못 계시더라고요. 그분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여기 오신 분들도 오늘이 서로의 평화를 위한 시작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김영희: 소성리에 왔던 진압 경찰 간부가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요새는 여자들이 집에서 밥을 안 하고 밖에 나와서 데모를 한다.’ 소성리 가보면 정말 그런데요. 저도 오키나와 헤노코 기지에 갔더니 거기도 매일같이 배 타고 나와서 싸우시는 분들이 다 여성분들이시더라고요. 선생님께서 아마 평화를 위한 싸움에 여성들이 어떤 역할을 해가고 있는지를 말씀을 해 주신 것 같습니다. 이제 감독님 말씀을 들어보고 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

 

김경자: 귀한 시간 내주셔서 관람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더 적극적으로 이 영화를 잘 알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영희: 한국에는 국가폭력의 경험들이 참 많은데요. 이상하게도 한국에서 폭력의 문제들이 언제나 맨 처음에는 보상의 문제로 얘기되는 것 같아요. 5·18도 그랬고요. 윤청자 선생님도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는데요. ‘왜 우리에게는 폭력의 문제가 생명이나 존엄의 문제가 아니고 보상의 문제로 이야기되는가? 이건 존엄의 문제다.’ 오늘 마침 5·18 39주년을 보내고 내년에는 40주년이 되는데요. 국가폭력의 문제는 이제 과거의 일만은 아닌 것 같아요. 계속해서 존엄의 문제와 평화의 문제에 대해서 싸우는 과정에서 함께하는 여정이 되었으면 하고요. 선생님께서도 잠깐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 것 같은데요.

 

윤청자: 지금 국가진상조사위원회를 통해서 8개월동안 헌법 전문의 내용을 바꾸려고 했는데요.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나서 안 되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가 떴을 때 저와 다른 분들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렵게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국가진상조사위원회가 뜨지 않아요. 거기에 이윤정 선생님이 비상임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당사자라고 안된다고 하네요. 당사자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야기했어요. ‘우리 위안부 어머님들 중에 투쟁의 선봉에 섰던 분들이 누구인가요? 여성이자 당사자입니다.’ 국가는 그저 대의명분을 위한 말을 할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꼭 이윤정 선생님께서 들어가야한다고 요구를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새누리당하고 민주당이 어영부영하면서 당사자를 또 뺐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사투를 겪으면서 앞장서서 세상을 바꾸고 있는데 그들은 불리할 때만 가만히 놔두고 있어요.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응원해주십시오.(박수)

 

김영희: 오늘 어려운 걸음해주신 선생님과 감독님, 그리고 여기 와 주신 관객 여러분 감사드리고요.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신 영화관 측에도 감사드립니다. 오늘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고요. 여러분들 편안히 돌아 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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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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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독립영화의 맛을 느끼고 싶으신가요?  <라오스>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9년 4월 13일(토) 오후 5시 상영 후

참석 임정환 감독임철 배우 

진행 김보년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관객기자단 [인디즈] 승문보 님의 글입니다. 



무언가의 본질이나 가치를 철저히 준수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세상은 복잡하게 흐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많은 변수가 어느 순간 어디에서 튀어나올지 예측하는 게 불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마저 수용함으로써 본인이 찍고 싶은 영화를 제작하고, 더 나아가 상업적 관행으로부터 벗어나 작가 정신에 충실한 작품을 추구한다는 독립영화의 정신까지 몸소 실천하는 감독이 바로 임정환 감독이다. 413일 인디스페이스에서는 <국경의 왕>을 연출한 임정환 감독의 첫 번째 장편영화 <라오스> 상영 후 관객과의 인디토크 시간을 가지며 다 함께 독립영화의 맛을 느끼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김보년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이하 김보년): 안녕하세요, 영화 재미있게 보셨나요? 저는 오늘 진행을 맡은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김보년입니다. 오늘 인디토크에 <라오스>를 연출한 임정환 감독님과 출연하신 임철 배우님을 모셨습니다. 박수로 맞이해주세요.

 

임정환 감독(이하 임정환): 안녕하세요. <라오스>의 감독이자 이 영화에 출연한 임정환입니다.

 

임철 배우(이하 임철): 안녕하세요. 임철입니다.

 

김보년: 인디스페이스에서 <국경의 왕단독개봉을 했고, 이 기회에 감독님 전작인 <라오스>를 특별상영하게 되었습니다. 방금 보셔서 아시겠지만 영화가 굉장히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잖아요. 그래서 오늘 이 자리도 딱딱하게 진행하기보다 자연스럽게 만들고자 합니다. 영화가 2014년에 제작되었지만 오늘 이 자리를 통해 하나둘씩 회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은 제가 먼저 감독님께 질문을 드릴 텐데, 이 영화의 기획의도에 대해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찍다가 라오스로 이동해서 찍은 큰 규모의 영화 같은데, 엔딩 크레딧을 보면 스태프 이름이 반복되더라고요. 이 영화의 제작 규모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임정환: 3주 동안 촬영했고요, 준비했던 걸 촬영했지만 3주 내내 촬영했던 건 아니고, 말씀해주셨다시피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맡으면서 촬영을 했죠. 그리고 배우를 할 거라고 생각 못하고 현장 스태프로 영화 작업에 참여했다가 연기를 하게 된 경우도 있었어요.

 

김보년: 임철 배우님에게도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임철 배우님의 경우 음향 담당 스태프와 배우로 이 영화 작업에 참여하셨는데, 사운드 스태프로 먼저 참여하셨는지 아니면 배우로서 먼저 참여했다가 사운드 스태프 일까지 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두 분이서 어떻게 만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임철: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우선 같은 학교 동기라서 이미 이전부터 자연스럽게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 저는 우선 스태프로 이 영화에 참여한 걸로 기억하고 있어요. 근데 라오스에 도착해서 갑작스럽게 연기까지 하는 걸로 계획이 변경되었어요.

 

김보년: 제가 영화 제작 과정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이런 일이 드문 일이죠? 감독님은 시나리오 작업을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임정환라오스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보다 라오스 이야기와 이어질 부분을 먼저 촬영하면 좋을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한강 수상 법당이 보여서 거기서 10분 정도를 촬영했습니다. 조현철 배우와 주변 친구들이 그때그때 했던 말을 토대로 시나리오를 썼고, 보면 아시다시피 배우들의 애드리브도 많았어요. 현장에서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때에 따라 수정 작업을 하며 시나리오를 완성했습니다.

 




김보년이어지지 않는 사건들이 신기하게, 절묘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더라고요. 범죄, 마약, 영화과 동기들의 갈등 등 다양한 요소들이 모여 하나의 이야기로 완성되었잖아요. 어떤 이야기나 아이디어를 먼저 구상하셨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임정환: 영화학도인 원식(정혁기)이 졸업영화를 엎어버리기로 결정한 설정은 제 경험과 상당히 유사한데, '수업을 들으면서 배웠던 내용을 그대로 따라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어요. 좋은 감독님께서 이미 만든 작품들을 따라한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제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죠. 욕심이죠. 따라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식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고민했어요.


김보년: 임철 배우님에게도 이 작업 과정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싶어요.

 

임철: 우선 한국에서 일부 분량을 촬영하고 라오스로 넘어가서 관광을 하면서 동시에 다음 씬의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한다고 들었어요.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기획한 게 아니라 앞의 상황을 보면서 뒤에 이어질 내용을 연결하다 보니까 다른 캐릭터가 들어가도 재미있을 거 같다고 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와중에 북한사람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하게 되었어요. 물론 처음부터 즉흥적으로 한 게 아니라 임정환 감독이 정해놓은 기본적인 상황 속에서 조현철 배우, 정혁기 배우 등이 주고받았던 이야기나 아이디어를 필요에 따라 수용하면서 작업을 했어요.

 

김보년: 혹시 영화 작업 이전에 라오스를 가보셨거나, 아니면 촬영 전에 사전 답사 같은 걸 다녀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임정환: 이전에 같이 배낭여행을 다녀왔어요.

 

김보년<국경의 왕>에서도 외국의 일상적인 풍경을 잘 담아내셨고 <라오스>에서도 일차원적인 풍경을 잘 담아내신 것 같아요. 라오스에 대한 어떤 인상을 평소에 갖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태국과 라오스 중에 라오스를 선택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임정환: <국경의 왕>에서도 그랬듯이 저에게 낯설게 느껴지는 국가를 찾다 보니 이 영화를 찍을 때 라오스를 선택했어요. 사실 저는 평소에 익숙한 사람과 익숙한 상황을 이야기하는 걸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해외로 나갈 필요가 없지만, 낯선 공간에서 익숙한 사람과 함께 한다면 그리고 작업을 한다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어요. 근데 지금 돌아본다면 라오스를 선택한 게 다소 아쉬울 때가 있어요. 제 작품과는 무관하지만, 제가 이 영화를 찍은 뒤 꽃보다 청춘이라는 프로그램을 라오스에서 촬영했거든요. 제가 영화를 통해 보여드리려고 했던 낯선 기시감은 계획과 다르게 실패했지만, 그래도 낯선 땅에서 촬영하는 게 즐거웠습니다.

 




김보년: 물론 본인이 참여한 작품을 객관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은 힘들긴 한데요, 임철 배우님께서 현장에서 친구이자 연출자인 임정환 감독님을 보면서 어떤 것들을 느꼈는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임철기본적 상황만 정해놓고 때에 따라 유동적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연출자라면 절대 이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임정환 감독이 대단해 보였어요.

 

김보년: 감독님에게도 같은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영화에 참여한 총 스태프 수가 적긴 햇지만 친구이자 사운드 스태프로 참여한 임철 배우님에게 북한사람캐릭터를 맡기셨을 때는 어떤 이미지와 연결이 돼서 맡기셨을 텐데, 임철 배우와 그 캐릭터 사이에서 어떤 이미지를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임정환: 만약 제가 시나리오를 다 써둔 다음에 본격적인 촬영 전에 다시 읽었다면 영화 작업 자체를 진행하지 않았을 텐데, 친구나 주변 지인들이 순간적으로 보인 반응의 힘입어 영화를 찍게 된 거 같아요. 어떤 이유 때문이라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보다 순간적인 느낌에 충실했어요. 임철 배우에게 북한사람 캐릭터를 맡긴 이유도 특정 이미지가 떠올랐기보다 순간적인 느낌에 이끌렸던 게 아닐까 싶어요.

 

김보년임철 배우님이 <국경의 왕>에서는 유령처럼 나오셔서 이상한 연기를 하셨잖아요.(관객 웃음) 임철 배우님이 그런 이상한 에너지를 불어넣는 연기를 잘하신다고 생각해요. 임철 배우님에게 또 다른 질문을 드리자면 북한 사투리는 어떻게 준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임철특별하게 무언가를 참고하지는 않았고, 그저 현장에서 연기를 해야 하니까 그동안 여러 매체를 통해 봤던 거 혹은 들었던 것들을 떠올리면서 연기했어요.

 




김보년 제가 유독 집중하게 된 부분이 영화감독과 배우 간의 충돌 장면이었어요. 대사를 코믹하게 주고받기는 하지만, 그냥 넘어가면 안 되는 대사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감독님의 경험을 토대로 영화로 재구성을 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임정환: 오프닝에서 원식과 현철(조현철)이 갈등을 일으키는 장면을 말씀하시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둘 중에 누구 손을 들어주기 어려워요. 어떤 대사를 간접적으로나 은유적으로 전달하는 방식도 좋고, 어느 순간에는 정반대로 하는 방식이 더 좋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런 개인적인 고민을 영화로 담아냈어요. 그리고 지금 이 영화를 돌아봤을 때 조금 더 확고해진 부분이 있다면, 둘 중에 어느 방식이 더 좋다고 고민하는 일 자체가 전혀 쓸데없다는 생각에 가까워졌어요.

 

김보년: 감독님 영화의 매력은 어떤 일상적인 생각이 어느 순간 이상적인 생각으로 바뀌는 순간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국경의 왕>에서도 그랬듯이 순식간에 현실적인 장면에서 상상만으로 구현할 수 있는 장면으로 넘어가는 게 매력적이에요. 감독님께서 영화를 만드실 때 혹은 이야기를 발전시킬 때 어떤 부분에서 흥미를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임정환: 말도 안 되는 판타지가 실현되는 공간이나 낯선 공간에서 작업할 때 흥미를 느껴요. 친구들과 같이 밥을 먹고 맥주 한 잔을 하는 상황을 말도 안 되는 공간에서 구현할 때 흥미를 느껴요. 그와 유사한, 유사하다는 표현이 맞을까요? 그런 경험을 영화 속에 끌어내보자는 마음이 있고 친구들이 그런 마음을 실현하는데 도움을 줘서 고마워요.


김보년<국경의 왕><라오스>를 보고 나니까 만약 감독님이 이전 두 작품과 달리 외국에 나가지 않고 한국에서만 머무르면서 영화를 찍으신다면 또 다른 이상하면서 매력적인 영화가 완성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관객: KBS 독립영화관에서 <라오스>를 봤는데, 오늘 상영본이랑 다른 거 같아요. 방송 심의 때문에 상영본 일부를 편집한 다음 방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임정환. 모방 위험이 있는 장면이 있어서 특정 장면을 삭제하고 방영했었습니다. 제가 편집한 건 아니에요. 그래도 KBS 독립영화관으로 제 영화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관객: 영어 제목은 ‘Laos: In the Warmest Country’라고 되어있는데, 다르게 지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임정환: 되게 어려운 질문인데, 사실 ‘In the Warmest Country’를 한국어로 적절하게 번역하고 싶었는데 그때 당시 적절한 번역을 떠올리지 못했고, 초반에 말씀드렸다시피 다른 TV 프로그램과 촬영 장소가 겹치면서 제가 의도했던 기시감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게 어려워졌어요. 미지의 느낌을 살리고 싶지만 한국어로 마땅한 부제를 생각하지 못해서 한국어 제목을 그냥 라오스로 결정했습니다.

 

 

관객: 공황에 도착했을 때 택시기사와 주인공이 대화하는 장면에서 택시기사가 주인공한테 North Korea인지 South Korea에서 왔는지 물어보잖아요. 저도 그런 비슷한 경험을 겪은 적이 있거든요. 배낭여행도 다녀오셨다고 하니까 혹시 경험을 바탕으로 그러한 장면을 찍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임정환: 거의 대부분 상황은 제 경험에서 출발했어요. 영화에서 등장하는 기타 인물들도 제가 직접 경험했거나 목격했던 사람을 토대로 영화에 반영했어요.

 

김보년: 갑자기 궁금해졌는데 혹시 <국경의 왕> 제작 규모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임정환: <국경의 왕>3주 촬영이었고 조현철 배우를 포함해 총 8명이서 영화 작업을 했었습니다.

  

 

관객: 미리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을 시작한 게 아니라 즉흥적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작업을 했다고 말씀하셨잖아요. 말하고 싶은 주제가 미리 정해져 있었는지, 또 최종적으로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주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임정환: 주제, 주제가... 무언가를 찍고 싶어서 촬영을 시작했지만 찍으면서 계속 바뀌었어요. 때로는 그냥 찍고 싶어서 찍을 때도 있고, 찍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제 스스로 이해하지 못한 채 찍는 경우도 있어요.

 

 

관객: 혹시 현장에서 많은 장면을 찍은 다음 편집하는 스타일인가요?

 

임정환: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제가 많은 장면을 찍을 수 없는 이유는 제가 영화를 찍다보면 소리를 많이 내지 않아요. 나중에 편집실에서 몇 안 되는 촬영 장면을 보면 왜 이 장면을 찍었는지 스스로가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 경우가 있어요. 현장에서 많은 장면을 찍지 않다보니 편집할 때 어려움이 있어요.

 




김보년: 이제 오늘 이 자리를 마무리해야 할 것 같아요. 끝으로 임정환 감독님과 임철 배우님의 근황이나 끝인사를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임철: 저는 계획한 작품이 있고 제작지원을 받으려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있습니다.

 

임정환: 차기작 제목을 몇 개 구상하기는 했는데, 올해 안으로 촬영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김보년: 오늘 자리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Posted by indiespace_한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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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포럼 월례비행 5월: 열리자, 다가온다 <보이지 않는 배우들>

일시 2019년 5월 29일(수) 오후 7시 30분

대담 참석 채형식 감독 진행 정지혜 영화평론가

관람료 8,000원 (인디스페이스, 인디포럼 후원회원 무료 / 인디스페이스 멤버십 천 원 할인)



 예매하기 

맥스무비 http://bit.ly/2vULqyh (좌석 선택 가능)

예스24 http://bit.ly/an5zh9

다음 http://bit.ly/2qtAcPS

네이버 http://bit.ly/OVY1Mk




<보이지 않는 배우들 Invisible Actors> 채형식 | 2018 | 122분 | Color | Documentary


시놉시스

유림, 지혜, 문영, 주연 등 네 명의 배우들에게 어떤 영화 제작을 제안했다. 네 배우는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는 연극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우리는 2~3주에 한 번씩 모여 각자의 일상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서, 무엇을 찍을지 정한 후 촬영을 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연출의도

우리가 우리의 관객이 된다는 것. 나는 한 드라마의 좀비 단역 모집 공고를 보고, 배우들이 오디션 지원용 연기 영상을 서로 촬영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어떤 영화를 상상했다. 이후에 어떤 장면을 이어갈지는 함께 회의하면서 정할 생각이었다. 영화에 네 배우의 삶을 인용하려 했다. 그리고 네 배우가 자신의 삶에 대해서 연기하는 방법, 생각하는 방법, 오해하는 방법, 그리고 그러한 시간을 인용하려 했다. 우리는 우리 삶에 대해서 거짓말을 해보기도 하고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고 해보기도 했다. 어쨌거나 그것들은 모두 어떤 진실을 담을 수밖에 없는데, 왜냐하면 우리의 방식이 다큐멘터리였기 때문이었다. 매우 다큐멘터리적인 연기가 있고, 매우 다큐멘터리적인 삶이 있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볼 수 있다는 뜻이었다.


스탭

연출, 촬영, 편집: 채형식


출연

유유림

고지혜

장문영

노주연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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