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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Playing/특별기획

[09.27-28] 제3회 전쟁과여성영화제

by indiespace_은 2025. 8. 27.

 제3회 전쟁과여성영화제 

The 3rd Women of War Film Festival, WoWFF 2025

일정 | 2025년 9월 27일(토)~28일(일)

장소 | 인디스페이스

주최 |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주관 | 프로젝트38(project38)

후원 | 디지털소사이어티, 한신대학교 영미문화학,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BK21 교육연구단, 연세대학교 비교사회문화연구소,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BK21 교육연구팀, 한신대학교 인권센터

협력 | 타임앤스페이스, 인디스페이스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에서는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 우리는 실시간으로 군인들이 국회로 진격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같은 해 10월 국군의 날에 탱크가 광화문 한복판을 행진하고 머리 위로 전투기가 나는 모습을 본 지 두 달 만의 일이었다. 그리고 군사주의가 인간에게 총구를 겨누고 다양한 생명을 위험으로 내모는 것은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가자에서는 오늘도 무자비한 학살이 벌어지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펼쳐 놓는 폭력 역시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계속되는 전쟁의 시간 속에서 제3회 전쟁과여성영화제는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전쟁과 군사주의를 살펴 온 그간의 시선을 생태와 기술의 문제로까지 확장해 고민하고자 한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는 ‘전쟁의 시간, 돌봄의 응답’이다. 

돌봄은 흔히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특정 사건 이전의 상태로 회복하려는 실천이라고 여기지만, 우리는 돌봄이야말로 평화와 같은 전혀 다른 체제를 상상하고 실현할 수 있는 행위이자 공동체 구성의 윤리라고 본다. 전쟁 중에 버려지고 도구화되는 동물들, 악화되는 기후위기, 오염되고 파괴되는 생활 터전, 남용되는 기술 등에 주목해 비인간 존재들을 돌보고 상호 의존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과 체계를 고민하고자 한다. 더불어 전쟁 중에도 일상을 건사하고, 공동체를 형성하고, 교육을 이어 나가고, 예술의 잠재성을 믿는 돌봄을 통해 인간성에 대한 믿음을 되살려 보려 한다.

제3회 전쟁과여성영화제는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은 가운데 힘겹게 이어졌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를 계속하는 것은 평화 체제에 대한 관객들의 열정적 관심과 고민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늘 전쟁과여성영화제를 기다리고 지지해 주는 관객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9월로 시기가 바뀌었고, 영화제 기간도 줄어들었지만 이전과 다름없이 알차게 준비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전쟁없는세상, 피스모모 등의 평화운동 단체, 그리고 연구기관들과의 협업 또한 꾸준히 이어 가며 우리 영화제를 영화인과 활동가, 연구자, 관객 들이 연대를 실천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특히 올해는 다양한 연구기관들의 후원과 협업 덕에 영화제가 열릴 수 있었다. 모두의 진심 어린 마음이 담긴 만큼 이 자리를 통해 군사주의 비판 및 평화 체제 연구가 보다 실천적이고 대중적인 소통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 

 

9월 27일(토) 9월 28일(일)
11:00 〈돌들이 말할 때까지〉
김경만 감독 | 2024 | 101분 | 한국
11:00 〈림보 안에서〉
알리나 막시멘코 감독 | 2024 | 72분 | 폴란드
씨네토크
[자연이 목격한 전쟁, 여성이 경험한 내전]
씨네토크
[인간을 살리는, 피아노와 고양이]
14:30 〈그라이아이: 주둔하는 신〉
정여름 감독 | 2020 | 34분 | 한국

〈긴 복도〉
정여름 감독 | 2021 | 36분 | 한국
14:30 〈주전장〉
미키 데자키 감독 | 2019 | 122분 | 미국
포럼
[친밀하고 낯선: 디지털 기술, 작동 이미지, 전쟁]
씨네토크
[역사 왜곡의 알고리즘: 중독경제, 파시즘, 젠더]
18:30 〈오키나와에 사랑을 담아〉
스나이리 히로시 감독 | 2023 | 102분 | 일본, 미국
18:30 〈그라운드 제로로부터〉
가자의 영화감독들 | 2024 | 114분 | 팔레스타인, 프랑스, 카타르, 요르단, 아랍에미리트
씨네토크
[기지, 사랑, 돌보는 카메라]
씨네토크
[응답해야 한다: 영점으로서의 가자]

🎟️관람 신청  (*무료 관람)


  • 9월 27일(토) 11:00

<돌들이 말할 때까지 Until the Stones Speak>

김경만 KIM Kyungman | 2024 | 101min | Korea

“감옥에 와서야 이제야 살았구나 싶었다.” 여기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다섯 명의 여성이 있다. 1940년대 후반, 스무 살 내외의 젊은이로 제주4·3사건을 겪은 와중에, 그중 네 사람은 심지어 재판도 없이 전주형무소로 보내져 감옥 생활까지 해야 했다. 다섯 명의 할머니들이 겪었던 4·3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4·3은 단지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일이 아니었고 당시 제주도에 국한된 일도 아니었다. 4·3이 일어난 지 70여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제주4·3도민연대에서 준비한 재심 재판을 통해 이분들의 무죄가 인정되었다.

[씨네토크] 자연이 목격한 전쟁, 여성이 경험한 내전

사회: 심혜경(프로젝트38) / 패널: 김경만(<돌들이 말할 때까지> 감독), 김민환(한신대학교 평화교양대학)

전쟁과 내전은 남성을 중심으로 서사화되어 왔으며, 여성은 그저 다양한 폭력의 피해자로 그려져 왔다. 이런 한계를 넘어 여성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단순한 기록과 전시를 넘어 전쟁 서사가 담고 있는 내셔널리즘, 남성 중심주의와 가부장성, 젠더화된 전쟁 매트릭스 등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전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구축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 9월 27일(토) 14:30

<그라이아이 주둔하는 신 Graeae: A Stationed Idea>

정여름 JEONG Yeoreum | 2020 | 34min | Korea

우리 동네에는 미군 기지가 있다. 이 장소는 보이지 않는다. 내가 동네를 돌며 하는 증강현실 게임에는 나와 같은 모습을 한 군사들이 있다. 군사들은 길도, 울타리도 없는 곳에서 폭력의 상징을 기준 삼아 주류한다. 이 장소는 실재를 바탕으로 보이는 것이지만 실재는 아니다. 분명 무언가 있음 직하다. 영화는 자기충족적인 예언에 기댄 미국과 미군의 공중누각을 관음하는 데서 출발하여 한 장소가 등장하고 사라지는 것에 대한 은밀함을 조망한다. 새들의 소리 없는 비상이 기류를 알려 주듯 어떠한 징조는 보이는 것을 앞지른다.​

<긴 복도 The Long Hole>

정여름 JEONG Yeoreum | 2021 | 36min | Korea

탐정은 우연히 받은 엽서에 이끌려 주한미군 기지 캠프 롱에서 일어난 사건을 조사한다. 캠프 롱은 이십 년 동안 발길이 끊겨 폐허가 된 상태다. 탐정은 방치된 정보를 발굴–조각모음–배열하는 과정에서, Camp Long ATM이라는 기묘한 지리 데이터값이 모든 시공간을 점유하는 것을 발견한다. 그러나 현장에는 어떠한 금융의 흔적도 존재하지 않고 선홍색 핏자국만이 증거를 가장하고 있다. 이 영화는 시간의 유산을 이해하려는 한 탐정의 추리 보고서이다.

[포럼] 친밀하고 낯선: 디지털 기술, 작동 이미지, 전쟁

사회: 조혜영(프로젝트38) / 패널: 정여름(<그라이아이: 주둔하는 신> <긴 복도> 감독), 송경호(인공지능안전연구소), 문아영(피스모모)

현대 전쟁에서 AI와 드론의 사용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 두 장치는 학살이 일어나는 장소로부터 먼 거리(시간과 장소 모두)에서 무기를 작동하게 함으로써 학살의 죄책감을 면하게 하는 동시에 지각을 곧 행위로 변모시켰다. 본 포럼은 전쟁에서 기술과 매체가 남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숙고할 뿐 아니라 지각 기술 그 자체가 전쟁과 깊숙하게 연계되어 발전하고 전쟁에 사용된 지각 기술이 일상화되는 방식을 논의한다. 한편 기술과 매체는 단순히 학살 무기뿐 아니라 목격자가 되고, 그 기억을 되살리고 데이터를 통해 흔적을 남기는 역할을 하기에 전쟁에 대한 저항 장치로서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 9월 27일(토) 18:30

<오키나와에 사랑을 담아 From Okinawa with Love>

스나이리 히로시 SUNAIRI Hiroshi | 2023 | 102min | Japan, United States

오키나와 출신의 사진작가인 마오 이시카와는 이십 대 시절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군들, 특히 흑인들을 주 고객으로 삼는 바에서 종업원으로 일했다. “그곳에는 사랑이 있었지요.”라는 그녀의 표현처럼 이시카와는 자신의 사진집 『붉은 꽃– 오키나와의 여인들』에 우정과 연애, 환락의 밤이 가진 친밀한 순간들을 자전적으로 담아냈다.

[씨네토크] 기지, 사랑, 돌보는 카메라

사회: 손희정(프로젝트38) / 패널: 정은영(미술작가)

이 다큐에는 두 개의 카메라가 등장한다. 하나는 기지촌 여성으로서 자신과 동료들의 삶을 기록하는 이시카와의 카메라, 다른 하나는 그런 그의 삶을 기록하는 히로시의 카메라. 퀴어한 두 개의 카메라는 서로 충돌하기도 하고 얽혀들기도 한다. 어쩌면 이것이 ‘사랑’이다. 이번 씨네토크에서는 이 ‘사랑’을 경유해 군사주의를 살아낸 여성들의 시간을 어떻게 재현하고 담론화할 것인지 이야기한다.

 

 

  • 9월 28일(일) 11:00

<림보 안에서 In Limbo>

알리나 막시멘코 Alina MAKSIMENKO | 2024 | 72min | Poland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될 무렵, 알리나는 키이우 인근 이르핀에서 홀로 지내고 있다. 수술을 받아 다리에 깁스를 한 채, 그녀는 폭격으로 고립된 도시에서 고양이와 함께 마지막 대피 그룹 중 하나로 탈출에 성공한다. 알리나는 부모님이 머무는 근처 마을의 오두막에 도착한다. 처음 몇 주 동안 가족은 일상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어머니는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아버지는 자신의 고양이들과 이웃의 동물들을 돌본다. 알리나는 지옥의 한가운데에서 가장 평화로운 이곳을 카메라로 기록한다.

[씨네토크] 인간을 살리는, 피아노와 고양이

사회: 손희정(프로젝트38) / 패널: 나영(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이철주(문학평론가, 경희대학교 비교문화연구소)

전쟁에서 희생되는 것은 인간만은 아니다. 동물 역시 도구화, 무기화되고 때로는 아무런 이유 없이 무참하게 살상당한다. 동시에 동물은 ‘지극히 인간적인 폭력’의 시간 속에서 인간을 살리기도 한다. 이번 씨네토크에서는 그간 전쟁 담론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동물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더불어서 우리는 ‘지극히 인간적인 예술과 권리’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눌 것이다. 이를 통해 ‘인간다움’의 다양한 측면을 상상해 볼 수 있다면 좋겠다.

 

 

  • 9월 28일(일) 14:30

<주전장 Shusenjo: The Main Battleground of the Comfort Women Issue>

미키 데자키 Miki DEZAKI | 2019 | 122min | United States

일본의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영상을 올린 후 우익들의 공격 대상이 된 일본계 미국인 유튜버, 미키 데자키. 그는 일본군‘위안부’에 관한 기사를 쓴 기자가 우익들에게 인신공격을 당하는 것을 보며 왜 그토록 이들이 이 문제를 감추려고 하는지 궁금해졌다. 호기심을 안고 찾아간 그들은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전하고 그들의 주장을 반격하는 또 다른 인물들을 만나면서 숨겨진 비밀을 발견하게 되는데… 숨 쉴 틈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씨네토크] ​역사 왜곡의 알고리즘: 중독경제, 파시즘, 젠더

사회: 손희정(프로젝트38) / 패널: 김주희(덕성여자대학교)

역사부정주의와 정보 왜곡이 만연한 시대에 유튜브를 비롯한 소셜미디어는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이들과 이에 맞서는 자들 사이의 싸움이 격화되는 ‘전쟁터’가 되었다. 이번 씨네토크에서는 중독경제 시대의 미디어 환경 속에서 역사 왜곡이 어떻게 소비·재생산되는지를 분석하며, 나아가 젠더 관점을 바탕으로 역사 왜곡에 대응할 방법을 모색한다.

 

 

  • 9월 28일(일) 18:30

<그라운드 제로로부터 From Ground Zero>

가자의 영화감독들 Various Directors | 2024 | 114min | Palestine, France, Qatar, Jordan, United Arab Emirates

팔레스타인 출신 영화감독 및 예술가 스물두 명이 전쟁으로 황폐해진 가자 지구에서 제작한 숏폼으로 구성된 작품. 각 단편의 제작자들은 극영화부터 1인칭 다큐, 서간체 에세이, 뮤직비디오,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양식을 활용한다. 영화들은 살아남은 자로서 전쟁 트라우마를 다루고, 교사는 가르칠 학생이 없고 학생은 죽은 교사를 애도하는 교육의 (불)가능성을 질문하며, 전쟁 한복판에서 코미디의 역량을 믿고, 전문 영화감독으로서 가자의 영화–장소성을 성찰한다. 인간성과 창작의 조건이 파괴되는 곳에서, 그들은 인간성을 다시 묻고, 상상력을 확장하고, 예술의 가능성을 시험한다.

[씨네토크] 응답해야 한다: 영점으로서의 가자

사회: 조혜영(프로젝트38) / 패널: 구기연(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이 2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전 지구적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과 서유럽은 여전히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전 세계를 향해 던지는 질문, 즉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대해 어떻게 응답할 것인가에 답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가자는 전 지구적 평화 실천과 사유의 그라운드 제로가 되고 있다. 이번 씨네토크에서는 <그라운드 제로로부터>가 보여주는 파괴와 황폐 속에서 상상력과 예술을 길어내는 팔레스타인의 삶에 주목하며, 현재의 전 지구적 전쟁이 만들어낸 ‘그라운드 제로’와 그를 둘러싼 지정학적 관계들을 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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