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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Review] <흔들리는 물결> :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by indiespace_은 2016. 11. 9.



 <흔들리는 물결한줄 관람평

이다영 |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상효정 | 정적인 장면과 절제된 감정들로 이루어진 잔잔한 물결

이형주 | 죽음에 대한 고전적이고 예쁜 수채화

최미선 | 흔들리는 클리셰 흘러가는 여운

홍수지 | 요동치는 물결이 언젠가는 고요해지길

전세리 | 강물은 언제고 흔들리며 흐를 것이다




 <흔들리는 물결리뷰: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관객기자단 [인디즈] 이다영 님의 글입니다.


살아있지만 이미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살고 있는 남자가 있다. 살아있지만 점점 죽음 속으로 걸어들어가고 있는 여자가 있다. ‘사랑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부터일까?’라는 질문을 종종 하곤 한다.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서, 매일같이 만나는 인연과 관계 속에서 그 특별함이 시작되는 지점은 어디일까. 어릴 적 목격한 동생의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하루하루를 마지못해 살아가는 연우(심희섭 분)의 앞에 우연히 원희(고원희 분)가 나타난다. 원희는 암 진단을 받고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지만, 간절하게 기적을 바라고 있다. 반대로 죽음만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 같은 연우의 모습을 보며 원희는 알 수 없는 동질감을 느낀다. 



<흔들리는 물결> 중 연우와 원희의 관계는 서로의 상처를 바라보는 그 눈빛 속에서 피어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그들은 각자의 간절함이 있었을 것이고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와 그에 쉽게 순응하지 못하는 감정의 요동 가운데서 괴로워하는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동생의 죽음 이후 긴 시간을 잠을 이루지 못해 힘들어하는 연우의 모습과 병원에서의 마지막 진단 이후 “왜 나만”이라고 울부짖는 원희의 모습은 묘하게 닮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고통 속에서도 살아가는 이유는 그들에게 또 다른 하루가 허락되었기 때문이다. 



죽음과 삶은 어쩌면 두 사람의 관계만큼이나 가까이 맞닿아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언젠가는 죽어야하는 존재이고 그 남은 시간이 얼마든 상관없이 제한된 시간 안에서 살아가고 있고 그 끝은 정해져 있으며 결국 삶은 죽음의 그림자 안에서 이어져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삶을 살아가는 우리모두 이방인과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하는 의문이, 아버지를 향한 연우의 질문 속에 녹아 마음 속에 박혔다. 



끝없는 상실의 반복 가운데에서 우리가 계속 살아갈 이유는, 그것밖에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우의 아버지의 말대로 살다보면 따뜻한 빛이 비출 것이며 빛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꽃이 핀다. 그 땅이 척박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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