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해 나가야 할까  <탐욕의 별>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6년 4월 28일(목) 오후 8시 상영 후

참석: 공귀현 감독, 송기호 변호사

진행: 윤덕원 '브로콜리 너마저' 보컬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은혜 님의 글입니다.


막연히 알고만 있었던 상황을 차분하게 다시 설명을 듣고 이해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다시 분노하게 된다. 론스타부터 김앤장, 그리고 금융경제의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으니 이제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고 해결해 나가야할까. 하나의 실마리를 얻고자 하는 마음에 <탐욕의 별>의 많은 관객들이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해결책에 대해 물어보았다.



윤덕원 '브로콜리 너마저'(이하 윤): 이 영화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한 2년 전인데, 왜 이제야 개봉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공귀현 감독(이하 공): 그러게요. 왜 이렇게 오래 걸렸을까요? (웃음) 독립영화 같은 경우엔 제작도 쉽지 않지만, 완성이 다 되고나서 개봉을 하는 게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윤: 아마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텐데요. 처음에 <U.F.O.>(2011)라는 극영화로 데뷔했는데,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공: 제 생각에 영화라는 경계 안에서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나누는 건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전달하려는 이야기를 배우를 통해 할 건지, 아니면 취재를 바탕으로 할 건지에 따라 달라질 뿐이니까요. 다큐멘터리의 같은 경우에는 직접적으로 말할 수가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극영화보다 전달하는 데에 있어 더 효과적이라는 장점이 있다고 봐요.


윤: 론스타 그리고 금융투기자본에 대한 얘기를 영화에서 다루었는데, 처음에 아이디어를 얻었을 때와 영화를 만들고 나서의 생각과 마음이 많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공: 이 영화는 저의 생각의 여정을 그저 담은 것이에요. 처음에 ‘투기자본’이란 말을 접했을 때 ‘도대체 이 괴물들은 뭐지?’, ‘이 사람들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이기에 우리나라를 다 뜯어 먹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론스타로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국내 공모자도 있었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결국 똑같은 짓을 지금 하고 있다는 걸 느꼈죠. 사람들은 인식하고 있지 못하지만 결국 ‘금융투자’라는 이름으로 주식을 사는 행동들이 본질적으로 그들이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봐요. 우리가 소위 말하는 보수언론 조차도 론스타의 행동을 나쁘다고 비판하는데, 론스타가 나쁘다면 우리가 하는 주식도 문제점이 있는 건 아닌가 해요.


윤: 아무래도 송기호 변호사님은 사회적으로 참여를 많이 하고 계시니 이 영화를 보며 생각하시는 바가 우리가 느끼는 막연한 분노나 황당함과는 다를 것 같아요. 어떻게 영화를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송기호 변호사(이하 송): 저도 정말 재밌게 봤어요. 영화를 다 보고선 ‘청년들이 빚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답답함을 어떻게 풀어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금융이 필요하고 외국의 자본이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시민들을 대표하는 정치나 정책 등을 통해 좋은 틀 속에서 그들을 머물게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무조건 나쁘다고 말하기 보다는 잘 만들어진 틀 속에서 제대로 된 감시를 하고, 좋은 정책을 통해서 이들의 순기능을 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윤: 새치기를 하는 사람을 보면서 ‘아니, 왜 저걸 막지 않는 거지?’ 제재가 없으니깐 나도 이렇게 해야 하는 건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송: 이 영화가 그리고 있는 것처럼, 워낙 금융에서 새치기가 만연되어 있다 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좌절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윤: ‘검은머리 외국인’들을 보면서 참 분노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감독하고 관리해야할 사람들이 오히려 그 질서에 편승했는데, 그 사람들도 조사해볼 생각은 없었는지요.


공: 제가요? (웃음) 분명히 밝혀져야 될 일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그건 불법이잖아요. 사회가 불법을 용인하면 거창한 말로 정의가 설 수 없어요. 불법이라면 누군가는 밝혀야죠. 법이라는 것이 누구는 지키고 누구는 어기라고 있는 건 아니잖아요. 법을 어긴 사람에 대해서는 정부든 언론이든 끝까지 지켜보고 밝혀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윤: 어쩌면 이것이 막연한 분노가 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이나 정책을 통해 해결해나갈 수 있을까요?


송: 한마디로 ‘금융정의’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소위 야바위꾼들이 행패를 부리지 못하도록 감독하거나 제도적인 틀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걸 누가 만들까요? 지금은 틀을 만드는 사람조차도 야바위꾼들에게 포섭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 너무 막연한 이야기입니다만, ‘민주주의’에서부터 출발해야 할 듯싶어요.


관객: 우리나라가 대출을 많이 하는 나라처럼 보였어요. 빚이라는 걸 잊고, 좋은 옷 입고 좋은 차를 타며 부자가 된 기분만 느끼고 사는 사람들처럼 보여 걱정이 되기 시작했어요. 그 답을 인문학을 공부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얼마 전 투표를 했고 투표를 하면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김앤장이나 여의도의 사람들을 투표로 뽑진 못하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인문학으로 저들을 상대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점이 들었어요.


공: 예를 들어 복권으로 20억이 당첨되어 평생 이것만 가지고 살 수 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은 부동산이나 펀드 투자 등 이후의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답해요. 결국 돈에 있어 만족은 없는 것이죠. 그래서 인문학을 통해 본인에 대해 알고 가치를 어디에 두고 어떻게 소비하느냐를 배우라는 뜻으로 말씀하신 것 같아요. 그것 말고 구체적으로 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개인적인 생각으로 정치 밖에 답이 없다고 보고 있어요. 우리의 생각을 대변할 수 있는 정치인들을 선출하여 그들이 우리의 생각을 대변해주고, 만약에 못하면 우리가 또 바꿔야죠. 투표에 희망이 없다면 영화를 만들 필요도 없고, 좋은 나라 택해서 이민을 가야할 텐데요.(웃음) 우리나라의 미래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면 제가 생각한 구체적인 방법은 정치라고 봐요.


관객: 영화 후반부에 의문스러운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한 교수가 창조경제에 대해 말씀을 하셨는데,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저는 의아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영화에서 배제할 수 있었는데 굳이 왜 영화에 포함한 건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시민사회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지 의견을 여쭤보고 싶습니다.


공: 이건 다소 불순한 의도가 있어요. 이 교수님이 키코 사태 때 중소기업을 대변하셨던 분이에요. 그런데 뜬금없이 금융이 창조경제라는 말씀을 하셔서 당황했었어요. 저 역시 반대 입장으로써 여쭤보았던 건데, 이분이 정말 이렇게 생각하시는 건지, 인터뷰를 하면서 어려운 점을 많이 느꼈어요. 금융으로 돈을 버는 나라가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과 영국 정도고,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금융에 대해서 굉장히 큰 제재를 가하고 있어요. 아시아로 넘어오면 일본도 이렇게 금융에 대해서 열려있지 않아요. 우리나라와 홍콩, 싱가포르 정도뿐이죠. 이런 계통에서 일한 분들은 굉장히 옹호하시지만, 이게 정답이냐고 묻는다면 2008년에 정답이 아니라는 게 여실히 증명되었거든요. 창조경제니 블루오션이니 이건 관객들이 냉철한 눈으로 바라보시라고 일부러 넣은 장면입니다.


송: 이 질문이 우리 모두의 고민이기도 하죠. 저는 기존의 힘 관계가 전복되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4년에 한번 투표를 하는 것만 지배자들이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항상 우리를 무섭게 느껴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봐요. 물론 그게 쉬운 일은 아니겠죠. 워낙 관료와 금융의 이권체제로 굴러가니까 그 힘이 견고하죠. 돈도 많잖아요. 그래서 굉장히 우습게 여기죠. 우리를 무서워하고 눈치를 볼 수 있도록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 친구들과 동지들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해요. 



관객: 금융경제에서 하루에 움직이는 돈의 양이 실물경제의 100배 이상이라고 들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누가 도둑질을 하면 실물경제에 대한 제재를 받지만, 금융경제는 모두가 얽혀있고 모두가 협조해야만 할 수 있는 조직범죄임에도 아무 일 없이 살아가는 것 같아요. 정치권력이 금융권력에 좌지우지되는 이런 상황에서 인식변화를 바꾸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송: 욕구가 자기에게 유익하고 사회에게도 좋은 기능을 하게 해야 하는데 그게 실패할 경우에 탐욕이 되겠죠. 우리가 처음부터 탐욕을 갖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지금의 혼란이 본디 그런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까지 많이 이겨왔다고 생각합니다. 옛날엔 돈 있는 사람들만 투표했잖아요. 낙관하고 있습니다.


공: 이런 비유를 많이 들고 있습니다. 병원가면 의사선생님들이 별거 아니라면서 의학용어를 영어로 막 쓰면 보통 사람들은 보면 놀라잖아요. 그런데 사실 경제 이론들 중에 알고 나면 별거 아닌 것들이 대부분이에요. 제가 이해했으니 한글을 읽으실 수 있는 분들이라면 다 이해할 수 있다고 봐요. 정말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알게 되면 할 수 있는 건 해야죠. SNS에 포스팅한다거나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한 사람이 목소리를 내는 것과 두 사람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다르다고 봅니다. 


윤: 법도, 민주적인 절차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서 문제를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네요. 사실 모르기 때문에 공포가 생기는 거거든요. 알게 된다면 많이 달라지겠죠. 한 사람보다는 두 사람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이고 더 많이 퍼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공: 이번엔 제가 두 분께 질문 드리고 싶어요.(웃음) 현재 론스타가 한국 정부와 중요한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들었는데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노래를 만드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작사와 작곡을 어떻게 했는지요.


송: 6월 초에 론스타의 마지막 변론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평화의 궁에서 진행됩니다. 우리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려고 평화의 궁 내 몇 호실에서 진행되는지 정부에 정식으로 물어보았는데 안 알려주더군요. 이 소송이 처음부터 끝까지 비밀로 일관되었어요. 그동안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공개하라고 소송까지 했는데요. 정부는 국가에 중대한 이익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공개를 안 하려고 합니다. 그동안 검찰이나 국세청 등 여러 명이 증인으로 소환되었을 겁니다.


윤: 론스타 얘기고 외로운 별이라는 뜻이잖아요. 별 하나가 떠 있고. 밤하늘의 별은 참 아름답고 목가적인데요, 어느 순간 주변 불이 하나씩 꺼지고 저 멀리 그럴 듯한, 그런데 내가 가질 수 없는 별을 보며 따라가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주식 투자를 하고 부동산을 해야 집을 불릴 수 있고. 대출받아서 뭘 하지 않으면 안 되고. 생각해보면 그런 모든 것들이 다 허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이 하나의 별을 보기 위해 누가 일부러 주변 불을 끈 건 아닌가. 사실 우리 주변에 작은 불들이 많았잖아요. 비록 다시 돌아 내려가는 길은 참 어둡겠지만, 내 주변에 있던 소중한 빛들을 찾아보자는 마음으로 노래를 만들었어요. 참 좋은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돼서 정말 영광입니다.









계속해서 우리는 막연한 분노를 구체적인 해결책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금융 권력의 독단을 막기 위해서는 아마 우리들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영화를 보고서 이해했다면, 충분히 남들에게도 설명할 수 있고 그들도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한 명씩 우리들의 동지를 만들어 나가며 힘을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Posted by indiespace_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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