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DIESPACE, since2007/[07.11개봉] 궤도

[궤도] About Movie_삶과 사랑을 잇는 네 개의 트랙

by indiespace 2008. 7. 3.

사용자 삽입 이미지

Life Track 01

김광호 감독, 최금호의 삶을 만나다
실제 지체장애인 최금호의 삶이 주는 감동의 리얼리티!

바람에 상의 두 팔이 하염없이 나부끼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남자 ‘철수’. 그는 세상과 동떨어진 채 홀로, 삶의 고통이 자양분인양 체념하며 외로이 살아가는 나무 같은 남자다. 육체적 정신적 천형을 감내하고 삶을 견디는 바로 그 주인공 철수 역의 배우는 실제 두 팔이 없는 지체장애인 재중동포 최금호씨다. 김광호 감독은 연변TV방송국이 2005년 제작한 다큐멘터리 <금호의 삶의 이야기>를 연출하며 최금호라는 한 인간의 삶을 가슴에 담아두었고, 그것을 모티브로 두 팔이 없는 한 남자의 삶과 사랑을 그린 <궤도>를 구상했다. 김광호 감독이 <금호의 삶의 이야기>에서 담아내고자 했던 것은 장애인이 고난을 극복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아니라 한 인간이 천형의 삶을 긍정하며 살아가는 삶의 방식 자체였다고 한다. 그러하기에 최금호라는 한 인간의 삶의 리얼리티와 그 삶에 대한 진심의 동의가 바로 영화 <궤도>의 출발점이다.

<궤도>는 배우들의 시선이 바로 카메라의 시점이자 프레임이 되는 촬영원칙을 세우고 뚝심 있게 밀고간 영화다. 이 때문에 배우들은 상대배우와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카메라를 상대로 연기해야 했는데, 사실 감정 없는 카메라를 쳐다보며 감정이 담긴 눈빛을 지어내기란 전문연기인이라도 만만치는 않은 일. 그러나 철수 역의 최금호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카메라에 자신의 감정을 건넸다. 게다가 본인이 평소 사용하는 소품과 의상을 그대로 가져와 촬영에 임하며 리얼리티가 녹아있는 연기를 위해 노력했다는 후문이다. 지체 장애인으로 겪어왔을 생의 아픔과 감정을 영화에 고스란히 녹여낸 배우 최금호의 진중한 연기는 영화 <궤도>를 완성시킨 가장 큰 동력임에 틀림 없다.

Life Track 02

두 팔을 잃은 남자, 말 못하는 여자를 만나다
무언의 갈등과 무언의 교감이 흐르는 고요한 멜로 드라마!

두 팔 없이 세상과 동떨어진 채 외로이 사는 철수에게 운명처럼 나타난 벙어리 여인 향숙은 기꺼이 그의 손이 되고자 다가가지만 철수는 쉽게 그 마음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철수는 어린 시절, 두 팔을 잃은 사고 때문에 제 어미를 원망한 나머지, 귀머거리 어미에게 달려오는 기차를 보면서도 그냥 내쳐두었던 떨칠 수 없는 기억을 갖고 있다. 어미를 죽였다는 죄책감과 어미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이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철수에게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향숙은 죽은 제 어미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혼란과 괴로움의 근원. 그 깊은 갈등 속에서도 철수는 향숙이 가져다 준 아늑한 삶의 온기에 마음이 흔들리고, 생애 처음 마음의 안식을 느낀다.

영화 <궤도>는 고요하고 느린 영화다. 대사와 사운드, 음악을 최대한 배제한 채, 오직 인물들의 ‘시점샷’으로만 컷과 씬들이 구성되고, 철수가 듣는 세상의 소리와 향숙의 시점에서의 고요함이 공간을 흐를 뿐이다. 팔이 없는 철수는 수화를 할 수 없고, 벙어리 향숙은 그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 오직 눈빛으로 대화할 수밖에 없는 이들에게 오히려 침묵은 그들의 교감의 방법. 서로를 바라보고 기다리는 시간 속의 침묵은 점점 더 깊은 교감을 가져다 주고, 불편한 서로를 향한 연민은 어느새 묘한 사랑의 감정을 일으킨다. 이렇게 무언의 갈등과 무언의 교감이 흐르는 <궤도>는 과연 고요한 격정의 멜로 드라마이다.


Life Track 03

카메라, 격정의 침묵을 만나다
컷과 컷, 씬과 씬 사이에 불어넣은 내밀한 감정의 호흡!

김광호 감독은 중국에서 영화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인 북경영화학원에서 촬영을 전공한 엘리트다. <궤도>의 촬영은 22년간 연변TV방송국에서 촬영기사와 프로듀서로 활약한 감독의 이력 때문인지 특히 영화의 전편에 걸친 고집스런 시점샷과 롱테이크 촬영방식과 그것을 대사와 음악 없이도 유연한 리듬으로 편집한 관록과 뚝심이 인상적이다. 연변TV방송국에서 만든 그의 전작 다큐멘터리 <금호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이미 최금호와의 호흡이 거의 완벽한 감독은 철수의 시점샷이 영화의 반 이상인 <궤도>의 컷과 컷 사이, 씬과 씬 사이에 들숨과 날숨이 오가는 내밀한 감정의 호흡을 불어 넣었다.

인물들의 시점을 따라 흐르는 영화는 100% 카메라를 들고 찍은 화면으로 인물들의 감정의 바로미터 마냥 때로는 머뭇거리고, 화도 내며, 또 때로는 말을 거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독특한 화면의 떨림과 질감 그리고 편집의 호흡은 인물들의 감정을 200% 밀착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광호 감독은 ‘시점샷’이 세상과 소외되어 있는 두 사람의 상황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여 사용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렇듯 <궤도>는 김광호 감독의 철저히 계산된 촬영방식과 구성, 뚝심의 연출력으로 완성해낸 수작이다.


Life Track 04

연변 영화, 세계의 관객을 만나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유수의 세계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영화 <궤도>는 연변TV방송국의 베테랑 촬영기사이며 PD인 재중동포 김광호 감독이 내어놓은 첫 장편 데뷔작이다.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최초공개 이후 독특한 영상미학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로 열렬한 지지와 호평을 받으며 신인감독에게 주어지는 유일한 경쟁부문 상인 뉴커런츠 상을 수상했으며,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들의 경쟁부문에 진출했다. 특히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에딘버러 국제영화제 등 새로운 실험과 경향에 열려있는 유럽의 영화제들이 영화 <궤도>를 환대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사실.

김광호 감독의 <궤도>는 2006년 독립영화 최대의 흥행작 <우리학교>의 고영재 PD와 <망종><경계>의 장 률 감독이 공동 프로듀서를 맡아 스텝 전원을 연변 조선족 동포로 구성하고 제작한 연변 최초의 독립영화이다. 연변이라는 영화제작의 척박한 토양에서 진심과 뚝심을 담아 자신만의 연출과 촬영방식을 일구어낸 재중동포 김광호 감독은 데뷔작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의 완성도, 미니멀한 구성과 절제된 미장센으로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의 관객들에게 강렬한 이미지와 이름 석자를 남겼고, 현재까지도 여전히 전세계 영화제들의 러브콜과 상찬을 거듭 받고 있는 중이다.

여름시즌을 작렬할 미국산 오락영화와 대작 상업영화의 강렬한 태양 속에서 영화를 통한 깊은 소통에 갈증을 느낄 관객들에게 진심과 뚝심의 영화 <궤도>는 단 하나의 오아시스가 될 것이다.


제6회 토르뉴 국제영화제 (2008, 폴란드)
제62회 에딘버러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2008, 영국)
제10회 바르셀로나 아시안영화제 (2008, 스페인)
제37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Time and Tide부문 (2008, 네덜란드)
제33회 서울독립영화제 (2007)
제12회 부산 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수상 (2007)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