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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 진정한 ‘나’를 찾아서 <소꿉놀이> 인디토크(GV) 기록

by indiespace_은 2016. 3. 1.

진정한 '나'를 찾아서  <소꿉놀이>  인디토크(GV) 기


일시: 2016년 2월 27일(토) 오후 7 30분 상영 후

참석: 김수빈 감독

진행: 뮤지컬 배우 박은미, 우지원





*관객기자단 [인디즈] 위정연 님의 글입니다.


결혼은 더 이상 달콤한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환상의 틀에서 벗어나 우리를 둘러싼 현실과 고정관념들을 한번 바라보자. 최근 개봉작 <소꿉놀이>는 갑작스레 엄마가 된 주인공을 따라 ‘결혼과 육아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이번 인디토크에서는 김수빈 감독과 뮤지컬 배우 박은미, 우지원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셋의 두터운 친분과 재미난 입담으로 토요일 저녁의 인디토크는 유쾌하게 진행되었다. 



김수빈 감독(이하 김): 뮤지컬 배우 박은미 씨가 공교롭게도 곧 출산을 앞두고 계세요. 어떻게 보셨는지 소감 부탁드려요.

박은미 배우(이하 박): 하강웅 배우님하고 김수빈 감독님께서 연애할 때부터 목격했던 사람으로서 감회가 새로웠어요. 또 출산을 앞둔 여성으로서 영화를 볼 때 너무 무서웠습니다. 특히 생리통보다 5천억 배 아프다고 할 때 가장 무서웠어요.

김: 마치 호러장르 같네요.(웃음) 우지원 씨는 미혼남, 싱글남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어떻게 보셨나요?

우지원 배우(이하 우): 저는 김수빈 감독님을 뮤지컬 [킹키부츠]때부터 만났어요. (김수빈 감독님께서) 매일 바쁘다고 하셨는데, 이런 좋은 일을 했다는 사실에 보는 내내 뿌듯함이 있었어요. 저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는데, 이걸 보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들이 들었어요. ‘앞으로 결혼을 하면 내가 잘 헤쳐 나갈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김: 결혼은 하고 싶으세요?

우: 사실은 매우 하고 싶은데요. 영화를 보고나서 물음표가 생겼어요. ‘과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하고요. 그래도 영화 마지막 부분을 보고는, 결혼을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김: 은미 배우님 같은 경우에는, [드림걸즈]에서 ‘디나’역을 했었고, 지금 더 많은 작품을 할 수 있는 시기인데도 아이를 갖기로 했잖아요. 커리어 측면에서 봤을 때 어떤 아쉬움이 남아 있는 지 궁금하네요. 

박: <소꿉놀이>에서 김수빈 감독님이 준비 없이 감독이 된 것처럼, 저 또한 뮤지컬을 21살 때 처음으로 준비 없이 시작했어요. 김수빈 엄마가 노아를 준비 없이 키운 것처럼 힘든 것이 많았습니다. 마침 감사하게도 아이가 생겨서 제 2의 삶을 살아보자고 하는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그런데 어쨌든 입이 늘잖아요. 현실적인 부분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직업을 다시 가질 수 있을까?‘ 걱정이 있습니다.

김: 그렇죠. 예술계 쪽 뿐만 아니라, 어떤 직업이든 아이를 가졌을 때 여자가 더 불리한 것 같아요. 여자들한테 짐이 더 많이 지어질 수밖에 없는 건 자명한 사실인 것 같아요. 영화를 찍으면서, 신랑을 사랑하지만 제 자신도 매우 사랑했기 때문에 힘들었어요.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가장을 세워줘야 가정이 꾸려질 수 있는 거고, 그래야 삶이 영위된다는 전제가 있잖아요. 반대로 제가 나가서 일하고 남편에게 집안일하라고 할 때 과연 세상은 저를 지지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죠. 저도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그래, 엄마가 그래서는 안 되지’ 하면서도 ‘왜 안 되지?’하는 두 가지 마음이 충돌돼요. 


박: 그런데 임신을 하고 나니까 새롭게 느끼게 되었는데요, 어쨌거나 아이는 본능적으로 아빠보다는 엄마한테 조금 더 의지를 하게 된다는 사실은 확실한 것 같아요. 

김: 그것 또한 이견이 있을 수 있는데, 만약에 주 양육자가 아빠라면 그 아이가 꼭 엄마만 찾을 것 같지는 않아요. 

우: 그런데 감독님은 굳이 시간을 쪼개 가면서 이런 영화를 왜 만들었나요? 또 어떻게 만드신 건가요?

김: 사람들이 제일 의아해하는 지점이 그것이에요. 내가 생각하는 ‘나’는 애 엄마가 아니라 김수빈 그리고 창작자인데요. 그런 과정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건 이것(다큐멘터리)밖에 없었어요. 하다못해 나중에 내가 아무것도 되지 않더라도 이것이 유일하게 돌아볼 수 있는 기록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게 6년 동안 모이고 모여서 개봉까지 하게 된 거죠.

우: 그럼 혹시 찍고 나서 심경의 변화는 있었나요?

김: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카메라를 들었어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많은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점점 사회적 의미를 찾게 되고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실낱같은 희망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마디로 ‘자기 승화의 효과’가 생기더라고요.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정리 하자면, 어떤 사람이든 언젠가 자아가 분열되는 상황이 올 수 있을 거예요. 그 상황이 왔을 때, 사람은 쉽게 휩쓸리잖아요. ‘며느리’, ‘가장’ 같은 딱지들이 붙게 될 때, 사람들이 보다 더 주체적으로 소꿉놀이를 했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한 가족이 되는 진통을 여러분들도 간접체험을 하셨을 것 같은데, 그런 얘기를 꼭 하고 싶었어요. 마지막으로 배우 분들께서 한마디 해주시겠어요? 

박: 저는 책임감에 대해 많이 느끼게 됐어요. 이 영화는 결국 하노아의 등장으로 인해서 생기게 되는 이야기인데요. 저도 곧 엄마가 될 텐데 그런 책임의 무게에 대해서 생각했죠. 이 영화는 김수빈 감독, 김수빈 주연이 만들었지만 사실 제 생각엔 노아가 주인공인 것 같아요. 나중에 노아가 성장했을 때, ‘나는 누구였더라?’라는 의문으로 이 영화를 본다면 어떤 해답이 될 것 같아요.

우: 마지막으로 느낀 점은 계획된 삶도 좋고, 비계획된 삶도 다 좋은 것 같아요. 여러분들 모두 지금 사진도 한번 찍어주시고 박수도 한번 쳐주시면서 다 같이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김: 돌아가시면서 생각해볼 여지가 있었으며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즐거운 시간 되셨기를 바라면서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소꿉놀이>는 비단 김수빈 감독의 이야기만은 아닌, 많은 여성들이 겪어본 혹은 겪게 될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아내로서,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결혼 후의 여성은 왜 꼭 ‘선택’을 해야만 하는 입장에 놓이는 것일까. 여성들이 보다 주체적인 ‘소꿉놀이’를 하길 바란다는 감독의 말처럼,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자신의 자아를 잃지 않고 살아갔으면 한다. 그리고 그런 여성을 자연스레 포용하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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