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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_기획] 류준열-안재홍 덕후들을 위한 지침서 : 우리 오빠가 출연한 독립영화들

by indiespace_은 2016. 3. 2.

 류준열-안재홍 덕후들을 위한 지침서 : 우리 오빠가 출연한 독립영화들 




*관객기자단 [인디즈] 채소라, 김수영 님의 글입니다.


[꽃보다 청춘 Africa]에서 믿음직한 맏형으로서 여행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류준열과 안재홍. 이들이 영어를 잘 할수록, 맛있는 요리를 뚝딱 만들어 낼수록 팬들의 사랑이 깊어진다. 두 배우를 만날 날을 그리며 덕질을 하는 팬들을 위해 그들의 출연작을 인디즈가 대신 파헤쳐 보았다. 배우를 만나 "이 영화 봤어요!" 라고 아는 척 한다면 류준열과 안재홍이 여러분을 인정해 줄 것이다. "이 분은 내 팬이 확실해!"라고.



류준열 1) Lv.하수 : <소셜포비아>(2014)  

 

                   

이 영화 모른다면 그 사람은 분명 팬이 아닌 간첩이다. 독립영화계 뿐만 아니라 영화계 전체에 배우 류준열을 각인시켜 준 작품이기 때문이다. ‘BJ 양게’역으로 열연하며 천연덕스러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익명성에 기댄 SNS 악플러들과 그런 SNS를 통해 맹목적으로 이슈를 좇는 이들을 바라본다. SNS와 인터넷 방송 화면이 적절히 활용되어 재미를 더하며 말초적인 자극에 흥분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독립영화이다.




류준열 2) Lv.중수 : <미드나잇 썬>(2014)         


        

류준열이 출연한 단편영화 중 가장 잘 알려진 작품. 이미 팬페이지 등에서 프로필 정리가 되어있어 제목은 들어 봤을 수 있겠으나 감상까지 했다면 중수 덕후 인정. 류준열은 장난끼 다분한 고등학생 ‘용훈‘역을 맡았다. 청각장애를 가진 고등학생 희수 그리고 그녀와 사귀는 친구를 향해 장난을 치는 모습이 철없고 천진난만하다. 이 영화는 청각장애인 남매의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물끄러미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다. 남들처럼 듣고 싶은 마음보다 남들도 자신처럼 소리를 듣지 못했으면 좋겠다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남들처럼 듣지 못해 불편한 것이 아니라 그저 남들과 조금 다를 뿐인데 자신을 틀려먹은 사람으로 여기는 세상에 대한 불만을 그 대사 하나로 압축했다. 주인공의 마음이 대사 한 마디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1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경선 우수상, 15회 장애인 영화제 장려상 수상작.





류준열 3) Lv.고수 : <급한 사람들>(2013)



류준열의 동문이 연출한 단편영화. 이 영화의 존재도 알고 감상까지 마쳤다면 당신을 고수 덕후로 인정한다. 류준열은 경비업체요원 ‘재현’역을 맡았다. 영화를 보다보면 위급한 상황을 코믹하게 표현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영화는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을 가진 사람들을 보여 준다. 편의점 주인은 알바 행세를 하며 위기를 모면하려 애쓰고 강도는 돈을 훔치느라 바쁘며 경비업체 요원들은 신고 접수를 받고 출동해야 하지만 차에 문제가 생긴다. 철저히 개인적인 욕심으로 각자 다른 목적을 이루려는 인물들의 앙상블이 씁쓸함을 주면서도 인상적이다. 2014 김해문화의전당 전국영상공모전 대상작.





류준열 4) Lv.지존 : <손나래 구출작전>(2013)



류준열의 팬으로서 이 영화까지 찾아보았다면 진정한 팬이라 할 수 있겠다. 딸의 엠티 장소에 아버지가 찾아 온 황당한 상황을 그린 단편 영화. 류준열은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는 손나래의 아버지와 정면으로 대립하는 대학 선배 ‘현우‘역으로 열연한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의 생활 연기에 감탄하게 된다. 술에 취한 신입생 손나래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인 아버지를 데리고 온다는 설정이 굉장히 독특하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몰입도 있게 풀어내지 못한 것이 조금은 아쉬운 작품. 그래도 류준열의 연기는 살아남았으니 그것으로 좋지 아니한가! 2014년 성균관대 영화과 졸업 작품.




류준열 5) 덕력 레벨업 시켜줄 신작 : <글로리데이> *3월 24일 개봉



네 명의 스무 살 동갑내기들의 이야기를 담은 청춘물이 3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찬란할 것만 같던 청춘과 그 찬란함이 한 순간 어그러지는 우울한 초상을 볼 수 있다. 류준열 뿐만 아니라 올해 활약할 청춘스타들을 한 작품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다. 20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안재홍 1) Lv.하수 : <족구왕>(2013) 



안재홍 팬 커뮤니티에 “저 늦덕(늦게 덕질을 시작한 사람)인데 챙겨봐야 할 작품 있나요?”라고 물으면 10명 중 8명은 외칠 그 작품. 독립영화에서 ‘안재홍’이란 배우의 입지를 공고히 한, 제 2의 송강호란 타이틀이 아쉽지 않은 연기력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4살 식품영양학과 복학생 ‘홍만섭’인지 안재홍인지 분간되지 않는 연기는 ‘진짜 족구에 미친 복학생을 연기자로 데려왔나 보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다. 또한 누적 관객수 4만 6천을 돌파하고 안재홍에게 15회 디렉터스 컷 어워즈의 올해의 신인남자연기상, 2회 들꽃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안긴 영예로운 영화이기도 하다. 낭만이 사라져버린 캠퍼스에서 족구가 하고 싶어 총장에게 족구장 만들어줄 것을 건의하고, 썸남이 있는 캠퍼스 퀸에게 ‘괜찮아, 골키퍼 있다고 골이 안 들어가는 건 아니니까’란 마인드로 구애하는 그의 모습에서 진솔함과 엉뚱한 매력을 느낀다면 당신의 골대엔 어느새 안재홍이 들어와 있을 터이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날 새는 줄 모르듯 늦게 입덕한 당신에게 불씨를 활활 지펴줄 영화이다. 18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안재홍 2) Lv.중수 : <1999,면회>(2012)



<족구왕>이 배우 안재홍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면 <1999, 면회>는 <족구왕>의 만섭이를 있게 한 영화이다. 제작사 ‘광화문 시네마’의 첫 작품이며 <족구왕>의 우문기 감독을 미술감독으로 만난 작품이다. 복학생 복장이 잘 어울려 <족구왕>까지 함께 작업하게 됐다. 영화는 재수생, 대학생인 두 명의 친구가 입대한 친구에게 면회를 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다. 오대오 가르마와 동그란 반무테 안경으로 무장한 90년대 재수생 ‘승준‘을 엿볼 수 있기에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재수생 정봉이와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17회 부산국제영화제 남자배우상 수상작.




안재홍 3) Lv.고수 : <플래쉬 몹 같은 내 생일>(2012)



‘응팔’에선 심장병이 있던 정봉이가 <플래쉬 몹 같은 내 생일>에선 생일 대낮부터 홀로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워댄다. 그뿐이 아니다. 주변 테이블로부터 말을 걸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생일 축하 좀 해달라고 진상을 부린다. 1년에 한번 찾아오는 생일을 혼자 맞는 사람의 몸부림일까? 영화는 친분이 있는 정지형 감독과 시나리오 없이 작업한 것으로 작년엔 한 기획전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봉블리’를 생각하고 영화를 보러 갔다가 담배 피우고 술 마시는 모습에 놀란 덕후가 많다. 봉블리와 상반되는 배역까지 사랑하는 경지에 오르고 싶다면 <플래쉬 몹 같은 내 생일>을 꼭 볼 것을 추천한다. 




안재홍 4) Lv.지존 : <구경>(2009)



<구경>까지 본 사람이라면 고수의 경지를 넘어섰음에 틀림없다. 7년 전 영화로 쉽게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단편영화 <구경>은 배우 안재홍의 데뷔작으로 건국대학교 재학 시절 작업한 작품이다. 그래서일까 ‘배우 안재홍’보단 ‘건국대학교 예술학부 영화전공 05학번 안재홍’이 익숙했을 당시의 앳된 모습이 돋보인다. 주위의 시선으로 남녀 간의 다툼이 커지는 상황을 담은 이 영화엔 응팔의 ‘유대리’ 배유람 배우도 나온다. 그렇기에 눈치 빠른 덕후라면 이 영화를 통해 응팔의 정봉이와 유대리가 사석에서 친한 이유를 파악했을 것이다. 배우의 필모그래피, 그것도 첫 영화를 통해 인맥을 파악한 덕후라면 ‘하산해도 되겠다’란 말을 들을 것이다. 30회 청룡영화제 청정원단편영화상 수상작.



브라운관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그들도 태초엔 독립영화에 있었다. 배우들에게 “이 영화 봤어요!”라고 아는 척 할 때, 그들이 “이 분은 내 팬이 확실해!”라고 하는 것은 비단 자신이 출연한 영화에 대한 관심이 고마워서는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부족한 환경에서도 연기에 대한 갈망으로 시작한 그들의 꿈에 대한 격려로 느껴져서는 아닐까. 앞으로 개봉하는 작품에서도 그들의 꿈이 펼쳐지는 장면들을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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