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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즈_기획] 단 한 마디로 기억 될 영화들: 2015년 하반기 독립영화 명대사 결산

by indiespace_은 2015. 12. 15.
 단 한 마디로 기억 될 영화들: 2015년 하반기 독립영화 명대사 결산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필름시대사랑>, <울보 권투부>, <거짓말>




*관객기자단 [인디즈] 심지원 님의 글입니다.


어느덧 12월이다. 2015년을 갈무리할 일 년의 마지막 달이 성큼 다가왔다. 올 한 해도 개성 강한 독립 영화들의 등장이 줄을 이었다. 인디스페이스 역시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울고, 또 같이 웃으며 꿋꿋이 그 자리를 지켜왔다. 영화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영화의 매력 중 하나는 단연 심금을 울리고 가슴을 콕콕 찌르는 강렬한 말 한 마디일 것이다. 2015년 하반기, 인디스페이스와 함께 한 영화들 중 네 편을 골라 오래 기억될 명대사들을 정리해봤다.



1. “우린 다 그냥 할 만큼만 하고 사는 거예요. 뭘 더 원해!”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감독 홍상수) 



러닝 타임 내내 진실성이 의심되었던 함춘수(정재영 분)의 이 말 한 마디로, 관객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그의 진심을 엿보게 된다. 자꾸만 해석과 부연 설명을 바라는 세상을 향해 던지는 함춘수, 그리고 홍상수의 통쾌한 이 대사가 자꾸만 귀에 맴도는 건 우리 역시 많은 것을 요구하는 이 세상에 조금 지쳐있기 때문이 아닐까. 




2. “사랑을 믿으세요?”  <필름시대사랑> (감독 장률) 


영화 제작 현장에서 감독의 촬영 방식에 불만을 품고 현장을 뛰쳐나온 조명부 퍼스트(박해일 분)가 마지막 장면에서 옆 자리에 앉은 낯선 노인(남명렬 분)에게 건네는 말이다. 영화, 그리고 필름에 대한 사랑을 담은 장률 감독의 <필름시대사랑>에서 필름과 사랑은 동의어처럼 느껴진다. 사라져가는 필름의 가치와 당도할 곳을 잃은 사랑에 대한 여전한 믿음. 이 둘을 아우르는 이 마지막 말 한 마디야말로 영화 속 최고의 한 마디일 것이다. 




3. “마음으로 지지 마라!”  <울보 권투부> (감독 이일하) 


재일동포 고등학교 권투부의 사연을 담은 <울보 권투부> 중, 링 위에 올라가기 직전 제자들을 격려하는 코치 선생님의 말이다. 제자들이 승부의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스스로의 마음을 단련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선생님의 응원이기도 하다. 다큐멘터리 영화의 특성상 연출된 대사가 아니라는 점이 이 말 한 마디를 더욱 진실하게 만든다.





4. “그러면 넌? 너는 어디까지가 거짓말인데!”  <거짓말> (감독 김동명



끊임없이 거짓말로 자신을 숨겨온 아영(김꽃비 분)의 광기가 극에 달하는 순간, 애인 태호(전신환 분)는 말한다. “어디까지가 진실인데!” 그런 그에게 아영은 답한다. “그러면 넌? 너는 어디까지가 거짓말인데!” 자신을 결코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에 아영은 조소를 날리고 싶었던 게 아닐까. 나를 힐난하는 당신들은 얼마나 깨끗한 사람들이냐고, 그리고 얼마나 진실과 거짓의 경계가 명확하기에 떳떳할 수 있느냐고 말이다. 



영화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들은 많다. 영화의 제목부터 작품의 정조를 여실히 전달해주는 음악, 배우들의 열연 등 그 수를 전부 헤아리려면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될 만큼 영화의 매력은 끝이 없다. 단언컨대, 그 중에서도 대사는 이 모든 것을 압축해서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장치다. 2015년 한 해도 좋은 영화들, 좋은 대사들과 함께 해서 행복한 일 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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