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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Review] <나쁜 나라> : 가슴 아픈 그날의 기억을 위한 기록

by indiespace_은지 2015. 12. 15.





<나쁜 나라>줄 관람평

차아름 | 세월이 멈춰버린 그 날의 뼈아픈 기록

김수빈 | 무시하고 왜곡하고 기만하는 나쁜 나라의 초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심지원 | 우리는 아직 한참 멀었다

추병진 |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나긴 슬픔의 기록

김가영 | 가슴 아픈 그날의 기억을 위한 기록




<나쁜 나라>리뷰

<나쁜 나라> : 가슴 아픈 그날의 기억을 위한 기록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가영 님의 글입니다.


벌써 일년 반이 넘었다. 2014년 4월 16일, 온 국민이 보는 앞에서 그 많은 아이들이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배를 버리고 간 선장, 사태의 심각성을 일찍 파악하지 못한 국가, 그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부모들. 사고 이후 이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하는 사람은 없었고, 그랬기에 힘 없는 엄마 아빠들이 자식 잃은 슬픔을 껴안은 채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이 원한 것은 단지 아이들이 왜 그렇게 죽어야만 했는가에 대한 진실이었다. 하지만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고, 사고의 진상규명 투쟁이 이제는 이 사건이 시간 속에 묻히길 원하는 이들과의 싸움이 되어버렸다. 영화 <나쁜 나라>는 이처럼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자, 기억하려는 자와 기억을 덮으려는 자의 첨예한 갈등을 기록한 다큐멘터리이다. 



특별조사위원회에서 파견된 국회의원들이 진도 팽목항에 찾아와 유가족들을 만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세월호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유가족들이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입장과 곤란하다는 입장은 계속해서 대립하기만 하고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다. 문제는 그 대립이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는 희생자 가족들과 전혀 소통이 되지 않는 정부의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그나마 가족들의 얘기를 조금이라도 더 들어주려 했던 야당조차 여당에 굴복하였고, 결정적으로는 여야간 합의, 특별법 제정에 있어 유가족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았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있어서 당사자가 누구인지, 그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모든 것이 윗선에서 해결되고, 그들이 선택하고 정한 방식에는 질문을 받지 않겠다는 그들의 태도는 우리로 하여금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 



세월호 안에 있던 아이들, 구조될 수 있었고, 가족들 곁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그 아이들이 왜 돌아오지 못했는지, 희생자 가족들은 그것이 알고 싶은 것이다. 사고 당일 왜 구조대가 바로 투입되지 못한 채 4일 동안 그 앞에서 대기만 해야 했고, 당시 주변에 구조를 위한 배 한 척조차 있지 않았던 것인지, 언론에서는 사실보다 앞서나가는 이야기들을 보도하고 고작 5명이 구조를 진행하는 사실은 숨긴 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는지, 어째서 진실을 말하지 않고 사고를 덮기에 급급하였는지 말이다. 사건의 총책임자가 없어서 구조 상황을 학부모들이 직접 전달해야 했던 것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이 모든 의문에 대해 지금까지도 금전적 보상만을 제시하며 입을 닫고 있는 정부는 더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간혹 왜 영화 제목이 <나쁜 나라>이냐고, 국가가 무엇을 잘못했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유족들이 진상규명이 아닌 금전적 보상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과연 그들이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이거나, 희생자의 가족이었더라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지 참 궁금하다. 믿을 수도 없고 이제는 믿어서도 안 되는 언론들의 거짓 선동에 휘둘려 진상규명을 위해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유가족들을 돈에 눈이 먼 것처럼 매도하는 그런 사람들이 있어 더욱 이 나라는 <나쁜 나라>가 맞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고 나서 정부가 어떻게 이에 대처하였는지, 얼마나 그들이 눈치를 보느라 더디고 굼뜨게 행동 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 없이 그저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언론플레이만을 진실로써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들의 눈에는 진실이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오직 자신이 보고 싶은 측면에 부합하는 내용이면 그것이 바로 그들에게는 진실이 될 터이니.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아직도 세월호에서 ‘엄마’를 외치며 울부짖었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다. 그들이 마지막으로 내뱉었을 ‘엄마’라는 말 때문에 아이들의 엄마, 아빠들은 더욱 이 싸움을 그만둘 수 없다. 그들은 우리들의 이웃이자 친구이고, 가족이다. 그 말은 절대 이 사건이 우리들과 결코 멀리 있는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일’이다. 그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를 대표하여 지금 이 순간에도 싸우고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기억을 잊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비추는 여러 카메라들 중에서 100% 사실만을 보여줄 수 있는 카메라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카메라의 한계이기도 하다. 영화 <나쁜 나라>도 물론 그러한 점에 있어서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희생자 가족들을 비추는 수 많은 폭력적인 카메라들 사이에서 가장 그들이 믿을 수 있는 카메라에 가깝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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