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ommunity/관객기자단 [인디즈]

[인디즈_Choice] <물속의 도시> :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by 도란도란도란 2015. 3. 18.



[인디즈_Choice]에서는 이미 종영하거나 극장에서 만나볼 수 없었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에서 소개되는 작품들은 독립영화 전문 다운로드 사이트 '인디플러그'(www.indieplug.net)에서 

다운로드 및 관람이 가능합니다.


인디플러그 <물 속의 도시> 다운로드 바로가기 >> http://bit.ly/1FyWodq





<물속의 도시> :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관객기자단 [인디즈] 양지모 님의 글입니다.


영화는 다음과 같은 자막을 띄우며 시작한다.

 

“1980년대 초, 충주댐이 만들어져 100리 길의 인공호수가 생겼다. 충주시, (중원군), 제천군, 단양군, 4개 시군에 걸쳐 1개 읍, 12개 면, 101개 동., 300여개 마을이 물에 잠겨 7,105세대 38,663명의 수몰민이 발생, 도시로 떠나거나 위에 정착했다.”

 

평범한 설명이다. 이제 영화는 어디로든 갈 수 있다. 충주댐이 생길 당시의 상황을 따라갈 수도 있고, 사건 이후 수몰민의 삶을 조망할 수도 있다. 영화의 다음 장면은 충주호로 보이는 곳에서 사내가 배를 몰고 가는 모습이다. 타이틀이 뜨고도 영화는 한참동안 사내의 행동을 따라간다. 그 다음 장면은 유람선이다. 사람들이 있고, 배경음으로 TBC 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의 마지막 방송이 나온다. 여기까지 보면 알 수 있는 사실 두 가지. 하나는 영화는 충주댐의 건설과 수몰민의 사연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두 번째이다. 감독은 음성 언어를 배제하고 피사체와 음악으로 영상을 구성하고 싶어 한다.

 

영화의 다음 장면은 이러한 욕망을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충주댐 준공 기념탑 부조가 잠시 지나가고 수몰민의 무표정한 얼굴이 클로즈업 된다. 자막은 이 사람이 수몰민이라는 정보만을 간신히 던져준다. 영화는 그들에게 어떤 설명도 요구하지 않은 채, 무표정한 얼굴을 관찰한다. 무표정에는 그 자체로 판단을 이끌어낼 수 없다. 판단이 중지된 본질적인 이미지, 영화는 피사체 자체에 집중하며 진행한다.

 

관찰은 다큐멘터리의 근본적인 욕망이다. 시간에 따른 공간의 변화에 대해 주목하는 또 다른 다큐멘터리 영화 <망대>의 경우에도 관찰을 기본으로 한다. 다만 철거 직전의 망대와 낡은 동네 골목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물속의 도시>의 건조한 관찰과는 다르다. <망대>가 시간의 흐름이 쌓인 공간이 유지되기를 바라면서 자연스럽게 시간여행이라는 큰 틀을 잡게 됐다면, <물속의 도시>는 공간에 놓인 피사체 자체를 따라가는 그 행위를 온전히 영화로 녹여 낸다.

 

특히 흥미로운 것은 음악의 사용이다. TBC 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의 마지막 방송은 시간의 흐름에 사라지는 순간을 의미한다. 피사체에 어떤 인위적인 설명이나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오로지 배경음만으로 그 피사체가 갖고 있는 어떤 울림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외로운 물속의 도시,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의 영화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