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즈_Review] <소셜포비아> : 노출과 관음이 횡행하는 아수라장

<소셜포비아>

STORY

전국민을 떠들썩하게 한 군인의 자살 소식에 남긴 악플로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며 실시간 이슈에 오른 ‘레나’. 여기에 경찰지망생 지웅(변요한)과 용민(이주승)은 인기 BJ 양게가 생중계하는 현피 원정대에 참여한다. 하지만 현피 당일 날 ‘레나’는 싸늘한 시체로 발견되고, 비난의 화살은 순식간에 이들에게로 향한다. 

경찰 시험에 불리한 기록이 남게 될까 불안한 지웅과 용민은 ‘레나’의 죽음에 의혹을 제기하는데…

과연 그녀의 죽음은 자살인가, 타살인가!

다시 시작된 마녀사냥의 끝은?

<소셜포비아>한 줄 관람평

양지모 | 소셜 네트워크로 그려내는 대한민국의 자화상

이교빈 | SNS 들어갈 때마다 뜨끔

김민범 | 노출과 관음이 횡행하는 아수라장

이도경 | 동시대에 느낄 수 있는 최악의 공포에 대하여

전지애 | 오늘도 나는 SNS를 한다

<소셜포비아>리뷰

<소셜포비아> : 노출과 관음이 횡행하는 아수라장

*관객기자단 [인디즈] 김민범 님의 글입니다.

틈틈이 인터넷 뉴스와 SNS를 오가고, 메신저를 통해 관계의 허기를 달랜다. SNS를 통해 나를 전시하고 다른 이를 훔쳐본다. 서로의 관심이 맞는 커뮤니티에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내고, 일상과는 다른 자아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매일 올라오는 즐거워 보이는 표정과 새벽 타임라인에만 보이는 감상적인 글 사이의 괴리는 외로움을 증폭시킨다. <소셜포비아>는 인터넷 커뮤니티의 극단화, 현피, 사적 복수, 인터넷상의 명예살인, 사생활 침해 등 사회적으로 문제 되었던 인터넷 문제들을 전반적으로 다룬다. 

 

총기를 소지한 채 탈영한 박병장이 죽었다는 뉴스에 “잘 죽었다”는 트윗을 한 레나(하윤경 분)는 남자들의 분노를 부른다. 인터넷에서 들끓던 여론은 급기야 현피 원정대를 모집한다. 인터넷 TV를 방송하는 BJ부터 경찰 공무원 준비생, 군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레나를 응징하고자 한다. 의기양양하게 레나의 집에 쳐들어가지만 뜻밖에 그녀의 죽음을 보게 되고 사건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현피를 위해서 모인 원정대는 ‘정의’를 이야기한다. 그들은 억울하게 죽은 박병장을 희롱했다는 이유로 레나에게 복수를 하러 간다. 하지만 박병장이 왜 죽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 없다. 박병장이 던져준 이슈에만 관심 있을 뿐이다. 한동안 서로의 입에서 오르내릴 수 있는 먹잇감에 불과하다. 그들이 정의의 이름으로 레나를 단죄하는 것도 또 다른 이슈에 불과하다. 사실 그들이 레나에게 찾아간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사과를 받아낸다고 해도 박병장의 억울함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원정대에게 필요한 것은 말초적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장난감이다. 다수에서 떨어져나가지 않기 위해서 입장을 바꿀 수 있고 어떻게든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러다 그들은 쉽게 싫증 낼 것이고 계속해서 자극적인 뉴스를 찾아 떠날 것이다.

 

극 중에서 가장 ‘친구’ 같은 관계를 보이는 지웅(변요한 분)과 용민(이주승 분)은 서로에게 의지하는 듯 보이지만 그들은 서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다. 경찰 공무원을 같이 준비한다는 하나의 목표에 의해서만 이어져 있는 존재이다. 같은 동네, 친구, 학교 등이 얽혀있는 관계가 아니다. 서로의 필요 때문에 접속해 있을 뿐, 언제든지 일방적으로 로그아웃 할 수 있는 관계이다. 관계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은 근거가 아니라 진심이라는 사실을 용민은 알지 못한다. 

 

<소셜포비아>는 영리한 스릴러 영화이자 SNS, 인터넷에 대한 이해가 뛰어난 영화였다. 피상적인 관계들, 노출과 관음이 횡행하는 사회에서 홍석재 감독은 서로를 소비하는 아수라장을 찾아냈다.